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4년 시대상황
| 1983 → 1984 | ||
|---|---|---|
| 인플레이션(CPI 연간) | 약 3.2% → 약 4.3% | 회복 국면에서 소폭 반등, 그러나 여전히 안정권 |
| 실질 GDP | +4.6% → 약 +7.2% | 전후 최강 수준의 성장 |
| 실업률 | 12월 약 8.3% → 12월 약 7.2% | 하강 지속 |
| 장기국채 수익률 | 연말 약 11.8% → 연말 약 11.5% | 연중 한때 13%대 급등 후 되밀림(변동 큰 해) |
| 프라임레이트 | 연중 약 10.5~11% → 8월 약 13% 후 연말 약 11% | 회복·금리 발작 뒤 완화 |
| 시장(다우 연말) | 약 1,259 → 약 1,212 | 1982~83 강세장 뒤 옆걸음(−4%) |
1984년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서한
1984년 우리의 순자산 증가액은 1억 5,260만 달러, 주당 133달러였습니다. 언뜻 꽤 좋아 보이지만 사실은 평범한 수준입니다. 경제적 성과는 그것을 만들어 낸 자본과 견주어 평가해야 합니다. 우리의 20년 순자산가치 연복리 증가율은 22.1%였지만(1964년 19.46달러에서 1984년 1,108.77달러로), 1984년 증가율은 13.6%에 그쳤습니다.
지난해 이야기했듯이, 정말로 중요한 경제적 지표는 주당 내재가치의 증가입니다. 그러나 내재가치 계산은 주관적입니다. 우리의 경우 순자산가치가 유용한 대리 지표 역할을 합니다. 다소 과소평가된 값이긴 합니다만, 제 판단으로는 1984년 내재가치와 순자산가치는 거의 같은 속도로 증가했습니다.
💡생각해보기
버핏은 1983년 주주서한에서 “순자산가치는 회계상의 개념으로, 납입자본과 유보이익 양쪽에서 들어온 재무적 투입액을 누적해 기록한 것입니다. 내재가치는 경제적 개념으로, 앞으로 나올 현금을 현재가치로 할인해 추정한 것입니다. 장부가치(순자산가치)는 무엇이 안으로 들어갔는지를 말해 주고, 내재가치는 무엇을 밖으로 꺼낼 수 있는지를 추정합니다.”라고 말했다.
순자산가치(장부가치) = 자산 − 부채 = 자기자본(shareholders' equity) 회계장부에 기록된 값이고, 주당 순자산가치는 이걸 발행주식 수로 나눈 것이다. 좀 더 나눠서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순자산가치 = 납입자본 + 누적 유보이익 + 유가증권 미실현이익(세금 차감 후)
- 납입자본 — 주주가 주식을 살 때 회사에 넣은 돈
- 누적 유보이익 — 해마다 번 이익 중 배당 안 하고 회사에 쌓아 둔 것(버크셔는 배당을 한 푼도 안 하니 이익이 전부 여기로 쌓인다.)
- 미실현이익 — 보험 자회사가 보유한 상장주식은 시가로 계상하는데, (시가−원가)가 세금 차감 후 자본에 더해진다.
이제 1984년 버크셔 상황을 살펴보자.
이 당시 버크셔의 순자산은 약 12.7억 달러다.
- 납입자본 — 19년간 주식을 0.8%만 늘렸다. 거의 없다.
- 누적 유보이익 — 대략 7.8억 달러
- 미실현이익 — 약 5억 달러(시가 12억 6,889만 달러 - 원가 5억 8,497만 달러 = 6억 8,392만 달러. 이연법인세 차감)
| 항목 | 값 |
|---|---|
| 주당 순자산가치(1984년 말) | 1,108.77달러 (1983년 975.83에서 +13.6%) |
| 발행주식 수 | 약 115만 주 |
| 총 순자산(≈주당 × 주식수) | 약 12.7억 달러 |
| 1984년 증가액 | 1억 5,260만 달러(주당 133달러) |
앞서 버핏이 언급한 “우리의 경우 순자산가치가 유용한 대리 지표 역할을 합니다. 다소 과소평가된 값이긴 합니다만, 제 판단으로는 1984년 내재가치와 순자산가치는 거의 같은 속도로 증가했습니다.”를 살펴보자.
버핏은 주관적인 내재가치가 옳다고 생각하지만, 객관적인 수치 보고에는 순자산가치가 유용한 대리 지표를 할 수 있다고 했다. 그 이유는 순자산가치 절대적 값이 아닌 증가율이 내재가치 증가율을 그런대로 잘 따라간다고 보기 때문이다.
저는 과거에 학자 같은 목소리로, 자본 기반이 급격히 커지면 수익률을 끌어내린다고 여러분께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이제 그 학자 목소리는 보고자의 목소리로 바뀌고 있습니다. 우리의 과거 22% 수익률은 말 그대로 과거일 뿐입니다. 앞으로 10년 동안 연 15%만 벌려 해도(현재의 배당 정책을 계속 따른다는 전제인데, 이에 관해서는 이 서한 뒤에서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우리는 약 39억 달러에 이르는 이익이 필요합니다. 이를 이루려면 큰 아이디어 몇 개가 있어야 합니다. 작은 것들로는 어림도 없습니다. 회사 경영 전반을 함께 맡고 있는 제 동업자 찰리 멍거(Charlie Munger)와 저는 지금 그런 아이디어가 하나도 없지만, 우리 경험상 그런 것은 이따금 불쑥 떠오르곤 했습니다. (전략 계획치고 어떻습니까?)
다음 쪽의 표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보고이익이 어디서 나왔는지를 보여 줍니다. 버크셔 해서웨이가 여러 구성 사업에 대해 갖는 순 소유 지분은 1983년 중반 블루칩 스탬프스(Blue Chip Stamps) 합병이 이뤄지면서 달라졌습니다. 이런 변화 때문에, 표의 첫 두 열이 근본적인 사업 성과를 가장 잘 보여 주는 기준입니다.
사업 부문 어디에서든 자산을 이례적으로 매각해 생긴 중요한 이익과 손실은 모두 표 아래쪽 줄에서 유가증권 거래와 합산되며, 영업이익에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우리는 실현 자본이득이나 자본손실의 연간 수치는 어떤 것이든 무의미하다고 보지만, 여러 해에 걸친 실현·미실현 자본이득의 합계는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아울러 영업권 상각은 개별 사업에 배분되지 않고, 1983년 연차보고서 서한 부록에서 밝힌 이유로 별도 항목으로 표시됩니다.
(단위: 천 달러. 앞 두 열[세전이익·전체]이 근본 사업 성과를 가장 잘 보여 준다)
| 항목 | 세전이익 전체 '84 | 세전이익 전체 '83 | 세전이익 BRK몫 '84 | 세전이익 BRK몫 '83 | 세후순이익 BRK몫 '84 | 세후순이익 BRK몫 '83 |
|---|---|---|---|---|---|---|
| 영업이익 — 보험 부문 | ||||||
| 언더라이팅 | (48,060) | (33,872) | (48,060) | (33,872) | (25,955) | (18,400) |
| 순투자수익 | 68,903 | 43,810 | 68,903 | 43,810 | 62,059 | 39,114 |
| 버펄로 뉴스 | 27,328 | 19,352 | 27,328 | 16,547 | 13,317 | 8,832 |
| 네브래스카 퍼니처 마트 ⁽¹⁾ | 14,511 | 3,812 | 11,609 | 3,049 | 5,917 | 1,521 |
| 시즈 캔디 | 26,644 | 27,411 | 26,644 | 24,526 | 13,380 | 12,212 |
| 어소시에이티드 리테일 스토어스 | (1,072) | 697 | (1,072) | 697 | (579) | 355 |
| 블루칩 스탬프스 ⁽²⁾ | (1,843) | (1,422) | (1,843) | (1,876) | (899) | (353) |
| 뮤추얼 세이빙스 앤드 론 | 1,456 | (798) | 1,166 | (467) | 3,151 | 1,917 |
| 프리시전 스틸 | 4,092 | 3,241 | 3,278 | 2,102 | 1,696 | 1,136 |
| 섬유 | 418 | (100) | 418 | (100) | 226 | (63) |
| 웨스코 파이낸셜 | 9,777 | 7,493 | 7,831 | 4,844 | 4,828 | 3,448 |
| 영업권 상각 | (1,434) | (532) | (1,434) | (563) | (1,434) | (563) |
| 부채 이자 | (14,734) | (15,104) | (14,097) | (13,844) | (7,452) | (7,346) |
| 주주 지정 기부 | (3,179) | (3,066) | (3,179) | (3,066) | (1,716) | (1,656) |
| 기타 | 4,932 | 10,121 | 4,529 | 9,623 | 3,476 | 8,490 |
| 영업이익 합계 | 87,739 | 61,043 | 82,021 | 51,410 | 70,015 | 48,644 |
| 가이코 특별분배 | — | 19,575 | — | 19,575 | — | 18,224 |
| 제너럴 푸드 특별분배 | 8,111 | — | 7,896 | — | 7,294 | — |
| 유가증권 매각·이례적 자산 매각 | 104,699 | 67,260 | 101,376 | 65,089 | 71,587 | 45,298 |
| 총이익 — 전 사업체 | $200,549 | $147,878 | $191,293 | $136,074 | $148,896 | $112,166 |
주 (1) 1983년 수치는 10~12월분입니다. (2) 1984년과 1983년은 비교할 수 없는데, 주요 자산이 1983년 중반 블루칩 스탬프스 합병에서 이전되었기 때문입니다.
눈썰미 있는 주주라면 가이코 특별분배의 금액과 표에서의 위치가 지난해 표시와 달라진 것을 알아챌 것입니다. 이 변경으로 '회계상' 이익은 재분류되고 줄어들지만, 변경은 전적으로 형식의 문제일 뿐 실질의 문제는 아닙니다. 다만 그 변경 뒤에 있는 사연은 흥미롭습니다.
지난해 보고한 대로입니다. (1) 1983년 중반 가이코는 자사주를 사들이겠다고 공개매수를 제안했습니다. (2) 같은 시점에 우리는, 가이코가 그 공개매수로 다른 모든 주주에게서 매입한 주식 총수에 비례하는 만큼의 가이코 주식을 가이코에 매도하기로 서면 계약으로 합의했습니다. (3) 공개매수가 끝났을 때 우리는 가이코에 35만 주를 넘기고 현금 2,100만 달러를 받았으며, 가이코 지분율은 공개매수 이전과 정확히 같은 수준으로 남았습니다. (4) 우리와 가이코 사이의 이 거래는 비례 상환에 해당했는데, 이는 한 유수의 법률회사가 아무 단서 없이 우리에게 내려 준 의견입니다. (5) 세법은 그런 비례 상환을 논리적으로 배당과 실질적으로 동등하다고 보기 때문에, 우리가 받은 2,100만 달러에는 법인간 배당세율 6.9%만 부과되었습니다. (6) 중요한 점은, 그 2,100만 달러가 가이코 지분에서 우리 몫으로 쌓여 있던 미분배 이익보다 훨씬 적었다는 것이며, 따라서 경제적 실질의 관점에서 우리가 보기에 이는 배당과 동등했습니다.
이 거래는 중요하고 이례적이었기에, 우리는 지난해 해당 분기보고서와 연차보고서의 이 부분 양쪽에서 가이코 분배를 여러분께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우리는 이 거래를 감사인인 피트 마윅 미첼(Peat, Marwick, Mitchell & Co.)에도 강조했습니다. 피트 마윅의 오마하 사무소와 검토를 맡은 시카고 파트너 모두 이의 없이 우리의 배당 처리에 동의했습니다.
1984년 우리는 제너럴 푸드(General Foods)와 사실상 똑같은 거래를 했습니다. 유일한 차이는, 가이코는 '한 번에 끝내는' 공개매수를 한 반면 제너럴 푸드는 일정 기간에 걸쳐 공개시장에서 자사주를 매입했다는 점입니다. 제너럴 푸드의 경우 우리는 그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하는 날마다, 우리 지분율이 정확히 그대로 유지되도록 하는 만큼의 주식을 그 기업에 매도했습니다. 이번에도 우리 거래는 매입이 시작되기 전에 체결한 서면 계약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도 우리가 받은 돈은, 우리가 주식을 매입한 이후 우리 지분 몫으로 쌓인 유보이익보다 훨씬 적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우리는 제너럴 푸드에서 현금 2,184만 3,601달러를 받았고, 우리 지분율은 정확히 8.75%로 유지되었습니다.
이 시점에 피트 마윅의 뉴욕 사무소가 끼어들었습니다. 1984년 말 뉴욕 사무소는 피트 마윅 오마하 사무소와 검토를 맡은 시카고 파트너의 결론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뉴욕 사무소의 견해는, 가이코와 제너럴 푸드 거래를 배당 수령이 아니라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식 매도로 처리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회계 방식에 따르면, 두 기업 주식에 대한 우리 투자원가의 일부를 상환 대금에서 차감하고, 남는 이익은 배당수익이 아니라 자본이득으로 표시하게 됩니다. 이는 회계 처리 방식일 뿐 세금과는 무관합니다. 피트 마윅도 이 거래들이 국세청(IRS) 기준으로는 배당이라는 데 동의합니다.
