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ck Your Tales!
[ 떠날 때를 아는 법 ]
Unfold the Map : [ 소울 ] From [ 미국, 뉴욕 ]
Tune in, Take Off : [ 과거 현재 미래 (Then, Now and Forever) ]
Letter from JEMA✍🏻
[ 떠날 때를 아는 법 ]
요즘 엄청난 고민에 휩싸여 있어요. 과연 나는 언제 떠날 것인가. 이곳에 온 지도 1년이 넘었어요. 하루하루가 눈물이던 1년 전의 저를 생각해 보면 엄청나게 성장을 한 것 같아 뿌듯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다지 나아진 것이 없어 보여 답답하고 막막하기도 해요. 하지만, 더 문제는 이제 떠나야 할 때가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거예요. 왜 그렇게 생각했냐고요? 우선 요즘 제 입버릇은 한국에 가면 -해야지! 하는 말들이에요. 드럼도 배우고 싶고, 잠깐 배우다 말았던 무에타이도 다시 해보고 싶어요. 하고 싶은 일들에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요. 그리고 이곳의 생활에서 더 이상의 새로움이 느껴지지 않아요. 익숙해진다는 건 참 무섭다고 생각하는 요즘이에요. 모든 게 새롭고 즐겁던 시기를 지나왔더니 지겨움이라는 감정이 앞서더라고요. 그리고 꽤 지친 것 같아요. 가족과 친구들이 너무 보고 싶고 무엇보다 한국 음식들과 한국만의 풍경이 너무 그리운 것 있죠? 아무래도 정말 떠날 때가 되었나 봐요. 하지만, 도대체 언제 떠나야 할지를 모르겠다는 거예요. 앞에서 구구절절 설명했지만, 이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자유로움과 여기서 만난 인연들과 헤어지는 건 너무 슬프거든요. 떠나는 때를 아는 방법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저는 도무지 모르겠어요!
Unfold the Map📍
5월의 크리스마스는 [ 미국, 뉴욕 ] 에서 찾았어요.
푸릇푸릇 새싹이 돋아나고 다소 황량했던 거리가 활기를 되찾는 5월이 왔어요. 활기를 되찾은 거리만큼이나 설레임 가득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어딘가 나도 모르게 덩달아 설레이게 되죠. 봄을 지나 여름을 향해가는 요즘, 과연 어떤 곳에서 크리스마스를 찾으면 좋을지 많이 생각해 봤어요. 그리고 떠올렸죠. 다가오는 여름, 어딘가로 떠나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가득한 도시를 말이에요. 회색 도시, 하지만 그 안에 수많은 꿈과 아름다움을 간직한 도시로 이번 메리캘린더가 떠납니다. 바로, 뉴욕이에요!
특히 뉴욕은 크리스마스, 하면 떠올리게 되는 도시이기도 해요. 거리를 가득 채우는 화려한 조명과 캐럴, 록펠러 센터 앞의 거대한 트리까지.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화려해지는 도시의 풍경을 상상하기만 해도 벌써 눈앞에 크리스마스가 성큼 다가오는 기분이 들게 하죠. 하지만, 뉴욕엔 마냥 행복만 있는 건 아닐 테지요. 수많은 사람의 꿈과 희망이 가득함과 동시에 엄청난 눈물이 고여 흐르는 곳이기도 하니까요. 하늘을 가리는 고층 빌딩이 가득한 회색 도시, 엄청나게 많은 사람과 자동차들, 손이 떨리게 높은 물가를 감당해야 하는 도시이기도 하죠. 그럼에도 꿈을 담고 있는 도시이기에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뉴욕. 5월의 메리캘린더는 바로 그 뉴욕에서 크리스마스를 찾아보려고 해요. 바로 영화 ‘소울’입니다.
소울 Soul
✦크리스마스 지수 [ 🎄🎄🎄 ]
✦ 개봉 : 2021.01.20.
✦ 관람 연령 : 전체 관람가
✦ 장르 : 애니메이션
✦ 러닝타임 : 107분
조 가드너는 중학교에서 시간제 음악 교사로 일하지만, 진짜 꿈은 재즈 피아니스트가 되는 것입니다. 시간제 교사에서 정직원으로 제안을 받지만, 기분이 좋지만은 않습니다. 그러던 중 옛 제자로부터 유명한 재즈 뮤지션인 도로테아 윌리엄스의 밴드에 피아니스트를 구한다는 소식을 듣고 오디션에 합격해 연주 기회를 얻게 되는데요.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생각에 기뻐 날뛰다가 맨홀에 빠져 혼수 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조는 자신이 영혼 상태로 ‘머나먼 저세상(the great beyond)’으로 가는 길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꿈을 이루기 전에 죽을 수 없다며 탈출을 시도하다 ‘태어나기 전 세상(the great before)’으로 떨어지게 되는데요. 이곳은 아직 태어나지 않은 영혼들이 있는 곳으로, 자신만의 ‘불꽃(spark)’을 찾으면 지구로 떨어져 인간으로 태어나게 됩니다. 조는 이곳에서 지구에 가기 싫어하는 22를 만나게 되는데요. 어떻게든 지구로 가야만 하는 조와 지구에 가기 싫은 22는 과연 어떻게 될지 영화 ‘소울’에서 확인하세요!
꿈, 이뤘는데 그 다음은요?
