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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ggozigi newsletter_12호

인디 뮤지션과 플레이리스트 추천, 그리고 새로운 음악 지식까지

2022.11.17 | 조회 4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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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꼬지기

우리들의 인디 음악 잔치

   안녕하세요, 모꼬지기입니다.

   영화를 보면서 한 번쯤은, '내가 저 영화의 주인공이라면...' 하는 상상, 다들 해보셨죠? 재밌기도, 설레기도, 슬프기도, 무섭기도 한 영화를 보면, 가슴 뛰는 상상에 빠지곤 하죠. 하지만 어쩌면, 더 이상 상상이 아닐지도 몰라요. 이미 우리는 우리만의 영화를 찍고 있으니까요. 매일 새로운 하루, 과연 오늘의 구독자님은 어떤 영화의 주인공 인가요?

   십일월 셋째 주, 『모꼬지기』 12호에는 우리만의 영화를 노래하는 '뎁트 (Dept)', 뮤지컬 단편 영화 '뮤직비디오'에 대하여, 그리고 구독자님을 영화의 주인공으로 만들어줄 플레이리스트까지, 총 세 가지 이야기를 선물해 드립니다.


⭐ 뮤직스타뜰

우리 영화는 로맨스 혹은 멜로, 뎁트

by 영

 

   사랑 이야기를 담은 영화는 크게 두 가지 장르로 나누어진다. 함께하기에 짜릿한 로맨스와 함께할 수 없기에 애틋한 멜로. 그리고 당신의 영화는, 보통의 날에 마주한 그와 속절없이 사랑에 빠지면서 시작된다. 예고편 하나 없는 이 사랑 영화, 과연 달콤한 로맨스일까, 씁쓸한 멜로일까.

(▲ 뎁트 공식 유튜브)
(▲ 뎁트 공식 유튜브)

   싱어송라이터이자 프로듀서 및 DJ로 활동 중인 뎁트는 2016년 7월 15일 싱글 앨범 [편하게 들어]로 데뷔했다. 그 후 음악적 갈등과 R&B, SoundCloud에서 영감을 받아 리드미컬한 비트와 감미로운 목소리를 담은 PBR&B장르 (일렉트로니카, 록, 힙합, R&B가 섞인 음악 장르)의 앨범을 발매했지만, 2019년 기존 음악에 대한 회의감을 느꼈고, 결국 2020년 POP 음악을 처음 선보였다. 그는 지금도 음악적 범위를 넓히고 있으며, 계속해서 다양한 음악을 만들어 내고 있다. 

   활동명 ‘뎁트(Dept)’는 빚을 뜻하는 Debt와 조직의 한 부서를 뜻하는 Department의 합성어로, 과거 존경받은 아티스트들로부터 영감을 받아 ‘진’ 음악의 빚을 팀원들과 함께 갚아나가겠다는 의미와 포부를 내포하고 있다. 그의 당찬 포부에 걸맞게 그는 매달 곡을 발표하는 등의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2022년 한 해 동안 약 24장의 싱글 앨범(2022.11.13 기준)을 발매하는 업적을 세우고 있다. 또한 지난 2021년 발매했던 <Winter blossom>가 올해 초 방탄소년단 정국의 인스타그램에 등장하면서, 멜론 인기 검색어 1위를 차지하는 등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데뷔 이후 꾸준한 곡 발매로 마니아들 사이에서 다작왕으로 불리는 그는, 잦은 앨범 발매에도 불구하고 모두 높은 퀄리티의 곡을 선보여 지금까지 많은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 

 

How long will I love you?

   How long will I love you? 난 언제까지 당신을 사랑할까? 사랑에 빠진 이들은 내가 할 수 있다면 더 오래, 별들이 저 하늘에 떠있는 한 영원히, 그를 사랑하길 원한다. 그리고 가끔은, 그를 더 오래도록 사랑하기 위해서, 지나간 시간을 되돌릴 수 있기를 빌어본다. 이렇게 간절한 우리네 사랑은, 결국 시간을 여행할 수 있을까.