우리는 경제적 실질의 관점에서도, 올바른 회계의 관점에서도 뉴욕 사무소의 입장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다만 한정 감사의견을 피하기 위해, 여기서는 피트 마윅의 1984년 견해를 받아들였고 그에 맞춰 1983년 수치도 재작성했습니다. 그러나 이 가운데 어느 것도 내재가치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가이코와 제너럴 푸드에 대한 우리 지분, 우리 현금, 우리 세금, 그리고 우리 보유 주식의 시장가치와 세무상 취득가액은 모두 그대로입니다.
올해도 우리는 제너럴 푸드와 계약을 다시 맺어, 그 기업이 공개시장에서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과 동시에 우리 주식을 그 기업에 매도하기로 했습니다. 이 약정은 우리 지분을 언제나 변함없이 유지하도록 짜여 있습니다. 그렇게 지분을 유지함으로써 우리는 세무상 배당 처리를 확보하게 됩니다. 우리가 보기에도 이 거래의 경제적 실질은 이번에도 배당수익의 창출입니다. 다만 이 점을 직접 다루는 회계 규정이 도입되지 않는 한, 우리는 그 상환을 배당수익이 아니라 주식 매도로 회계 처리할 것입니다. 우리는 앞으로도 그런 특별 거래를 여러분께 드리는 보고서에서 두드러지게 밝히겠습니다.
우리는 이런 비례 상환에서 낮은 세금 부담을 누리고 있고 그런 거래에 여러 차례 참여해 왔지만, 그런 자사주 매입은 주식을 팔지 않는 주주에게도 적어도 그만큼 유리하다고 봅니다. 뛰어난 사업과 넉넉한 재무 상태를 갖춘 기업이 자사 주식이 시장에서 내재가치보다 훨씬 낮게 거래되는 것을 발견했을 때, 자사주 매입만큼 주주에게 확실하게 이로운 대안은 없습니다.
(우리가 자사주 매입을 지지하는 경우는 가격과 가치의 관계가 성립되는 경우에 한정되며, '그린메일(greenmail)' 방식의 매입에까지 미치지는 않습니다. 우리는 그린메일을 혐오스럽고 역겨운 관행으로 봅니다. 이런 거래에서는 두 당사자가 아무 잘못 없고 상의도 받지 못한 제3자를 착취해 각자의 사적 목적을 이룹니다. 등장인물은 이렇습니다. (1) 주권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경영진에게 '돈 내놔라, 아니면 목숨을 내놔라'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주주' 협박꾼, (2)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서둘러 평화를 사려는 기업 내부자들. 단, 그 대가를 남이 치르는 한에서 그렇습니다. 그리고 (3) (1)을 쫓아내려고 (2)가 그 돈을 갖다 쓰는 대상인 주주들입니다. 먼지가 가라앉으면, 강도짓을 하고 떠나는 뜨내기 주주는 '자유 기업'을 논하는 연설을 하고, 강도를 당한 경영진은 '기업의 최선의 이익'을 논하는 연설을 하며, 곁에 말없이 서 있는 죄 없는 주주가 그 돈을 대는 것입니다.)
💡생각해보기
- 그린메일 - green(달러, 그린백) + blackmail(공갈·협박) = "달러로 뜯어내는 공갈”(그린메일은 "위협하는 한 주주에게만, 시장가 위 프리미엄으로 해 주는 선별적 자사주 매입을 의미한다.)
- 어떤 투자자(기업 사냥꾼)가 한 회사의 주식 대량 매집한다.
- 그러고는 경영진에게 "적대적 인수하겠다 혹은 계속 사서 흔들겠다"고 위협한다.
- 위협을 없애려고, 회사가 그 투자자의 주식만 시장가보다 비싼 프리미엄을 얹어 되사 준다(다른 주주에겐 안 주는 값).
- 사냥꾼은 단기 차익을 챙기고 떠나고, 경영진은 자리를 지키고, 그 돈은 회사 금고(나머지 주주들의 돈)에서 나간다.
| 구분 | 정상 자사주 매입 | 그린메일 |
|---|---|---|
| 사는 가격 | 내재가치 아래(시장가나 그 이하) | 시장가 위 프리미엄 |
| 대상 | 모든 주주에게 비례로(공개매수·시장매입) | 위협하는 한 명에게만 |
| 가치의 방향 | 남은 주주에게 흘러들어옴 | 남은 주주에게서 빠져나감 |
| 누가 이득 | 팔지 않은 주주 전체 | 협박꾼 + 자리 지킨 경영진 |
| 누가 손해 | 없음(오히려 이득) | 그외 나머지 주주 |
예를 한 번 들어보자.
주가 50달러, 발행주식 1,000만 주(시가총액 5억 달러)인 회사를 가정
| 단계 | 내용 | 협박꾼 | 나머지 주주(900만 주) |
|---|---|---|---|
| ① 매집 | 협박꾼이 100만 주(10%)를 주당 50달러에 매입 | −5,000만 달러 투자 | — |
| ② 위협 | "인수하겠다"며 경영진 압박 | — | — |
| ③ 되사줌 | 회사가 그 100만 주만 주당 65달러에 되삼(프리미엄 15달러) | +1,500만 달러 차익 | 회사 금고 6,500만 달러 유출 |
| ④ 결과 | 시가 50달러짜리를 65달러에 사 줌 → 프리미엄 1,500만 달러 증발 | 즉시 이탈 | 주당 약 −1.67달러 손실(+대개 위협 사라지며 주가 추가 하락) |
우리가 가장 크게 투자한 기업들은 모두, 가격과 가치 사이에 큰 괴리가 있던 시기에 상당한 규모로 자사주를 매입했습니다. 주주로서 우리는 이를 두 가지 중요한 이유에서 고무적이고 반가운 일로 봅니다. 하나는 명백하고, 다른 하나는 미묘해서 늘 이해되지는 않는 이유입니다. 명백한 쪽은 기초 산수의 문제입니다. 곧 주당 내재가치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대규모로 자사주를 매입하면, 그 가치가 곧바로 매우 큰 폭으로 올라갑니다. 기업이 자사 주식을 사들일 때는 1달러로 현재가치 2달러어치를 얻기가 쉬운 경우가 많습니다. 기업 인수 프로그램은 그만큼 잘되는 일이 거의 없고, 낙담스러울 만큼 많은 경우에 1달러를 써서 가치 1달러어치에 가까운 것조차 얻지 못합니다.
자사주 매입의 다른 이점은 정확히 측정하기는 더 어렵지만 시간이 흐르면 그에 못지않게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기업의 시장가치가 사업가치보다 훨씬 낮을 때 자사주를 매입함으로써, 경영진은 주주에게 아무 도움도 되지 않거나 오히려 해가 되면서 경영진 자신의 영역만 넓히는 행동이 아니라, 주주의 부를 늘리는 행동을 하는 쪽임을 분명히 보여 줍니다. 이를 지켜본 주주와 잠재 주주는 그 사업의 미래 수익 추정치를 높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추정치가 올라가면 시장가격도 내재가치에 더 가까워집니다. 이런 가격은 전적으로 합리적입니다. 투자자라면, 자기 이익만 좇으며 딴 북소리에 맞춰 행진하는 경영자의 손에 맡겨진 사업보다, 주주를 위하는 성향을 입증해 보인 경영자의 손에 맡겨진 사업에 더 많은 값을 치러야 마땅합니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로버트 웨스코(Robert Wesco)가 지배하는 기업의 소수주주가 되는 데 여러분은 얼마를 치르겠습니까?)
핵심 단어는 ‘실제 행동으로 보여주는가(demonstrated)’입니다. 자사주 매입이 주주에게 분명히 이로운데도 이를 한결같이 외면하는 경영자는, 자신도 아는 것 이상으로 자기 속내를 드러냅니다. '주주 부의 극대화'(요즘 가장 인기 있는 문구입니다) 같은 홍보성 문구를 아무리 자주, 아무리 유창하게 읊어도, 시장은 그에게 맡겨진 자산을 정확히 할인해 평가합니다. 그의 마음은 그의 입이 하는 말을 듣고 있지 않으며, 얼마 지나면 시장도 그 입을 듣지 않게 됩니다.
우리는 우리가 가장 많이 보유한 세 종목인 가이코, 워싱턴포스트(Washington Post), 제너럴 푸드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 덕분에, 다른 주주들과 마찬가지로 크게 번창했습니다. (네 번째로 많이 보유한 엑슨(Exxon)도 현명하고 공격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해 왔지만, 이 경우 우리는 최근에야 지분을 확보했습니다.) 이 기업들 각각에서 주주들은 헐값에 이뤄진 자사주 매입 덕분에 뛰어난 사업에 대한 자기 지분을 실질적으로 키웠습니다. 우리는 이처럼 훌륭한 사업성에 주주를 의식하는 경영진까지 갖춘 사업의 지분을 보유하는 것이 매우 든든합니다.
다음 표는 1984년 말 기준 우리의 상장주식 순보유 현황을 보여 줍니다. 모든 수치에서 웨스코와 네브래스카 퍼니처 마트의 소수주주지분에 해당하는 몫은 제외했습니다.
(원가·시가 단위: 천 달러. 주식 수는 실제 주식 수.)
| 주식 수 | 종목 | 원가 | 시가 |
|---|---|---|---|
| 690,975 | Affiliated Publications, Inc. | $3,516 | $32,908 |
| 740,400 | American Broadcasting Companies, Inc. | 44,416 | 46,738 |
| 3,895,710 | Exxon Corporation | 173,401 | 175,307 |
| 4,047,191 | General Foods Corporation | 149,870 | 226,137 |
| 6,850,000 | GEICO Corporation | 45,713 | 397,300 |
| 2,379,200 | Handy & Harman | 27,318 | 38,662 |
| 818,872 | Interpublic Group of Companies, Inc. | 2,570 | 28,149 |
| 555,949 | Northwest Industries | 26,581 | 27,242 |
| 2,553,488 | Time, Inc. | 89,327 | 109,162 |
| 1,868,600 | The Washington Post Company | 10,628 | 149,955 |
| 소계 | $573,340 | $1,231,560 | |
| 기타 보통주 전체 | 11,634 | 37,326 | |
| 보통주 합계 | $584,974 | $1,268,886 |
질적 기준과 가격 대비 가치라는 양적 기준을 모두 충족하는 주식 투자처를 찾기가 지금처럼 어려웠던 적은 10년도 더 전의 일입니다. 우리는 이 기준들을 타협하지 않으려 애쓰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가장 어려운 일임을 실감합니다. (한 영국 정치가는 19세기 자국의 위대함이 "탁월한 무위(masterly inactivity)" 정책 덕분이라고 했습니다. 이 전략은 참여자가 따르기보다 역사가가 칭송하기가 훨씬 쉽습니다.)
이 섹션 첫머리에 제시한 수치 외에도, 우리가 소유한 사업들에 관한 정보는 42-47쪽 경영진 논의(Management's Discussion)에 실려 있습니다. 웨스코의 사업에 관한 더 자세한 논의는 50-59쪽 찰리 멍거의 보고서에 담겨 있습니다. 저축대부 산업(thrift industry)의 상황에 관한 그의 언급이 특히 흥미로울 것입니다. 우리가 지배하는 다른 주요 사업으로는 네브래스카 퍼니처 마트, 시즈(See's), 버펄로 이브닝 뉴스, 보험 부문이 있으며, 여기서는 이들에 특별히 주목하겠습니다.
작년에 저는 여러분께 미시즈 B(Mrs. B, 로즈 블럼킨Rose Blumkin)와 그 가족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그들이 대단하다고 말씀드렸지만, 오히려 과소평가한 것이었습니다. 다시 한 해 동안 그들의 놀라운 재능과 인품을 지켜본 지금, 저는 블럼킨 가족보다 더 잘 굴러가거나 더 훌륭하게 처신하는 경영진을 본 적이 없다고 솔직히 말할 수 있습니다.
이사회 의장인 미시즈 B는 이제 91세인데, 최근 지역 신문에 이런 말이 인용되었습니다. "저는 먹고 자려고 집에 올 뿐, 그게 다예요. 날이 밝기만을 기다렸다가 얼른 가게로 돌아갑니다." 미시즈 B는 주 7일, 개점부터 폐점까지 매장을 지키며, 아마 대다수 CEO가 1년에 내리는 것보다 더 많은 결정을 하루에 내립니다(그것도 더 나은 결정을요).
5월에 미시즈 B는 뉴욕 대학교(New York University)로부터 상업학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그녀는 "초고속(fast track)" 학생입니다. 박사 학위를 받기 전까지 평생 단 하루도 교실에서 보낸 적이 없으니까요.) NYU에서 경영 분야 명예 학위를 받은 이전 수상자로는 엑슨(Exxon Corp.) CEO 클리프턴 가빈 주니어(Clifton Garvin, Jr.), 당시 씨티코프(Citicorp) CEO 월터 리스턴(Walter Wriston), 당시 IBM CEO 프랭크 캐리(Frank Cary), 당시 제너럴 모터스(General Motors) CEO 톰 머피(Tom Murphy), 그리고 가장 최근의 폴 볼커(Paul Volcker)가 있습니다. (좋은 사람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셈입니다.)
