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RTS를 좋아합니다.
그래서 e스포츠 크리틱 시작과 함께 RTS와 관련된 뉴스레터를 연이어 발행했었는데요. 스타크래프트에서 리그오브레전드로 e스포츠의 메타가 바뀐 과정과 이유를 분석했고,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스타1 vs 스타2 모드를 '익숙한데 새로운 맛'이라고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스타크래프트>로 대표되는 RTS는 우리나라 e스포츠 산업을 태동시킨 장르입니다. 한 때 우리나라에서는 '유사 스타' RTS 게임들이 우후죽순 발매되었고, 온게임넷과 MBC게임을 통해 <임진록>, <쥬라기원시전>, <킹덤언더파이어> 등 다양한 대회가 열리기도 했었죠.
지금은 상황이 좀 다릅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 <카운터 스트라이크 2>, <발로란트> 처럼 규모를 갖춰 정기적으로 열리는 RTS e스포츠 대회는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그나마 <스타크래프트 2>가 버티고 있을 뿐이죠.
그래도 RTS의 생명력은 여전히 강인합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스타크래프트>가 민속놀이로 거듭났고, 아프리카TV와 스타 BJ들을 통해 새로운 컨텐츠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스타크래프트 2>도 유튜브 등에서 꾸준히 소비되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스타크래프트 2>를 기반으로 한 '스타1 vs 스타2(정식 명칭, SC Evo Complete)' 모드가 유튜브에서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죠.
신작 RTS 소식도 있습니다. 블리자드 출신들이 주도하고 있는데요. '프로스트 자이언트'가 개발한 <스톰게이트>는 카카오게임즈의 투자, 퍼블리싱과 함께 얼리억세스를 시작했고, 스타2 디렉터로 유명한 데이비드 킴이 소속된 언캡드 게임즈 역시 <배틀에이스>라는 신작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RTS는 프로급 선수들이 맞붙었을 때 경이로운 볼거리를 제공해줍니다. 개인방송으로 시청하기에도 좋고, 옵저버 모드들도 워낙 잘 나와서 아마추어나 크리에이터들이 온라인으로 대회를 열기에도 적합하죠. RTS의 인기가 예전 같진 않지만, RTS가 가진 이런 특성이 사라진 것은 아닐텐데요.
과연 RTS에는 다시 봄이 올까요?
왠지 누군가를 만나서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요즘 '스타1 vs 스타2' 컨텐츠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유튜버 '맹덕엄마' 김정훈이 떠올랐습니다.
과거 기자와 선수 사이로 교류했던 그와 연락을 시도했습니다. 정말 오랜 만이었지만 단 1의 어색함도 없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는데요. 지금부터 맹덕엄마와 나눈 이야기들을 공개하려고 합니다.
Part 1. RTS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mdk : 와 이게 진짜 얼마 만이죠? 살다보니 이렇게 또 이야기 할 기회가 생기네요. 요즘 바쁘게 지낸다고 들었어요.
맹덕엄마 : 네, 요즘 진짜 바쁜 것 같아요. 유튜브 채널에 '스타1 vs 스타2' 영상도 열심히 올리고 있고, 얼마 전에는 <스톰게이트> 이벤트전도 있어서 출전했거든요. 물론,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재밌게 플레이 했습니다.
mdk : 안그래도 오늘은 '스타1 vs 스타2' 관련해서 이것저것 물어보고 싶거든요. RTS 장르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도 해보면 재밌을 것 같고요.
맹덕엄마 : 아, 그러면 제가 나쁘지 않은 인터뷰 대상일지도 모르겠네요? 제가 <스타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 2> 외에도 RTS 게임을 좀 다양하게 했거든요. 사실 제 유튜브 채널도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4> 때문에 시작했었어요. 최근에는 신작 RTS 쪽에서도 연락이 많이 오더라고요.
mdk : 저는 RTS가 사실은 e스포츠에 최적화된 장르가 아닌가 생각해요. 실제로 우리나라 e스포츠는 <스타크래프트>로 시작이 된 것도 맞고요.
