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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1 vs 스타2, 익숙한데 새로운 맛

스타2 섬멸전 모드 SC Evo Complete, 심상치 않은 인기 몰이

2024.06.25 | 조회 8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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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크리틱

조금은 Deep하지만 다양한 e스포츠 이야기들

익숙하지만 새로운 그 맛, 침체에 빠진 RTS e스포츠 팬들에게 새로운 즐길거리가 생겼다.

SC Evo Complete

최근 <스타1 vs 스타2>라는 새로운 게임(?)이 인기몰이 중이다. 정확히 말하면 새롭긴 하지만 새로운 게임은 아니다. <스타크래프트 2>의 섬멸전 모드(MOD)이며 정식 명칭은 <SC Evo Complete, 이하 스타1 vs 스타2>, 해외의 모드 개발팀 팀 코프룰루(Team Koprulu)에서 개발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팀 코프룰루 한국어 소개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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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1 vs 스타2>가 처음 나왔을 땐 여러 <스타크래프트 2>의 유즈맵 중 하나로 인식되었다. 초기 버전의 경우는 스타1과 스타2의 상이한 시스템을 보정하는데 집중했다.

예를 들어 스타1의 폭발형, 진동형의 특성을 스타2 경장갑, 중장갑 시스템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를 구현하는 정도. 지게로봇(테란), 애벌래 펌핑(저그), 시간 증폭(프로토스)의 자원적인 이점을 갖고 있는 스타2 종족을 상대하기 위해 스타1 일꾼의 자원채취 속도를 보정하기도 했다.

이후 2024년 4월에는 적극적인 패치를 통해 스타1을 보다 스타1스럽게 조정하면서, 게임 초반 밸런스나 마법 적용 여부 등을 손봤고, 5월 정식 버전 출시 때는 방어 타입에 따른 데미지 비율이나 스타2의 동일 유닛에 비해 성능이 떨어지는 스타1 유닛들을 버프하는 등 본격적인 밸런스 조정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그 이후에는 소소한 버그나 밸런스 조정과 함께 스타1 유닛들을 비쥬얼적으로 더 스타1에 흡사하게 만드는 모델링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맹덕엄마와 프로게이머들

유튜버 맹덕엄마는 <스타1 vs 스타2>를 활용해 가장 적극적으로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팀 코프룰루와 긴밀하게 게임의 밸런스 등에 대한 조언을 하고 있다. <스타크래프트 2> 프로게이머 출신이기도 한 그는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스타1, 스타2 팬들을 모두 만족시키는 해설과 함께 스타1, 스타2 전프로들의 대결을 주선하는 등 <스타1 vs 스타2>의 인지도를 높이는데 큰 역할을 했다. 어떤 사람들은 스타크래프트 팬덤의 대통합을 이뤄낸 영웅이라는 표현을 할 정도. 

실제로 맹덕엄마는 <스타1 vs 스타2>를 메인 컨텐츠로 다루면서 유튜브 구독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2024년 3월, 8천 후반대에서 약 세 달 만에 2만 5천을 돌파한 것. 맹덕엄마의 해설이나 특별 매치업 주선 같은 노력과 함께, 시청자들이 <스타1 vs 스타2>가 거부감 없이 재밌게 즐길 만한 새로운 게임으로 인식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스타1 vs 스타2>는 맹덕엄마 외 크랭크, 슈퍼노바, 아구TV, 콴타 같은 스타2 중심의 크리에이터들, 흑운장 이성은, 변현제, 송병구, 이제동 등 전프로 스타BJ들도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e스포츠에 적합한 형태이기 때문에 맹덕엄마가 주최하는 특별 매치업을 시작으로, 아프리카TV가 개최한 슈퍼매치와 GSL 글로벌 중계진 Tasteless가 개최한 쇼매치에는 스타1, 스타2 선수들이 출전했다. 이 과정에서 스타1 팬덤과 스타2 팬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면서 저변이 넓어졌다.

익숙하지만 새로운 맛

가장 큰 성과는 시청자 뿐 아니라 선수들 역시 <스타1 vs 스타2>가 보여주는 익숙하지만 새로운 맛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는 점이다.

일단 <스타1 vs 스타2>가 가진 독특한 포지션도 주목해야 한다. 유저들은 기본적으로 '본진'을 가지고 있는데, '스타1이나 스타2를 접고 스1vs스2만 올인'을 해줄 필요는 없다. 가끔 생각날 때 한 번씩 해주기만 해도 되고, 설령 플레이는 하지 않고 시청만 해도 상관 없다. 

스타1과 스타2 선수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만으로도 흥미로웠던 아프리카TV 슈퍼매치

실제로 스타1, 스타2 선수들은 여전히 자신들의 본업을 하면서 가끔 기회가 되면 <스타1 vs 스타2>를 플레이 한다. 완전히 새로운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선수들은 플레이에 큰 문제가 없고, 시청자들은 시청에 전혀 문제가 없다. 스타1만 플레이하든, 스타2만 플레이하든, 아니면 둘 다 플레이를 하든, <스타1 vs 스타2>에 대한 진입 장벽은 거의 없다시피하다. 