블럼킨 가문의 피는 묽어지지 않았습니다. 미시즈 B의 아들 루이(Louie)와 그의 세 아들 론, 어브, 스티브(Ron, Irv, Steve)는 모두 NFM의 놀라운 성공에 온전히 기여하고 있습니다. 젊은 세대는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경영대학원, 곧 미시즈 B와 루이가 운영하는 학교를 다녔고, 그 훈련의 성과는 이들의 실적에서 뚜렷이 드러납니다.
작년에 NFM의 순매출은 1,430만 달러 늘어 총 1억 1,500만 달러에 이르렀는데, 이 모두가 오마하의 매장 단 한 곳에서 나온 것입니다. 이는 미국에서 단일 가정용 가구 매장이 올린 매출로는 단연 최대 규모입니다. 실제로 작년 매출 증가분 자체가 성공한 상당수 중견 매장의 연간 매출보다 컸습니다. 이 사업이 이런 성공을 거두는 것은 그럴 자격이 있기 때문입니다. 몇 가지 수치가 그 이유를 말해 줄 것입니다.
미국 최대의 독립 가정용 가구 전문 소매업체인 레비츠 퍼니처(Levitz Furniture)는 1984 회계연도 10-K 보고서에서 자사 가격을 "대체로 해당 상권의 전통적인 가구 매장이 매기는 가격보다 낮다"고 설명했습니다. 레비츠는 그해 44.4%의 매출총이익률로 영업했습니다(즉 평균적으로 고객은 레비츠가 55.60달러에 사 온 상품에 100달러를 지불한 셈입니다). NFM의 매출총이익률은 그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에 불과합니다. NFM이 이처럼 낮은 마진을 붙일 수 있는 것은 남다른 효율 덕분입니다. 영업비용(인건비, 점포 임차료, 광고 등)이 매출의 약 16.5%로, 레비츠의 35.6%와 대비됩니다.
이 가운데 어느 것도 레비츠를 비판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레비츠도 잘 운영되는 사업입니다. 다만 NFM의 사업은 그야말로 비범합니다(게다가 이 모두가 1937년 미시즈 B가 투자한 500달러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NFM은 견줄 데 없는 효율과 빈틈없는 대량 매입으로 뛰어난 자본이익률을 올립니다. 동시에 고객이 같은 상품을 통상적인 마진을 붙이는 매장에서 살 때 평균적으로 치러야 할 비용에서 해마다 최소 3,000만 달러를 아껴 줍니다. 이런 절감 덕분에 NFM은 상권을 끊임없이 넓히고, 그리하여 오마하 시장의 자연 성장을 훨씬 웃도는 성장을 누립니다.
여러 사람이 제게 블럼킨 가족이 사업에 어떤 비결을 발휘하는지 물어 왔습니다. 그 비결은 그다지 심오하지 않습니다. 가족 구성원 모두가 이렇게 합니다. (1) 벤 프랭클린(Ben Franklin)과 호레이쇼 앨저(Horatio Alger)조차 낙오자처럼 보이게 할 만한 열정과 에너지로 몰두합니다. (2) 자신들이 특별히 잘하는 영역을 대단히 현실적으로 규정하고, 그 안의 모든 일을 과감하게 결정합니다. (3) 그 영역 밖의 일이라면 아무리 솔깃한 제안이라도 무시합니다. (4) 거래하는 모든 사람에게 한결같이 품격 있게 처신합니다. (미시즈 B는 이를 "싸게 팔고 진실을 말하라(sell cheap and tell the truth)"로 간추립니다.)
미시즈 B와 그 가족이 얼마나 성실한지는 우리가 이 사업의 90%를 인수할 때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NFM은 한 번도 회계 감사를 받은 적이 없었지만 우리는 감사를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재고 실사도 하지 않았고 매출채권을 확인하지도 않았으며, 부동산 권리 관계도 조사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미시즈 B에게 5,500만 달러짜리 수표를 건넸고, 그녀는 우리에게 약속의 말을 주었습니다. 그것으로 대등한 교환이 이루어졌습니다.
여러분과 저는 블럼킨 가족과 동업하게 되어 행운입니다.
아래는 블루칩 스탬프스(Blue Chip Stamps)가 인수한 이후 시즈(See's)의 실적을 늘 하던 대로 정리한 것입니다.
(52~53주 회계연도, 12/31 무렵 종료)
| 회계연도 | 매출액 | 세후 영업이익 | 판매 사탕(파운드) | 연말 매장 수 |
|---|---|---|---|---|
| 1984 | $135,946,000 | $13,380,000 | 24,759,000 | 214 |
| 1983 (53주) | 133,531,000 | 13,699,000 | 24,651,000 | 207 |
| 1982 | 123,662,000 | 11,875,000 | 24,216,000 | 202 |
| 1981 | 112,578,000 | 10,779,000 | 24,052,000 | 199 |
| 1980 | 97,715,000 | 7,547,000 | 24,065,000 | 191 |
| 1979 | 87,314,000 | 6,330,000 | 23,985,000 | 188 |
| 1978 | 73,653,000 | 6,178,000 | 22,407,000 | 182 |
| 1977 | 62,886,000 | 6,154,000 | 20,921,000 | 179 |
| 1976 (53주) | 56,333,000 | 5,569,000 | 20,553,000 | 173 |
| 1975 | 50,492,000 | 5,132,000 | 19,134,000 | 172 |
| 1974 | 41,248,000 | 3,021,000 | 17,883,000 | 170 |
| 1973 | 35,050,000 | 1,940,000 | 17,813,000 | 169 |
| 1972 | 31,337,000 | 2,083,000 | 16,954,000 | 167 |
이 실적은 전반적으로 밀려오는 밀물 덕분에 나온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상자형 초콜릿 업계의 이름난 업체들 상당수가 같은 기간에 손실을 보거나 간신히 이익을 냈습니다. 우리가 아는 한,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경쟁사 가운데 높은 수익성을 이룬 곳은 단 하나뿐입니다. 시즈의 성공은 탁월한 제품과 탁월한 경영자 척 허긴스(Chuck Huggins)의 결합을 보여 줍니다.
1984년에 우리는 최근 몇 년간의 관행보다 가격을 훨씬 덜 올렸습니다. 파운드당 실현 가격은 5.49달러로, 1983년보다 겨우 1.4% 높았습니다. 다행히 우리는 최근 몇 년간 우리를 괴롭혀 온 원가 관리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뤘습니다. 원재료비를 뺀 파운드당 원가는 작년에 겨우 2.2% 올랐습니다. 원재료비는 대체로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비용 항목입니다.
우리의 원가 관리 문제는 동일점포 기준 판매량이 완만하게 줄어드는 문제 때문에 더 심해졌습니다(판매량은 달러가 아니라 파운드로 측정합니다). 최근 몇 년간 매장을 통해 판매된 총 파운드 수가 대체로 일정한 수준으로 유지된 것은 오로지 해마다 매장을 몇 곳씩 순증한 덕분입니다. 같은 판매량을 올리는 데 더 많은 매장이 필요한 이런 상황은 자연히 파운드당 판매 비용에 큰 부담을 줍니다.
1984년에 동일점포 매출은 1.1% 줄었습니다. 다만 전체 매장 판매량은 매장 수 증가 덕분에 0.6% 늘었습니다. (두 수치 모두 1983년이 53주 회계연도였던 점을 보정한 값입니다.)
시즈의 사업은 해가 갈수록 계절성이 조금씩 더 짙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크리스마스 직전 4주 동안 우리는 연간 판매량의 40%를 올리고 연간 이익의 약 75%를 법니다. 부활절과 밸런타인데이 기간에도 상당한 금액을 벌지만, 나머지 기간에는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합니다. 최근 몇 년간 크리스마스 매장 판매량의 상대적 비중이 커졌고, 대량 주문과 우편 주문도 함께 늘었습니다. 크리스마스 기간에 사업이 이렇게 더 집중되면서 숱한 경영상의 문제가 생겼는데, 척과 그의 동료들은 이 모두를 남다른 솜씨와 품위로 처리해 냈습니다.
그들의 해법은 서비스의 질이나 제품의 질 어느 쪽도 결코 타협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보다 규모가 큰 경쟁사 대다수는 그렇게 말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들은 우리보다 수요 변동성이 다소 덜 극단적인데도, 생산 주기를 고르게 하고 그리하여 단위당 원가를 낮추려고 방부제를 넣거나 완제품을 냉동합니다. 우리는 그런 기법을 거부하며, 사실상 제품을 손보기보다 생산의 골칫거리를 떠안는 쪽을 택합니다.
쇼핑몰에 있는 우리 매장은 새로 등장한 수많은 식품·스낵 업체와 마주하는데, 이들은 특히 비명절 기간에 강력한 경쟁 상대가 됩니다. 우리는 맞서 싸울 새 제품이 필요했고, 1984년에 캔디 바 여섯 종을 선보여 전반적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추가 제품 출시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1985년에 우리는 파운드당 원가 상승을 물가상승률 아래로 억제하려는 노력을 더 강화할 것입니다. 다만 이런 노력이 계속 성공하려면 동일점포 판매량(파운드 기준)이 늘어야 합니다. 1985년 가격은 1984년보다 평균 6~7% 높을 것으로 보입니다. 동일점포 매출에 변화가 없다고 가정하면, 이익은 완만하게 늘어날 것입니다.
1984년 버펄로 뉴스의 이익은 우리 예상보다 훨씬 컸습니다. 시즈에서와 마찬가지로, 비용 관리에서 훌륭한 진전이 있었습니다. 편집국 근무 시간을 빼면, 총 근무 시간은 약 2.8% 줄었습니다. 이런 생산성 개선 덕분에 전체 비용은 4.9% 늘어나는 데 그쳤습니다. 스탠 립시(Stan Lipsey)와 그의 경영진이 낸 이 성과는 업계에서 손꼽히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비용 상승이 빨라지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1984년 중반에 우리는 큰 폭의 "따라잡기(catch-up)" 임금 인상을 담은 새 다년 노조 계약을 맺었습니다. 이 따라잡기 인상은 전적으로 정당합니다. 수익이 나지 않던 1977~1982년 동안 노조가 보여준 협력 정신은, 우리가 커리어-익스프레스(The Courier-Express)와 비용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요인이었습니다. 우리가 비용을 낮게 지키지 못했다면, 그 싸움의 결과는 사뭇 달라졌을지도 모릅니다.
새 노조 계약이 저마다 다른 날짜에 발효되었기 때문에, 따라잡기 인상분은 1984년 비용에 거의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 인상은 1985년에 거의 전부 적용됩니다. 따라서 올해 우리의 단위 인건비는 업계보다 훨씬 높은 속도로 오를 것입니다. 우리는 생산성을 조금씩 꾸준히 높여 이 상승을 누그러뜨리려 하지만, 올해 인건비가 크게 오르는 것은 피할 수 없습니다. 신문용지 가격 흐름도 1984년보다 지금이 덜 우호적입니다. 주로 이 두 요인 때문에, 버펄로 뉴스의 마진은 적어도 소폭은 줄어들 것으로 봅니다.
버펄로 뉴스에서 우리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 경제적으로 매우 중요한 두 가지 요인이 있습니다.
(1) 우리 발행부수는 광고주에게 효용이 가장 큰 지역에 유별나게 집중되어 있습니다. 반면 발행 범위가 넓은 "지역(Regional)" 신문은 발행부수의 상당 부분이 대다수 광고주에게 효용이 거의 없는 지역에 흩어져 있습니다. 수백 마일 떨어진 곳의 구독자는, 안내 광고로 팔려는 강아지의 잠재 구매자로도, 대도시권에만 매장을 둔 식료품상의 손님으로도 별 의미가 없습니다. 광고주들이 "낭비된(Wasted)" 발행부수라 부르는 이것은 수익성을 갉아먹습니다. 신문의 비용은 대체로 총 발행부수에 따라 정해지지만, 광고 수입(보통 전체 수입의 70~80%)은 쓸모 있는 발행부수에만 반응하기 때문입니다.
(2) 버펄로 소매 시장에 대한 우리의 침투율은 남다릅니다. 광고주는 오직 버펄로 뉴스만 써도 잠재 고객 거의 전부에게 닿을 수 있습니다.
작년에 저는 이 남다른 독자 호응을 말씀드렸습니다. 당시 우리는 전국 100대 신문 가운데 침투율에서 일간은 1위, 일요판은 3위였습니다. 가장 최근 수치를 보면 우리는 평일 침투율 1위, 일요판 2위입니다. (그럼에도 버펄로의 가구 수가 줄어, 현재 평일 발행부수는 소폭 감소했습니다. 일요판은 변동이 없습니다.)
