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라는 표현을, 학생 시절에는 참 싫어했다. 그리고 당연히 시험을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그럴 수 밖에. 예를 들어, 5년인가 6년간 행정고시 하나만을 붙들다 결국 합격한 고등학교 동창이 있다. 이 친구는 군대도 미룬 채, 정말 배수의 진을 치고 행정고시만을 준비했다. 이에게, 다른 친구 하나가 별 생각없이 "그 경쟁률, 허수가 많이 섞인 것 아니야?"라는 말을 했었고, 당연히 그의 표정이 굳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당사자들이 싫어하더라도, 경쟁률에 있어서 '허수' 라는 개념이 실존한다는 것은 사실이다. 스스로를 '패션 수험생'으로 부르는 것 같기도 하던데, 사실 이 표현 자체도 이미 올드해졌을지도 모른다. 무튼, 모든 분야에 있어서 사실상의 허수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자기계발 씬은 더욱 그럴 수 밖에 없는데, 온라인에서 근사한 책에 대한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나눈다는 것 자체에 취한다거나, 누군가 내가 정리한 (좋아하는 단어는 아니지만 사용한다면) '인사이트'에 대해 호들갑을 떨어준다면 입이 귀에 걸릴지도. 이 도파민에 중독된다면, 본인이 '자기계발'에 중독되었다고 착각하게 된다. 그게 아니라, 다른 것에 중독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솔직한 내 생각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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