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의 여행자, 진선주(1) - 여정의 첫 출발

안녕하세요👋 
모아의 첫 번째 이야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앞으로 어떠한 여행자들을 만나게 될지,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어떠한 감정을 마주하게 될지 저 또한 기대하는 마음으로 문을 열어봅니다. 

여러분들의 여행을 애정하는 마음, 그리고 여행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을 담아 한달에 1명씩 매주 목요일마다 여행자의 에피소드를 간결한 대화체로 담아보려고 합니다.

(뉴스레터를 보시고 자유롭게 소통해요! 소중한 의견들을 귀 기울여 들으면서 여행자만의 공간을 함께 만들어 가고 싶어요👀)

6월 한 달간 이야기를 펼칠 첫 번째 여행자는,
모아의 편집장인 진선주 여행자입니다.

그녀의 여행 이야기들을 모아, 지금 바로 move or action!

〰️

새로운 여행자를 만나 뵙게 되어 반가워요! 
간단한 자기소개와 지금까지 거쳐온 여행지를 소개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1인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 [기록의수록]을 운영하는 편집 디자이너이자 모아의 편집장, 진선주입니다. 저는 지금까지 일본을 시작으로 태국, 영국, 프랑스, 모나코,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 바티칸, 몽골, 쿠바, 미국, 멕시코 총 13개국을 지나왔습니다.

여행을 다니기 좋은 환경을 가지셨군요. 여행의 주기는 어떻게 되는지 궁금해요.

총 1년 정도 회사를 이전하며 다니다가 직종변경과 더불어 외주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서 자연스레 프리랜서로 정착하게 되었어요. 여행하며 살아가는 삶을 늘 꿈꾸었는데 생각보다 빠르게 닿게 되어 감사함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제 프리랜서로 활동한 지 7~8개월 차밖에 안 되었기에 아직 해외여행은 1번밖에 못 갔어요. 올해 4월에 멕시코를 약 2주간 다녀왔고 연말쯤 해외에서 한 달간의 디지털 노마드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해외 봉사활동과 개인 여행을 염두하고 있어서 연 2회 주기로 여행을 떠날 것으로 예상되네요. 

이제 본격적으로 여행 이야기를 시작해 볼게요! 여행의 첫 시작은 언제부터였나요.

저의 첫 해외여행은 14살 때였어요. 당시 학교에서 청소년 적십자 단체인 RCY의 일원으로 활동하면서 일본에 갈 기회가 생겼었거든요. 무려 부산에서 배를 타고 입출국해야했던 여정이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첫 여행부터 심상치 않았었죠.(웃음)

일본의 어느 지역을 갔었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로 무지하게 떠난 여행이었지만 첫 해외 여행이었기에 이국의 땅을 밟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신기했던 기억이 나요. 그 이후 20살까지는 해외여행에 대한 큰 갈망이 없었다가 21살 때 엄마가 일본여행을 함께 가자고 제안을 해주면서 또다시 일본을 다녀오게 되었는데 아는 맛이 무섭다고 그것이 시발점이 되어 습관처럼 1년에 1번 이상은 꼭 해외를 드나들기 시작했어요. 무엇보다 일본을 다녀온 바로 다음 해에 인생 첫 장기여행을 경험해 보게 되면서 로컬 여행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어요. 유럽에서 30일간 머물렀던 경험을 기점으로 여행이 삶의 중심이 되어버렸네요. 어쩌면 진정한 여정의 시작은 이때부터라고 할 수 있어요.

‘첫 번째 여행’의 의미를 다양한 시각으로 말씀 주신 것이 인상이 깊습니다. 여행의 재미를 유럽여행에서부터 느꼈다고 말씀 주셨는데 어떠한 계기가 있었나요?

J형 인간으로 이전 여행들은 늘 계획의 틀 안에서 이루어졌었어요. 그 틀을 지키기 위해 동행들 사이에서 대장장이 역할을 하였었고, 원치 않게 그 틀이 깨지면 스트레스를 받아 하는 여행을 지속했었죠. 이랬던 제가 한 달간의 유럽여행에서 일주일도 못 채우고 계획표를 제 시야에서 던져버렸어요. 장기여행을 하다 보니 수많은 변수 앞에서 일말의 계획은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죠.

당시에 처음 겪어보는 온갖 수난들에 눈물도 쏟아보고 나만 유독 어렵게 돌아가는 여정을 하는 것만 같아 화도 났었는데, 그로 인해 계획에 전혀 없었던 사람들과 풍경들을 마주하며 환대와 도움을 받고 때론 위로를 받을 수 있었어요. 남들과 같이 계획대로 이루어진 완벽한 여행에는 실패했지만, 이러한 고생이 없었다면 만나보지도 못했을, 그래서 어쩌면 남들과 전혀 다른 경험을 하게 되는 과정 속 진정한 나다움을 깨닫게 되면서 여행의 맛을 알아버리게 된 거죠.