저는 또 이 남다른 독자 호응의 주요 이유 중 하나가, 우리가 독자에게 전하는 남다른 양의 뉴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우리 신문은 지면에서 뉴스가 차지하는 비율이, 우리와 비슷한 규모의 어떤 지배적 신문보다도 높습니다. 1984년 우리의 "뉴스 홀(news hole)" 비율은 50.9%로(1983년 50.4%), 통상적인 35~40%를 크게 넘어서는 수준이었습니다. 우리는 이 비율을 앞으로도 50%대로 유지할 것입니다. 또한 작년에 다른 부서의 총 근무 시간을 줄이면서도, 편집국의 고용 수준은 그대로 지켰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입니다. 1984년 편집국 비용은 9.1% 늘어, 전체 비용 증가율 4.9%를 크게 넘어섰습니다.
뉴스 홀 정책 때문에 우리는 신문용지에 상당한 추가 비용을 씁니다. 그 결과 우리의 뉴스 비용(뉴스 홀에 쓰이는 신문용지에 편집국의 인건비와 경비를 더한 것)은 수입 대비 비율로 보면, 우리와 비슷한 규모의 지배적 신문 대부분보다 높습니다. 그러나 우리 신문이든 다른 어떤 지배적 신문이든 이 비용을 감당할 여력은 충분합니다. 비슷한 규모의 신문에서 "높은" 뉴스 비용과 "낮은" 뉴스 비용의 차이는 많아야 3%포인트 정도인 반면, 세전 이익률은 흔히 그 열 배에 이르기 때문입니다.
지배적 신문의 경제성은 탁월하며, 기업 세계에서 손꼽힐 만큼 좋습니다. 소유주들은 당연히, 자신들의 놀라운 수익성이 오직 한결같이 훌륭한 제품을 내놓기 때문에 얻어진다고 믿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이 편안한 이론은 불편한 사실 앞에서 시들고 맙니다. 일류 신문이 훌륭한 이익을 내는 것은 맞지만, 삼류 신문의 이익도 그에 못지않거나 오히려 더 낫습니다. 어느 쪽이든 자기 지역에서 지배적이기만 하다면 그렇습니다. 물론 그 신문이 지배적 위치에 오르는 데는 제품의 질이 결정적이었을 수 있습니다. 뉴스가 그런 경우였다고 우리는 봅니다. 우리에 앞서 이끌었던 앨프리드 커치호퍼(Alfred Kirchhofer) 같은 사람들의 공이 매우 컸습니다.
일단 지배적 위치에 오르고 나면, 그 신문이 얼마나 좋을지 나쁠지는 시장이 아니라 신문 자신이 정합니다. 좋든 나쁘든 그 신문은 번창합니다. 대다수 사업은 그렇지 않습니다. 품질이 떨어지면 대개 경제성도 떨어집니다. 그러나 형편없는 신문조차 대다수 시민에게는 그 "게시판(bulletin board)" 가치만으로도 남는 장사입니다. 다른 조건이 같다면, 형편없는 제품은 일류 제품만큼의 독자 수에는 이르지 못합니다. 그렇더라도 형편없는 제품 역시 대다수 시민에게 여전히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고, 그들의 관심을 붙드는 것은 광고주의 관심도 붙들게 됩니다.
높은 기준은 시장이 부과해 주지 않으므로, 경영진이 스스로 부과해야 합니다. 뉴스에 평균 이상으로 지출하겠다는 우리의 다짐은 중요한 양적 기준입니다. 그보다 훨씬 중요한 질적 기준은 스탠 립시와 머리 라이트(Murray Light)가 앞으로도 지켜 나가리라 우리는 믿습니다. 찰리와 저는 신문이 사회에서 매우 특별한 기관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뉴스를 자랑스럽게 여기며, 앞으로는 그 자부심이 더욱 커질 만하도록 만들려 합니다.
아래는 보험 업계의 두 가지 핵심 수치를 담은 우리의 익숙한 표를 최신판으로 갱신한 것입니다.
| 연도 | 연간 수입보험료 증가율(%) | 계약자 배당 후 합산비율 |
|---|---|---|
| 1972 | 10.2 | 96.2 |
| 1973 | 8.0 | 99.2 |
| 1974 | 6.2 | 105.4 |
| 1975 | 11.0 | 107.9 |
| 1976 | 21.9 | 102.4 |
| 1977 | 19.8 | 97.2 |
| 1978 | 12.8 | 97.5 |
| 1979 | 10.3 | 100.6 |
| 1980 | 6.0 | 103.1 |
| 1981 | 3.9 | 106.0 |
| 1982 | 4.4 | 109.7 |
| 1983 (수정치) | 4.5 | 111.9 |
| 1984 (추정치) | 8.1 | 117.7 |
출처: 베스트(Best's Aggregates and Averages)
베스트의 데이터는 주식회사형·상호회사형·교환형 보험사를 포함해 사실상 업계 전체의 경험을 반영합니다. 합산비율(combined ratio)은 보험료 수입 대비 총 보험 비용(발생 손해에 사업비를 더한 것)을 나타냅니다. 비율이 100 미만이면 언더라이팅 이익을, 100을 넘으면 손실을 뜻합니다.
여러 해 동안 우리는, 합산비율이 대체로 그대로 유지되려면 업계 수입보험료가 매년 약 10%씩 늘어야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이 주장을 펴면서 우리는 두 가지를 가정했습니다. 하나는 보험료 규모 대비 사업비 비율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손해가 매년 약 10%씩 늘어난다는 것입니다. 손해가 느는 이유는 계약 건수 증가와 인플레이션, 그리고 보험이 보장하는 범위를 넓히는 사법 판결이 함께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견해는 낙담스러울 만큼 정확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1979년 이후 보험료가 매년 10%씩 늘었다면 1984년까지 누적 61% 증가해, 1984년 합산비율은 1979년의 100.6과 거의 같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업계 보험료는 30% 느는 데 그쳤고, 1984년 합산비율은 117.7이었습니다. 오늘날에도 우리는 언더라이팅 수익성의 추세를 가늠하는 핵심 지표가 업계 보험료 규모의 전년 대비 증감률이라고 믿습니다.
이제 1985년 보험료 규모는 10%를 훌쩍 넘겨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대재해가 "정상적인" 수준이라고 가정하면, 합산비율은 연말로 갈수록 내려가기 시작할 것으로 봅니다. 그러나 우리의 업계 전반 손해 가정(즉 매년 10% 증가) 아래에서는, 합산비율을 다시 100으로 되돌리려면 보험료가 5년 동안 매년 15%씩 늘어야 합니다. 이는 1989년까지 업계 규모가 두 배가 된다는 뜻인데, 우리가 보기에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그보다는 몇 해 동안 보험료가 10%를 다소 넘는 수준으로 늘고, 그 뒤에는 치열한 가격 경쟁이 이어져 합산비율이 대체로 108~113 범위에 놓일 것으로 예상합니다.
1984년 우리 합산비율은 부끄럽게도 134였습니다. (이 서한 전체가 그렇듯 여기서도 이 비율을 낼 때 정기금 배상(structured settlements)과 손해준비금 인수는 제외했습니다. 이 비율에 미치는 중단 사업의 영향을 비롯해 훨씬 자세한 내용은 42-43쪽에 실려 있습니다.) 우리 언더라이팅 성과가 업계보다 훨씬 나빴던 것은 이번이 3년째입니다. 우리는 1985년에 합산비율이 개선될 것으로 보며, 그 개선 폭도 업계보다 상당히 클 것으로 기대합니다. 마이크 골드버그(Mike Goldberg)는 그가 보험 사업을 맡기 전에 제가 저지른 실수를 많이 바로잡았습니다. 게다가 우리 사업은 지난 몇 년간 평균보다 나쁜 실적을 낸 종목에 집중되어 있는데, 그런 상황이 경쟁사 상당수의 기세를 꺾기 시작했고 일부는 아예 퇴출시켰습니다. 경쟁이 흔들리는 사이, 우리는 1984년 하반기에 몇몇 중요한 종목에서 사업을 거의 잃지 않으면서 가격을 크게 올릴 수 있었습니다.
몇 해 동안 저는, 우리의 탁월한 재무 건전성이 보험 사업의 경쟁 위치에 실질적 차이를 만드는 날이 올 수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날이 온 듯합니다. 우리는 거의 틀림없이 미국에서 가장 강한 손해보험(재산·상해) 사업체이며, 규모가 훨씬 큰 유명 기업들보다도 훨씬 뛰어난 자본 상태를 갖추고 있습니다.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그 우위를 지키는 것이 우리 기업의 방침이라는 점입니다. 보험 구매자는 현금을 내주고 약속 하나만을 받습니다. 그 약속의 가치는 번영이 아니라 역경의 가능성에 견주어 평가해야 합니다. 적어도 그 약속은, 금융시장 침체와 유난히 불리한 언더라이팅 실적이 오래 겹치는 상황도 견뎌 낼 수 있어 보여야 합니다. 우리 보험 자회사들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약속을 지킬 뜻과 능력을 모두 갖추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분명히 말할 수 있는 다른 기업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우리의 재무 건전성은 작년에 말씀드린 정기금 배상과 손해준비금 인수 사업에서 특히 값진 자산입니다. 정기금 배상의 청구인과 손해준비금을 재보험으로 넘긴 보험사는,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지급이 어김없이 이루어지리라 완전히 확신할 수 있어야 합니다. 손해보험(재산·상해) 분야에서 이처럼 의심의 여지 없는 장기 건전성 시험을 통과할 수 있는 기업은 매우 드뭅니다. (실제로 우리가 우리 부채를 재보험으로 맡길 만한 기업은 손에 꼽을 정도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이 새로운 사업 종목에서 성장해 왔습니다. 인수한 부채에 대응하려고 보유한 자금은 그해에 1,620만 달러에서 3,060만 달러로 늘었습니다. 우리는 이 성장이 이어지고 어쩌면 크게 빨라질 것으로 봅니다. 이 예상 성장을 뒷받침하려고, 우리는 정기금 배상과 손해준비금 인수를 전문으로 하는 재보험 자회사 컬럼비아 인슈어런스(Columbia Insurance Company)에 자본을 크게 늘려 넣었습니다. 이 사업들은 경쟁이 매우 치열하지만, 수익은 만족스러울 것입니다.
가이코(GEICO)의 소식은 늘 그렇듯 대체로 좋습니다. 이 기업은 1984년 주력 보험 사업에서 훌륭한 물량 성장을 이뤘고, 투자 포트폴리오 성과도 계속 비범했습니다. 언더라이팅 실적은 연말 들어 나빠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업계보다 훨씬 낫습니다. 연말 기준 우리의 가이코 지분은 36%였습니다. 따라서 가이코의 원수 손해보험(재산·상해) 물량 8억 8,500만 달러 가운데 우리 몫은 3억 2,000만 달러로, 우리 자체 보험료 규모의 두 배를 훌쩍 넘었습니다.
지난 몇 년간 저는 가이코 주가의 상승세가 그 기업의 사업 성과를 크게 앞질렀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사업 성과 자체도 눈부셨는데 말입니다. 그 몇 해 동안, 우리 대차대조표에 실린 가이코 투자의 장부가액은 가이코 내재가치의 성장 속도보다 빠르게 불어났습니다. 저는 주가가 사업 성과보다 앞서가는 일이 매년 일어날 수는 없으며, 어떤 해에는 주가가 사업 성과에 못 미칠 수밖에 없다고 경고드렸습니다. 1984년이 바로 그런 해였습니다. 우리 가이코 지분의 장부가액은 거의 변하지 않은 반면, 그 지분의 내재가치는 상당히 커졌습니다. 1984년 초 버크셔 해서웨이 순자산의 27%가 가이코였기 때문에, 가이코 시장가치가 제자리에 머문 것은 그해 우리 수익률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우리는 그런 결과가 조금도 불만스럽지 않습니다. 우리는 가이코의 내재가치가 X의 절반만 늘고 시장가치가 치솟는 쪽보다는, 그해에 시장가치가 떨어지더라도 가이코의 사업 가치가 X만큼 커지는 쪽을 훨씬 더 바랍니다. 가이코의 경우도 우리의 모든 투자가 그렇듯, 우리는 시장 성과가 아니라 사업 성과를 봅니다. 우리가 사업에 대한 예상이 옳다면, 시장은 결국 따라올 것입니다.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인 여러분은 가이코의 잭 번(Jack Byrne), 빌 스나이더(Bill Snyder), 루 심프슨(Lou Simpson)의 재능에서 엄청난 혜택을 누렸습니다. 가이코는 핵심 사업인 저비용 자동차·주택 보험에서 크고 지속 가능한 경쟁 우위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는 사업 세계에서 일반적으로 드문 자산이며, 금융 서비스 분야에서는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다. (가이코 자신이 이 점을 잘 보여줍니다. 뛰어난 경영진에도 불구하고, 가이코는 핵심 사업이 아닌 다른 모든 시도에서는 우월한 수익성을 얻지 못했습니다.) 큰 산업에서 가이코 같은 경쟁 우위는 남다른 경제적 보상의 잠재력을 열어 주며, 잭과 빌은 그 잠재력을 실현하는 데 계속 뛰어난 솜씨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가이코의 핵심 보험 사업이 벌어들이는 자금은 대부분 루가 투자에 쓸 수 있도록 맡겨집니다. 루는 뛰어난 장기 투자 성과를 낳는 기질적·지적 특성을 좀처럼 보기 드물게 두루 갖추고 있습니다. 그는 평균보다 낮은 위험을 안고 운용하면서도, 보험 업계에서 단연 최고인 수익을 냈습니다. 저는 이 세 뛰어난 경영자의 노력과 재능에 박수를 보내고 감사드립니다.
