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SG닷컴이 SNS에 눈을 돌린 이유

구독자님은 이커머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잠시 이커머스 산업에서 일하면서 제가 느꼈던 점은 업계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불안정하다는 것이었어요.

끊임없이 새로운 브랜드를 발굴하고, 제품을 경쟁사보다 더 싼 가격으로 가져와야 하고… 이왕이면 우리 커머스에서만 유통했으면 좋겠지만, 파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고… 믿고 있던 브랜드가 경쟁사 프로모션에 더 높은 할인가로 노출되었을 때는 빨리 새로운 방안을 강구해야 하고…

제가 지켜본 이커머스는 1분 1초도 쉴 수 없는 전쟁터 같았답니다. 365일이 전쟁터 같은 국내 이커머스에서 무시할 수 없는 거물, 신세계의 SSG닷컴이 새로운 브랜드 캠페인을 선보였는데요. 과연 SSG닷컴은 어떤 전략으로 돌아왔을지 같이 알아볼까요?
- 에디터 수빈

SSG닷컴

- <믿고 사는 즐거움>

📌누가 : 신세계 SSG닷컴
📌무엇을 : '믿고 사는 즐거움' 브랜드 캠페인
📌언제 : 2023.05
📌어디서 : 인스타그램, 유튜브 
📌어떻게 : 숏폼 콘텐츠, SNS 리뉴얼
📌왜 : 경쟁사와의 포지셔닝 싸움에서 승리하기 위해 

새로운 캠페인의 중심은 SNS?

SSG닷컴이 이번 5월, ‘숏폼’을 중심으로 한 새 브랜드 캠페인 ‘믿고 사는 즐거움’ 공개했어요. 15초 반량의 4편의 ‘숏폼’ 영상을 통해 ‘신뢰도 높은 프리미엄 플랫폼’이라는 이미지를 직관적으로 전달하고자 했답니다.

이 밖에도 SSG닷컴은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리뉴얼했는데요. 지난 4월부터 SSG닷컴 라이프스타일과 그로서리 계정을 나누어 게시물을 업로드하기 시작했어요. 특히 SSG닷컴 공식 계정을 라이프스타일 특화 계정으로, 그로서리 특화 신생 계정을 만들어 콘텐츠의 차별화를 꾀했답니다. 아래에서 더 자세하게 알아볼까요?

우리 SNS가 달라졌어요!

✅ SSG닷컴의 새로운 숏폼 광고 ZOOM-IN

처음에 콘텐츠 작성을 위해 캠페인을 알아볼 때, ‘설마~ 그래도 유튜브용 30초 이상 영상도 있겠지!’하고 찾아봤답니다. 그런데? 웬걸? 없더라고요! 오직 15초짜리, 모바일에 특화된 새로형 숏폼 콘텐츠만 4개가 있었어요. 여기서부터 SSG닷컴이 모바일 유저들을 공략하고자 하는 의지를 엿볼 수 있었죠.

4개의 영상 초반에는 현미경 시점으로 Zoom-in된 신선식품이나 럭셔리 상품을 보여주는데요. 점점 Zoom-out 되면서 제품의 형태가 드러나고, SSG닷컴이 커머스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다양한 경쟁력을 카피로 전달하고 있어요. SSG닷컴이 4편의 영상을 통해 전달하려고 했던 경쟁력은 새벽 배송 서비스 ‘쓱배송’, 고품질의 식자재를 만날 수 있는 ‘프리미엄 식품관’, 명품 보증 서비스 ‘SSG 개런티’, 하이엔드 뷰티를 고집하는 ‘명품 뷰티’가 있답니다.

SSG닷컴은 숏폼 콘텐츠를 통한 이벤트도 진행했는데요. 영상 4편의 후기를 댓글로 남긴 고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쓱닷컴 판매 제품을 제공한다고 하네요.

✅ SSG닷컴은 SNS 계정이 2개!

