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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eekly Esports #11] LCK 결승 특집, 매체들의 시선

한화생명e스포츠의 우승으로 끝난 LCK 서머 결승전, 어떤 기사들이 있었나?

2024.09.09 | 조회 3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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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크리틱

조금은 Deep하지만 다양한 e스포츠 이야기들

👋 다들 아시다시피 지난 8일, 경주에서 LCK의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졌습니다. 한화생명e스포츠가 젠지를 3:2로 제압하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죠. 젠지, 티원만이 차지하던 우승의 영광을 제 3의 팀이 가져간 것이 얼마만인지 모르겠습니다. 아무래도 이번 위클리는 이 이야기로 채워야 할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평소처럼 정리하기에는 뭔가 아쉬운 느낌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과거 e스포츠 현장을 누비던 경험을 활용해 조금은 다른 접근을 해보면 어떨까 싶었습니다.

결승전 취재의 특별함

결승전이 끝나면 미디어들은 이곳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을 시작한다 (출처 - 네이버뉴스 e스포츠)
결승전이 끝나면 미디어들은 이곳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을 시작한다 (출처 - 네이버뉴스 e스포츠)

먼저 말씀드리면, 이번 뉴스레터는 이번 2024 LoL 챔피언스 코리아 서머 결승전을 보도한 미디어(언론 매체)들이 주인공입니다. 저 역시 기자 출신라는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이긴 합니다만... 신선하지 않나요?

일단, 제 경험을 먼저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종목을 막론하고 결승전은 특별한 무대입니다. 그 만큼 미디어들 역시 특별한 준비를 하는데요. 요즘 기자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일단은 과거에는 이런 준비들을 했습니다.

미디어들은 매치업과 관련된 다양한 전망과 예측, 그리고 결승전을 통해 만들어질 스토리들에 대한 프리뷰 기사를 잔뜩 쏟아냅니다. 다만, 요즘은 주최사가 영상 매체를 통한 공식 트레일러나 관련 예능을 잘 만들기 때문에 미디어들이 전처럼 10개 이상의 특집 기사를 쏟아내거나 하진 않는 듯 합니다.

결승전 때마다 후배 기자들을 갈아 넣었던 기억이 있다, 나 또한 갈렸왔었고...
결승전 때마다 후배 기자들을 갈아 넣었던 기억이 있다, 나 또한 갈렸왔었고...

준비를 하면서 가끔씩은 기사를 미리 써두기도 합니다. 기자들이 노스트라다무스나 작두타는 무당은 아닙니다. 결승전이 끝나고 난 뒤에는 발생하는 분주함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미리 써둘 수 있는 기사는 써둔다' 정도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결승전은 경기 결과에 따라서 다양한 스토리가 만들어집니다. '연속 우승', '몇 년 만의 우승', '이적 후 첫 우승', '왕의 귀환' 등등 이런 제목들의 기사들을 많이 보셨을텐데요. 특히, 결승전이 끝나고 나서 [XX 우승 특집] 이런 형태로 기사가 주루룩 올라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요즘엔 보기 힘들지만, 이는 십중팔구 기사를 미리 써둬서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저 역시 A가 승리했을 때, B가 승리했을 때 또는 세트 스코어에 따라 발생하는 기록이나 스토리를 미리 체크한 뒤 써둘 수 있는 기사는 미리 써뒀던 기억이 있습니다. 물리적으로 결승전이 끝나고 난 뒤에는 이런 소규모 특집, 기획을 현장에서 바로 쓰기란 상당이 어렵기 때문이죠.

한화생명e스포츠의 우승으로 끝난 LCK 서머 결승전 (이미지 - LCK 유튜브 썸네일)
한화생명e스포츠의 우승으로 끝난 LCK 서머 결승전 (이미지 - LCK 유튜브 썸네일)

미리 써두진 않더라도, 최소한 경기 결과에 따라 어떤 기사를 써야 할지를 회의하여 미리 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경기가 끝난 직후 또는 그 다음 날에 각 매체들이 어떤 기사를 써내는지를 보면, 결승전을 바라보는 매체들의 다양한 시선들을 짐작할 수 있어서 재밌습니다. 

그러면, 지금부터는 이번 2024 LoL 챔피언스 코리아 서머 결승전이 끝난 뒤 매체들이 어떤 기사들을 썼는지 체크해보려고 합니다. 단순하게 경기 결과를 전하는 '속보성', '종합성' 기사보다는 특정 이슈에 포커싱한 기사 위주로 살펴보겠습니다. 


국민일보, '피넛' 한왕호 포커싱 + 제목 차별화

출처 - 국민일보
출처 - 국민일보

✅ 국민일보는 차별화 된 기사 제목으로 눈길을 끌었습니다. 윤민섭 기자의 특기인데요. 천편일률적인 기사 제목들 사이에 이런 류의 제목 있으면 유난히 눈에 띄는 것이 사실입니다. 경기 결과를 전하는 단순 종합 기사여도 독특한 제목 덕분에 조금 더 깊이 있게 느껴지는 효과가 있죠.

✅ '8년 만에 장갑을 두르고 돌아온 호랑이'라며 '락스 타이거즈'를 인수한 뒤 첫 우승을 일궈낸 한화생명e스포츠의 우승을 포장한 것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젠지 역시 '호랑이'를 팀 상징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굳이 전신인 락스의 '호랑이'를 불러와 어그로를 끄는 솜씨도 눈에 띄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젠지, T1의 2강 체제가 깨졌다는 소식을 전하는 기사에서도 간결하면서도 트렌디한 용어를 적극 활용했네요.

