T1이 비즈니스 운영 강화를 위해 3,500만 달러(한화 약 489억 원)의 투자를 유치할 계획입니다.
T1의 CEO 조 마쉬는 최근 스포츠 비즈니스 저널(이하 SBJ)을 통해 이 같은 계획을 밝혔는데요. 자금 조달의 주된 목적은 PC방 사업인 '베이스캠프'를 비롯한 기타 비즈니스를 확장하기 위함입니다.
조 마쉬는 "이번 롤드컵에서 최고 수준의 성과를 거두면서 최대치의 확장을 기대하고 있다"며 "우리는 e스포츠의 겨울에서 살아 남았고 이제 제대로 된 비즈니스를 구축하고 있다"고 T1의 비즈니스 현황을 평가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레드불, 삼성전자와는 재계약을 마쳤다는 사실과 비교적 최근 합류한 스폰서인 랄프로렌, 마스터카드, 라네즈와의 계약을 강조하는 모습이었습니다.
PC방 사업인 'T1 베이스 캠프'는 글로벌 확장까지도 고려하고 있는 듯 합니다. 조 마쉬는 "투자 유치의 일부는 베이스 캠프 확장에 사용될 것"이라며 "베이스 캠프는 수익을 창출하는 캐시 플로우 비즈니스"라고 평가하면서 이미 두 번째 베이스 캠프 오픈 장소를 선정했다고 밝혔습니다.
SBJ의 기사에 구체적인 설명은 없었으나 조 마쉬는 'CGV의 위치도 찾고 있다'고 가볍게 언급했는데요. 이 부분에서 일본, 베트남, 싱가포르, 중국이 거론된 것은 T1과 CGV의 파트너십이 글로벌을 타깃하고 있고 PC방 '베이스 캠프', 영화관 'CGV'가 결합된 형태의 복합 문화 공간 사업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T1 홈그라운드에 대한 성과와 향후 계획에 대한 내용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지난 6월 T1 홈그라운드에서는 100만 달러(한화 약 14억 원) 이상의 매출이 발생했습니다. 7천 장의 티켓과 함께 F&B, 상품 판매뿐만 아니라 차량 주차에서까지 수익이 발생하는 모델이라는 것인데요.
이에 대해 조 마쉬는 "우리가 모든 것을 제작하고 조율, 운영했던 아주 좋은 경험이었다"며 팬들이 구호를 외치며 응원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한 뒤 "우리는 더 큰 이벤트를 구상하고 있고, 더 많이 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는데요. 그리고 SBJ는 이 대목에서 '조 마쉬의 구상 속에는 라이엇이 허락한다면 홈그라운드의 성명권을 판매하거나, 해외로 이벤트를 가져갈 수도 있다는 의중이 포함되어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T1에게 투자 유치가 필요한 이유
SK텔레콤과 컴캐스트가 합작 투자해 탄생한 T1 엔터테인먼트는 상대적으로 다른 팀들에 비해 재정 상황이 나쁘지 않습니다. '페이커' 이상혁의 존재, 롤드컵 통산 5회 우승, 최근 2연속 우승 등의 성적을 바탕으로 글로벌 단위의 팬덤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장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e스포츠 기업인 것도 사실입니다.
최근 안웅기 COO가 흑자 전환에 대한 희망적인 전망을 내놓은 것이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긴 했지만 아직까지는 확실한 발표가 없고, 수년간 쌓인 적자로 인한 결손금도 상당한 규모입니다. 최근 외신에 따르면 T1의 2024년 매출이 54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는 있지만, T1이 하고 있는 비즈니스들은 매출에 비해 순이익률이 높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T1의 굿즈 판매량은 상당히 높지만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고, 자체 제작 설비가 없으므로 제작, 물류, CS 등에 들어가는 비용이 클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T1 베이스캠프나 T1 홈그라운드 역시 PC방 오픈과 이벤트 진행을 위해 우선적으로 큰 비용을 투자해야 하는 구조입니다.
때문에 이런 경우에는 생산 원가 절감을 위한 시설 확보, 오프라인 비즈니스의 공격적인 확장 등 규모를 키워 순이익률을 올리는 전략이 유효할 수 있습니다. 굿즈 사업은 매출과 수익률을 극대화하기 위해 생산 시설을 직접 확보하거나, 게임단 굿즈 사업 이상의 의류 브랜드 사업으로 발전하는 것, T1 베이스캠프는 공격적인 국내 지점 확장과 글로벌 진출, T1 홈그라운드는 개최 횟수 증가와 연관 비즈니스 개발 등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런 전략에는 막대한 현금이 필요한데요. 매출은 크지만 매년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T1의 현금 유통이 원활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2023년 결손금 692억원)되기 때문에 투자 유치는 충분히 고려할 만한 접근 방법입니다.
특히, 현재 T1의 가치가 절정에 올라 있는 이 시점은 투자 유치를 위한 최적기입니다. 아무래도 팀의 성적과 충성적인 팬덤의 활성도가 투자 유치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는 것이 e스포츠이기 때문이죠. 때문에 2025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투자 논의를 마무리하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검수 = 이민석 연구교수(연세대학교 스포츠응용산업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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