맹덕엄마 : 실제로 RTS는 보는 재미가 있죠. 무엇보다 저는 전략의 가짓수가 많은 점이 RTS의 묘미라고 생각해요. 단순히 피지컬로 상대를 누르는 것이 아니라 전략이 맞물리고 심리전을 통해서 승리를 거두는 과정이 재밌죠. 그리고 고수들의 대결에는 굉장히 치열한 수싸움이 존재하는데요. 시청자들은 그걸 보면서 결과를 예측하는데, 어떤 경기는 예측대로 가기도 하지만, 또 어떤 경기는 말도 안되게 뒤집어지는 그런 재미가 있잖아요.
mdk : 아무래도 그런 재미는 <스타크래프트>가 가장 좋았던 것 같은데요. 지금도 정말 대단한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으니까요. 아프리카TV 스타대학을 통해서 신규 유저 유입도 계속 되고 있고.
맹덕엄마 : 저도 사실 스타1은 진짜 많이 했어요. 그리고 좋아하는 프로게이머들도 많았고요. 그래서 스타2 프로게이머를 하면서 (이)윤열이 형, (임)요환이 형을 실제로 만나 정말 좋았어요. 아무튼, 확실히 스타1은 RTS가 줄 수 있는 다양한 재미 포인트를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는데, 게임 초반부가 느리고, 선택할 수 있는 초반 전략이나 빌드의 가짓수가 많다는 점이 다른 RTS들과 가장 큰 차이점인 것 같아요.
mdk : 사실 제가 스타1 시절에 기자를 할 때는 워낙 많은 경기를 보다보니까 이 초반이 좀 지루했던 것도 사실이에요. 그래도 초반에 재밌는 상황이 많이 나왔고, 중계진도 다양한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서사를 만들어주면서 시청자들을 몰입시켰죠. 그에 반해 스타2는 초반이 진짜 거의 삭제된 느낌이 있긴 있네요.
맹덕엄마 : 개인적으로 제가 가장 아쉬운 부분이 그거에요. 그나마 <자유의 날개> 때는 초반에 할게 많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일꾼이 12기가 되면서 초반이 그냥 삭제됐어요. 일단 확장 먹고 시작하는 경기가 대부분이죠. <공허의 유산>에서는 전체적인 게임 스피드가 워낙 빨라지다보니까 이 초반 삭제가 더 심해졌죠.
mdk : 생각해보니까 저도 <공허의 유산> 나오면서 스타2를 안하게 됐네요? 그리고 뭐랄까, 스타2는 후반부에 좀 너무 막막하다는 느낌이 있었어요. 스타1도 힘들긴 한데, 스타2는 그 힘듦의 장르가 다르달까?
맹덕엄마 : 아무래도 유닛보다는 스킬 위주로 플레이를 하게 되니까, 후반에는 한타 때 누가 스킬을 더 빠르게 다 쓰느냐의 싸움을 하게 되고, 게임 속도가 빠르니까 컨트롤도 진짜 극악이죠. 한 번만 놓쳐도 와르르 무너지는 것도 있고, 수비할 때에도 이점이 거의 없어서 무조건 공격 일변도로 가게 되니까 육체적으로 더 힘든거죠.
mdk : 생각해보면 스타2에서는 '수비형 XX'라는 수식어가 거의 없었네요.
맹덕엄마 : 물론, 그럼에도 세랄(Serral, 요나 소탈라, 저그) 같은 선수처럼 수비적인 피지컬이 좋은 선수가 요즘 더 각광 받고 성적도 좋은 것도 사실인데, 이건 세랄이 대단한거긴 해요. 확실히 RTS는 어린 선수들이 더 잘하기도 하고요.
mdk : 그런데 요즘에는 스타2에서 외국 선수들이 우승을 더 많이 하는 것 같은데, 그게 나이 때문일까요?
맹덕엄마 : 어린 애들이 잘하는건 맞는데 꼭 그런건 아닌 것 같아요. 더 큰 이유는 그 한국인들이 스타1 때부터 갖고 있었던 연습 노하우들이 이제는 해외에도 다 퍼졌기 때문인 것 같아요.
예전에는 스타1 팀들끼리도 각자의 노하우나 전략을 잘 공유하지 않았잖아요? 그런데 스타2에서는 이제 이런게 없고, 모든게 다 알려져 있어요. 그러면 순수한 피지컬 싸움으로 가는거에요. 특히, 스타2는 해외에서는 신인 선수들이 그래도 꽤 나오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하나도 없어요. 실제 유저 숫자도 차이가 많이 난다는거죠. 그래서 점점 격차가 벌어진다고 생각해요.
mdk : 그래서 요즘 RTS는 죽은 장르라는 얘기가 많아요. 특히 e스포츠 측면에서는 큰 대회도 별로 없고, 스타2도 이제 GSL을 안한다는 루머도 있고요. 이제는 마이너한 장르가 된 것 같습니다.