앞서 짧게 말씀드렸듯 지난 4월, SSG닷컴은 ‘라이프스타일’과 ‘푸드’로 계정을 분리하였는데요. 그것보다 한 달 전인 3월부터는 공식 인스타그램을 리뉴얼하며 이번 캠페인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사전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먼저 @ssg.com_official은 어떻게 계정을 리뉴얼했는지 알아볼게요! 리뉴얼 전과 후의 모습을 보면 딱 감이 오시죠?

리뉴얼 전에는 제품보다는 컨셉을 강조하는, 연출된 모습의 이미지를 쨍한 색감에 맞춰 올렸다면, 이후에는 우리 집에서 찍은 듯한 제품을 보여주는 이미지를 통해 SSG닷컴에서 판매하는 제품 자체를 강조하려고 노력했어요. 이미지 역시 웜톤 배경을 통해 훨씬 더 편안하고, 신뢰성 있는 인상을 전달하려고 노력했고요. 이는 SSG닷컴에서 물건을 구매하면 믿을 수 있다! ‘믿는 구석’이 생긴다는 것을 강조하고자 한 것이죠.

그렇다면 새로 오픈된 @ssg.com_grocery는 어떨까요? 해당 계정에서는 #플레이트리스트 라는 이름으로 SSG닷컴 판매 식자재로 만들 수 있는 다양한 음식들을 ‘플레이리스트’ 컨셉에 맞춰 소개하고 있어요. 플레이팅된 음식 하단에는 어떤 사람이 먹으면 좋은지, 몇 시에 먹어야 하는지를 플레이리스트 형식에 맞춰 소개하고 있답니다.

왜 갑자기 바꾼건데?

왜 SSG닷컴은 새로운 캠페인을 진행하게 되었을까요? 단순 일회성 캠페인이라기엔 SNS도 새로 만들고, 계정 리뉴얼도 진행하였고 말이죠. 🧐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답니다!

✅ 국내 이커머스 생태계에서 살아남기

국내 이커머스는 어떤 상황일까요? 작년 3분기 점유율을 살펴보면 쿠팡이 약 32조로 1위, 네이버가 29조로 2위, 이베이코리아와 SSG닷컴이 뒤를 따르고 있는데요. SSG닷컴의 매출만 본다면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14% 증가한 수치를 보였고, 영업 손실도 151억 원이 줄어들면서 적자 폭이 감소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2021년 야심차게 인수한 ‘G마켓’의 사정은 그렇지 않습니다. 2020년 이후 꾸준히 MAU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죠. 심지어 G마켓은 신세계에 인수되기 전까지 16년 동안 연속 흑자를 기록하는, 국내 몇 안 되는 흑자 이커머스였습니다. 또한 신세계는 G마켓 인수를 위해 3조 원이라는 거금을 쏟았고, 업계에서는 ‘신세계 연합군’이 국내 이커머스 TOP2 네이버와 쿠팡을 크게 위협할 것이라 내다보았었죠.

그러나 작년 3분기 상황을 보면, 2위인 네이버와 이베이코리아&SSG닷컴의 매출액은 14조의 차이가, MAU는 무려 1,000만이 넘게 차이가 나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SSG닷컴이 취할 전략은 무엇일까요? 쿠팡과 네이버 따라가기? NO! 🙅

SSG닷컴은 처음부터 ‘최저가 전략’을 고집하지 않았어요. 네이버와 쿠팡이 ‘가장 싸고 가장 많은 제품이 모여있는 곳’이라는 포지셔닝이라면, SSG닷컴은 ‘하이퀄리티의 제품들이 모여있는 곳, 높은 값을 지불하더라도 가치가 있는 곳’이라는 포지셔닝을 고집해 왔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SSG닷컴이 취해야 할 다음 STEP은 ‘포지셔닝 강화하기’였겠죠!

✅ 하지만 걸리는 경쟁사가 있으니…

하지만 SSG닷컴 말고도 프리미엄 플랫폼을 고집하는 경쟁사가 있었으니… 바로 샛별 배송으로 유명한 ‘컬리’입니다.