 “We’re all traveling through time together, every day of our lives.

All we can do is do our best to relish this remarkable ride.

우리는 매일 함께 시간을 여행한다.

이 멋진 소풍을 즐기기 위해 우리는 최선을 다한다.”

영화 <About Time (어바웃 타임)> 中

 

   로맨스 코미디 영화 <About Time (어바웃 타임)>은 사랑을 향해 시간을 여행하는 남자 주인공 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가문으로부터 전해져 오는 시간 여행 능력을 얻은 팀은 우연히 만난 여자 주인공 메리와 사랑에 빠지게 되고, 그의 마음을 붙잡기 위해 시간을 되돌려 세 번의 첫 만남을 갖는다. 블라인드 카페에서 한번, 미술관에서 한번, 그리고 파티장에서 한번. 메리와 행복을 바라며 시간을 되돌리는 팀은, 그렇게 사랑을 쫓아 몇 번이고 시간을 여행한다.

   뎁트의 <About Time>은 듣는 순간 우리는 저절로 동명의 로맨스 영화가 떠오른다. 달콤한 노래가 시작되면 따뜻한 목소리가 우리를 감싸 안는다. 노란빛 목소리를 타고 들어간 영화 속에선, 사랑하는 그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기다리고 있다. 그러면 그 순간, 나는 주인공이 되어 속절없이 그대를 향해 달려가고, 다시 시공간을 여행한다. 내가 그를 사랑할 수 있고, 그가 나를 사랑하는 수많은 장면 속에서, 우리는 메리를 향해 시간을 달려가는 팀이 된다. 메리가 된 그와 팀이 된 나, 시간을 넘어서 함께하는 이 순간, 이번에는 손을 잡고 달콤한 음악 속으로 달려간다. 그렇게 오로지 너와 나의 행복한 지금을 위해, 우리는 이 곳에서 사랑하고, 또 사랑할 것이다.

 

사랑은 그렇게 다시 기억된다

(▲ 멜론 ‘Eternal Sunshine 1/2’ 앨범
정보)
(▲ 멜론 ‘Eternal Sunshine 1/2’ 앨범 정보)

   2021년 1월 25일에 발매된 싱글 앨범 [Eternal Sunshine 1/2]는 프로듀서로 활동 중인 서액터와 뎁트의 공동 작업으로 탄생하였으며, 2021년 2월 발매된 싱글 앨범 [Eternal Sunshine 2/2]와 연결된다. 동명의 멜로 영화 <Eternal Sunshine>을 배경으로 한 이 앨범은 상처받은 사랑 속에서 마주하는 각자의 감정을 담고 있다.

   이 앨범은 총 2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타이틀곡 ‘Cold’는 Thomas Ng와 I AM LUU의 피처링으로 탄생한 곡으로, 사랑에 서툰 여자에게 상처받는 남자의 감정을 담고 있다. 수록곡 ‘Eternal Sunshine’은 Ashley Alisha의 피처링으로 탄생하였으며, 이별한 후에도 떠오르는 기억을 놓지 않으려는 여자의 감정을 모습을 담고 있다.

Please, let me keep this memory.

just this moment.

제발, 이 기억만큼은 남겨주세요,

이것만큼은

영화 <Eternal Sunshine (이터널 선샤인)>

 


🎵 음악주저리

뮤직비디오, 한 편의 뮤지컬 단편영화

by 현

 

   귀를 가득 채우는 노래가 시작되면, 기다리고 기다렸던 영화의 막이 오른다. 아름답게 꾸며진 세트나 황홀한 풍경에서 또는 그 두 가지가 바뀌는 연속 안에서 빨강 파랑 노랑 형형색색의 조명들은 계속해서 교차하고, 춤추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의 표정과 몸짓, 옷자락은 우리를 매료시키며, 격렬하거나 침울하거나 신나거나 담담하거나 그러한 사운드가 영상을 가득 채우기도 비우기도 하듯이 비트와 리듬에 실려 밀려온다. 이 모든 것이 매우 빠른 템포로 5초에 한 장면씩, 혹은 더 빨리 흐르며 우리의 오감을 홀린다. 이것이 바로 뮤직비디오다.

