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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국제 표준을 중국이 주도한다고?

중국의 ISO 국제 표준 주도와 우리나라 문체부의 무대응 논란

2024.11.01 | 조회 9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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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Deep하지만 다양한 e스포츠 이야기들

 

출처 - YTN 유튜브 썸네일
출처 - YTN 유튜브 썸네일

22대 국회의 첫 국정감사에서 "e스포츠의 표준을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데, 문체부는 인지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먼저 설명을 드리면, 중국은 올해 초 국제표준화기구(이하 ISO)의 기술위원회 83에 'e스포츠 표준화 제안서'를 제출했고, 기술위원회 소속 35개국이 투표를 거쳐 이 제안서를 체택한 뒤 중국이 최종 표준안을 작성하는 실무그룹 WG12(Working Group 12)의 의장을 맡게 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면 ISO의 국제 표준을 중국이 주도하면 모든 국가와 게임사들은 e스포츠를 할 때 중국이 주도하여 만든 표준을 따라야만 하는 걸까요? 그리고 문체부는 왜 이렇게 강하게 질책 받은걸까요. 지금부터 천천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문체부 종합감사에서 있었던 일

22대 국회 국정감사에서 e스포츠 관련 질의를 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강유정 의원
22대 국회 국정감사에서 e스포츠 관련 질의를 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강유정 의원

더불어민주당 강유정 의원은 지난 10월 24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이렇게 지적했습니다.

"e스포츠 종주국이라 불리는 한국이 중국의 표준화 장악 움직임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ISO를 통해 국제 표준으로 승인되면 관련된 모든 일의 기준이 되는데 문체부는 아직도 이를 파악도 못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강유정 의원

몇 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ISO를 통해 e스포츠에 대한 것들이 표준 규격화되면 어떤 일이 생기는 것이며, 이를 중국이 주도하는 것이 왜 문제가 되는걸까요. 이에 대해 강유정 의원은 "지금은 e스포츠에 대한 용어를 중국의 기준으로 수립한다는 정도지만 향후 규칙이나 더 심각한 경우 종목, 게임 운영 방식 같은 것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강유정 의원이 문체부를 강하게 질책한 이유는 큰 실수를 해서가 아니라 '아무것도 하지 않아서'입니다. 특히, 중국 e스포츠 기업 자회사의 한국지사장이 우리나라 국가기술표준원에 전문가로 등록 되는 상황에서, 국가기술표준원이 문체부 측에 전문가 추천을 요청했으나 문체부가 아무도 추천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또한 지난 2020년 국정감사에서도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전 의원이 문체부 측에 국제표준을 빨리 정립하라고 주문했음에도 4년 동안 아무런 대응이 없었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ISO 국제 표준에 대한 설명

첨부 이미지

우선 ISO, 국제표준화기구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ISO는 여러 나라에 존재하는 표준 제정 단체들의 대표로 이루어진 표준화 기구입니다. 지난 1947년 출범 이후 국제적으로 주로 사용되는 표준을 만들고 보급합니다.

강제력이 없는 비정부 기구이지만 전 세계에 많은 회원국을 거느리고 있고, ISO에서 발의된 표준 권고는 영향력이 큽니다. 대부분 협약을 통해 제도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카메라의 감광속도(ISO 400, 800 등 카메라 용어), CD가상 이미지 파일 등을 통해 ISO라는 단어가 익숙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카메라에서 볼 수 있는 ISO (출처 - 캐논코리아)
카메라에서 볼 수 있는 ISO (출처 - 캐논코리아)

ISO 표준 목록은 언어, 국제, 과학, 카메라, 필름, 컴퓨터, 경영 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릅니다. 제조업에서는 수출을 위해서 ISO에서 정한 표준 규격을 따르거나 제품의 안정성을 자랑하기 위해 ISO 표준 규격을 따르고 있다는 사실을 적극 홍보하기도 하고, 기업들은 ISO를 활용해 선진화된 경영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도 합니다.

e스포츠 ISO 국제 표준이 생기면?

참고자료 (출처 - 파이낸셜 뉴스)
참고자료 (출처 - 파이낸셜 뉴스)

그러면 e스포츠에서는 어떨까요? ISO 국제 표준이 생기면 엄청난 일이 생기는걸까요?