컬리 역시 신선한 품질과 빠른 배송으로 소비자들의 큰 사랑을 받으며 ‘믿고 사는 이커머스’라는 포지셔닝이 확고했죠. 하지만 이전까지 컬리는 ‘식품’에 집중했었기 때문에 ‘종합몰’이었던 SSG닷컴과 완전히 부딪히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작년부터 컬리 역시 ‘안마기, 항공권, 의류’ 등 식품 이외의 카테고리로 확대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꾀해왔습니다. 안마기 하나 파는 것이 아보카도 1,000개 파는 것의 객단가를 만들어 내니 당연히 컬리 입장에서는 주저할 이유가 없었죠.

최근 컬리의 행보는 더 공격적인데요. 바로 ‘뷰티컬리’를 정식 론칭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메인 모델은 블랙핑크의 제니! 모델만 봐도 컬리가 뷰티를 잡기 위해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지를 느낄 수 있는데요. 이외에도 컬리는 ‘이사배’, ‘레오제이’ 등 막강한 구매 파워를 자랑하는 뷰티 인플루언서와도 광고를 진행하기도 했어요. 또한 ‘시슬리’, ;로레알’ 등 명품 뷰티 브랜드들이 컬리에 대거 입점하면서 그 규모 역시 빠르게 크고 있는 상황입니다.

뷰티 전문관 ‘먼데이 문’을 운영해오며, 뷰티에도 큰 공을 들였던 SSG닷컴 입장에서는 종합몰로의 성장과 뷰티 쪽의 버티컬 앱 강화를 꾀하는 컬리가 마냥 달갑지 않을 거예요. 그런 의미에서 SSG가 인스타 계정을 라이프스타일과 식품으로 분리한 것은 컬리가 뷰티컬리와 컬리를 나눈 것을 연상하게 하네요!

SSG닷컴 추억의 광고 살펴보기

한때 광고 업계에서는 ‘SSG처럼 만들어 주세요’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였는데요. 공효진과 공유가 출연했던 SSG닷컴의 첫 광고가 업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죠. 30초짜리 짧은 영상 속에서 공효진이 공유에게 SSG 로고를 보여주고, 공유가 SSG를 ‘쓱’이라고 읽는데요. 많은 대사와 연출이 들어가지 않았음에도 ‘쓱’이라는 말 한마디는 SSG가 지금까지 성장하는 데 크게 기여했답니다.

그렇게 무려 7년이나 SSG닷컴과 함께했던 공효진과 공유도 작년 말, SSG닷컴과의 계약이 종료되며 아쉬운 작별을 고했는데요. 영상에서는 2015년 광고 첫 장면처럼 공효진이 태블릿 PC를 건네고 그 속에서는 7년간의 활약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갑니다. 마지막으로 ‘쑥스럽게 안녕’이라는 카피와 함께 공효진과 공유와 작별 인사를 건네죠.

저는 이 광고를 보면서 SSG닷컴의 광고 센스와 배우들을 향한 SSG닷컴의 고마움이 잘 드러난다고 느꼈는데요. 무려 7년 전 영상을 똑같이 패러디하여 전달했다는 점, 계약이 종료되었음을 그냥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영상으로 한 번 더 풀어냈다는 점에서 그들의 센스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최근 SSG닷컴이 시장에서 어느 정도 안착한 만큼 빅모델을 당분간 쓰지 않고, 마케팅 비용을 축소하겠다는 기사를 발표하였는데요. ATL이 아닌 BTL 마케팅에 더 집중하기로 한 의도도 새로운 캠페인에서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겠네요.

지금까지 SSG의 새로운 브랜드 캠페인과 국내 이커머스의 속사정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업계에서는 코로나로 인해 큰 수혜를 봤던 이커머스 시장에 선두자와 낙오자가 가려질 타이밍이 다가왔다고 바라보고 있어요. 오프라인 매장들의 부활, 과열되는 이커머스 시장의 경쟁 속에서 SSG닷컴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 에디터 수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