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모꼬지기입니다.
팔월 셋째 주, 『모꼬지기』 36호에는 소중한 우리의 온기를 이야기하는 '결(KYUL), 우리를 음악에게 더 가까이 안내할 '의정부음악도서관', 그리고 구독자님을 위한 한여름의 밤을 닮은 플레이리스트까지, 총 세 가지 이야기를 선물해 드립니다.
⭐ 뮤직스타뜰
이왕이면 소중한 우리의 온기를, 결 (KYUL)
우리는 서로 얽히고 얽혀 수많은 연결의 아름다움을 쉽게 지나친다. 가까운 거리에 있지 않아도 하나의 환희로 가득 차 있는 마음들, 언젠가 사라질 것을 알면서도 더 소중히 간직하고 싶은 순간들. 이 한 편의 예술작품은 사랑이라는 무수한 음조를 만나 삶을 찬란한 색으로 물들인다. 때론 아픈 사랑일지라도, 이왕이면 소중한 우리의 온기를 느끼고 전하고 싶다.
뮤직스타뜰 서른여섯 번째 아티스트, '결(KYUL)'을 소개한다.
2018년 EP [거울]을 통해 대중에게 첫인사를 건넨 결은 ‘지나가면’, ‘Silence’, ‘돌아가자’ 등 여러 싱글을 발매하며 자신만의 감성이 묻어나는 음악들을 선보였다. 그는 대학 시절 친구들과 함께 어울렸던 동아리 활동을 통해 음악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었던 그는 스스로 취미 삼아 음악을 만들기 시작했다. 아예 직업으로 삼아야겠다는 결심은 없었지만, 음악에 대한 애정으로 시작된 그의 노래들은 어느덧 세상에 나와 우리에게 닿았다. ‘결 따라간다’라는 말이 예뻐서 정하게 된 ‘결’이라는 활동명처럼, 그의 음악은 하나의 결을 그리고 있다. 대부분의 앨범 커버를 자신이 직접 촬영한 사진으로 채우며, 일상의 풍경과 음악을 하나로 연결한다.
계속 사랑하자
"내가 더 크면 그늘이 생길 테니
그댄 거기서 쉬면 돼요
가만히 옆에 누워서
그렇게 나와 있어 줘요
내가 더 크면 그늘이 생길 테니
그댄 거기서 쉬면 돼요
곧 푸르른 내가 돼 있을테니
잊지 말아줘요”
결의 <나무> 中
나무는 작은 씨앗에서 시작되어 하늘을 향해 자란다. 그 과정에서 뿌리는 땅속으로 깊이 파고들 힘을 얻고, 줄기와 가지는 더 넓은 곳을 향해 뻗어나가며 성장한다. 그렇게 자라난 나무의 열매는 생명력과 의지를 머금고 달콤한 향기를 내뿜는다. 하지만 이 결실은 햇빛과 물 그리고 마음을 쏟아붓는 관리가 필요하다. 순간적인 열정이 아닌 꾸준하고도 균형 있는 노력. 그렇기에 저 나무가 대견하면서도 대단해 보인다. 과연, 나라는 나무에는 누군가 잠시 쉬어갈 그늘이, 누군가 보살필 수 있는 사랑이란 열매가 맺힐 수 있을까.
결은 우리가 하고 싶었으며 듣고 싶었던 이야기를 한다. 엉망이었던 과거를 복기하고, 알 수 없는 현재를 의심하지만, 결국 나무가 되고 싶다는 고백이자 나무가 될 것이라는 약속, 그의 노래에서 자라 나온 그 뿌리들은 이 세상을 이롭게 풀어나갈 실마리가 결국 ‘사랑’이라고 말한다. 그저 사랑은 위대하다고 뜬구름 잡는 소리가 아닌, 남녀 간의 사랑만이 넘어 ‘사랑’ 그 자체를 그린다. 그는 사랑이라는 그릇에 담아. 다양한 사건과 감정을 펼쳐내며 우리에게 말한다, ‘우린 여전히 좋은 사랑을 할 테니까’.