음... '당장은' 그렇지 않을 것 같습니다. ISO 국제 표준이 생긴다고 해도 여러분이 시청하는 LCK는 계속 될 것이고, 발로란트 리그에도 큰 영향은 없을 것입니다. 극단적으로 상상해서 만약, e스포츠에서 사용되는 용어들이 모두 중국어로 표준화가 된다고 해도, 우리나라에서 제작하는 e스포츠 방송이 모두 중국어로 가득차진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왜 강유정 의원은 국감에서 이 문제로 문체부를 강하게 질타한 것일까요? 중국이 ISO 국제 표준을 주도하도록 놔둬도 상관 없지 않을까요? 우리는 그저 우리가 해온대로 e스포츠를 하면 되는거 아닐까요?

이에 대해서는 더불어민주당 강유정 의원실의 이도경 보좌관이 지난 4월 파이낸셜 뉴스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문제의식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지난 2023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대한민국 LoL 국가대표 (출처 - 연합뉴스)
지난 2023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대한민국 LoL 국가대표 (출처 - 연합뉴스)

이도경 보좌관은 해당 칼럼을 통해 본인이 피부로 체감한 일들을 바탕으로 중국의 e스포츠 국제 표준 발의 주도를 왜 경계해야 하는지 설득력 있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우선 이도경 보좌관도 칼럼의 서두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e스포츠의 ISO 국제 표준이라는 개념이 생소하고, 피부에 와닿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죠.

e스포츠(이스포츠) 표준화. 오늘의 주제다. 언뜻 보면 썩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의 조합이다. 저마다 독특한 매력을 갖춘 이스포츠 종목을 일정한 기준에 따라 통일시킨다니, 이상해보일 법 하다. 고개를 갸우뚱하는 분들을 위해 한 가지 일화를 소개드린다.

[이도경의 플레e] 중국의 게임·e스포츠 용어, 국제 표준될 날 머지않아 中

칼럼의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 항저우 아시안게임 당시 중국 현지의 연습 및 경기 환경이 우리나라와 상이했고, 특히 모니터가 말썽이어서 한국e스포츠협회 직원들의 고군분투로 모니터를 구해와 문제를 해결했다. 만약 e스포츠 국제표준이 정립되어 있었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
  • e스포츠 표준화의 대상은 장비에 그치지 않는다. 대회규칙, 선수선발, 중계표준 등 국제대회 운영규정, 무대, 방송, 개인장비 등 경기장 시설 & 장비 기준, 선수 트레이밍, 교육과정 개발 및 보급 등 인력양성 시스템까지 아우를 수 있다.
  • 만약, 우리나라가 e스포츠 표준화를 주도한다면 규모나 자본 면에서 미국이나 중국 시장을 앞지르기 불가능하니, 시스템에서라도 우리가 앞서 나가야 한다. 역사적으로 기준으로 만든 국가가 시대를 주름잡았다.
  • 중국은 국제 표준 등록을 위해 꾸준히 시도하고 노력하고 있다. 지난 2021년에 첫 시도가 있었고, 2024년 1월에는 다른 국가들의 입장이 바뀌고 있다.
  • 이와 달리 우리나라 정부는 의지가 부족하다. 지난 2020년 문체부에 '국제 e스포츠 표준안과 관련해 진행 경과 및 향후 계획안' 제출을 요구했고, e스포츠 여러 분야에서 표준안 마련을 계획하고 있고, '한중일 e스포츠 대회'를 기점으로 표준안을 적용하고 확산시키겠도 했지만, 3년 반이 지난 지금까지 달라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불과 1년 전이었다면 이도경 보좌관의 이런 우려들은 그저 우려로 치부됐을 것 같습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국제 표준이 정해진다고 해도, 게임사가 주도하는 e스포츠 대회들이 꼭 그 국제 표준을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고, 한국 지역에서 열리는 대회들은 국내 실정에 맞는 시스템을 활용하면 되는 것이니까요.

그러나 최근 글로벌 e스포츠 시장을 살펴보면, '별것 아닌 그저 우려'로 치부하기가 조금 어렵습니다. 최소한 저에게는 그렇게 느껴집니다. 이도경 보좌관도 항저우 아시안게임의 경험을 예시로 들은 것처럼, 2024년 이후의 글로벌 e스포츠는 새로운 질서로 재정립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죠.

* 지난 10월 31일, 김성회의 G식백과에서도 중국의 e스포츠 국제 표준 물밑작업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김성회님은 중국의 작업은 e스포츠뿐만 아니라 게임까지 포함하는데, 특히 게임에서는 셧다운제, 중독방지 문구 등 규제 위주의 내용이라서, 이 국제표준이 정식 발의될 경우 게임에 부정적인 정치인, 세력들이 우리나라 게임 업계를 더 규제할 근거를 만들어줄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영상을 한 번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e스포츠 측면에서 하던 얘기를 계속 해보겠습니다.