   우리는 좋아하는 뮤지션의 음악이 나올 때 뮤직비디오를 종종 감상하곤 한다. 이런 뮤직비디오는 어떻게 탄생했으며 어떻게 발전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확장될지 함께 알아보자.

 

음악의 시각화, 뮤직비디오

   ‘뮤직비디오(Music Video)’라는 명칭이 언제부터 사용되었는지는 정확하지 않으나, 보통 1920년대의 ‘뮤지컬 단편영화(Musical Short Film)’을 기원으로 본다. 뮤직비디오란 음악과 이미지가 포함된 대중 예술의 한 장르로, 노래의 시각적 개념화뿐만 아니라 춤, 스토리, 패션, 조명, 연출 등 종합적으로 포함하고 있다. 이는 주로 음악의 판촉을 위해 만들어지며, 주로 텔레비전 방송이나 인터넷상에서 대중에게 확산된다.

   매일매일 수십 곡의 노래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음악 산업에서 음반 제작사 및 기획사, 유통사 등은 판매 촉진을 위해 음원 발표를 동시다발적으로 폭넓게 홍보해야 한다. 하지만 음반이라는 ‘듣는’ 상품만으로는 홍보의 범위와 효과가 극히 제한적이며, 시각적 비주얼이 중요한 시대 흐름 속에서 음악만으로 승부 보기는 어렵다. 과거에는 뮤지션이 직접 텔레비전에 출연해 대중에게 전파하는 방식이었으나, 이는 시간과 체력 등 물리적 한계가 존재한다. 따라서, 가수의 매력과 음악성을 한 번에 보여줄 수 있는 효과적인 도구로 뮤직비디오는, 이미 음악 시장과 기획사의 규모 등과 관계없이 음원 발표에 거의 필수 과정으로 여겨지고 있다. 

(▲ 아하의 ‘Take on Me’ 뮤직비디오)
(▲ 더 킬러스의 ‘Bones’ 뮤직비디오)

   뮤직비디오는 영상 산업에서 첨단에 위치한 분야로서 애니메이션, 모션그래픽, 다큐멘터리 등의 실험적 영상(Experimental Film) 표현 기법이 사용된다. 따라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영화감독들도 사실 뮤직비디오를 제작한 경험이 종종 있다. <빅피쉬>와 <유령 신부>로 유명한 팀 버튼은 더 킬러스의 ‘Bones’를, <존 말코비치 되기>와 <그녀>로 유명한 스파이크 존즈는 비스티 보이즈의 ‘sabotage’를, <파이트 클럽>과 <조디악>으로 유명한 데이비드 핀처는 마돈나의 ‘Vogue’를 제작하기도 했다.

 

듣는 음악에서 보는 음악으로

   1980년에서 1990년대에 걸친 시기에는 영상이 중심인 미디어 매체의 등장으로, ‘듣는 음악에서 보는 음악으로 정체성이 변화했고, 이는 시장과 연계된 산업의 등장과 확산으로 이어졌다. 특히, 1981 8 1일에 버글스의 ‘Video Killed The Radio Star’ MTV(미국의 음악 전문 케이블 채널) 개국과 동시에 방영되며, 영상과 음악이 결합한 뮤직비디오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미국에서 MTV가 크게 성공하면서 MTV와 비슷한 음악 전문 방송이 잇따라 생겨나고, 기술의 발전으로 가정용 비디오테이프인 VHS가 활성화되면서 뮤직비디오를 보급할 수 있는 인프라가 확장됐다. 이에 따라, 영상을 제작하는 기술 또한 비약적으로 발전했는데, 기존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복합적인 스토리라인과 안무, 특수효과, 패션, 소품, 유명인의 카메오 출연까지 다양한 요소가 포함되기 시작했다.