타올랐던 사랑의 잔해들, Things I Loved Most
결은 지나가고 말았지만 가장 사랑했던 시절의 이야기를 두 편에 나누어 담았다. 날 웃음 짓게 하던 기억들 ‘너하고’부터, 자꾸 같은 감정을 반복하며 ‘똑같은 만남, 다른 사람’, 우린 좀 더 괜찮아질 거야 ‘괜찮아’, 이제 나도 떠나면 우리는 앞으로 ‘영영’, 영원하지 않아도 어서 ‘도망가자’, 이건 익숙해지지 않네 ‘아픔이 아문 건지’, 서로 그리워해도 안녕 ‘Broken’, 네가 행복하다니 좋더라 ‘가끔 연락하던 애, 그저 슬픔을 미루는 걸까 ‘지금 만나 사랑을 해’, 떠났던 자리만 가만히 ‘그때 난 하나도’까지, 결의 음악은 달콤쌉싸름한 사랑의 여러 면을 회상하게 하며 아련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우린 여기 더 어울리지 않아
어서 여기서 우리 도망가자
언젠가 우리가 서로의 손을 놓고 가야한다해도
영원하지 않아도 괜찮아”
결의 <도망가자> 中
사랑은 단순히 행복만을 가져다주지 않는다. 슬픔도, 아픔도, 고통도, 후회도 다 사랑의 일부분이다. 서로의 성장을 함께하며 같은 곳을 바라볼 때의 만족감이란 이루 말할 수 없지만, 때때로 상충하는 감정들은 크고 작은 잔해들을 초래하며 가끔은 우리의 마음을 미로 속으로 헤매게 하고 당혹스러움에 빠뜨리기도 한다. 그러나 그 모든 순간들은 우리를 더 촘촘하게 완성하며 복합적인 아름다움으로 이끌어 준다. 그렇게 지나간 인연과 타올랐던 그 시절이 아스라이 피어오르며, 오늘의 음악은 그리움이란 행성으로 향하는가 보다.
🎧 머물다가요
오늘은 음악과 더 가까이, 의정부음악도서관
황홀한 소리의 향연, 그 안에서 우리는 감정과 이야기의 미로로 빠져든다. 음악은 마음을 울릴 뿐만 아니라,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마법의 예술이다. 가끔 내가 이토록 사랑하는 음악에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고 더 자세히 알고 싶을 때, 환상적인 음악의 세계로 초대하는 특별한 장소가 있다. 그곳은 ‘의정부음악도서관’이다.
지난 2021년 6월에 개관한 의정부음악도서관은 연면적 1,691.2㎡(511.5평), 지상 3층 규모로 만들어졌다. 책과 음악이 융합된 음악 전문 도서관으로, 오랫동안 미군 부대가 주둔했던 지역 특성을 살려 재즈와 블루스, 힙합, R&B 등 블랙뮤직을 테마로 공간을 디자인했다. 의정부음악도서관은 도서와 더불어 CD, LP, 악보, DVD 등 다양한 비도서 자료들도 보유하고 있으며, 1층 북스테이지와 3층 뮤직스테이지 그리고 그 중간을 이루는 라운지 공간 2층 메자닌으로 크게 3층으로 나뉜다.
우리 모두 함께, Book stage
뮤직홀은 공연 여부와 상관없이 하루 종일 시민들에게 열려있는 개방된 공간이다. 이곳에서는 뮤직테라피와 영화 상영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리며, 스타인웨이 스피리오 피아노의 자동 연주를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직접 작곡 프로그램을 사용하거나 피아노 연주를 할 수 있는 스튜디오가 마련되어 있어, 그저 듣는 음악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참여하고 창조하는 음악을 체험할 수 있다.