✅ 이 밖에 국민일보는 '피넛' 한왕호에게 포커싱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우승 청부사'이자 과거 락스 타이거즈의 멤버였던 한왕호의 '금의환향'에 의미를 부였습니다. 동시에 한왕호가 LCK 통산 7회 우승자가 되어, 10회 우승 '페이커' 이상혁의 뒤를 잇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인벤, 바이퍼, 제카 그리고 상대전적

출처 - 인벤
출처 - 인벤

✅ 인벤의 경우는 상대전적에 집중했습니다. 그 동안 젠지와의 상대전적에서 매치 기준 1승 19패, 세트 기준 8승 43패의 절대열세였던 한화생명e스포츠가 4, 5세트에서 초인적인 집중력을 보여주며 새로운 드라마를 만들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 국민일보가 '피넛'에게 집중했다면 인벤은 '바이퍼' 박도현과 '제카' 김건우에게 집중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바이퍼는 그리핀 시절 3번의 준우승에 그쳤지만 중국 LPL에서 우승을 경험하고 LCK에 돌아왔습니다. 제카는 '쵸비'와의 상대전적에서 크게 밀렸으나, 쵸비를 상대로 거둔 두 번의 승리가 지난 2022년 롤드컵 4강과 이번 결승전이라는 점을 강조했는데요. 또한 바이퍼와 제카가 2023, 2024년 연속으로 팀에 잔류해 우승을 이끌었다고도 평가했습니다.


포모스, 개인보다는 팀... 조금 더 넓은 시선

✅ 포모스는 감독, 코치를 포함한 팀 전체의 성과를 더 중요시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능력을 증명한 선수단'이라는 제목과 함께 선수들이 스스로를 증명했다며 주요 선수들의 우승을 조명한 뒤 최인규 감독과 이재하 코치 역시 지도력을 증명했다고 강조했는데요. 감독과 코치가 한 때 일부 팬들에게 트럭시위를 당하기도 했다는 사실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주낙영 경주시장의 코멘트들을 전하기도 한 포모스
주낙영 경주시장의 코멘트들을 전하기도 한 포모스

✅ 포모스는 결승전 다음날 별도로 기획된 기사를 내놓기도 했는데요. 한화생명e스포츠의 우승과 신라의 삼국통일을 연결지었고, 경주에서 열린 LCK 결승전의 성과와 의미를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현장 관람객을 위한 대형 맵 스크린을 언급하며 경기장 구성이 좋았고, LCK 서머 투어가 강릉, 대전에 이어 경주에서도 성공적으로 치러지며 지자체에서 눈독들이는 대형 여름 문화 이벤트가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주목할 만한 시선들

✅ 데일리e스포츠는 '바이퍼' 박도현이 전 동료인 '메이코' 텐예와 롤드컵에서 적으로 만나게 되었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두 선수는 지난 2021년 EDG 소속으로 롤드컵 우승을 따낸 바 있는데요. 한화생명e스포츠가 LCK 1번 시드가 됐고, 메이코가 소속된 TES가 LPL 2번 시드이므로, 이번 롤드컵 스위스 스테이지에서 조기에 만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 LCK 결승전 같은 큰 무대에서는 평소 e스포츠와 거리가 먼 미디어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현장을 찾은 KBS 대구는 "전국의 e스포츠 팬 3만여 명이 경주를 찾았다"며 "경상북도는 이번 대회를 계기로 e스포츠 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예천에 생길 e스포츠 국가대표 전용 훈련센터를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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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역시 결승전을 보도했는데요. 특히, 국가보훈부와 LCK가 함께 진행한 '제목 근무자 감사 캠페인'이 군인, 경찰관, 소방관, 교도관 등 현직 제복 근무자와 가족 초청 및 커피 트럭, 굿즈 판매 등 수익금 전액 기부 등과 함께 진행되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런 종류의 행사들은 아무래도 e스포츠를 전문으로 취재하지 않는 메이저 미디어들에게 훨씬 매력적이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활용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e스포츠 크리틱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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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 이슈들은 여러 매체들이 다루었기 때문에 e스포츠 크리틱이 굳이 뭔가 평가를 남길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이번 결승전에서 증강현실이 상당히 수준 높게 구현되었는데, 이 부분을 강조한 기사가 없었기 때문에 살짝 포인트 주고 넘어가고자 합니다. 롤드컵에서는 늘 멋진 증강현실이 구현되었는데, LCK 역시 상당한 수준을 보여줬네요. 개최지 경주의 특징도 잘 살렸고요. 멋있었습니다. 

💡 언젠가 한 번은 조심스럽지만 e스포츠 저널리즘에 대한 주제로 말씀을 드리게 될 것 같습니다. 제가 과거에 기자 생활을 했을 때도 어렵긴 마찬가지였지만, 지금은 e스포츠 저널리즘이 상당히 축소되었습니다. 매체들이 마땅히 포착해야 할 이슈들이 그냥 지나가거나, 중요도에 비해 부실한 기사가 나오는 것이 아쉽지만, 단순히 '기자들이 게으르다' 정도로 치부할 문제는 아닐 것입니다. 이 역시 지속가능성이라는 키워드 아래에서 구조적, 산업적으로 바라보아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조금 더 고민하고 연구해서 때가 되면 구독자 여러분들께 정리하여 공유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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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빙

    0
    3 months 전

    매체별 특징을 분류하시다니 ㅋㅋㅋㅋㅋ 역시 신선합니다 오늘도 잘 읽었습니다 ~

    ㄴ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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