맹덕엄마 : 부정할 순 없죠. 그래도 RTS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적진 않은 것 같아요. 제가 예전에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4> 영상을 올렸을 때, 생각보다 조회수가 괜찮았거든요. <스타크래프트 2> 영상도 그렇고요. 특히 최근 '스타1 vs 스타2' 조회수는 진짜 괜찮은 편이에요.
mdk : 그건 저도 인정해요. 쥬콘 스튜디오에서도 꾸준히 <워크래프트 3> 대회를 열고 있고, 유튜브 채널 '워크래프트 3 코리아'도 운영하고 있는데, 실시간 시청자나 영상 조회수가 의외로 괜찮은 적이 많아요.
맹덕엄마 : 그래서 요즘 신작 RTS들이 나오는 것 같아요. 특히, 해외에서는 이 RTS 장르를 좋아하는 게임사들이 있는데요. 과거에 스타1, 스타2를 좋아하던 사람들이 이제 게임사에서 주요 의사 결정권자들이 되어서 그런가 싶기도 해요.
mdk : 그런 의미에서 <스톰게이트>, <배틀에이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해요?
맹덕엄마 : 음, 말하기가 좀 조심스럽긴 하네요. 두 게임 모두 괜찮은데, 추구하는 방향성이 다른 것 같아요. <스톰게이트>는 확실히 스타1, 스타2 더 나아가서 워3 팬들까지 흡수하겠다는 목표가 있고, <배틀에이스>는 기존 RTS의 헤비함을 최대한 덜어내서 신규 유저층에 도달하겠다는 목표가 있으니까요.
mdk : 최근에 <스톰게이트> 이벤트전에도 나갔었잖아요. 보니까 e스포츠로 마케팅을 하려고 하는 것 같더라고요.
맹덕엄마 : (한참 고민 후) 좀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스톰게이트> 측이란 컨퍼런스 콜도 자주 하고 의견도 많이 줬었는데요. 실제로 해보면 생각보다 재밌어요. 다만, 뭐랄까 알파, 베타를 넘어오면서 초반에 사용 가능한 전략이나 빌드를 좀 많이 칼질한게 아쉽긴 해요. 비쥬얼적으로도 조금 더 대중 친화적으로 했으면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mdk : <스톰게이트>, <배틀에이스> 어떻게 전망하세요?
맹덕엄마 : 일단 나와봐야 알 것 같긴 한데, 답하기는 어렵지만 저는 <배틀에이스가> 조금 더 유저들에게 잘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스톰게이트>는 하드한 RTS 유저들을 타겟으로 하고 있다보니까, 요즘 게이머들에게는 <배틀에이스>가 더 잘맞지 않을까 싶어요.
Part 2. 맹덕엄마, 스타1 vs 스타2의 선구자
mdk : 크리에이터로 살아간지 꽤 시간이 흘렀고, 요즘엔 스타1 vs 스타2 덕분에 유튜브도 많이 성장한 것 같아요.
맹덕엄마 :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전보다는 많이 성장하긴 했어요. 원래 저는 트위치에서 외국 사람들 대상으로 스타2 라이브만 했었어요. 그런데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4>가 출시되면서 한국 시청자분들이 많이 찾아주시더라고요. 하지만 그 당시 방송을 오래 쉬게 되는 바람에, 팬 여러분들께 죄송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이렇게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는데 의외로 조회수가 나오더라고요.
mdk : 확실히 RTS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긴 있다니까요. 다들 숨어있어서 그렇지.
맹덕엄마 : 네(웃음). 그래서 스타2 영상도 올렸었는데 반응이 더 좋았어요. 그래서 꾸준히 유튜브를 하다가 아구가 '스타1 vs 스타2' 영상을 한 번 올린걸 봤습니다. 저는 그 당시에 개발이 좀 덜 된 것 같아서 나중에 해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아구가 먼저 올린 영상이 반응이 진짜 좋았어요.
mdk : 그런데 팀 코프룰루(SC Evo Complete 제작 크루) 쪽하고 소통을 많이 했다고 하던데.