우리는 통상 도서관을 작은 소음도 조심해야 하는 공간으로 여긴다. 그러나 의정부음악도서관 1층 한쪽에 마련된 오픈스테이지에서는 때때로 콘서트도 열어 공연장의 모습으로 변모하기도 한다. 가곡과 영화 OST, 동요 등 다채로운 음악을 만날 수 있으며, 그랜드피아노를 중심으로 편히 앉아서 책을 읽거나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계단형 라운지가 특징이다.
음악으로 연결되어, Mezzanine
2층에서는 시 컬렉션과 고전을 비롯해, 음악 전공자나 입문자를 위한 다양한 장르의 악보와 음악 매거진을 열람할 수 있다. 각자 여유롭게 창가에 앉아 책을 읽을 수 있는 일인석과 여러 사람이 모일 수 있는 커뮤니티룸이 마련되어 있다. 특히, 그래미어워즈 수상작을 전시한 뮤직컬렉션이 전시되어 있어 음반에 대한 자세한 내용들을 살펴볼 수 있다.
도처에 음악만이, Music stage
의정부음악도서관의 매력은 3층 뮤직스테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3층은 도서보다 음악에 더욱더 가깝게 접근한 공간으로, CD와 LP, DVD 등 다양한 비도서 자료를 감상할 수 있다. 직접 음악을 청취할 수 있는 CD플레이어와 턴테이블 등 음악플레이어가 마련되어 있어, 그저 디지털로만 음악을 향유했던 이들에게는 새로운 경험으로 다가올 특별한 공간이다. 또한, 한쪽에 마련된 오디오룸에서는 소규모 문화행사가 열리기도 하며, 매일 다양한 시간대에 선곡된 플레이리스트를 고품질의 스피커를 통해 최적의 환경에서 온전히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뮤직홀은 공연 여부와 상관없이 하루 종일 시민들에게 열려있는 개방된 공간이다. 이곳에서는 뮤직테라피와 영화 상영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리며, 스타인웨이 스피리오 피아노의 자동 연주를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직접 작곡 프로그램을 사용하거나 피아노 연주를 할 수 있는 스튜디오가 마련되어 있어, 그저 듣는 음악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참여하고 창조하는 음악을 체험할 수 있다.
음악은 삶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나아가 세상을 더 깊이 이해하는 열쇠가 숨겨져 있기도 하다. 의정부음악도서관은 음악을 전공하는 사람부터 일상에서 음악을 즐기는 사람까지, 모두가 함께 모여 음악이라는 하나의 결을 따라 모이는 풍요로운 공간이다. 이곳, 특별한 공간에서 누리게 될 즐거운 음악 여행은 당신을 더 넓은 세상으로 초대할 것이다.
💿 둠칫두둠칫
우리 사랑은 한여름 밤의 꿈처럼
"어둠이 깔리고 밤에 비가 내려도
난 젖은 채로 곁에 있죠
시간이 지나면 우리는 없겠죠
영원이라는 건 있지 않아요"
데이먼스 이어의 <Rainbow> 中
밝은 달빛 아래에서 시작된 낭만적인 이야기는 뜨겁게 타오르는 저 별들처럼 강렬한 빛을 내뿜죠. 그러나 빛을 소멸한 별은 높은 정점에서 낙하하여 추억의 안개 속으로 사라져요. 우리는 무엇을 보았던 걸까요, 그것은 단지 신기루였을까요. 위태로웠던 우리의 온도는 손끝으로부터 사그라지고, 끝내 우리 간의 연결은 끊겨버려요. 손에 붙들고 있던 모래성은 더 이상 그 모습을 간직하지 못하죠. 그리움과 아픔과 아쉬움을 안고서 당신을 놓아볼게요, 그 뒤로 남은 것은 추억 한 편과 마음에 새겨진 흔적뿐일지라도.
그래도 그 순간의 아름다움과 열정은 영원히 나의 일부분으로 남을 거예요.
모꼬지기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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