중국의 속내는? 그리고 사우디

새비 게임즈 그룹은 중국 VSPO에 3,400억 원을 투자했다
새비 게임즈 그룹은 중국 VSPO에 3,400억 원을 투자했다

개인적으로 현재 글로벌 e스포츠를 주도하고 있는 국가는 중국과 사우디 아라비아입니다. 중국은 압도적인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e스포츠 산업을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사우디 아라비아 역시 국부펀드 산하 새비 게임즈 그룹과 사우디 e스포츠 연맹을 앞세워 탈오일 시대 이후의 문화 강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e스포츠 산업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자하고 있죠.

우리나라가 주도하던 e스포츠 산업 초기에는 방송국, 프로덕션, 주관사 중심의 e스포츠가 주류였고, 그 후에는 게임사가 주도하던 e스포츠가 주류를 이뤘습니다.

그러나 지난 2022년 e스포츠 산업에 뛰어든 사우디 아라비아의 새비 게임즈 그룹이 ESL을 인수한 뒤 약 2년 만에 'e스포츠 월드컵(이하 EWC)'라는 초거대 서드파티 대회를 출범시켰고, 국제올림픽위원회는 사우디 아라비아와의 12년 파트너십을 통해 '올림픽 e스포츠 게임'을 출범시키기로 했습니다. 올림픽에 앞서 아시안게임에서도 e스포츠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는 등 e스포츠가 게임사, 특정 국가를 넘어선 글로벌 산업으로 본격 발돋움하려는 모습입니다.

중국의 VSPO가 주최하는 e스포츠 대회 ACL
중국의 VSPO가 주최하는 e스포츠 대회 ACL

이 타이밍에 중국이 ISO 국제 표준 등록을 주도하려는 움직임은 심상치 않습니다. 더구나 사우디는 지난 2023년 중국 최대의 e스포츠 기업인 VSPO에 3,400억 원을 투자했습니다. 그리고 얼마전 VSPO는 ACL이라는 별도의 서드파티 대회를 출범시켰고, 이 대회는 EWC와 연계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현재 글로벌 e스포츠를 주도하고 있는 중국과 사우디 아라비아의 산업적인 협력과 결합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죠.

실제로 VSPO는 중국의 ISO 국제 표준 등록의 실무를 주도한 기업입니다. 최근  중국 글로벌타임즈의 ACL에 대한 기획 기사를 살펴보면 이런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VSPO의 공동 창립자이자 전무이사인 Wang Xinyang은 이번 대회(ACL)가 세분화된 아시아 e스포츠 시스템을 통합할 것이며, 가까운 시일 내에 e스포츠는 더욱 표준화되고 국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https://www.globaltimes.cn/page/202409/1320372.shtml

2024년 7월, 중국은 국제표준화기구(ISO) 내에 e스포츠 실무 그룹을 설립하기 시작했으며, VSPO는 e스포츠에 대한 새로운 국제 표준 제정을 주도했습니다.

https://www.globaltimes.cn/page/202409/1320372.shtml

ACL이라는 대회는 중국이 주도하는 ISO 국제 표준 등록의 기준점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이 대회가 EWC와 연계가 되어 있고, 사우디는 향후 '올림픽 e스포츠 게임'을 주도할 국가죠. 이런 관계를 생각해보면 이런 논리 회로를 가동하는게 결코 무리가 아닐 것입니다.

중국이 e스포츠의 국제 표준을 주도하여 정식으로 발의가 되었다. → 중국 e스포츠와 연계된 대회들이 모두 이 국제 표준을 따르게 된다면 사우디가 개최하는 EWC와 올림픽 e스포츠 게임 역시 그럴 가능성이 높다. → 리그 오브 레전드, 발로란트를 서비스하고 있는 라이엇게임즈 역시 중국 텐센트가 소유하고 있다.  VSPO는 중국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e스포츠 기업이다. → 즉, 중국이 발의한 국제 표준의 영향력은 생각보다 클 수도 있다!

만약 중국이 주도한 e스포츠 국제 표준이 우리나라 사정과는 영 맞지 않다면 어떨까요? EWC, 올림픽 e스포츠 게임, 아시안게임 등 중요한 국제 e스포츠 이벤트에 나갈 때마다 불편함을 겪어야만 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더 나아가  '우리 대회는 ISO 국제 표준이 정한 프로게임단 경영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는 팀들만 출전할 수 있습니다'라고 정해진다면 어떨까요. 중국 텐센트가 소유한 라이엇 게임즈가 LCK는 앞으로 ISO 국제 표준을 따른다고 해버리면 어떨까요.

