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모꼬지기입니다.
구월 둘째 주, 『모꼬지기』 37호에는 열망적 시선이 너울거리는 밴드 'ABTB', 당당하고도 활기차게 불어오는 '9월의 공연 소식', 그리고 구독자님을 위한 열기를 띤 락 '플레이리스트'까지, 총 세 가지 이야기를 선물해 드립니다.
⭐ 뮤직스타뜰
내가 존재하고 투쟁하는 이유, ABTB
그것은 내면에서 울리는 악보와 같아서, 때로는 고요하게 시작하고 때로는 깊은 곳에서 끊임없이 우리를 부르는 목소리처럼 다가오며 강렬하게 성장한다. 또 그것은 우리의 목적을 정의하고 현실과 꿈의 경계를 허무는 원동력이 되며, 부딪혀 오는 돌과 가시를 넘어 높이 도약하는 투쟁의 용기가 되기도 한다. 그의 이름은 열망이다.
뮤직스타뜰 서른일곱 번째 아티스트, 'ABTB'를 소개한다.
강대희(드럼), 장혁조(베이스), 곽상규(기타), 황린(기타)로 구성된 4인조 밴드 ABTB는 'Attraction Between Two Bodies'의 약자로, 우주상의 모든 물체는 서로 끌어당긴다는 '만유인력의 법칙'을 풀이하여 '두 물체 간의 이끌림'이라는 뜻으로 활동명을 정하게 됐다. 그들은 2014년 12월 첫 공연 이후 2015년 'CJ 튠업 뮤지션으로 발탁되며 대중의 주목을 받았다. 이듬해 '네이버 온스테이지' 출연과 '지산밸리 록 페스티벌' 공연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인지도를 높여왔고, 정규 1집 [Attraction Between Two Bodies]로 얼터너티브 하드 록 사운드를 선보여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록 음반상을 수상하여 실력을 입증했다.
앨범 [daydream]은 '사회적 분열과 정체성 혼란의 가운데서 어느 쪽도 선택하지 못하는 예술가의 방황'을 담았다. 특히 이 콘셉트앨범은 소설과 만화까지 아우른다. 강대희가 직접 쓴 단편소설 속 주인공은 버스를 타고 광화문 광장의 집회 행렬을 지나다 백일몽에 빠지며, 앨범 디자이너 Ongsu(3fingers)가 그린 만화도 이를 표현하고 있다. abtb는 앨범 [daydream]으로 2021년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최우수 록 음반과 최우수 록 노래 부문을 수상하였다.
세심하게 쌓인 반항의 울렁임
"어쩌면 모든 것을
바꾼 듯이 뜨거웠던
겉도는 다짐들에
헛갈리던 전망들이
온 말을 잃어 온 말을 잃어
기억이 없는 기적 따윈 없어"
ABTB의 <Zeppelin> 中
일단, 그들의 음악을 처음 들어봤다면, 잠시 숨을 좀 고르자. ABTB를 맞닥뜨린 순간 솟아나는 강렬한 인력은 '아, 내가 당분간은 이 노래에 매달릴 수밖에 없겠구나'라고 고백할 것이다. 얼터너티브-하드 록의 바탕 위에 다양한 음악적 층위가 켜켜이 쌓인 에너지는 마구잡이로 분출되지 않는다. 정교하다. 그저 정교한 세공이다. 감각적으로 균형을 맞춰 치밀하게 짜인 리프들은 과함이 없으며, 다채로운 곡 전개와 과감한 음악적 실험은 투쟁의 과정과도 같다.
그들이 펼쳐내는 이성과 야성의 조화는 감정의 발단과 절정을 오간다. 자조적인 가사와 대비되는 화려한 록 사운드는 ABTB만의 짙은 사운드 질감을 유지하고 또 어떤 때에는 그것을 강화하며 프로그레시브 메탈, 아트 록, 일렉트로닉같이 다양한 텍스처를 입혀왔다. 특히, 그들의 노래는 여러 가지 회화적 이미지가 떠오르며, 이어지는 기타 솔로는 마치 기타 스스로 노래하며 세상에 당당히 외치는 것 같이 느껴진다. 맹렬한 사운드에 너울거리는 그 단호한 선언은 이 세상을 향한 나의 반항이자 투쟁이자 실존이다.
하나 남은 내 몸을 싣고서, iii
[iii]는 ABTB에게 있어 일종의 전환점이 되는 음반이다. 프론트맨이었던 박근홍의 탈퇴 이후 제작된 이번 앨범은, ABTB의 서사 안에서 각 노래에 적절한 목소리들을 배치하여 매 편의 이야기들을 새롭게 만들고 있다. 앨범에서 가장 독특하다고 말할 수 있는 첫 번째 곡 'BULLY'는 정식 멤버인 곽상규가 직접 랩을 했으며, 나머지 곡들은 보컬의 부재를 메꾸기 위해 게스트 가수들을 섭외하여 피처링으로 발표했다. 시나위 출신의 김바다와 로맨틱펀치의 배인혁, H a lot의 조규현, 싱어송라이터 이윤찬이 참여하여 곡마다 어울리는 결을 만들어 색다르면서도 일맥상통하는 두 존재 간의 이끌림을 완성했다.