손해보험 사업에 상당한 이해관계를 가진 기업의 주주라면, 그 업계의 당기 이익 보고에 내재된 약점을 어느 정도는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필 그레이엄(Phil Graham)은 워싱턴포스트(Washington Post) 발행인 시절, 일간지를 두고 "역사의 첫 거친 초고"라고 표현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손해보험사의 재무제표는 잘해야 이익과 재무 상태의 첫 거친 초고를 제공할 뿐입니다.
핵심 문제는 비용을 확정하는 일입니다. 보험사 비용의 대부분은 청구된 손해에서 발생하는데, 당해 연도 수익에 대응시켜 계상해야 할 손해 가운데 상당수는 추정하기가 지극히 어렵습니다. 때로는 이런 손해의 규모는 물론이고 그 존재 자체조차 수십 년 동안 알려지지 않기도 합니다.
손해보험사의 당기 손익계산서에 계상되는 손해비용은 다음을 나타냅니다. (1) 그해에 발생하여 지급된 손해, (2) 그해에 발생하여 보험사에 보고되었으나 아직 정산되지 않은 손해의 추정액, (3) 그해에 발생했지만 보험사가 아직 인지하지 못한 손해의 최종 지급액 추정치("IBNR", 발생했으나 미보고, incurred but not reported이라 부릅니다), 그리고 (4) 과거 연도에 산정한 (2)와 (3)의 유사 추정치를 올해 수정한 데서 생기는 순효과입니다.
이런 수정은 오랫동안 지연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X년 이익을 잘못 표시하게 만든 손해 추정치는 결국 언젠가는 바로잡아야 합니다. 그 시점이 X+1년이든 X+10년이든 말입니다. 이는 필연적으로 수정이 이루어지는 해의 이익 역시 잘못 표시된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1979년에 우리 피보험자 중 한 명이 어떤 청구인에게 상해를 입혔고, 우리가 그 합의금이 1만 달러 정도일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해에 우리는 그 손해의 추정 비용으로 1만 달러를 손익계산서에 계상하고, 그에 맞추어 대차대조표에 같은 금액의 부채 준비금을 설정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1984년에 그 청구를 10만 달러에 정산한다면, 우리는 1984년에 9만 달러의 손해원가를 이익에 계상하게 됩니다. 실제로 그 비용은 1979년의 비용이었는데도 말입니다. 그리고 만약 그 계약이 1979년 우리의 유일한 영업이었다면, 우리는 비용에 관해 스스로를, 이익에 관해 여러분을 심각하게 오도한 셈이 됩니다.
손해보험사의 손익계산서에 겉보기에 정밀한 형태로 나타나는 수치를 짜맞추려면 추정치를 광범위하게 쓸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경영진의 의도가 아무리 올바르더라도 어느 정도의 오차는 스며들기 마련입니다. 오차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부분의 보험사는 여러 통계 기법을 동원하여, 총 부채를 추정하는 원자료를 이루는 수천 건의 개별 손해 평가액(개별추산액, case reserves이라 부릅니다)을 조정합니다. 이런 조정으로 생기는 추가 준비금은 일괄·발생추이·보충 준비금("bulk", "development", "supplemental")이라 다양하게 불립니다. 이 조정의 목표는, 재무제표 기준일 이전에 발생한 모든 손해가 최종적으로 지급될 때 손해준비금 총액이 약간 과대하다고 판명될 확률과 약간 과소하다고 판명될 확률이 반반이 되도록 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버크셔 해서웨이에서 우리는 적정하다고 판단한 보충 준비금을 추가해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그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준비금 적립에 개입된 오차의 규모를 여러분이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여러분 스스로 이 과정이 얼마나 부정확한지 확인할 수 있고, 또한 우리에게 어떤 구조적 편향이 있어서 우리의 현재와 미래 수치를 경계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다음 표는 최근 몇 년간 우리가 여러분에게 보고해 온 보험 언더라이팅 손익을 보여 줍니다. 아울러 "지금 우리가 안다고 생각하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 하는 기준으로 1년 뒤에 다시 계산한 값도 함께 제시합니다. "지금 우리가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조정된 수치에도 여전히 앞선 연도에 발생한 손해에 대한 수많은 추정치가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앞선 연도의 청구 가운데 상당수가 이미 정산되었으므로, 1년 뒤의 추정치는 그 이전 추정치보다 어림짐작이 덜 들어가 있습니다.
| 연도 | 언더라이팅 손익 (여러분께 보고한 대로) | 1년 경과 후 수정 수치 |
|---|---|---|
| 1980 | $6,738,000 | $14,887,000 |
| 1981 | 1,478,000 | (1,118,000) |
| 1982 | (21,462,000) | (25,066,000) |
| 1983 | (33,192,000) | (50,974,000) |
| 1984 | (45,413,000) | ? |
우리의 정기금 배상(structured settlement) 및 손해준비금 인수(loss-reserve assumption) 사업은 이 표에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손해준비금 실적에 관한 중요한 추가 정보는 43~45쪽에 실려 있습니다.
이 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가장 최근 수치를 설명하겠습니다. 1984년에 보고된 세전 언더라이팅 손실 4,540만 달러는, 1984년 영업에서 잃었다고 추정하는 2,760만 달러에 1983년 수정 수치에 반영된 손실 증가분 1,780만 달러를 더한 것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생각해보기
보험 손실은 몇 년에 걸쳐 정체가 드러나므로, 올해 보고하는 손실에는 올해 것의 현재 추정 + 지난해 것을 잘못 잡았던 걸 바로잡는 몫.
이번 주주서한에서 보고된 세전 언더랑팅 손실 4,540만 달러 = 2,760만 달러(추정) + 1,780만 달러(1983년 수정 수치 손실 증가분)
| 1983년 언더라이팅 손실 | 금액 |
|---|---|
| 당시 여러분께 보고한 값 | ($33,192,000) |
| 1년 경과 후 수정된 값 | ($50,974,000) |
| 악화분 (= 1984년에 반영) | ($17,782,000) ≈ $17.8M |
표를 살펴보면 아시겠지만, 제가 여러분에게 보고한 수치의 오차는 상당했고, 최근에는 언제나 실제보다 언더라이팅 상황을 더 좋게 보이도록 제시했습니다. 이 점이 저에게 특히 유감스러운 이유는 이렇습니다. (1) 저는 여러분이 제 말을 믿고 의지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2) 우리 보험 담당자들과 저는, 손실의 전모를 제대로 이해했더라면 가졌을 절박함보다 분명 덜한 절박함으로 대응했습니다. (3) 우리는 과대 계상된 이익을 기준으로 산정한 법인세를 납부했고, 그리하여 낼 필요가 없었던 돈을 정부에 냈습니다. (이렇게 더 낸 세금은 결국 스스로 바로잡히지만, 그 지연은 길고 우리는 초과 납부한 금액에 대해 이자를 받지 못합니다.)
우리 사업은 배상책임 및 재보험 부문에 치우쳐 있기 때문에, 우리는 손해보험(property insurance)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보다 손해원가를 추정하는 데 더 많은 어려움을 겪습니다. (여러분이 보험에 든 건물이 불타면 비용을 훨씬 빨리 확정할 수 있습니다. 반면 여러분이 보험을 인수한 고용주가 수십 년 전에 시킨 일 때문에 퇴직자 한 명이 질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경우에는 그렇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저는 우리의 오차가 부끄럽습니다. 우리의 원수보험 사업에서, 우리는 배심원단과 법원이 사실관계나 책임 성립에 관한 과거 판례와 무관하게 "돈 많은 쪽(deep pocket)"에게 물리려는 경향이 급격히 커지는 것을 크게 과소평가했습니다. 또한 거액의 배상 판결에 관한 언론 보도가 배심원단에 미치는 전염 효과도 과소평가했습니다. 우리가 준비금 과소 적립에서 최악의 경험을 한 재보험 분야에서는, 우리 고객 보험사들이 같은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우리는 그들이 제공하는 정보를 바탕으로 준비금을 설정하므로, 그들의 실수는 곧 우리의 실수가 되었습니다.
최근에 우리 보험 회계 문제에 딱 들어맞는 이야기를 하나 들었습니다. 한 남자가 해외를 여행하던 중 여동생에게서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셨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오빠는 도저히 장례식에 맞춰 귀국할 수 없었기에, 여동생에게 장례 절차를 알아서 처리하고 청구서를 자기에게 보내라고 했습니다. 귀국한 뒤 그는 수천 달러짜리 청구서를 받았고 곧바로 지불했습니다. 다음 달에 15달러짜리 청구서가 또 날아왔고, 그것도 지불했습니다. 그다음 달에도 비슷한 청구서가 왔습니다. 그리고 또 다음 달에 세 번째로 15달러짜리 청구서가 오자, 그는 여동생에게 전화를 걸어 대체 무슨 일이냐고 물었습니다. "아, 맞다." 여동생이 말했습니다. "깜빡했는데, 아빠 장례식 때 빌린 양복을 입혀서 장례를 치렀어."
최근 몇 년간, 특히 재보험 사업에서 보험업에 몸담아 온 사람이라면 이 이야기가 아프게 다가옵니다. 우리는 "빌린 정장(rented suit)" 같은 부채를 하나도 빠짐없이 현재 재무제표에 담으려고 노력해 왔습니다. 그러나 과거의 오차 기록을 보면 우리는 겸손해야 하고, 여러분은 의심을 품어야 합니다. 저는 앞으로도 해마다 드러나는 오차를, 그것이 플러스든 마이너스든, 여러분에게 계속 보고하겠습니다.
업계의 준비금 적립 오차가 전부 악의 없이 어리석어서 생긴 부류였던 것은 아닙니다. 최근 몇 년간 언더라이팅 손익이 워낙 나빴던 데다, 경영진이 재무제표 작성에서 상당한 재량을 가지다 보니, 인간 본성의 볼썽사나운 면모가 드러났습니다. 손해원가를 현실적으로 평가하면 사업을 접어야 할 기업들이, 어떤 경우에는 그저 이 아직 지급하지 않은 금액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바라보는 쪽을 택했습니다. 또 어떤 기업들은 실제 당기 손해원가를 감추기 위해 온갖 거래에 손을 댔습니다.
이 두 가지 수법은 모두 상당 기간 "먹힐" 수 있습니다. 외부 감사인은 손해보험사의 재무제표를 효과적으로 감시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어느 보험사의 부채를 올바로 계상했을 때 자산을 초과한다면, 이 음울한 사실을 자진해서 밝히는 일은 그 보험사의 몫으로 남습니다. 다시 말해, 시신이 스스로 사망진단서를 작성해야 하는 셈입니다. 이런 "양심에 맡기는 방식(honor system)"의 사망 확인 아래에서는, 시신이 때때로 자신에게 유리하게 판단을 내립니다.
물론 대부분의 사업에서 지급불능 기업은 현금이 바닥납니다. 그런데 보험은 다릅니다. 파산했으면서도 현금은 넉넉할 수 있습니다. 보험은 계약 개시 시점에 현금이 들어오고 손해는 한참 뒤에 지급되므로, 지급불능 보험사는 순자산이 바닥난 뒤로도 한참 동안 현금이 마르지 않습니다. 실제로 이런 "산송장(walking dead)"들은 오히려 영업을 배가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저 현금 유입을 이어 가려고 거의 어떤 가격이나 위험이든 받아들입니다. 훔친 돈을 도박으로 날린 횡령범과 같은 태도로, 이런 기업들은 어떻게든 다음 계약 뭉치에서 운이 트여 앞선 손실을 메울 수 있기를 바랍니다. 설령 운이 따르지 않더라도, 경영진이 받는 벌은 1,000만 달러 부족이든 1억 달러 부족이든 대개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는 동안 손실이 불어나는 와중에도 경영진은 자리와 특전을 그대로 지킵니다.
다른 손해보험사들의 손해준비금 적립 오차는 버크셔 해서웨이에게 단순한 학문적 관심사에 그치지 않습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산송장(walking dead)"들의 가격 불문 판매 경쟁으로 피해를 입을 뿐 아니라, 그들의 지급불능이 마침내 인정될 때에도 피해를 입습니다. 부담금을 부과하는 여러 주 보증기금을 통해, 버크셔 해서웨이는 지급불능 보험사들의 자산 부족분 가운데 일부를 결국 떠안게 됩니다. 그런데 그 부족분은 잘못된 보고에서 비롯된 뒤늦은 발견 탓에 대개 더 부풀어 있습니다. 심지어 연쇄적으로 사태가 번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대형 보험사 몇 곳이 지급불능에 빠지고 그에 뒤따라 주 보증기금이 부담금을 부과하면, 취약하지만 그전까지는 지급여력이 있던 보험사들마저 위태로워질 수 있습니다. 이런 위험은 주 감독당국이 지급불능 보험사를 신속하게 식별하고 정리하는 일을 더 잘하게 되면 완화될 수 있지만, 그 방면의 진전은 더디기만 했습니다.
