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브랜드와 이스포츠
지난 2021년부터 시작된 DRX와 포르쉐코리아의 파트너십이 6년차를 맞이하게 됐습니다. 포르쉐는 아마도 우리 모두의 드림카일텐데요. 개인적으로도 참 좋아합니다. 언젠가는 꼭 나도 카이엔을...!!!
아무튼, 자동차 브랜드의 이스포츠 참여는 이제는 꽤 익숙합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T1, 롤드컵과 함께 하고 있고, 기아자동차는 디플러스의 네이밍 스폰서이면서 유럽에서도 LEC의 메인 스폰서를 비롯해 여러 게임단들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도 2023 롤드컵 때 젠지와 함께 했습니다.
이스포츠에 많은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지만, 자동차는 쉽게 구매할 수 없는 제품군입니다. 사회초년생이든, 어느 정도 경제력이 있는 사람들이든, '자동차를 구입한다'는 것은 매우 신중하게 결정되는 소비행위입니다. 게다가 자동차를 구매한다는 것은 단순히 '이동수단'을 마련하는 행위가 아닙니다. 실용적인 측면도 반드시 고려가 되지만, 자기 만족, 자아 실현과도 연결이 됩니다. 단순히 물건을 사는 것이 아닌 '가치를 산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특히, 자동차는 3년에서 5년의 할부로 구입하는 것이 보통이고, 중고로 판매할 때의 감가상각이 크게 발생하므로 한 번 구매하면 오랫동안 함께 하게 됩니다. 때문에 단순히 성능, 가성비만 따지지 않고 브랜드의 가치를 더욱 크게 고려하게 됩니다. 덕분에 자동차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굉장히 높게 형성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첫 차가 아니라 생애 두 번째 차를 구매할 때 이런 경향이 더 강하게 적용된다고 생각합니다.
자동차 브랜드들의 마케팅 활동을 살펴보면, 자동차의 성능, 가격, 제원 등을 강조하는 광고보다 '이미지', '정체성'을 드러내는 활동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최근 기아자동차의 K8 광고가 중년층을 타겟하여 감성을 자극하기 위해 기획 된 것을 떠올려보면, 자동차를 팔기 위한 마케팅 활동은 계산적이거나 논리적이지만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런 측면에서 DRX와 포르쉐코리아가 파트너십 6년차를 맞이한 2025년에 어떤 활동을 함께 하게 될지 관심이 높아집니다. 이스포츠 크리틱은 보도자료를 받은 뒤 DRX 측에 서면 질의를 통해 몇 가지 추가 코멘트를 확보했는데요.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DRX와 포르쉐코리아의 파트너십에 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자동차 브랜드는 왜 이스포츠에 참여하는가'에 대해서도 가볍게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포르쉐코리아는 DRX에게 무엇을 기대하나?
보도자료에서 포르쉐코리아 마티아스 부세(Mathias Busse) 대표는 "DRX와의 파트너십은 미래 세대와 소통하며 브랜드 철학을 공유할 소중한 기회"라고 밝혔습니다. DRX 박정무 대표 역시 "DRX의 '중꺾마' 도전 정신과 포르쉐의 혁신적 가치가 만나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죠. 서로 어떤 비슷하고 동일한 가치를 추구하고 있느냐가 파트너십이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는 근간이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DRX는 포르쉐코리아의 브랜드 철학이 ‘끝없는 도전과 혁신’이라고 생각합니다. 포르쉐는 지속 가능성과 혁신을 통해 전통적인 자동차 산업의 한계를 뛰어넘으며, 새로운 기술과 비전을 제시해 왔습니다. 이러한 가치는 DRX가 e스포츠 팬들에게 제공하고자 하는 '중꺾마 (Unbreakable Spirit)'와 깊은 연관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DRX는 이러한 브랜드 철학을 바탕으로, 포르쉐와 함께 더 많은 e스포츠 팬들에게 ‘도전’이라는 긍정적인 영감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DRX
하지만 앞서 살펴봤듯이 자동차는 워낙 고가의 제품군입니다. 마케팅, 광고 활동이 곧바로 소비자의 소비를 유도하기 어렵죠. 특히, 이스포츠 팬덤의 비중이 10대에서 30대까지가 가장 많은데, 이들에게 자동차를 구매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더욱 어려운 일입니다. 그렇다면 이스포츠는 이런 프리미엄, 럭셔리 브랜드와 함께 할 때 어떤 목표를 세워야 할까요?
