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모꼬지기입니다!
기나긴 방학을 마치고, 오랜만에 인사를 드리네요. 선선했던 날씨는 어느새 살짝 열기를 흩날리고 있고, 짧았던 머리는 어느새 조금 길어져 지저분해 있어요. 이 시간의 공백을 차근차근 메꾸기 위해, 우리는 더 많은 이야기를 함께 할 거예요.
그리고, 앞으로의 뉴스레터는 격주 목요일 오후 5시에 발행하려고 해요. 주기가 짧아진 만큼, 내용의 질적인 부분을 더욱더 신경 써서 여러분께 찾아뵐게요.
오월 넷째 주, 『모꼬지기』 32호에는 어느 등대의 동행을 그리는 아티스트 '하현상', 시원한 바람과 함께 불어오는 6월의 공연 소식, 그리고 길을 잃어버린 구독자님을 위한 플레이리스트까지, 총 세 가지 이야기를 선물해 드립니다.
⭐ 뮤직스타뜰
어느 등대의 동행, 하현상
상실했으나 잊을 이유는 없다. 나를 기억하고, 나를 확인하고, 여전히 살아내는 것. 그것이 나를 위한 노래이자 나를 향한 위로가 아닐까. 그때의 너는 괜찮다고, 지금의 너로 오기까지의 여정이 꽤 나쁘지 않았다는 그런 애정 어린 토닥임. 알게 모르게 지친 마음에 살며시 와닿는 어느 등대의 동행이 있다.
뮤직스타뜰 서른두 번째 아티스트, ‘하현상’을 소개한다.
밴드 ‘호피폴라’부터 보이그룹 ‘고막소년단’, 그리고 이제는 영화배우까지. 하현상이라는 아티스트의 매력은 무궁무진하다. 어릴 적 피아노를 배우며 음악과 친해진 그는 예술 고등학교로 진학했으며, 17살 때 데미안 라이스(Damien Rice)의 ‘The Blower’s Daughter’를 처음 듣고, 기타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됐다. 일찍이 김광석 가요제에서 장려상을 수상하며, 2018년, 신인 작곡가 발굴 및 육성을 위해 출범한 CJ ENM의 사회공헌사업 ‘오펜뮤직’ 공모전에서 1기 작곡가로 선발되기도 했다. 이후, JTBC의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밴드>에서 팀 ‘호피폴라’로 우승을 차지하며 대중에게 자신의 이름을 알렸고,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나의 해방일지’, ‘멜로가 체질’ 등 많은 드라마 OST를 작업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또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카카오TV를 통해 진행된 리얼리티 프로그램 <고막소년단>에서 프로젝트 그룹 ‘고막소년단’으로 활동하며 새로운 하현상의 모습을 선보였고, 지금 그만의 이야기는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그는 자신의 앨범 모든 곡들을 자작곡으로 채운다. 그래서일까, 그의 음악들은 하현상이라는 사람과 꼭 맞닿아 있다는 느낌이 든다. 서정적인 곡이 즐비했던 첫 번째 EP [My Poor Lonely Heart]부터, 신시사이저를 이용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 두 번째 EP [The Edge], 그리고 밴드 사운드가 짙어진 [Calibrate]까지. 돋보이는 그의 음악적 변화와 앞으로 보여줄 그의 무한한 매력이 기대된다.
어딘가 위태로워 보이는
하현상이라는 사람을 생각할 때면, 왠지 모르게 JTBC <슈퍼밴드>에서 본 그의 첫 모습이 기억난다. 어딘가 위태로워 보이면서도 진중할 것 같았던 모습 때문일까, 어딘가 때 묻지 않은 순수함 때문일까, 그저 철저히 완벽해 보이는 뮤지션이 아닌 성장하는 어느 한 사람의 모습 때문일까. 그렇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냈던 그는, 자신만의 색채를 분명하게 구축하며, 행복과 혼란이 공존하는 순간 속 알게 모르게 지친 마음들을 어루만진다. 마치, 불안한 청춘이 불안한 청춘에게 ‘나도 불안해요’라고 고백하듯이 공감하며 꾸밈없고도 섬세하게.