1983년 10월부터 1984년 6월까지 버크셔의 보험 자회사들은 워싱턴 공공 전력 공급 시스템(Washington Public Power Supply System, WPPSS)의 프로젝트 1·2·3 채권을 대량으로 꾸준히 사들였습니다. 이 기관은 바로 1983년 7월 1일에 22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디폴트(채무불이행)한 곳과 동일한 곳입니다. 그 채권은 지금은 중단된 프로젝트 4·5의 건설 일부를 조달하려고 발행한 것이었습니다. 두 부류의 채권은 그 밑에 깔린 채무자·약정·담보물에서 실질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그런데도 프로젝트 4·5의 문제는 프로젝트 1·2·3에 큰 먹구름을 드리웠고, 후자의 발행물에도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게다가 프로젝트 1·2·3에 직접 얽힌 문제도 무수히 많았습니다. 이 채권은 보너빌 전력청(Bonneville Power Administration)의 보증에서 나오는 튼튼한 신용을 지녔지만, 그 문제들은 그 신용마저 약화하거나 무너뜨릴 수 있었습니다.
이런 중요한 악재에도 불구하고, 찰리와 저는 채권을 매수하던 그 시점에, 그리고 버크셔가 치른 그 가격(지금 가격보다 훨씬 낮았습니다)에서, 위험을 이익 전망이 충분히 보상하고도 남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아시다시피 우리는 보험사가 보유할 상장주식을 살 때, 기업 전체를 인수할 때 적용할 기준을 그대로 씁니다. 이런 기업 가치평가 방식은 전문 자산운용가 사이에서 널리 쓰이지 않으며, 많은 학자들은 이를 경멸합니다. 그런데도 이 방식은 이를 따르는 사람들에게 좋은 성과를 안겨 주었습니다. (이를 두고 학자들은 이렇게 말하는 듯합니다. "글쎄, 실제로는 통할지 몰라도 이론상으로는 결코 통하지 않는다.") 간단히 말해, 밑바탕 경제성이 만족스러운 기업의 작은 조각을, 기업 전체의 주당 가치에서 일부에 불과한 값으로 살 수 있다면, 우리에게 좋은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특히 그런 증권을 여러 개 묶어 보유한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우리는 이 기업 가치평가 방식을 WPPSS 같은 채권 매수에도 적용합니다. 연말 기준 WPPSS 투자 원가 1억 3,900만 달러를, 영업하는 기업에 똑같이 1억 3,900만 달러를 투자하는 경우와 견주어 봅니다. WPPSS의 경우, 이 "기업"은 계약상 세후 2,27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채권에 지급되는 이자를 통해서입니다), 그 수익은 현재 현금으로 우리 손에 들어옵니다. 우리는 이에 가까운 경제성을 지닌 영업 기업을 살 수 없습니다. WPPSS 투자가 내는 무차입 자본 대비 세후 16.3%를 버는 기업은 상대적으로 드물며, 그런 기업은 매물로 나올 때 그 자본에 큰 프리미엄을 얹어 팔립니다. 통상적인 협상 거래에서라면, 무차입 기준 세후 2,270만 달러(세전 약 4,500만 달러에 해당합니다)를 버는 기업은 2억 5,000만~3억 달러(때로는 훨씬 더 높은 값)를 부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잘 이해하고 매우 좋아하는 기업이라면 기꺼이 그만큼 치르겠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가 WPPSS 채권에서 같은 수익을 얻으려고 치른 값의 두 배입니다.
다만 WPPSS의 경우, 우리가 보기에 아주 작기는 하나, 이 "기업"이 한두 해 안에 아무 가치도 없어질 위험이 있습니다. 또 이자 지급이 상당 기간 중단될 위험도 있습니다. 게다가 이 "기업"이 가질 수 있는 최대 가치는 우리가 보유한 채권의 액면가인 약 2억 500만 달러 정도이며, 이는 우리가 치른 값보다 겨우 48% 높은 금액입니다.
💡생각해보기
버핏은 채권이든 사업이든 경제성이라는 동일한 개념으로 기회비용을 판단했다.
| 항목 | WPPSS 채권을 '사업'으로 | 같은 수익의 실물 기업 |
|---|---|---|
| 연 세후 수익(현금) | 2,270만 달러 | 2,270만 달러 |
| 세전 환산 | 약 4,500만 달러 | 약 4,500만 달러 |
| 사는 데 드는 값 | 1억 3,900만 달러 | 2억 5,000만~3억 달러 |
| 무차입 세후 수익률 | 16.3% | 약 7.6~9.1% |
| 상승 여지 | 액면 2억 500만(치른 값 +48%) | 자본 추가 투입 시 확장 가능 |
| 주요 위험 | 한두 해 내 가치 0 될 '아주 작은' 위험 | 상대적으로 낮음 |
이렇게 상승 잠재력에 천장이 있다는 점은 중요한 약점입니다. 그러나 대다수 영업 기업도, 자본을 계속 더 투입하지 않는 한, 마찬가지로 상승 잠재력이 제한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그 까닭은 대부분의 기업이 평균 자기자본이익률을 크게 끌어올리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인플레이션 상황에서도 마찬가지인데, 한때는 인플레이션이 자동으로 수익률을 높여 준다고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채권을 하나의 기업으로 보는 예시를 한 단계 더 밀어붙여 보겠습니다. 12% 채권의 쿠폰(이표)에서 나온 자금으로 채권을 더 사들여 그 연간 수익을 "유보"하기로 한다면, 그 채권 "기업"의 수익은 모든 이익을 똑같이 재투자하는 대다수 영업 기업과 비슷한 속도로 불어납니다. 첫 번째 경우, 오늘 1,000만 달러에 산 만기 30년짜리 제로쿠폰 채권(무이표채)은 2015년에 3억 달러가 됩니다. 두 번째 경우, 자기자본에서 꾸준히 12%를 벌어 모든 이익을 유보해 성장하는 1,000만 달러짜리 기업도 2015년에 결국 3억 달러의 자본을 갖게 됩니다. 마지막 해에 이 기업과 이 채권은 둘 다 3,200만 달러 넘게 벌어들입니다.)
채권 투자를 대하는 우리 방식, 곧 채권을 특별한 장단점을 지닌 별난 종류의 "기업"으로 취급하는 방식은 조금 기이하게 보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투자자들이 채권 투자를 사업가의 눈으로 보았더라면, 그들이 저지른 어마어마한 실수 상당수를 피할 수 있었으리라 봅니다. 예를 들어 1946년에 만기 20년짜리 AAA 등급 면세 채권은 1%를 살짝 밑도는 수익률에 거래되었습니다. 사실상 당시 그 채권을 산 사람은 순자산가치 대비 약 1%를 버는 "기업"을 산 셈이었습니다(더구나 그 기업은 순자산 대비 1%를 한 푼도 넘겨 벌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형편없는 기업에 액면 그대로 값을 다 치렀습니다.
💡생각해보기
| 구분 | 제로쿠폰 12% 채권 | 12% ROE·전액 유보 기업 |
|---|---|---|
| 오늘(1985) 투입 | 1,000만 달러 | 1,000만 달러 |
| 굴러가는 수익률(복리) | 연 12% | 연 12%(자기자본이익률) |
| 이익 처리 | 이표를 다시 채권에 재투자('유보') | 전액 유보·재투자 |
| 30년 뒤(2015) | 3억 달러(채권 가치) | 3억 달러(자본) |
| 마지막 해 수익 | 3,200만 달러 초과 | 3,200만 달러 초과 |
버핏은 주식이든 채권이든 자본을 넣는 모든 곳을 “이 사업은 내 1달러로 얼마를 버나”라는 경제성으로 비교한다.
투자자가 그런 식으로 생각할 만큼 사업가다웠다면, 그리고 그것이 바로 그 거래의 정확한 실상이었습니다만, 그는 그 제안을 비웃고 자리를 떴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같은 시기에, 앞날이 탁월한 기업을 순자산가치 수준이나 그에 가까운 값에 살 수 있었고, 그 기업은 순자산 대비 세후 10%, 12%, 15%를 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1946년에 미국에서 순자산가치에 손바뀜된 기업 가운데, 순자산 대비 1%를 넘겨 벌 능력이 없다고 매수자가 믿은 기업은 아마 하나도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채권 매수 습관을 지닌 투자자들은 바로 그런 기준으로 그해 내내 열심히 돈을 걸었습니다. 그 뒤 20년 동안에도, 정도는 덜했으나 비슷한 상황이 이어졌습니다. 채권 투자자들이 사업 기준으로는 터무니없이 부실한 조건에 20년, 30년씩 기꺼이 서명했기 때문입니다. (제 생각에 지금까지 쓰인 투자서 가운데 단연 최고인 책, 곧 벤 그레이엄(Ben Graham)의 『현명한 투자자』(The Intelligent Investor)에서, 마지막 장의 마지막 절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투자는 가장 사업답게 할 때 가장 현명하다." 이 절의 제목은 "맺음말"이며, 참으로 걸맞은 제목입니다.)
WPPSS 투자에 어느 정도 위험이 분명히 있다는 점을 다시 강조하겠습니다. 게다가 그것은 가늠하기 어려운 종류의 위험입니다. 찰리와 저에게 평생에 걸쳐 이와 비슷한 판단을 50번 다룰 기회가 주어진다면, 우리의 판단이 웬만큼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리라 기대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한 해에 그런 결정을 50번은커녕 5번 내릴 기회조차 얻지 못합니다. 장기 성과가 좋게 나온다 하더라도, 어느 특정 해에는 우리가 몹시 어리석어 보일 위험을 안게 됩니다. (그래서 이 모든 문장이 "찰리와 저는" 혹은 "우리는"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대다수 경영자는 현명하지만 바보처럼 보일 여지도 있는 결정을 내릴 유인이 거의 없습니다. 그들 개인의 손익 비율은 너무나 뻔합니다. 관행에서 벗어난 결정이 잘되면 등을 두드려 주는 칭찬을 받지만, 잘못되면 해고 통지서를 받습니다. (관행대로 실패하는 것이 안전한 길입니다. 무리로 보면 레밍은 형편없는 이미지를 가졌을지 몰라도, 개별 레밍이 나쁜 평판을 받은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우리의 셈법은 다릅니다. 버크셔 주식의 47%를 쥔 찰리와 저는 해고를 걱정하지 않으며, 경영자가 아니라 주인으로서 보상을 받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버크셔의 돈을 우리 돈처럼 다룹니다. 그 때문에 우리는 투자에서도, 일반 경영에서도 관행에서 벗어난 행동을 자주 하게 됩니다.
우리는 보험사의 투자를, WPPSS 채권을 포함해 얼마나 집중하느냐에서도 여전히 관행을 벗어나 있습니다. 이런 집중투자가 말이 되는 이유는 오직 우리 보험 사업이 남다른 재무 건전성 위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다른 거의 모든 보험사에게는 이와 비슷한 정도의 집중(또는 그에 근접한 어떤 것)도 전혀 적절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들의 자본 상태는 큰 실수를 견뎌 낼 만큼 튼튼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확률을 바탕으로 분석했을 때 아무리 매력적으로 보이는 투자 기회라 해도 그렇습니다.
우리는 재무 건전성 덕분에, 오래 고민해 매력적인 가격에 사들인 소수의 증권을 큰 덩어리로 보유할 수 있습니다. (빌리 로즈(Billy Rose)는 과도한 분산의 문제를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여자 마흔 명을 거느린 하렘이 있으면, 그중 누구도 제대로 알지 못하게 된다.") 시간이 지나면 우리의 집중투자 방침은 뛰어난 성과를 낼 것입니다. 다만 우리 덩치가 커진 탓에 그 성과는 다소 무뎌질 것입니다. 이 방침이 언젠가는 반드시 아주 나쁜 해를 만들어 낼 텐데, 그때 적어도 여러분은 우리 돈도 여러분 돈과 똑같은 기준으로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WPPSS 투자의 대부분을 지금과는 다른 가격에, 그리고 다소 다른 사실 관계 속에서 실행했습니다. 우리가 포지션을 바꾸기로 결정하더라도, 그 변경이 완료되고 한참이 지날 때까지는 주주들에게 알리지 않을 것입니다. (여러분이 이 글을 읽는 지금도 우리는 사거나 팔고 있을지 모릅니다.) 증권의 매매는 경쟁이 치열한 사업이라, 어느 쪽이든 경쟁이 조금만 더 붙어도 우리는 큰돈을 잃을 수 있습니다. 우리의 WPPSS 매수가 이 원리를 잘 보여 줍니다. 1983년 10월부터 1984년 6월까지 우리는 프로젝트 1·2·3의 채권을 살 수 있는 만큼 거의 다 사들이려 했습니다. 그런데도 발행 잔량의 3%도 채 사지 못했습니다. 만약 우리가 매수한다는 것을 알고 자극받아 함께 뛰어든 자금력 있는 투자자가 몇 명만 더 있었더라도, 우리는 훨씬 적은 채권을 훨씬 높은 값에 사는 데 그쳤을 것입니다. (남의 뒤에 올라타는 이가 두엇만 있었어도 우리는 쉽게 500만 달러를 손해 볼 수 있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우리는 증권과 관련한 우리 활동을, 법적으로 요구되지 않는 한, 언론에도 주주에게도 그 누구에게도 언급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의 WPPSS 매수에 관해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짚겠습니다. 우리는 대부분의 상황에서 장기 채권을 사는 것을 대개 꺼리며, 최근 몇 해 동안 아주 조금만 사들였습니다. 그 까닭은 채권이란 달러만큼만 견실하기 때문이며, 우리는 달러의 장기 전망을 암울하게 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앞으로 상당한 인플레이션이 놓여 있다고 봅니다. 다만 그 평균 물가상승률이 얼마로 판명될지는 짐작조차 못합니다. 나아가 우리는 걷잡을 수 없는 인플레이션이 닥칠 가능성도, 작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정도로 있다고 봅니다.