포르쉐코리아는 DRX를 통해 다양한 세대에게 브랜드 철학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팬들과의 접점을 넓히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DRX는 포르쉐의 혁신적인 이미지와 팀 컬러를 결합하여 두 브랜드의 가치를 팬들에게 강렬하고 인상 깊게 전달하고자 합니다. 또한, 소셜미디어와 영상 콘텐츠를 통해 포르쉐를 자연스럽게 팬들에게 노출하며, 포르쉐가 꿈꾸는 미래와 끝없는 도전의 가치를 이스포츠 팬들에게 효과적으로 알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DRX
이스포츠 팬덤의 연령대는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결심하면 고가의 자동차를 구매할 수 있는 40~50대의 팬들도 존재하죠. 하지만 아직까지는 10대부터 30대가 이스포츠 팬덤의 주를 이루고 있는데요. 그렇다고 해서 이스포츠가 포르쉐 같은 프리미엄, 럭셔리 브랜드들의 외면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벤츠, 현대, 기아 등 자동차 브랜드 외에도 티파니앤코 같은 쥬얼리 브랜드도 트로피 제작으로 롤드컵에 참여한 적이 있죠.
그렇다면 이스포츠는 이런 브랜드들과 함께하기 위해서 무엇을 고민하고 강조해야 할까요? 과거 신한은행이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에 장기간 메인 스폰서를 맡았던 이유는 미래 고객의 유치를 위해서였습니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미래에 그것을 소비할 때가 되었을 때 적극적으로 그때 그 브랜드를 고민할 수 있게 하는 것이죠. 특히, 포르쉐 같은 브랜드는 누군가에게는 '꿈'이자 '인생의 목표'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DRX는 이런 측면에서 더 많은 고민을 해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DRX와 포르쉐코리아가 함께할 것들
포르쉐코리아와 DRX의 파트너십은 단순한 스폰서십에 머무르지 않고, 포르쉐의 브랜드 철학과 DRX의 팀 정신을 결합해 특별한 가치를 만들어내며 이를 통해 젊은 세대와 소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DRX는 세계적인 e스포츠 팀으로서 포르쉐의 혁신적인 이미지를 글로벌 팬들에게 전달하는 동시에, 단순한 광고를 넘어 포르쉐만의 독창적인 경험을 선사합니다.
DRX
DRX 측은 앞으로 포르쉐와 어떤 활동을 하게 될까요? 단순한 광고를 넘어 포르쉐만의 독창적인 경험을 선사하겠다는 것이 목표인데, 이를 위해 프로게임단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벌써 6년차 파트너십인만큼 DRX는 포르쉐와 여러가지 활동을 함께 했습니다. 시즌을 앞두고 출정식을 할 때, 선수들이 포르쉐를 타고 등장하기도 했고, 데프트, 라스칼 같은 스타 플레이어들이 포르쉐를 직접 몰아보는 특별한 콘텐츠를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팬들의 직관 가는 길을 포르쉐로 편안하게 모시는 콘텐츠나 새로운 로스터를 공개하는 FAN DAY 행사를 포르쉐와 함께 하기도 했죠.
프로게임단의 이런 파트너십 비즈니스는 콘텐츠 제작, 오프라인 이벤트로 진행되는 것이 보통인데요. DRX와 포르쉐의 6년차에도 이런 활동들이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포르쉐코리아와 함께 젊은 세대를 겨냥한 다양한 콘텐츠 제작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e스포츠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소셜미디어 캠페인과 브랜드의 가치를 담아낸 창의적인 콘텐츠 등 여러 프로젝트를 논의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추후 공개될 예정이니 많은 관심과 기대 부탁드립니다.