시간은 나를 무심히 두고 야속하게도 빠르게 질주한다. 지금 이 상황에 매여 잠식당하고 있음에도 시간은 흐르고 낮은 지나가고 밤이 찾아오며 또 내일이 온다. 그렇게 오늘을 살아간다. 한숨 어린 어느 모서리의 끝, 나는 하루를 버텨내며 그렇게 누군가를 잃어간다. 그 누군가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기도 하며, 나 자신이기도 하다. 무엇이 맞고 무엇이 틀린 지, 어제 다짐했던 나의 마음은 오늘 다시 바뀌며 쉽게 흔들리고, 정의된 말들은 마음의 언어와 달라서 진짜 속마음과의 왜곡이 생기기도 한다. 그렇게 온전히 정의되지 못한 마음은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하고 허공을 헤맨다.
나의 전체를 뒤덮는 이 불안에 대해, 하현상은 과한 위로나 지나친 공감으로 넘치지 않는다. 그저 그의 음계는 너무도 많은 감정이 휘몰아쳐 오히려 텅 빈 우리에게 쓸쓸하면서도 담담한 듯, 같이 걸으면서 생각나는 한때의 아름다웠던 추억을 반추하며 길을 걷는다.
“밤비가 내려서 아직도 우리는
작은 공원을 빙빙 도네요
아마 기억이 나지 않을는지도 모를
말들을 늘여놓으며”
하현상의 <Where are you now> 中
쌉싸름한 누군가의 기록, Time and Trace
하현상의 첫 정규앨범 [Time and Trace]는 아련한 음색과 현명한 기개 섞인 사운드를 모던 록, 얼터너티브 록, 발라드, 포크 등 다양한 장르 위에 그려내며, 하현상만의 독특한 세계를 완성했다. 불안하고 위태로운 나날들, 그러나 이 또한 찬란한 순간이자 기록이며, 싱그러운 추억이라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삶을 풀어낸다. 하루하루 겹쳐진 굴곡의 연장선, 그렇게 우리의 모서리는 점점 뭉툭해지고, 깜깜했던 앞이 점점 보이기 시작한다.
떼놓을 수 없는 나의 그림자 ‘Melancholy’부터, 내가 정말 나라면 ‘말야’, 저마다의 아픔은 ‘시간과 흔적’, 날 떠나지 않는 ‘하루가’, 나쁘지 않은 기분 간직하고서 ‘소년의 방’, 그저 바라보고 있는 대로 ‘Laputa’, 저질러 버리듯 굽이치는 ‘까만 낮’, 아무 걱정 없이 ‘Good Night’, 나를 마주하는 ‘집에 가는 길’, 오래된 슬픔은 ‘Same Old Song’, 이대로 잠겨가도 ‘파도’까지. 사색적인 아름다움으로 나열된 이 11가지의 기록은 지나간 시간과 남겨진 흔적을 이야기하며, 우리를 노래한다.
"정말 이상한 날이야
이 모든 게 날 돕고 있어
Nothing lasts forever forever
바람을 맞으며 하늘 위로
Oh Can’t you see the castles in the air"
하현상의 <Laputa> 中
📅 공연캘린더
다가오는 무더위에는 신나는 공연으로 날려봐, 6월의 공연
머리카락 사이로 스치는 선선한 바람, 포근히 감싸 안아주는 따스한 햇살. 행복했던 5월은 서서히 물러나고, 6월의 시작은 벌써 열기가 끓어오르는 듯하다. 점점 다가오는 여름의 무더위, 신나는 공연으로 잊어버리는 건 어떨까?