"나를 닮은 물고기의 꺼져가는 눈
멈춰 서버린 시계의 태엽을 감아
그런 기억도 있었던 것 같은
하루의 오후"
ABTB의 <SANTIAGO> 中
전 앨범들이 사회적 쟁점들에 대한 화두를 던지는 것에 집중했다면, 이번에는 조금 더 내밀한 감정을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내가 무슨 짓을 하든지 상관 말라는 거침없는 외침 'BULLY'부터 잃어버린 순간 속 느낀 현기증 'JUMP', 기다려도 차롄 돌아오지 않으니 정공법으로 'BLUFFING', 모래로 지어진 성은 무너져 'EMPIRE', 돌아갈 길을 잊은 채 내 몸을 싣고서 'SANTIAGO', 날 일으켜 세운 너의 손 'Take Me To', 우리의 마음은 서서히 닳고 'END', 지우고 지워도 꺼지지 않을 너 'THRILLER', 홀로 추는 춤은 그렇게 끝나고 'Gray Boy'까지. 앨범 앞부분의 'BULLY'와 'JUMP', 'BLUFFING' 이 세 개의 타이틀곡에서 시작되어 다음 여섯 개의 수록곡으로 이어지는 서사들은 앨범 전체를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하여 몰입감을 높여준다. 순서대로 듣고 있자면, 어지럽지만 자기만의 규칙에 따라 정돈된 방 안을 부유하고 있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그리고 그 얽혀있는 물건들 사이사이 여백에는 그저 한곳에 정착하는 대신 방랑하는 쪽을 택한 관조하는 감정적 시선이 우리를 바라본다.
📅 공연캘린더
당당하고도 활기차게 불어오는, 9월의 공연
새로운 시작을 약속하며 당당히 다가오는 가을의 첫 달, 후텁지근했던 공기는 어느새 자취를 감추고 선선한 바람이 우리를 맞이한다. 함께 불어오는 페스티벌의 무한한 활기와 다채로운 세계는 우리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하고, 나뭇잎이 점차 물들어 가듯 같은 공간에서 함께하는 음악의 열기는 우리 서로를 연결해 줄 것이다. 과연, 오늘의 9월에는 어떤 즐거움이 기다리고 있을까.
1. 2023 마이크로서울 페스티벌 : Seoulbound - 과천
'2023 마이크로서울 페스티벌'은 서울랜드가 직접 주최한 첫 EDM 페스티벌이자, 블록체인과 NFT 등 다양한 기술 키워드를 결합한 새로운 포맷의 축제로서, 국내 EDM 페스티벌 최초 드론 쇼와 미디어 월을 갖춘 웰컴 스테이지 그리고 다채로운 관객 참여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전방위 돌비사운드와 360도 프로젝션 맵핑되는 미디어아트와 시스루LED에서 펼쳐지는 홀로그램, 레이저쇼, 특수효과 등이 레이어링되어 초현실적인 경험을 선사하는 리돔(RHYDOME)을 만나볼 수 있다.
[공연 정보]
2. 2023 뮤즈온 라이브 위크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신인 뮤지션 발굴 및 육성 프로젝트 '뮤즈온(MUSE ON 2023'과 연계한 기획공연 '2023 뮤즈온 라이브 위크'를 5일간 무신사 개러지에서 개최한다. 올해로 5년째를 맞는 뮤즈온은 음악성과 잠재력을 지닌 신인 뮤지션을 발굴하여 다각도 지원을 통해 대중적 인지도를 가진 뮤지션으로 육성하는 사업이다. 프로젝트에 선정된 뮤지션들에게는 기획공연, 음악방송 및 라디오 출연, 음원 발매 등 다양한 지원이 제공된다. 또한, 이번 공연은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온라인으로 생중계될 예정이다.
[공연 정보]
3. 슈퍼팝 2023
첫 한국 개최를 앞둔 ‘슈퍼팝’은 K팝을 넘어 전 세계의 팝 음악을 통해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는 목표를 가지고 탄생한 뮤직 페스티벌로, 슬로건 "Always, Together, Forever"에는 관객들과 예술가들 모두가 함께함으로써 발생한 응집된 에너지를 통해 ‘만화경’ 같이 끊임없이 독창적인 예술적 표현을 발견하고 경험할 수 있는 페스티벌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를 담고 있다. Jon Batiste, CL, 뉴진스, 빈지노, 박재범, 제시, 로꼬, 우원재, 코드쿤스트 등 여러 아티스트가 참여하며, 한국을 시작으로 일본 도쿄, 스페인 마드리드, 홍콩 등에서 개최된다.
[공연 정보]
4. US EARTH FESTIVAL ESG BUSAN 2023
ESG란,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 구조(Governance)의 약자로, 기업의 활동에 친환경, 사회적 책임 경영, 지배구조 개선의 투명 경영을 고려해야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다는 뜻을 담고 있다. '어스어스 페스티벌'은 음악 페스티벌을 필두로, ESG 캠페인을 통해 이를 전파함으로써 자연 보호에 대한 경각심과 지구를 위한 지속적인 실천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를 갖고 있다.
[공연 정보]
💿 둠칫두둠칫
아침에 맑은 정신이 들려면, 꼭 락을 들어야 해🤘
“나의 맘에 불을 밝혀줘 어둠을 볼 수 있게
내 심장에 킥을 날려줘 다시 숨 쉴 수 있게
밤새 놀아나보자 밤새 춤을 춰보자
밤새 불태워보자 이 어둠을 밝힐 수 있게"
갤럭시 익스프레스의 <호롱불> 中
부조리한 세상 속 시시포스는 오늘도 돌을 굴리죠. 그러나 이 세상은 우리의 무대고, 아무리 그 어떤 무거운 돌이라도 무대 위의 나를 끌어내릴 수는 없어요. 무한의 자유, 영혼의 반항, 그것이 내가 기쁘고도 끊임없이 돌을 들어 올릴 수 있는 이유예요. 저 하늘에 크게 소리쳐 봐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난 어리석은 인간의 용기를 믿겠다고.
우리 끝없는 모험과 열망의 여정으로 가볼까요.
모꼬지기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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