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뉴스레터는 지난 10월 18일 IESF 블로그에 연재된 글을 다듬어 발행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IESF 블로그에는 국제e스포츠연맹의 다양한 활동과 다른 Ambassador들의 흥미로운 오리지널 컨텐츠도 꾸준히 올라오고 있습니다. 다들 한 번씩 방문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e스포츠는 스트리밍 플랫폼과 밀접한 관계입니다. 대부분의 e스포츠는 TV 같은 레거시 미디어보다는 트위치, 유튜브, 치지직, SOOP 등 인터넷 기반의 스트리밍 플랫폼 송출을 주력으로 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일했던 경험 덕분인지 저는 지금도 e스포츠 대회나 스트리머들의 뷰어십 데이터를 보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데이터뿐만 아니라 중계권료가 없는 e스포츠 산업에서 스트리밍 플랫폼과 e스포츠 종목사 & 제작사들이 어떤 관계를 맺고 유지하고 있는지에 대한 뉴스레터를 발행하기도 했었죠.
업무적으로도 인플루언서 캠페인을 기획하고 제안할 때 뷰어십 데이터 제공 서비스를 이용하기도 하는데요. e스포츠든 인플루언서든 이런 스트리밍과 관련된 데이터들은 많은 것들을 이야기해줍니다. 라이브 콘텐츠의 경우는 VOD와 달리 시청자 데이터가 직관적이지 않고, 플랫폼에 남겨진 데이터가 한정적인 경우가 많아서 뷰어십 데이터를 제공하는 서비스 사용이 필수적이죠.
Esports Charts에 대한 소개
최근 Esports Charts라는 서비스가 8주년을 맞이했다고 합니다. Esports Charts는 e스포츠 콘텐츠들의 스트리밍 데이터를 제공하는 서비스인데요. Esports 외에도 인플루언서들의 스트리밍 데이터를 제공하는 Stream Charts라는 서비스를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설립자인 이반 다니셰브스키의 말처럼 Esports Charts는 그 동안 꾸준히 의미 있는 데이터들을 발표해왔습니다. 초기에는 트위치, 유튜브 위주로 데이터를 분석했지만 지금은 20개 이상의 플랫폼에서 연간 100만 개에 가까운 e스포츠 관련 채널을 분석하고 있다고 하네요.
아직까지는 우리나라의 이터널리턴 대회 같은 로컬 대회까지는 모두 커버하진 못하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글로벌 e스포츠의 트렌드를 파악하기에는 충분히 의미있는 커버리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Esports Charts는 최근 유비소프트, 문톤 같은 게임사, EWC나 BLAST 같은 주최사, G2 Esprots, 팀 리퀴드, 나투스 빈체레 같은 프로게임단 등과 공식적인 파트너십을 맺고 있습니다. 이들이 제공하는 데이터가 e스포츠 참여 주체들의 유지 및 발전 측면에서 실용적이라는 의미입니다. 기본적으로는 무료로 사용이 가능하지만 유료 결제자들은 PRO 서비스를 통해 더욱 디테일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데요. 데이터를 어떻게 가공하고 분석하느냐가 비즈니스의 성패를 가르기 때문에 Esports Charts는 유니크함이 더 빛나는 듯 합니다.
지금부터는 Esports Charts가 어떤 데이터들을 발표하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8주년을 기념해 발표한 데이터뿐만 아니라 최근 소셜미디어, 뉴스레터를 통해 발표한 데이터 중에서도 의미있는 자료들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2016년과 2024년의 e스포츠
✅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8년 간의 DB 확장'이라는 이름으로 발표된 데이터입니다. Esports Charts가 관리하고 축적해온 데이터베이스가 얼마나 커졌는지에 대한 것인데요. 지구상의 모든 e스포츠를 포함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e스포츠 스트리밍 데이터를 다루는 첫 서비스이면서 현재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글로벌 e스포츠 산업의 규모가 얼마나 커졌는지 짐작하기에는 충분히 유의미한 자료가 아닐까 싶습니다.
✅ 이 자료에 따르면 2016년 761개였던 e스포츠 대회는 현재 1만 3백개에 달하며 이는 1350% 확대된 수치입니다. 경기 기준으로는 1만 1천개였던 경기가 5만개로 늘었다고 합니다. e스포츠 팀은 2,300% 늘어났고, Esports 콘텐츠를 송출하는 채널은 40배가 늘어난 1백만 개에 달한다고 합니다.
✅ 확실히 e스포츠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아시아, 북미, 유럽이 주도하던 e스포츠는 이제 동남아시아, 라틴아메리카, 중동, 북아프리카 등으로 저변이 넓어졌는데요. 특히, 동남아시아는 모바일 게임 e스포츠로 엄청난 트래픽을 뿜어내고 있고, 사우디 아라비아로 대표되는 중동은 새로운 e스포츠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죠. FPS 게임에 강세를 보이던 라틴아메리카는 최근 브라질의 CBLOL이 북미 LCS의 인기를 뛰어 넘었고, 2025년부터는 LCS, CBLOL, LLA가 통합된 아메리카스 리그가 출범하는 등 e스포츠는 전세계적 트렌드로 확실히 자리 잡았습니다.