1. 2023 뮤니브 콘서트 [ANTI-HERO]
대학생 문화 기획 단체 'MUNIV'가 주최하는 '뮤니브 콘서트'는, 대학가요제 폐지 이후 무대에 설 기회가 없는 20대 아티스트들에게 기회와 경험을 제공하고자 하는 신념으로 10년째 이어져 오고 있다. 특히, 이번 공연은 세상이 규정한 보편적인 영웅에 부합하지 않더라도 '있는 그대로의 나'를 그려나가자는 'ANTI-HERO'의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공연 정보]
2. 롤링홀 28주년 기념 공연
음악이 멈추지 않는 공간 '롤링홀'은 1995년 클럽 '롤링스톤즈' 개관 이후, 2004년 홍대로 이전하며 27년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커뮤니케이션 문화공간으로 이어져 왔다. 릴레이형 실내 뮤직 페스티벌 '롤링홀 28주년 기념 공연'은 크라잉넛, 윤딴딴, 스텐딩에그 등 다양한 아티스트가 참여하며, 1월 6일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6월 2일_강승원의 노후대책 ‘여름’]
[6월 4일_메써드X해머링X크럭스 ‘METAL INJECTION’]
[6월 6일_더픽스 단독 콘서트 “I WANT IT ALL!”]
[6월 16일~17일_디어클라우드 단독 콘서트]
[6월 23일_이제 단독 콘서트]
[6월 25일_정석훈 단독 콘서트 ‘우리의 여름’]
[6월 2일_은종 단독 콘서트 ‘낭랑 28세’]
3. 먼데이 프로젝트
먼데이 프로젝트는 평일 공연 활성화를 위해 2014년 시작된 월요일 콘서트로 혁오, 이진아, 안예은, 카더가든, 윤딴딴 등 실력 있는 다양한 뮤지션들이 함께 했으며, 합정과 성수 등 서울 전 지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6월 1일_Our Universe: 라쿠나]
[6월 5일_in BUSAN: 윤딴딴]
[6월 5일_라이브클럽: 찰리빈웍스]
[6월 8일_청춘의 밤: 이희상]
[6월 12일_안희수 앨범발매 단독 콘서트 "그림에 갇히다"]
[6월 19일_라이브클럽: Monday Off With Bluesy]
[6월 21일_OUR SUMMER: 아디오스 오디오]
4. 브릭데이 with BAND
콘텐츠브릭은 플랫폼보다 콘텐츠가 중요해진 시대 속에서 차별화된 기획과 새로운 시도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스토리를 만든다. 스페이스브릭은 이런 콘텐츠브릭이 운영하는 홍대 공연장으로, 다양한 공연들이 열리며 관객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6월 7일_406호 프로젝트]
[6월 14일_데드챈트]
[6월 21일_스킵잭]
[6월 28일_D82]
5. 제비다방
상수동에 위치한 문화공간 제비다방은, 작가 이상이 당대의 예술가들과 술잔을 기울이고 커피를 마시며 교류하던 '제비다방'에서 이름을 따왔다. 낮에는 휴식을 취하거나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며, 저녁에는 ‘취한제비’라는 이름으로 문화 예술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또한, 제비다방의 공연은 무료입장이며, 자율기부 형식으로 운영된다.
[공연정보]
💿 둠칫두둠칫
밝은 날에도 널 비추는 등대가 될게
"가슴속에 태양을 품고
달려가 저 너머로
무너진 맘에 입을 맞추고
달려가 우린 자유해
달려가 이 세상으로
날아가 파도 너머로"
이준형의 <태양> 中
때때로 우리는 길을 잃고 말아요. 이 광활한 망망대해 위 표류하는 난파선 같죠. 지고 있는 짐이 너무나도 무거워서, 지겹게 꼬여 풀리지 않는 이 매듭이 답답해서, 내 앞을 가로막은 벽이 단단하고 거대해서, 결국 우리는 깜깜하고도 아득한 안개 속으로 빠지고 말아요. 어디로 가야 할지, 어디로 향해야 할지, 나침반을 잃어버린 당신에게 용기를 불어넣어 줄게요.
먼 훗날, 당신이 다른 이를 밝히는 또 다른 등대가 되기를 바라며.
모꼬지기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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