맹덕엄마 : 네, 어떻게 컨택이 됐고, 밸런스, 유닛 고증 등 상당히 논의를 많이 하게 됐어요. 재밌는게 사실은 팀 코프룰루가 '스타1 vs 스타2'보다는 스타1에 신규 유닛과 신규 스킬을 추가해서 '스타1vs스타2 크로스 오버'라는 것을 최종적으로 개발하려고 했었대요. '스타1 vs 스타2'는 그걸 개발하는 과정이었던거고, 최종 목표 모드가 완성되면 '스타1 vs 스타2'는 없애려고 했던거죠.
그래서 제가 설득을 엄청 했어요. 스타1, 스타2 팬들이 모두 유입되려면 지금처럼 고증을 철저히 하면서 가야한다고요.
mdk : 와 맹덕엄마가 '스타1 vs 스타2'를 지켰네요. 근데 뭘 좀 보여주면서 설득을 했어야 하지 않았나요?
맹덕엄마 : 팀 코프룰루가 외국 팀이다보니까 한국에서 '스타1 vs 스타2'가 왜 인기가 있는지 잘 몰랐더라고요. 스타1에서 보던 모델링이나 유닛 컨셉 등을 이 모드에서 그대로 재현했기 때문에 한국 시청자들이 좋아했던건데 새롭게 유닛을 추가하거나 새로운 스킬을 넣는다면 유저들이 거부감을 가질 수도 있다는 얘기를 해줬어요.
그리고 궁극적으로 팀 코프룰루가 원하는 목표가 무엇이냐고 물어봤어요. 스타1과 스타2 유저들을 위한 유즈맵을 만들 것인지, 팀이 추구하는 방향대로 가고 싶은 것인지를요. 이 질문에 팀 코플루루는 저처럼 유저들이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유즈맵을 만들고 싶다고 답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방향성 제시를 더 열심히 했습니다.
또한 해외 쪽에서도 커뮤니티가 생기는게 좋을 것 같아서 제가 해외 쪽 친구들에게 부탁을 많이 했습니다. 아토시스(Artosis), 테이스트리스(Tasteless), 윈터스타크래프트(WinterStarcraft), 로우코(Lowko), 그루비(Grubby) 등에게 이런 모드가 나왔는데 한 번식 플레이 해줬으면 좋겠다고 제안을 했고, 고맙게도 친구들이 많이 도와줘서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 결과 ESL에서도 '스타1 vs 스타2'로 이벤트전을 열기도 했었죠.
mdk : 그래도 확실히 '스타1 vs 스타2'는 한국에서 반응이 제일 좋죠? 아무래도 스타1 유저들이 많아서 그런걸까요?
맹덕엄마 : 제가 느끼기에는 스타1을 현재 플레이하지 않는 사람들이 특히 '스타1 vs 스타2'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내가 예전에 좋아했던 스타1이 이렇게 나오니까 너무 신선하다고 생각하는거죠. 예전에 (원)이삭이한테도 '나는 이게 왜 이렇게 인기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더니, 이삭이가 '형, 슈퍼맨이랑 아이언맨이랑 붙으면 누가 이기든 개재밌지 않아요? 그런식으로 생각하면 무조건 잘될 수 밖에 없죠'라는거에요(웃음).
mdk : 사실 어디에도 이런 설정은 없잖아요? 스타1 유닛과 스타2 유닛이 싸운다는게.
맹덕엄마 : 그래서 더 철저히 고증을 지키면서 그럴 듯한 조정을 하는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그런 면 때문에 캠페인 좋아하시는 분들이 '스타1 vs 스타2'를 좋아하시더라고요.
mdk : 개인적으로는 1, 2의 이름이 같은 유닛이 싸울 때가 재밌었어요. 마치 어벤져스에서 과거의 캡틴과 현재의 캡틴이 싸우는 느낌이랄까? 특히, 스타1 시즈탱크랑 스타2 공성전차 설정이 기가 막혔습니다.
맹덕엄마 : 아 그거는 제가 고집했어요. 진짜! 사실 원래 사거리가 똑같았거든요. 근데 스타1은 약간 버그긴 하지만 시야가 확보되면 사거리가 1 정도 늘어나는 현상이 있잖아요? 그걸 구현하자고 했어요. 대신 스타2 공성전차는 인구수가 3이고 공격력이 강하죠.
그 외에는 뮤탈리스크가 있는데요. 스타1 뮤탈이 뮤컨을 조금 더 할 수 있게 사거리를 늘려주자고 했어요. 이 친구들은 그냥 수치대로 스타1 유닛 설정을 가져오려고 했었지만, 저는 수치가 전부가 아니다, 손맛? 플레이 했을 때 '아 이거 스타1 느낌이네'라는 걸 줄 수 있는 조작감도 중요하다고 엄청 주장했죠.