롤드컵 2016년 이후 매년 최고의 대회
✅ LoL Esports가 규모와 인기면에서 가장 큰 종목이라는 주장에 반박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Esports Charts가 공개한 이 자료는 2016년부터 지금까지 매년 가장 뷰어십이 높았던 대회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LoL의 월드 챔피언십, 이른바 '롤드컵'은 2021년을 제외하고 매년 최고의 인기를 증명했습니다.
✅ 이런 인기에는 여러가지 비결이 있겠지만 라이엇 게임즈가 만든 e스포츠 구조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지역 대회의 최강자들을 모아 매년 챔피언을 뽑는 구조는 해를 거듭할수록 다양한 스토리를 만들었고, 프랜차이즈가 도입된 4개 리그에서는 참가한 프로게임단에 거액의 투자가 유치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프로게임단 비즈니스의 규모가 커졌고, LoL을 중심으로 다른 종목으로 확장하는 경우도 많아졌습니다. 물론, 낮은 수익성으로 인한 부작용은 해결해 나가야 할 숙제입니다.
✅ 2021년에 최고의 뷰어십을 자랑한 FFWS 2021 5G는 어떤 대회일까요? 바동남아시아 지역에서 큰 인기를 자랑하고 있는 모바일 배틀로얄 '프리 파이어'의 월드 시리즈입니다. 다만 최근에는 모바일레전드:뱅뱅이 프리 파이어보다 더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2024년 3분기 흥행 Top 10 대회
✅ 8주년 기념 데이터는 아니지만, Esports Charts는 최근 2024년 3분기와 관련된 몇 가지 데이터를 공개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뷰어십 수치가 높았던 e스포츠 대회 10개를 나열한 차트가 눈길을 끌었는데요. Peak Viewers란 순간적으로 가장 높았던 동시 시청자 숫자를 의미합니다.
✅ 동남아시아 최고의 e스포츠 종목인 '모바일 레전드:뱅뱅'으로 열린 두 개의 대회가 1, 2위를 차지했습니다. 앞서 프리 파이어 월드 시리즈가 2021년 최고의 뷰어십을 기록했던 차트를 보여드렸는데요. 최근 그 자리를 빼앗은 모바일 레전드:뱅뱅이 e스포츠 월드컵(EWC)와 MPL 인도네시아 시즌14를 통해 2024년 3분기 최고 뷰어십을 자랑한 종목이 되었습니다.
✅ 그 뒤를 이은 대회가 바로 LCK입니다. 롤드컵 선발전이 3위, LCK 서머가 4위를 차지했죠. LoL Esports의 국제 대회도 아닌 한국 지역 대회가 182만(선발전), 162만(LCK 서머)의 최고 뷰어십 수치를 기록한 것은 대한민국의 위엄이 아닐까 싶습니다. 국뽕 별로 안 좋아하지만... 그래도 뽕이 좀 차긴 합니다.
✅ Top 10 안에 들어온 다른 대회들을 살펴보면 도타2 TI 2024를 비롯해 9월에 개막한 롤드컵 2024, 발로란트 챔피언스, EWC LoL 등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게임으로 분류하면 리그 오브 레전드가 4개, 모바일 레전드:뱅뱅과 카운터 스트라이크2가 2개, 발로란트와 도타2가 1개 대회를 순위권에 올렸습니다.
2024년 3분기 최고의 인기 종목
✅ 앞서 2024년 3분기 Peak Viewers Top 10 대회를 살펴봤다면 이번에는 Top 10 종목에 대한 차트를 소개합니다. 각 종목으로 치러진 모든 대회 뷰어십의 총합으로 하면 대회 숫자가 많은 LoL Esports가 최상위를 차지하겠지만, 이 데이터는 가장 높은 Peak Viewers를 기록한 대회를 기준으로 Top 10 종목이 나열됐습니다.
✅ 때문에 EWC에서 238만을 기록한 모바일 레전드:뱅뱅이 1위에 올랐고, 그 뒤를 리그 오브 레전드, 도타2, 발로란트, 카운터 스트라이크가 이었습니다. 이 게임들은 앞선 Top 10 대회에서 모두 언급되었죠?
✅ 그 다음으로는 포트나이트, 아레나 오브 발러, 펍지 모바일, 펍지 배틀그라운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가 차지했습니다. 특이점이 몇 가지 보이는데요. 다섯 게임 중 4개가 FPS 배틀로얄이었고, 그 중에서 PUBG 시리즈는 무려 3개입니다. PUBG 모바일은 원작과 함께 인도에서만 별도로 서비스되는 게임이 있어서 별도로 집계되었네요.
라이브 이후에 더 오르는 뷰어십
✅ Esports Charts가 흥미로운 이유는 단순히 데이터를 나열만 하지 않고 나름대로의 분석을 하기 때문인데요. 최근 'Live 중계 후에 더 오르는 뷰어십 현상'에 대해서 분석한 글이 있어서 간단히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 일반적으로 e스포츠 토너먼트는 라이브 중계의 시청자 숫자에 초점이 맞춰지지만, 현실은 경기가 끝난 후에도 유튜브 같은 플랫폼의 VOD 시청을 통해 꾸준히 뷰어십이 상승한다.