(▲ 마이클 잭슨의 ‘Thriller’ 뮤직비디오)

   그중 가장 성공한 뮤직비디오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뮤직비디오가 있는데, 바로 마이클 잭슨의 ‘Thriller’이다. 오늘날까지도 마이클 잭슨의 ‘Thriller’는 음악 산업과 영화 산업이 만나 대중문화에 엄청난 파급력을 가져온 위대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Thriller’ 이후 종합 퍼포먼스를 활용한 시각적 비주얼을 강조한 뮤직비디오가 확산됐고, ‘듣는 음악’에서 ‘보는 음악’으로 전환되는 변화의 움직임이 생기게 된다. 뮤직비디오의 활성화와 함께 음반 판매 증가는 더욱 극대화됐을 뿐만 아니라 히트한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소품이나 패션까지 유행 상품으로 경제적 영향을 가져오기도 했다.

 

이제는 커뮤니케이션의 도구로써

   시공간의 제약을 넘은 네트워크 속 지구는 현재 감각적으로 좁아지고 있다. 공중파 방송 대신 케이블을 통한 무한한 숫자의 방송 수신은 물론, 인터넷 네트워크를 통해 무한대로 확산할 수 있는 쌍방향성 소통이 가능하게 되었다. 또한, 유튜브와 같은 영상 공유 사이트의 성장과 디지털 음원시장의 활성화, 디바이스의 보급으로 인해 개인의 선호에 따른 다양한 선택과 반복 시청이 가능해졌고, 이는 뮤직비디오를 또 한 번 새롭게 확장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 OK GO의 ‘Obsession’ 뮤직비디오)

   세계시장을 겨냥한 뮤직비디오 제작이 늘어나면서, 더욱더 다양해진 포맷과 대자본의 투입은 뮤직비디오가 한 번 더 성장하는 기회로 이어져, 단순히 음악을 보조하는 수단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예술 작품을 지향하고 있다. 미국 밴드 OK GO는 저예산 뮤직비디오로 대중에게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는데, 뒷마당 뜰에서 시작해 지금은 쉐보레, Double A 등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하여 뮤직비디오를 제작한다. 원테이크 촬영 기법을 기반으로 567대의 프린터기를 시간에 맞게 설계하거나 4.2초 동안 촬영한 영상을 느리게 재생하여 음악을 맞추는 등 비주얼적인 면을 포함해, 이제는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접목하여 대중의 이목을 끌고 있다.

 

   초기에는 뮤직비디오가 음악 산업에 미치는 파급력이 적어 단순한음악 홍보물이라는 이름으로 국한되었지만, 음악 산업을 주도했던 주요 매체인 라디오가 사라져감에 따라, 이제는 세계를 잇는 음악적 다리의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가 느꼈던 싸이의 강남스타일처럼. 한 곳에 경계선을 긋는 것이 아닌 다방면으로 선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단순히 음악을 보조했던 수단에서 벗어나 이제는 하나의 예술 작품이 된 뮤직비디오, 내일의 그는 또 어떤 얼굴을 할지 기대해본다.

 


💿 둠칫두둠칫

시작의 끝의 끝부분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by 영

“Louise, no matter what happens,

I’m glad I came with you.

루이스,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지만

너와 함께라서 기뻐

영화 <Thelma & Rouise (델마와 루이스)>

 

   불이 꺼지고, 사방이 조용해지면, 그토록 기다리던 영화가 시작됩니다. 영사기의 빛을 따라 들어온 미지의 세계 속에서, 이곳이 시작인지 혹은 끝인지도 모른 채 긴 여행을 떠나죠. 새로운 세계가 어색하고 두렵지만, 괜찮아요. 내 곁엔 당신이, 또 당신 곁엔 내가 있잖아요. 조금은 서툴지만, 우리는 함께이기에 용감한 이 영화의 주인공입니다.

   시작의 끝과 끝부분이 시작되는 순간. 우리는 낯선 세계를 향해.

모꼬지기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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