Part 3. 황금 밸런스는 최고의 가치일까?
mdk : 개인적으로 신기한게, 스타2에서는 한타 싸움을 하면 그냥 순삭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스타1이랑 스타2 종족이 붙으면 그런 상황이 잘 안 나오더라고요.
맹덕엄마 : 아 이게 다들 좀 하다보니까 바뀐 것 같아요. 아무래도 스타1은 유닛 위주로 싸우다보니까, 아무리 마법 스킬이 많은 스타2라고 하더라도 후반가서 대등하게 싸우려면 유닛 위주로 갈 수 밖에 없는거죠. 그래서 후반으로 갈수록 더 재밌어지는 것 같아요.
mdk : 최근에도 계속 패치를 하는 것 같던데요? 어떤 유저가 K-edition이란 것도 만들었다고 홍보하더라고요.
맹덕엄마 : 아 그 K-edition은 팀 코프룰루하고는 상관 없는 버전이긴 해요. 팀 코프룰루는 아무래도 제가 요즘 바쁘다보니까 밸런스 패치를 계속 못하고는 있어요. 그리고 사실 밸런스에 대해서 제가 일일히 다 의견을 주는건 아닌 것 같기도 하고요.
mdk : 개인적으로 저는 RTS가 꼭 5:5 황금 밸런스를 추구해야 하는지 약간 의문이 있기는 해요. 밸런스 잘 맞는다고 다 재밌는건 아니니까요.
맹덕엄마 : 맞아요. 재미만 있으면 돼요. 말도 안되는 밸런스가 아니면 되는 것 같아요. 경기 양상이 늘 같거나, 일방적이거나, 단조롭지 않아야 하는게 더 중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좀 불리해도, 그걸 극복하고 이기는 과정에서 사람들이 더 즐거워하거든요. 그래도 '스타1 vs 스타2'로 대회를 하려다보니까 말도 안되는 초반 전략 같은건 칼질을 하긴 해야하는데, 와 이게 진짜 어렵더라고요.
mdk : 지금 팀 코프룰루는 이 스타1 vs 스타2에 대해서 얼마나 진지한가요?
맹덕엄마 : 진짜 진지해요. 이 모드를 활용해서 할 수 있는 캠페인도 만들고 있다고 들었는데, 이건 구체적으로 잘 모르겠어요. 근데 래더 시스템을 만들고 있는건 맞는 것 같아요. 레이팅 포인트를 만들어서 방에 들어가면 상대 점수 뜨고, 비슷한 수준의 플레이어인지 확인할 수 있게 하는거죠. 근데 결국에 이걸 진짜 제대로 하려면 블리자드와 컨택을 하긴 해야죠.
mdk : 블리자드 쪽하고는 아직 소통이 없었나보네요? 블리자드 코리아보다는 본사 쪽을 컨택하는게 좋을 것 같은데요.
맹덕엄마 : 사실 이번에 해외 친구들 만났을 때 컨택포인트 아냐고, 없으면 좀 알아봐달라고 얘기는 좀 했어요. 뭔가 블리자드랑 같이 할 수 있는게 있으면 참 좋겠다 싶긴 해요.
mdk : 지금은 대회를 할 때 자기 주종하고, 다른 시리즈 종족 바꿔서 한 번 하고, 마지막에는 하고 싶은걸로 하는 방식으로 대회를 하고 있더라고요?
맹덕엄마 : 아프리카TV에서 슈퍼매치 할 때 고안한 방식이죠. 저도 그렇고, 테이스트리스도 그렇고 이 방식을 사용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대회다보니까 좀 일방적이지 않게끔 하려고 그런 방식이 고안된 것 같아요. 궁극적으로는 자기 주종 하나만으로 하게 해야하는데, 지금은 아무래도 스타2 선수들이 유리한 모드다보니까 스타1 선수들이 출전해서 대등하게 하려면 이 방식이 나은 것 같아요.
Part 4. 스타1 vs 스타2의 미래는?
mdk : 팀 코프룰루 친구들은 나중에 자신들만의 오리지널 IP로 RTS를 만들고 싶어할지도 모르겠네요. 워낙 실력이 좋으니까.