- VCT 2024:마스터즈 마드리드는 IEM 쾰른보다 더 많은 라이브 수치(Total Views)를 보였지만, 라이브 이후 유튜브 VOD 조회수는 IEM 쾰른이 더 많이 증가했습니다. 이는 IEM의 시청자들이 대회가 끝난 뒤에도 끊임 없이 대회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하이라이트 등을 소비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 유튜브 VOD 분석을 통해 시청자들이 스트리밍이 끝난 후에도 어떻게 콘텐츠를 다시 소비하면서 이야기를 이어가는지 알 수 있다. 며칠이 지난 뒤에도 팬들을 계속 끌어들이는 경기가 계속 힘을 발휘하는 콘텐츠일 것이다.
- 이러한 인사이트는 e스포츠 주최사가 향후 이벤트, 콘텐츠 전략, 스폰서십 기회에 대한 결정을 내리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일반적으로 e스포츠 대회는 라이브 시청자 숫자가 성패를 가르는 수치로 활용이 됩니다. 그러나 사실 라이브로 대회를 시청하는 것은 유저 입장에서 상당히 불편합니다. 시간을 맞춰야 하고, 상황에 따라서는 TV처럼 큰 스크린이 아니라 PC모니터나 핸드폰 같은 모바일 기기를 활용해 장시간 시청을 해야하기 때문이죠. 너무 바빠서 라이브를 모두 챙겨보기 어려운 사람들도 있습니다.
✅ 때문에 e스포츠 대회는 라이브 외에 유튜브 채널을 통해 하이라이트나 예능 콘텐츠 등을 꾸준히 발행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는데요. Esports Charts는 유튜브 VOD 조회수를 통해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실제로 135만 명의 구독자를 자랑하고 있는 LCK의 사례를 살펴보면, 경기가 끝난 뒤 위트있는 섬네일과 함께 빠르게 업로드 되는 LCK 하이라이트 영상의 조회수가 상당히 높게 형성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죠.
2024년 3분기 스트리밍 플랫폼 점유율
✅ 마지막으로 소개해드릴 자료는 Esports Charts가 아니라 Streams Charts에서 공개한 것입니다. e스포츠는 아니지만, 아무래도 e스포츠가 스트리밍 플랫폼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에 전세계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의 뷰어십 점유율에 대한 자료가 제 눈을 사로 잡았습니다.
✅ 이 자료에서 사용한 수치는 'Hours Watched'인데요. 다소 생소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설명드리자면, 이 수치는 ACCU(평균 동시 시청자)에 방송 시간을 곱한 것입니다.
- 예를 들어, e스포츠 크리틱배 히오스 대회가 100명의 ACCU로 약 10시간 동안 방송이 되었다면 1,000 Hours Watched를 기록한 것.
✅ 즉, 단순히 PCCU(최고 시청자 숫자)가 높은 것만으로는 변별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오래 시청했는지를 알기 위해서 고안된 수치입니다. 시간을 분으로 바꾸게 되면 'Minute Watched'로도 바꾸어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플랫폼들의 점유율을 살펴보기에 적합한 데이터인 것이죠.
✅ 다시 자료로 돌아가 살펴보면, 유튜브의 점유율이 66.7%로 상당히 높습니다. 다만, 게이밍으로 장르를 한정하면 트위치(19%)가 유튜브 게이밍(8.9%)보다 점유율이 높죠. 그 뒤를 Kick, SOOP, Nimo, 치지직이 잇고 있습니다. 트위치 코리아 철수 이후 치지직과 SOOP이 트래픽을 나눠 가졌음에도 글로벌에서는 점유율이 높지 않고, 트위치는 여전히 건재한데요. 규모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지는 한국 시장을 포기한 트위치의 결정은 합리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안타깝지만요.
다양한 분야에서 데이터 사이언스, 빅데이터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고, e스포츠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Esports Charts가 강조한 것처럼 이 데이터들이 e스포츠 생태계의 발전과 확장을 위한 인사이트로 활용될 필요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이죠.
이런 데이터들은 내가 좋아하는 e스포츠 종목이 얼마나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는지, 글로벌에서는 인기가 어떤지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에 일반 시청자나 팬들에게도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저처럼 다양한 e스포츠 산업 전반의 소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전세계 모든 대회를 챙겨보거나 직접 가보지 않아도 이런 자료들을 통해 글로벌 e스포츠의 트렌드나 규모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Esports Charts에서 어떤 데이터와 뉴스레터들을 공개하는지 꾸준히 체크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8년 동안 규모와 질적인 면에서 많은 발전을 해온만큼 앞으로 더 깊이 있고, 유니크한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을까 기대됩니다. 흥미로운 소식은 e스포츠 크리틱이 알기 쉽게 정리해서 빠르게 전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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