DRX
포르쉐-DRX, 브랜드 가치의 연결
개인적으로는 DRX와 포르쉐의 브랜드 가치가 더욱 강하게 연결되는 6년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단순한 콜라보 콘텐츠나 이벤트를 넘어서는 특별한 '서사'가 필요한데요. '리치 선수가 포르쉐를 운전했다'는 1차원적인 연결이 아니라 특별한 이벤트에 DRX의 슬로건과 포르쉐의 브랜드 가치를 연결해 기억에 남는 스토리를 남기려는 창의적인 고민과 시도가 계속되어야 할 것입니다.
지난 2023 시즌에는 라스칼의 이야기를 포르쉐와 연결하는 콘텐츠가 있었는데요. 이런 류의 콘텐츠는 DRX와 라스칼의 팬들에게 포르쉐를 각인시키기에 좋습니다. 때마침 DRX가 2025 시즌 슬로건을 '꺾이지 않는 마음(Unbreakable Spirit)'으로 정했기 때문에 포르쉐의 '끊없는 도전과 혁신'이라는 브랜드 가치와 연결해 다양한 서사를 만들기 위한 시도가 계속 이어지면 좋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1월 14일 시즌 개막을 앞두고 포르쉐 스튜디오 분당에서 촬영한 '2025 DRX 로스터 인터뷰는 꽤나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2025 시즌을 통해 LCK에 복귀한 리치의 이야기를 '계속된 도전'으로 이어가면서 포르쉐를 함께 노출시키는 연출은 단순한 광고 이상의 효과를 남기기에 적합한 것이었습니다.
이스포츠는 스포츠보다 훨씬 컨텐츠, 이벤트를 활용한 비즈니스가 중요합니다. 단순 노출 측면에서 지상파를 통해 노출되고, 저변이 훨씬 넓은 프로야구, 프로축구를 넘어서기 어렵기 때문이죠. LCK가 아무리 인기가 많아도, EVO나 이스포츠 월드컵 같은 국제 대회의 규모가 아무리 크더라도, 유튜브, 치지직 같은 채널을 통한 단순 노출만으로 이스포츠가 매력적인 마케팅 수단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프로게임단들은 자체적인 크리에이티브 활동을 비지니스로 연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덕분에 프로게임단들에게는 마케팅 에이전시 같은 역할이 요구되는 경향을 보입니다. 이제는 '프로게임단'보다 '이스포츠 기업'이라는 용어를 사용해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성적이 좋으면 자연스럽게 인기가 많아지고, 광고 효과도 함께 올라가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닙니다. 만약 그것이 전부라고 한다면, 중하위권 팀들은 할 수 있는게 별로 없어집니다. 성적이 잘 나오면 잘 나오는대로, 안 나오면 안 나오는대로 충성도 높은 팬덤이나 이스포츠 팬덤을 향하 무언가를 계속 말하고자 하는 자세가 필요하죠. 우리 팀 팬덤을 넘어 이스포츠 커뮤니티에서 바이럴이 될 만한 콘텐츠나 이벤트를 기획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모든 이스포츠 팬들이 공감할 만한 기억에 남는 메시지와 스토리를 발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스포츠에서 활동 중인 모든 팀들은 파트너, 스폰서사를 위해 어떤 활동을 해야할지에 대해서 깊은 고민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특히, 포르쉐 같은 프리미엄, 럭셔리 브랜드와 함께 하게 된 DRX 같은 팀은 더욱 고민이 클텐데요. 앞으로 어떤 컨텐츠, 이벤트를 선보이게 될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2025년 DRX는 'Unbreakable Spirit(꺾이지 않는 마음)'을 바탕으로 글로벌 팬덤을 더욱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둘 예정입니다. 전 종목 선수단의 글로벌 무대 활약을 목표로,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와 소셜미디어 캠페인을 통해 전 세계 팬들과의 소통을 확대하며 DRX만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자 합니다.
DRX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