인플레이션이 그동안 내려온 수준을 생각하면 그런 가능성은 터무니없어 보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는 거대한 재정 적자를 앞세운 지금의 재정 정책이 매우 위험하면서도 되돌리기 어렵다고 봅니다. (지금까지 양당의 정치인 대부분은 찰리 브라운(Charlie Brown)의 조언을 따랐습니다. "아무리 큰 문제라도 도망쳐서 피하지 못할 만큼 큰 문제는 없다.") 방향을 되돌리지 않는다면, 높은 인플레이션은 (아마 오랫동안) 늦춰질 수는 있어도 피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높은 물가상승률이 현실이 되면, 그것은 걷잡을 수 없이 위로 치솟는 소용돌이의 가능성을 함께 몰고 옵니다.
연간 인플레이션이 5~10% 범위에 있을 때는 (자산군으로서) 채권과 주식 사이에 우열을 가릴 것이 별로 없습니다. 그러나 걷잡을 수 없는 인플레이션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그런 상황에서는 분산된 주식 포트폴리오도 실질 가치에서 거의 틀림없이 엄청난 손실을 입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미 발행되어 있는 채권은 훨씬 더 큰 손실을 입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채권만으로 짠 포트폴리오가 작지만 용납할 수 없는 "전멸" 위험을 안고 있다고 보며, 장기 채권을 사려면 반드시 특별한 문턱을 넘도록 요구합니다. 채권 매수가 다른 사업 기회보다 확실히 우월해 보일 때에만 우리는 채권을 삽니다. 그런 경우는 아주 드물고 좀처럼 오지 않을 것입니다.
배당 정책은 주주에게 보고되는 경우는 많지만, 설명되는 경우는 드뭅니다. 기업들은 대개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 목표는 이익의 40~50%를 배당하고, 배당을 최소한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만큼 높이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으로 끝입니다. 왜 하필 그 정책이 그 기업 소유주에게 최선인지는 어떤 분석도 제시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자본 배분은 기업 경영과 투자 관리에서 결정적으로 중요합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경영자와 소유주는 어떤 상황에서 이익을 유보해야 하고 어떤 상황에서 배당해야 하는지를 깊이 고민해야 한다고 우리는 믿습니다.
먼저 이해해야 할 점은 모든 이익이 똑같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많은 기업, 특히 자산 대비 이익 비율이 높은 기업에서는 인플레이션 때문에 보고된 이익의 일부 또는 전부가 가짜가 됩니다. 이 가짜 부분을 "제한적 이익(restricted earnings)"이라고 부르겠습니다. 기업이 경제적 지위를 유지하려면 이 이익은 배당으로 나누어 줄 수 없습니다. 만약 이 이익을 배당해 버리면, 그 기업은 다음 영역 가운데 하나 이상에서 입지를 잃습니다. 곧 판매 물량을 유지하는 능력, 장기 경쟁력, 재무 건전성입니다. 배당성향을 아무리 보수적으로 잡더라도, 제한적 이익을 꾸준히 배당하는 기업은 다른 방식으로 자기자본을 수혈받지 않는 한 소멸의 운명을 맞습니다.
제한적 이익이 소유주에게 아무 가치가 없는 경우는 드물지만, 그 가치는 대개 크게 할인해서 봐야 합니다. 사실상 이 이익은 기업의 경제적 잠재력이 아무리 형편없더라도 그 기업에 징발되고 맙니다. (수익률이 아무리 매력 없어도 유보할 수밖에 없는 이 상황을, 콘 에디슨(Consolidated Edison)이 10년 전에 놀랍도록 아이러니한 방식으로 자기도 모르게 보여 주었습니다. 당시 징벌적 규제 정책은 이 기업의 주가를 순자산가치의 4분의 1까지 끌어내린 주요 원인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이익 1달러를 사업에 재투자하려고 유보할 때마다, 그 1달러는 시장가치로는 겨우 25센트로 변해 버렸습니다. 그러나 금을 납으로 바꾸는 이런 과정에도 불구하고, 이익 대부분은 소유주에게 지급되지 않고 사업에 재투자되었습니다. 그동안 뉴욕 곳곳의 건설·유지보수 현장에서는 "우리는 파야만 한다(Dig We Must)"라는 기업 표어가 간판에 자랑스럽게 내걸려 있었습니다.)
💡생각해보기
예를 들어, 자산이 무거운 사업(전력, 철강 등)에서는 장부상 이익이 났어도 낡은 설비를 오른 값에 교체하고 재고, 매출채권을 불어난 물가에 맞춰 채우는 데 그 이익이 다 들어간다. 이렇게 제자리를 지키는 데만도 붙잡혀 있는'이익이 제한적 이익이다. 이건 배당하고 싶어도 못 한다. 배당해 버리면 판매량, 경쟁력, 재무 건전성 중 하나를 잃는다.
배당 혹은 유보를 할 것인가를 논하기 전에, 애초에 나눠 줄 수 있는 이익이 얼마인지부터 갈라야 한다. 제한적 이익은 선택의 대상이 아니다. 진짜 배분 문제는 그다음 자유로이 나눌 수 있는 '비제한적 이익'에서 시작된다.
이번 배당 논의에서 제한적 이익은 더 다룰 필요가 없습니다. 이제 훨씬 더 가치 있는 비제한적 이익(unrestricted earnings)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이 이익은 유보하든 배당하든 어느 쪽도 똑같이 실행할 수 있습니다. 우리 생각에 경영진은 그 기업 소유주에게 더 합리적인 쪽을 골라야 합니다.
이 원칙이 누구에게나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닙니다. 경영자들은 여러 이유로 얼마든지 배당할 수 있는 비제한적 이익을 주주에게 내주지 않으려 합니다. 자신이 다스리는 기업 제국을 넓히려고, 또는 남다르게 넉넉한 재무 여건에서 경영하려고 등의 이유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유보를 정당화하는 타당한 이유는 오직 하나뿐이라고 믿습니다. 기업이 유보하는 1달러마다 소유주를 위해 최소한 1달러의 시장가치가 창출되리라는 합리적 전망이 있을 때에만, 비제한적 이익을 유보해야 합니다. 이 전망은 과거 실적으로 뒷받침되는 것이 가장 좋고, 적절하다면 미래에 대한 신중한 분석으로 뒷받침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일은 유보한 자본이 투자자가 일반적으로 얻을 수 있는 수익과 같거나 그보다 높은 추가 이익을 낼 때에만 일어납니다.
설명을 위해, 어떤 투자자가 아주 특이한 조건 하나가 붙은 무위험 10% 영구채를 보유하고 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이 투자자는 해마다 10% 이표를 현금으로 받든지, 아니면 그 이표를 동일한 조건의 10% 채권에 재투자하든지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즉 재투자로 받는 채권도 만기가 영구이고, 그 이표에도 똑같이 현금 수령 또는 재투자 선택권이 붙습니다. 어느 해에 장기 무위험 채권의 시장 금리가 5%라면, 투자자가 이표를 현금으로 받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대신 선택할 수 있는 10% 채권이 액면 1달러당 100센트를 훨씬 웃도는 값어치를 지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현금을 손에 쥐고 싶은 투자자라면, 이표를 추가 채권으로 받은 뒤 곧바로 그것을 팔아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이표를 곧장 현금으로 받았을 때보다 더 많은 현금을 손에 넣게 됩니다. 모든 채권을 합리적 투자자가 보유하고 있다고 가정하면, 금리가 5%인 시대에는 아무도 현금을 택하지 않을 것입니다. 생활비로 현금이 필요한 채권 보유자조차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금리가 15%라면, 합리적인 투자자라면 누구도 자기 돈을 10%로 운용하게 두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 대신 개인적으로 현금이 전혀 필요 없더라도 이표를 현금으로 받는 쪽을 택할 것입니다. 반대로 이표를 재투자하는 길을 택하면, 그 투자자가 현금으로 받을 수 있었던 금액보다 시장가치가 훨씬 낮은 추가 채권을 손에 쥐게 됩니다. 그래도 10% 채권을 원한다면, 받은 현금으로 시장에서 사면 됩니다. 그곳에서는 그 채권을 큰 폭으로 할인된 값에 살 수 있습니다.
💡생각해보기
| 내 채권 10% 고정 | 시장 금리 5% | 시장 금리 15% |
|---|---|---|
| 내 10% 채권의 시장가치 | 액면의 약 2배 | 액면보다 훨씬 낮음(<100센트) |
| 재투자(=유보)하면 | 200센트짜리 채권을 받음 → 이득 | 100센트 미만 채권을 받음 → 손해 |
| 현금 수령(=배당)하면 | 100센트만 받음 → 손해 | 100센트 받아 시장서 더 싸게 재매입 → 이득 |
| 현금 급한 사람도 | 재투자 후 팔면 현금이 더 많음 | — |
| 현금 필요 없는 사람도 | — | 현금 받는 편이 유리 |
| 모두의 합리적 선택 | 재투자(유보) | 현금(배당) |
채권은 10%로 고정이면서 금리가 오르내리니, 유보(재투자)와 배당(현금)의 우열이 달라진다. 5%면 전원 유보, 15%면 전원 배당. 선택은 취향이 아니라 10% vs 시장 금리
우리가 가정한 채권 보유자가 한 것과 비슷한 분석은, 소유주가 어느 기업의 비제한적 이익을 유보해야 할지 배당해야 할지를 생각할 때도 적절합니다. 물론 이 분석은 훨씬 어렵고 오류에 빠지기 쉽습니다. 재투자한 이익이 벌어들이는 수익률이, 채권 사례처럼 계약으로 정해진 값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하는 값이기 때문입니다. 소유주는 그 수익률이 중기적으로 평균 얼마가 될지를 추측해야 합니다. 그러나 정보에 근거한 추측을 일단 세우고 나면, 나머지 분석은 단순합니다. 이익이 높은 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면 재투자되기를 바라야 하고, 재투자해 봐야 낮은 수익이 나올 것 같다면 배당으로 받기를 바라야 합니다.
💡생각해보기
| 채권 | 회사 배당 |
|---|---|
| 이표를 채권에 재투자 | 이익을 유보 |
| 이표를 현금으로 수령 | 배당 |
| 채권의 10% 수익률 | 유보 자본의 재투자 수익률(회사 ROE) |
| 시장 금리 | 주주가 밖에서 얻는 수익률 |
| 재투자수익 > 시장금리 → 재투자 | 재투자수익 > 시장수익 → 유보가 옳다 |
| 재투자수익 < 시장금리 → 현금 | 재투자수익 < 시장수익 → 배당이 옳다 |
기업을 같은 방식으로 살펴보자.
기업이 유보한 자본으로 벌 수익률 10%, 주주가 기업외에서 얻을 수 있는 수익률(5%, 15%). 원리는 같다. 다만, 기업의 재투자 수익률은 고정된 값이 아니라 여러 요인이 결합된 주관적 판단에 따라 달라진다.
많은 기업 경영자는 자회사가 모회사에 이익을 배당해야 할지를 판단할 때 바로 이런 논리를 그대로 따릅니다. 그 수준에서는 경영자들이 현명한 소유주처럼 생각하는 데 아무 어려움이 없습니다. 그러나 모회사 수준의 배당 결정은 흔히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됩니다. 여기서는 경영자들이 자기 자신을 주주이자 소유주의 처지에 놓고 생각하는 데 자주 애를 먹습니다.
이런 분열적 태도 탓에, 여러 사업부를 거느린 기업의 최고경영자는 추가 자본이 내는 이익이 평균 5%로 예상되는 자회사 A에게 가용 이익을 전부 배당하라고 지시합니다. 그 이익을 추가 자본이 15%를 낼 것으로 예상되는 자회사 B에 투자하기 위해서입니다. 최고경영자가 경영대학원에서 배운 신조가 이보다 못한 행동은 용납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추가 자본을 굴려 온 그 자신의 장기 실적이 5%이고 시장 금리가 10%인데도, 그는 모회사 주주에게는 그저 과거의 관행이나 업계 전반의 배당 관행을 따를 뿐인 배당 정책을 강요하기 쉽습니다. 게다가 그는 자회사 경영자들에게는 이익을 모회사이자 소유주에게 배당하지 않고 자기 사업에 유보하는 것이 왜 합리적인지 낱낱이 설명하라고 요구합니다. 그러면서도 정작 자신의 소유주에게는 기업 전체에 관한 그와 비슷한 분석을 좀처럼 제시하지 않습니다.