앞으로 12년 동안 올림픽 e스포츠 게임을 개최하게 된 사우디 아라비아
앞으로 12년 동안 올림픽 e스포츠 게임을 개최하게 된 사우디 아라비아

제가 생각한 상황들이 다소 극단적일 수도 있습니다. 다만 저는 대학교 시절에 필름 카메라 학회를 했었는데요. 'ISO 표준 규격을 따르지 않는 카메라와 필름으로 편하게 사진을 찍고 현상, 인화를 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해보니, ISO 표준 규격이 강제성이 없다고는 하지만 절대 다수의 사람들이 이걸 사용해버리면 저절로 강제성이 생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첨부 이미지

"ISO가 뭐 그리 대단하냐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이것은 기축통화와 비슷한 것 아닌가. 국제대회가 열리면 이 표준안을 기준으로 삼아서 모든 것이 진행되기에 우리도 독자적인 ISO 국제표준을 만들어야 한다. 지금이라도 빨리 만들어야 병합심사라도 한다. 경기 룰, e스포츠 대회 운영, 경기장 설계, 선수 관리 이 모든 것들을 주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아시안게임이나 EWC같은 국제 대회에서 중국의 룰이 기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민주당 강유정 의원의 이야기(출처 - 게임메카)

더불어민주당 강유정 의원의 말처럼 정부와 문체부가 이렇게 무대책으로 멍하니 있을 때는 아닙니다. 하지만 이런 이슈는 상당히 난이도가 높습니다. e스포츠에 대한 상당한 지식과 이해도가 있어야만 대응할 수 있는 안건이죠. 이런 안건에 대해서 질의를 하고 있는 강유정 의원실과 지난 2020년 이상헌 의원실이 더 대단해보일 정도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우리나라 e스포츠 산업의 현실을 보게 됩니다. 글로벌 e스포츠 산업이 빠르게 변하고 힘의 질서가 재정립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e스포츠 진흥 정책은 딱히 피부로 와닿지 않습니다.

지난 5월 e스포츠 지원 계획을 발표하고 있는 전병극 문체부 제1차관 (출처 : 문화체육관광부)
지난 5월 e스포츠 지원 계획을 발표하고 있는 전병극 문체부 제1차관 (출처 : 문화체육관광부)

지난 5월 문화체육관광부의 2024-2028 게임산업 진흥종합 계획 발표에서는 지역 인프라 구축, 지역 연고 실업팀 창단을 통한 한국형 e스포츠 리그 시스템, 학생 동호회 지원 확대 계획이 공개되었습니다. 반면, 글로벌 e스포츠 시장에서 경쟁해야 하는 주최사, 게임단에 대한 직접 지원은 불가능하고, LCK 같은 e스포츠 대회의 스포츠 토토 도입에도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죠. 

문체부의 계획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지원 대책이 너무 편향되어 있고 프로 레벨의 인프라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e스포츠 씬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2000년대 한국 e스포츠는 특별한 문화이자 산업이었다
2000년대 한국 e스포츠는 특별한 문화이자 산업이었다

사실 우리나라가 e스포츠 종주국이라는 말은 언젠가부터 그냥 말뿐인 상태가 되어버렸습니다. 과거 스타크래프트 시절에는 압도적인 퀄리티와 팬덤으로 '와 한국에 e스포츠라는게 있어'라는 호기심과 동경의 눈길을 받았지만, 지금은 '게임 잘하는 나라' 정도인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산업 규모가 더 큰 '게임'조차 질병코드 국내 등재, 사전 검열 철폐 등 규제와 싸우고 있는데, e스포츠를 규제하지 않는걸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할까요. 잘 모르니 규제도 못하는 것이 현실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물론, 중국의 e스포츠 ISO 국제 표준 발의 주도를 저지한다고 해서 우리나라 e스포츠 산업이 다시 예전의 지위를 되찾게 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중국이라면 국제 표준 발의 이후 e스포츠 종주국이라는 타이틀을 가져가려고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걸 빼앗기는건 썩 유쾌한 경험은 아닐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강유정 의원이 제기한 문제는 사실 e스포츠 업계 내에서도 이슈화 된 주제는 아닙니다. 또한 업계가 대응하기에는 너무 큰 문제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업계에 대한 대표성이 있는 한국e스포츠협회가 단독으로 문체부를 설득하고 움직이게 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즉, 이슈의 공론화를 통해 힘을 실어줄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도 부족하고 미약하지만 이 글을 적어보았습니다. 앞으로 e스포츠의 ISO 국제 표준 발의에 대한 이슈는 꾸준히 체크하여 관련 소식 업데이트 할 수 있도록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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