예상치 못한 에피소드로 채운 유럽여행을 그냥 지치기 아까워 이때부터 여정을 기록하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기록을 통해 제 성향적인 측면에서도 여행을 갈망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어요. 늘 어렸을 때부터 새로운 환경을 마주할 땐 두려움보다 설렘이 컸던 아이였어요. 그리고 무언가에 한 번 꽂히면 인생의 중심이 그것으로 가득 찰 만큼, 소위 말해 ‘덕후력’이 폭발하던 아이였죠. 10대 때는 그 대상이 '아이돌'이었는데 20대가 돼서는 '여행'으로 옮겨지게 된 것이죠. 끈기가 참 부족한 사람인데 그 대상에 다다르기까지 현재를 인내할 힘을 연습할 수 있게 되고, 인내의 과정을 통해 늘 삶에 설렘을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게 되었어요. 그리고 여행의 과정을 통해 제가 글을 쓰고, 사진과 영상을 찍는 기록의 행위를 좋아한다는 것 또한 깨닫게 되면서 여행의 저의 삶의 이유이자 취미가 되어버렸어요. 이 설렘을 오래 유지하고 싶기에 발도장을 빠르게 찍고 싶기보다는 천천히 세계를 떠 돌아보고 싶은 마음입니다.

여행을 하다보면 유독 자신과 잘 맞는 여행지가 있고 잘 안 맞는 여행지가 있죠. 가장 잘 맞았던 여행지와 그 반대의 여행지가 궁금해요.

잘 맞는다의 기준은 다양하게 해석이 될 수 있는데 여행지의 취향과 관련 없이 유난히 여행이 잘 풀렸던 기준으로 말씀드리면, 쿠바였어요. 사실 쿠바는 여행을 떠나기 직전까지는 정말 연이 아닌 여행지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온갖 고생을 떠안고 들어갔는데, 공항 밖을 나서자마자 여행지의 색깔부터 오가며 만난 사람들까지, 청춘 있다면 바로 지금이 아닌가 싶었어요. 접근성뿐만 아니라 인터넷 사용과 지역 이동의 교통편이 매우 불편한 곳임에도 불구하고 여행 내내 ‘여행이 재밌다’는 생각이 들면서 ‘이런 게 진정으로 잘 맞는 여행지구나’를 깨닫게 해준 곳이었습니다.

반대로 정말 안 맞았던 여행지는 포르투갈 리스본이었어요. 30일간 떠날 유럽 여행지 중 가장 기대를 많이 한 곳이었는데 그 기대와 달리 포르투갈에 들어갈 때부터 나갈 때까지 고생의 연속이었어요. 포르투갈로 가기 위해 야간열차를 타고 이동했을 때는 기차역을 잘 못 가서 기차를 놓칠 뻔하고, 포르투갈에서 이탈리아로 가기 위해 공항으로 나섰을 땐 이미 비행기가 전날에 떠난 후였어요. 포르투갈에 있는 동안마저도 교통편으로 몸살을 앓을 지경이였죠.

정말 이 정도로 여행이 꼬일 수 있나 싶었지만 리스본 전망대에서 바다와 함께 펼쳐진 전경을 봤을 땐 하루 동안의 고생을 씻겨주더라고요. 그래서 이곳을 떠나야 할 때 정말 아쉽기도 하면서도 진절머리를 쳤던 기억이 나요. 그리고 여행 더 나아간 지금에서야, 여행지의 취향과 별개로 여행이 안 맞는 곳이 있구나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

.
.
.

💌 진선주 여행자의 이야기는 다음주에도 이어집니다 :)
[다음편. 청춘같았던 나의 여행지]

청춘같았던 여행지인, 쿠바의 생생한 에피소드가 펼쳐집니다.

*뉴스레터에 사용되는 사진의 저작권은 인터뷰이에 있습니다. 

👉 인스타그램: @eye.know_ears.nose
👉 블로그: https://brunch.co.kr/@zin-green

✨ 여러분들의 여행 이야기가 궁금해요.
애정과 추억 가득한 여러분들의 여행이야기를 뽐내주세요!
뉴스레터 인터뷰 참여하기

➰ 모아의 인스타그램 바로가기
@eye.know_ears.nose

➰ 편집장의 더 깊은 여행 이야기
www.brunch.co.kr/@zin-gre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