익숙하지만 새로운 맛이라고 표현한 것처럼 <스타1 vs 스타2>는 굉장히 다양한 경기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종족이 여섯 개이기 때문에 당연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경기 데이터가 쌓일수록 플레이어들이 활용하는 유닛과 전략의 가짓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특히, 스타1 종족들은 스타2에 비해 활용 가능한 유닛과 마법의 종류가 부족하지만, 스타1의 불편한 유저 인터페이스의 한계로 인해 원작에서 사용하기 어려운 고스트, 퀸, 메딕, 다크아칸의 스킬들을 <스타1 vs 스타2>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해 스타2 종족을 상대하며 스타1 팬들을 만족시키고 있다.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스1스2 테테전 명경기, 꼭 보세요 개꿀잼

동족전 아닌 동족전도 흥미롭다. 예를 들어, 스1 테란 vs 스2 테란 같은 동족전에서는 바이오닉, 메카닉이 예측 불가하게 등장하고 있는데, 사이언스 베슬이 스2 바이오닉에 이레디에잇을 사용하거나, 스2 유령이 스1 메딕에게 EMP를 사용해 치료를 못하게 하는 등 상상도 못했던 플레이들이 펼쳐지고 있다.

시즈탱크는 공격력이 낮지만 공성전차에 비해 사정거리가 길고, 공성전차는 공격력이 높고 공격 속도가 빠르지만 인구수가 3이라는 특징 때문에 테테전이 갖고 있는 '지루하다(특히, 스1에서)'는 느낌이 전혀 없다.

밸런스보다 중요한게 있다

RTS에서 종족 밸런스는 중요한 요소이며 대부분의 게임들은 5:5에 가까운 종족간 밸런스를 맞추는 것을 추구해왔다. 하지만 맵, 플레이어들의 연구, 새로운 전략과 빌드의 발견 등 다양한 변수 때문에 밸런스를 맞추는 작업은 어렵다.

그냥... 떠올랐다. 데이비드 킴, 지금은 새로운 RTSㅔ를 만들고 있다
그냥... 떠올랐다. 데이비드 킴, 지금은 새로운 RTSㅔ를 만들고 있다

가끔은 황금 밸런스를 추구하려다가 게임 자체를 재미 없게 만드는 패치를 통해 유저들의 질타를 받기도 한다. 이런 측면에서 다시 생각해보면, RTS 게임에서는 무조건적으로 '5:5', '황금 밸런스'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는 생각에 도달하게 된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의견을 내보자면, RTS는 다양하고, 고착화되지 않는 게임 양상을 추구하는 것이 밸런스보다 더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스타1 vs 스타2>는 '말도 안되는', '불합리한' 경기가 나오지 않도록 최소한의 밸런스를 보장하면서, 각 유닛들의 고유 특성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방향성을 추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내용은 나중에 팀 코프룰루나 맹덕엄마와의 인터뷰를 통해 더 자세히 물어보고자 한다. 최근 <스타1 vs 스타2> 콘텐츠의 인기가 올라가고 있기 때문에 이들이 이런 의도가 있었다면 어느 정도 통하고 있다고 봐도 괜찮을 듯 싶다.

향후 전망은?

<스타1 vs 스타2>가 잘 만들어진 모드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스타크래프트 2>를 기반으로 제작되었고, 게임사에서 정식으로 출시한 시리즈가 아니기 때문에 e스포츠적으로 어떻게 발전할 것인지 예측하기는 어렵다. 

일단 현재 상황만 놓고 보면 <스타크래프트 2>는 <스타1 vs 스타2> 덕분에 유저 유입이나 인지도 상승 및 개선에 수혜를 받고 있다. <스타크래프트 1>만 즐기던 팬들에게 <스타크래프트 2>는 여전히 생소한 게임이겠지만, <스타1 vs 스타2>를 통해 상상만 했던 입스타 플레이 등 다양한 게임 양상을 볼 수 있어서 반응은 나쁘지 않은 편이다.

e스포츠의 경우는 아프리카TV가 슈퍼매치를 개최한 바 있지만, 이런 기회가 계속 있을지는 미지수다. 스타2 선수들은 출전해야 할 대회가 있고, 스타1 BJ들의 메인 컨텐츠는 스타대학, ASL 등이기 때문이다.

해외 스타2 씬에서도 어느 정도 호응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스타1 vs 스타2>가 개인방송이나 유튜브 등에서 매력적인 수치를 뽑아내고 있기 때문에 크리에이터나 관계자들이 개최하는 대회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스타크래프트 2>를 베이스로 하고 있기 때문에 <스타크래프트 1>과 달리 글로벌 대회나 콘텐츠로도 기획이 가능하다는 확장성도 존재한다.

과거와 달리 요즘엔 유튜브 콘텐츠, 방송국 콘텐츠를 구분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 연예기획사에서 데뷔한 아이돌과 김계란이 만든 QWER을 구분하는 것이 의미가 없는 것처럼 말이다. 중요한 것은 인기가 있느냐 없느냐, 콘텐츠 파워가 얼마나 되느냐인 시대다.

이처럼 <스타1 vs 스타2>를 좋아하는 팬덤이 지속적으로 커진다면, 지금보다 더 큰 판이 열리게 될지도 모른다. 블리자드가 '하지 말라'고 하지만 않는다면, ESL이나 사우디 E스포츠 월드컵 등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하게 될 수도 있고, 아프리카TV에서 더 큰 판을 열어줄지도 모르는 일이다. 

스타1vs스타2 정식종목? 내년 사우디 킹능성 있다?
스타1vs스타2 정식종목? 내년 사우디 킹능성 있다?

정리하자면 대박난다고 말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지만, 흥미롭게 지켜볼 정도는 되지 않을까 싶다. 어느 날 '갑툭튀'해 RTS 팬들에게 소소한 재미를 주고 있는 <스타1 vs 스타2>의 행보를 꾸준히 지켜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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