경영자가 이익을 유보해야 하는지 판단할 때, 주주는 최근 몇 년간의 총추가이익을 총추가자본과 단순히 비교해서는 안 됩니다. 그 관계가 핵심 사업에서 벌어지는 일 때문에 왜곡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플레이션 시기에, 남다른 경제성을 지닌 핵심 사업을 가진 기업은 그 사업에 적은 추가 자본을 투입해 아주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습니다(작년 영업권 항목에서 다룬 대로입니다). 그러나 엄청난 물량 성장을 겪고 있지 않은 한, 뛰어난 사업은 그 정의상 대량의 잉여 현금을 만들어 냅니다. 만약 어느 기업이 이 돈 대부분을 낮은 수익을 내는 다른 사업에 쏟아붓더라도, 그 기업의 유보 자본 전체 수익률은 여전히 훌륭해 보일 수 있습니다. 이익 가운데 핵심 사업에 추가로 투자된 부분이 남다른 수익을 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상황은 프로암 골프 대회와 비슷합니다. 아마추어들이 모두 가망 없는 초보라 하더라도, 프로의 압도적인 실력 덕분에 팀의 베스트볼 점수는 괜찮게 나오는 것입니다.
자기자본이익률과 전체 추가 자본 수익률이 꾸준히 좋게 나오는 기업 가운데 상당수는, 실제로는 유보이익의 큰 몫을 경제적으로 매력 없는, 심지어 재앙에 가까운 곳에 써 왔습니다. 그러나 해가 갈수록 이익이 늘어나는 그들의 훌륭한 핵심 사업이, 다른 곳에서 거듭된 자본 배분 실패를 위장해 줍니다(대개 본질적으로 그저 그런 경제성을 지닌 사업을 비싼 값에 인수하는 형태입니다). 잘못을 저지른 경영자들은 최근의 실망스러운 결과에서 배운 교훈을 주기적으로 보고합니다. 그러고는 대개 앞으로 배울 교훈을 또 찾아 나섭니다. (실패가 그들의 머리를 돌게 하는 모양입니다.)
이런 경우, 이익을 오직 고수익 사업을 넓히는 데에만 유보하고 나머지는 배당하거나 자사주 매입에 쓴다면 주주에게 훨씬 이득일 것입니다(자사주 매입은 소유주가 그 뛰어난 사업에서 차지하는 몫을 늘려 주는 동시에, 그저 그런 사업에 발을 담그지 않게 해 줍니다). 고수익 사업이 뿜어내는 현금의 상당 부분을 낮은 수익의 다른 사업에 꾸준히 쏟아붓는 경영자는, 기업 전체가 아무리 많은 이익을 내더라도 그 배분 결정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합니다.
이 논의의 어느 대목도 이익이나 투자 기회가 조금씩 흔들릴 때마다 분기마다 이리저리 튀는 배당을 옹호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상장 기업의 주주는 배당이 꾸준하고 예측 가능하기를 바라며, 이는 당연합니다. 따라서 배당은 이익과 추가 자본 수익률 양쪽에 대한 장기 기대를 반영해야 합니다. 기업의 장기 전망은 자주 바뀌지 않으므로, 배당의 양상도 그보다 자주 바뀌어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경영자가 내주지 않고 쥐고 있던 배당 가능 이익은 제 몫을 해내야 합니다. 이익이 현명하지 못하게 유보되어 왔다면, 경영자 역시 현명하지 못하게 자리를 지켜 온 것일 가능성이 큽니다.
이제 버크셔 해서웨이로 눈을 돌려, 이 배당 원칙들이 버크셔 해서웨이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역사적으로 버크셔 해서웨이는 유보이익으로 시장 수익률을 훨씬 웃도는 수익을 올려 왔고, 그리하여 유보한 1달러마다 1달러가 넘는 시장가치를 창출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어떤 배당이든 주주의 재무적 이익에 어긋났을 것입니다. 대주주든 소액주주든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초기에 큰 배당을 했더라면 재앙이 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의 출발 지점을 되짚어 보면 그 점이 드러납니다. 당시 찰리와 저는 세 기업을 지배하고 경영했습니다. 버크셔 해서웨이, 다이버시파이드 리테일링(Diversified Retailing Company), 그리고 블루칩 스탬프스(Blue Chip Stamps)입니다(지금은 모두 현재의 우리 사업으로 합병되었습니다). 블루칩은 소액 배당만 했고, 버크셔와 다이버시파이드 리테일링은 배당을 한 푼도 하지 않았습니다. 만약 이 기업들이 이익을 전부 배당해 버렸다면, 지금 우리에게는 거의 틀림없이 이익이 아예 없었을 것이고, 어쩌면 자본도 없었을 것입니다. 이 세 기업은 저마다 처음에는 단일 사업으로 돈을 벌었습니다. 버크셔의 (1) 섬유, 다이버시파이드의 (2) 백화점, 블루칩의 (3) 경품권(trading stamps)입니다. 이 초석이 된 사업들은(다름 아닌 이 회사의 회장과 부회장이 신중하게 고른 것임을 밝혀 둡니다) 각각 (1) 살아남기는 했으나 이익을 거의 내지 못했고, (2) 큰 손실을 내며 규모가 쪼그라들었으며, (3) 매출 물량이 우리가 발을 들일 때의 약 5% 수준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전부 잃는 건 불가능하다"라고 누가 그랬던가요?) 오직 가용 자금을 훨씬 나은 사업에 투입한 덕분에 우리는 이런 출발을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마치 잘못 보낸 젊은 시절을 만회하는 것과 같았습니다.) 분명히 다각화는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현재 사업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동시에 다각화도 계속할 생각입니다. 다만 이미 지적했듯이, 이런 노력에서 나오는 수익은 분명 우리의 과거 수익에는 못 미칠 것입니다. 그러나 예상 수익이 유보한 1달러당 1달러의 시장가치를 만들어 내는 데 필요한 수준을 웃도는 한, 우리는 이익을 전부 계속 유보할 것입니다. 만약 미래 수익에 대한 우리의 추정치가 그 지점 아래로 떨어진다면, 효과적으로 쓸 수 없다고 판단되는 비제한적 이익을 전부 배당하겠습니다. 그 판단을 내릴 때 우리는 과거 실적과 전망을 함께 살펴볼 것입니다. 우리의 연도별 실적은 본래 변동이 크기 때문에, 과거 실적을 판단하는 데에는 5년 이동평균이 적절하다고 봅니다.
현재 우리 계획은 유보이익을 보험 자회사들의 자본을 더 키우는 데 쓰는 것입니다. 경쟁사 대부분은 재무 상태가 약해져 있어 크게 확장하기를 꺼립니다. 그러나 업계의 보험료 규모는 곧 크게 늘어날 참이며, 그 규모는 1983년의 50억 달러 미만에서 1985년에는 아마 150억 달러를 훌쩍 넘을 것입니다. 이런 상황은 우리에게 상당한 규모의 수익성 있는 사업을 안겨 줄 수 있습니다. 물론 이 결과가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그 전망은 여러 해 만에 가장 밝습니다.
이 자리는 제가 해마다 작은 "기업 구함(business wanted)" 광고를 싣는 곳입니다. 1984년에는 유난히 식견이 밝고 눈이 밝은 주주 가운데 한 분인 존 룸이스(John Loomis)가 우리 기준을 전부 충족하는 기업 하나를 찾아냈습니다. 우리는 곧바로 이 건을 추진했고, 뜻밖의 걸림돌 하나 때문에 거래가 성사되지 못했을 뿐입니다. 이 광고가 효과를 내고 있으니, 작년과 똑같은 형식으로 다시 싣겠습니다.
우리가 선호하는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대규모 인수(최소한 세후 이익 500만 달러 이상), (2) 입증된 꾸준한 수익력(우리는 미래 전망에는 별 관심이 없고, "회생(turn-around)" 상황에도 관심이 없습니다), (3) 부채를 거의 또는 전혀 쓰지 않으면서 자기자본이익률이 좋은 사업, (4) 이미 자리 잡은 경영진(우리는 경영진을 대 줄 수 없습니다), (5) 단순한 사업(기술이 많이 들어간다면 우리는 이해하지 못할 것입니다), (6) 제시 가격(가격을 모른 채 거래를 놓고 예비적으로라도 이야기하며 우리 시간이나 매도자의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습니다).
우리는 적대적 인수는 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완전한 비밀 보장과 아주 빠른 답변을 약속할 수 있습니다. 관심이 있는지 여부를 대개 5분 안에 알려 드립니다. 우리는 현금으로 사는 쪽을 선호하지만, 우리가 주는 만큼의 내재가치를 돌려받을 수 있다면 주식 발행도 고려하겠습니다. 매도를 고려하는 분들은 우리가 과거에 거래했던 사람들에게 연락해 우리를 알아보시기 바랍니다. 알맞은 사업과 알맞은 사람에게라면, 우리는 좋은 보금자리를 마련해 줄 수 있습니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1984년 주주 지정 기부 프로그램에는 참여 자격이 있는 주식 중 사상 최고인 97.2%가 참여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이루어진 기부 총액은 317만 9,000달러였고, 1,519개 자선단체가 수혜를 받았습니다. 연차총회 의결권 위임 자료에는 이 프로그램에 대한 여러분의 의견을 표시하는 자문 투표란이 마련될 것입니다. 우리가 이 프로그램을 계속해야 한다고 보는지, 계속한다면 주당 얼마 수준으로 해야 한다고 보는지에 대한 투표입니다. (경영진이 소유주와 관련된 기업 정책에 대해 주주의 의견을 구하는 자문 투표의 선례를 우리가 찾지 못했다는 사실이 흥미로우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자본주의를 신뢰하는 경영자들이, 정작 자본가를 신뢰하는 데에는 서두르지 않는 모양입니다.)
새로 주주가 되신 분들께는 60~61쪽에 실린 우리 주주 지정 기부 프로그램 설명을 읽어 보시기를 권합니다. 앞으로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으시다면, 여러분의 주식을 증권사 명의나 명의수탁자 이름이 아니라 실제 소유주 본인의 이름으로 등록해 두시기를 지금 바로 강력히 권합니다. 1985년 9월 30일 기준으로 그렇게 등록되어 있지 않은 주식은 1985년 프로그램의 참여 자격이 없습니다.
우리 주주총회는 1985년 5월 21일 오마하에서 열립니다. 여러분이 참석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많은 연차총회는 주주에게도 경영진에게도 시간 낭비입니다. 때로는 경영진이 사업의 핵심적인 사안에 대해 속을 터놓기를 꺼리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더 흔하게는, 기업의 일보다 무대 위에 서는 자기 순간에 더 관심이 많은 주주 참석자들 탓에 총회가 소득 없이 끝납니다. 사업을 논의하는 자리여야 할 것이 연극과 화풀이, 특정 주장을 늘어놓는 자리가 되고 맙니다. (거래 조건이 뿌리치기 어려울 만큼 매력적이긴 합니다. 주식 한 주 값이면, 발이 묶인 청중에게 세상을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에 대한 자기 생각을 늘어놓을 수 있으니까요.) 이런 상황에서는, 자기 자신에게만 관심 있는 이들의 소란이 사업에 관심 있는 이들의 참석을 가로막으면서 총회의 질이 해마다 나빠지곤 합니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주총회는 전혀 다릅니다. 참석하는 주주 수는 해마다 조금씩 늘고 있으며, 우리는 아직 어리석은 질문이나 자기 과시에서 나온 발언을 겪어 본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우리는 사업에 관한 갖가지 사려 깊은 질문을 받습니다. 연차총회가 바로 그런 질문을 위한 때이자 장소이므로, 찰리와 저는 아무리 오래 걸리더라도 그 질문에 기꺼이 전부 답합니다. (다만 우리는 연중 다른 때에 서면이나 전화로 오는 질문에는 답할 수 없습니다. 주주가 3,000명인 기업에서 한 사람씩 상대해 알려 드리는 것은 경영진의 시간을 잘못 쓰는 일입니다.) 주주총회에서 다룰 수 없는 사업상의 사안은, 솔직하게 밝히면 우리 기업이 실제로 돈을 잃을 수 있는 것들뿐입니다. 우리의 증권 관련 활동이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우리는 이 지면에서 우리 주주 동업자들의 자질을 늘 조금씩 자랑해 왔습니다. 주주총회에 오시면 그 이유를 아시게 될 것입니다. 멀리서 오시는 분들은 네브래스카 퍼니처 마트에 들르는 일정을 잡으시기 바랍니다. 거기서 몇 가지 사시면 여행 경비를 대고도 남을 만큼 크게 아끼실 것이고, 그 경험도 즐거우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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