맹덕엄마 : 그럴수도 있는데, 이 친구들은 안그럴 것 같아요. 워낙 블리자드 세계관을 좋아하거든요. 그리고 이 RTS라는건 사실 세계관이라는 설정이 엄청 중요하잖아요? <워크래프트 3>에서 '도타'가 나온 것처럼 아예 다른 장르로 창작하는건 상관이 없는데, 동일 장르라면 아무래도 이 스타 세계관이 가진 힘을 넘기가 어려울 것 같아요.
mdk : 스타1 vs 스타2는 앞으로 어떨게 될까요. 맹덕엄마 같은 분이 좀 리드를 해줘야 할 것 같긴 한데요.
맹덕엄마 : 맞아요. 그래서 일단은 제가 계획하고 잇는게 많긴 해요. 제가 워낙 게으르도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시작하긴 했으니까요. 대회도 있긴 있어야 하고요. 일단 블리자드하고 컨택하는게 상당히 중요할 것 같고요. 블리자드에서 이 모드를 좀 인정해주고 그러면 좀 성장이 될 것 같은데, 그게 없으면 그냥 잘 만든 유즈맵 정도로 남을 것 같긴 해요.
mdk : 역시 대회가 중요하긴 하죠. 저번에 치지직에서 멀럭킹님이랑 한 대회는 어땠어요?
맹덕엄마 : 반응 진짜 좋았어요. 시청자도 7천 명까지 갔었고, 채팅창 반응도 엄청 좋았어요. 이렇게 대회 형식으로 한 것은 처음이었는데,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변현재, 장윤철 선수나 (고)석현이 형 등 지금 현재 아프리카 TV에서 활동하고 있는 BJ분들이 나와주셔서 정말 감사했고요. 사실 사0우디 EWC를 앞두고도 어렵게 참여해주신 스타2 프로게이머 분들에게도 정말 감사했습니다. 선수 분들이 도와주셔서 대회를 잘 마친 것 같고요. 중계하느라 고생한 우리 멀럭킹님과 (이)동녕이에게도 정말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대회는 있으면 좋은데, 그보다 더 중요한건 게임 자체가 재밌어야 한다는 것 같아요.
mdk : 장윤철 선수 얘기 나와서 말인데, 이 모드에서 스타1 리버가 너무 쎄지 않나요?
맹덕엄마 : 아, 그렇긴 한데, 극복 못할 정도는 아닌 것 같아요. 물론, 요즘 스플래시 데미지가 좀 줄어들긴 했는데, 리버로 게임이 그냥 끝나버릴 정도는 아니니까 괜찮은 것 같아요.
mdk : 근데 확실히 스타1 vs 스타2는 실제로 게임을 해보려고 하면, 상대를 구하기 어렵거나 방이 별로 없거나 한 것 같긴 해요.
맹덕엄마 : 제가 잘 못한 부분인 것 같아요. 유튜브에서 반응이 올 때 디스코드 같은걸로 유저 생태계를 좀 만들었어야 했는데, 영상이 갑자기 빵 뜨다보니까 영상 만들기에 바빠서 신경을 못 썼어요. 그래서 요즘 고민이 많아요. 영상 편집을 직접 하다보니까 시간도 많이 없고요.
mdk : 대회나 중계 컨텐츠를 계속 하긴 할건가요? 앞으로 계획은 어떤가요.
맹덕엄마 : 지금처럼 꾸준히 하긴 해야죠. 라이브도 생각은 하고 있긴 해요. 일단 해설자 포지션은 주변에서 괜찮다는 평가를 많이 해주더라고요. 특히 그루비가 저는 해설을 해야 한대요(웃음). 근데 혼자하는건 너무 힘들어서, 만약 대회를 하게 된다면 다른 해설분들도 모셔보고 싶어요. 예전 GSL 해설이었던 안준영 해설이나, 스포티비 해설이었던 고인규 해설이 생각이 나네요.
mdk : 얘기하다보니 너무 재밌어서 시간이 이렇게 지났는지도 몰랐네요. 거의 3시간 정도 이야기를 했더라고요. 인터뷰에 담지 않은 이야기들도 많았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맹덕엄마 : 항상 응원해주시는 시청자 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여러분들께 더 재밌는 컨텐츠로 보답할수있게 노력하겠습니다. '스타1VS스타2'를 비롯해 다양한 RTS 게임 컨텐츠들 많이 시도해보려고 하니까요. 기대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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