세상은 늘 꿈을 위해 노력하라, 달려가라고 이야기하죠. 저 역시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고요. 그래서 매년 그해의 목표를 정했어요. 달성하면 빨간색 줄을 그었죠. 그렇게 빨간색 줄이 몇 개나 그어졌냐에 따라 그 해를 판단하기에 이르기도 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이 빨간 줄이 쌓일수록 불안함도 함께 쌓이더라고요. 그리고 의문이 생겼어요. 그래, 이뤘는데 그다음은? 저는 꿈이나 목표를 이뤄내면 그다음은 자연스레 어떤 성공이나 행복이 따라올 줄 알았어요. 근데 그런 건 없더라고요. 그냥 빨간색 줄이 하나 늘어난, 하지만 어제와 같은 일상이 지속될 뿐이었어요. 그러다 보니 모든 게 허무하더라고요. 그럴 때 이 영화를 만났어요. 오랫동안 꿈꿔왔던 공연을 끝마치고 허무함을 느끼고 있는 조에게 도로테아가 건넨 조언이 꼭 저에게 해주는 말 같았어요. 마치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 살아가지만, 크리스마스 당일이 되면 왜인지 허무하고 오히려 우울하기까지 하던 것처럼요. 하지만, 이젠 알아요. 그저 주어진 일상을 선물처럼, 하루하루가 크리스마스인 것처럼 사랑과 행복을 느끼고 나누며 살아가는 것, 그 자체가 크리스마스가 가진 의미라는 것을요!
Jazzing!
영화에서의 재즈는 또 다른 의미의 매개체로 사용되었지만, 재즈 본연의 매력도 놓치지 않았어요. 영화 속 재즈 OST에는 재즈 피아니스트인 존 바티스트가 참여했는데요, 그는 무려 그래미 5관왕을 수상한 세계가 주목하는 뮤지션이에요. 또한 뉴진스와 코카콜라 콜라보를 한 아티스트로도 잘 알려져 있죠. 영화의 메인 OST인 It’s All Right은 오리지널 곡이 아닌, 1963년 3인조 소울 그룹 임프레션스(The Impressions)의 곡을 존 바티스트가 편곡해 영화에 사용했어요. 이 곡의 가사를 보면 “당신은 소울을 간직하고 있어요. 모두가 알고 있죠. 다 괜찮을 거예요.”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는데요, 이는 영화 전체의 주제와도 깊이 연결돼 있어요. 극 중 주인공 조 가드너가 연주를 따낸 재즈 클럽 ‘하프 노트’는 실제 클럽은 아니지만, 세계적으로 유명한 재즈 클럽들을 모티브로 탄생했어요. 외관은 ‘빌리지 뱅가드’를, 로고 디자인은 ‘블루 노트’를 연상케 하죠. 영화를 보며 재즈의 매력에 빠져 실제 재즈 클럽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영화 속에서 22가 조에게 “Jazzing을 한다.”고 하자 조는 그런 단어는 없다며, 음악과 삶은 완전히 다른 것이라고 말하죠. 하지만 나중에 조는 22가 말한 ‘Jazzing’의 의미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오히려 “넌 Jazzing을 정말 잘해.”라고 말해줘요. 재즈는 연주자가 그 순간 느끼는 것을 즉흥적으로 표현하는 음악이에요. 삶 역시 이 순간을 느끼고 즐길 수 있다면, 나만의 스파크는 자연스럽게 생겨날 거라고 생각해요.
한 인간의 삶을 커다란 동그라미로 표현한다면 그 동그라미 안에서 꿈을 이루는 순간은 얼만큼의 조각을 차지할까요? 아마도 정말 뾰족한 조각이 나올 것 같아요. 사실 우리 삶은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더 많잖아요. 그리고 막상 이뤘다고 행복한 그 순간이 지나면 다시 다음 목표를 위해 달려가야 하고요. 꿈을 이루기 위해 달려본 사람이라면, 누구든 경험했을 허무함이 때로는 두렵기도 하더라고요. 두려움이란 엄청나게 강력해서 마음속의 불꽃같은 것들은 당장에 다 가려버릴 수도 있어요. 모든 것이 무의미하게 느껴지게 만들어버리기도 하고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현재, 지금 당장의 삶을 소중히 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하겠어요. 당장 지금 열심히 웃고, 사랑하고, 행복하다 보면 마음은 필히 단단해질 거예요. 그러다 보면 가끔 스미는 허무함이나 두려움에 대항할 수 있을 거고요. 그렇게 살아가다 보면 우리에게 크리스마스는 다른 것이 아니라 매일 일상 속에서 찾아내는 행복 같은 것이라는 걸 깨닫게 될지도 몰라요!
Tune in, Take Off🎧
5월의 메리캘린더가 소개하고 싶은 노래는 바로 씨엔블루의 ‘과거 현재 미래’입니다. ‘어떤 날은 괜찮고 어떤 날은 미치도록 그리워, 어떤 날은 또 정말 미워’라는 가사가 인상적인 발라드예요. 우리의 지금은 과거가 쌓여 만들어졌고 또 지금의 모든 순간이 또 쌓여 미래를 만들잖아요. 살아온 어떤 순간들이 켜켜이 쌓여 지금의 나를 그리고 또 미래의 나를 만든다고 생각하면 순간순간을 더욱 소중하게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켜켜이 쌓아온 우리의 하루가 모여 크리스마스에 맺힐 때까지 열심히 메리캘린더의 순간을 기록해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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