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구독자님. 월요일마다 흥미로운 글로 찾아뵙는 왈라비입니다.
지난 한 주는 어떻게 보내셨나요? 저는 정말 바쁜 한 주를 보냈습니다.
왜였냐구요? 다름아닌 제 새로운 도전 때문이었습니다. 제가 '넷플연가' 라는 모임커뮤니티 플랫폼에서 영화모임장을 맡아 3개월간 모임을 이끌게 되었거든요. 면접과 모임 커리큘럼 구성, 론칭과 모객을 거쳐 지난 주 첫 모임을 가졌어요. 그래서 오늘은 커뮤니티 비즈니스와 관련된 제 여정을 말씀드리고 그 과정에서 얻은 레슨런을 공유드리려고 해요.
커뮤니티 비즈니스에 첫 발을 딛다
아이디어는 단순했습니다. 나만의 커뮤니티를 만들어보자는 꿈이었죠. 저는 7년째 영화 팟캐스트를 운영하고 있고, X와 스레드에서 각각 1000 분, 링크드인에서 500분의 오디언스와 함께하는 상태입니다.
하지만 소셜 미디어는 '디스커버리 플랫폼' 입니다. 나라는 존재를 발견할 수 있게 만드는 창구이지만 높은 신뢰감을 줄 수 있는 창구는 아니었죠. 청중과 더 깊은 유대감을 공유하기 위해서는 다른 방법을 사용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것이 커뮤니티였어요. 더불어 내가 잘 할 수 있고, 좋아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지 탐구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뭐든지 도전해봐야 알 수 있는 영역이니까요.
현재 커뮤니티 비즈니스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기업은 트레바리/넷플연가/문토 가 대표적입니다. 각각의 특성이 있는 기업들이지만 저는 그 중에서 '넷플연가' 를 선택했습니다.
트레바리 | 넷플연가 | 문토 | |
성격 | 독서 | 영화 | 자유 |
모임장 유치 | 섭외 | 지원 후 면접 | 자유 |
공간 | 제공 | 제공 | 모임장 직접 섭외 |
가격 | 정찰 | 정찰 | 자유 |
왜 넷플연가 였나요?
일단 가장 에너지를 들이는 부분인 '공간' 문제가 해결된다는 점이 가장 좋았습니다. 단순 오피스를 임차한 것이 아니라 나름의 콘셉트를 가지고 인테리어를 해 놓아서, 감성적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었죠. 대신 모임장 선발에 허들이 있어서, 지원 후 넷플연가 측과 미팅을 진행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어요.
커뮤니티 기획은 '뾰족하게'
제 커뮤니티 도전이 출발부터 순조로웠던 건 아니었습니다.
야심차게 도전한 첫 론칭이 모객이 되지 않아 폐강 돼버렸거든요. 주위 사람들에게도 자랑하듯 많이 알려놓았던 터라 마음에 상처를 입었습니다. 하지만 이대로 주저앉을 수 없었어요. 넷플연가 측 담당자와 함께 리뉴얼을 준비했습니다.
홈페이지에서 제 모임을 발견하고 결제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을 손보기로 결심했어요. 소비자의 관점에서 소구가 될 만한 포인트를 모두 수정하는 방법이었습니다. 가장 먼저 제 소개를 담은 사진을 바꿨어요. 좀 더 분위기 있는 사진을 골라서 모임장인 제 매력도를 올리는 시도를 했습니다.
다음으로는 영화 라인업을 바꿨어요. 이전에는 여러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해 여러가지 영화로 구성했습니다. 그러다보니 명확한 콘셉트가 없었어요. 이번엔 아예 'SF영화' 만으로 한정해서 모객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장르고, 마니아층이 확실한 영역이었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모임 요일도 일요일에서 금요일로 수정했습니다. 참여 시간은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거라 예상했는데 아니었어요. 대부분이 직장인일텐데, 일요일은 다음날이 출근이기에 꺼려지는 시간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퇴근 후 들를 수 있는 평일과 달리 집에서부터 출발해야하는 번거로움도 있었죠.
이 모든 것들이 실패가 없었다면 생각해보지 못하고 넘어갈 것들이었어요. 그러고 나니 실패가 오히려 감사해졌습니다.
결과적으론 성공이었어요. 이번에는 12명 정원을 꽉 채운 것도 모자라서 추가모집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커뮤니티는 작은 부분까지 디테일하게 챙겨야한다는 점을 배운 론칭이었어요.
사람들은 이야기할 곳을 원한다
첫 모임은 떨렸지만 성공적으로 진행했어요. 모든 것이 낯설고 영화도 다소 심오해서 그런지 얼어있던 참가자 분들이 입이 트이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때부터 저도 진행이 수월해졌습니다. 비용까지 지불하며 영화모임에 참가한 분들이시라 그런지 다들 대화에 진심이시더군요! 저는 소외되는 분들이 없게끔 살피며 챙기는 진행자 역할에 충실했어요. 발제거리를 던지고 유의미한 이야기가 꺼내질 수 있게끔 유도하기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느낀 부분이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사람들은 모이고자 하는 니즈가 있다는 것이었어요. 누군가에게는 모임을 위해 십수만원의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모임을 경험해본 사람들은 전혀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비용을 내더라도 나와 결이 맞는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가겠다는 마인드였죠.
솔직히 놀라웠습니다. 이렇게까지 만족스러워할 줄은 몰랐거든요. 취향의 세계는 뾰족하고 니치할수록 더 많은 수요를 이끌어낸다는 사실도 깨달았습니다. '모두를 만족시켜야 한다', '비즈니스는 범 대중을 대상으로 해야한다'. 모두 맞는 말이지만, 스몰 비즈니스에서는 오히려 역으로 접근해야 더 나은 결과를 받아들 수 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제 두 번의 론칭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말이죠.
커뮤니티는 인간적인 관계를 바탕으로 한 강력한 비즈니스 도구입니다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 입니다. 기업이 어마어마한 마케팅 예산을 투입하는 것도 고객에게 믿음을 주기 위한 방법이죠. 하지만 우리는 그 정도의 자본력을 갖추고 있지 않아요. 그래서 저는 더 '적은 숫자와 깊은 관계를 맺는 것'이 유효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이제 '무엇을 사느냐'가 아니라 '누구에게 사느냐'가 더 중요해진 시대입니다. 여러분이라면 같은 물건을 산다고 할 때, 아무런 접점이 없는 가게에서 물건을 사시겠나요? 아니면 평소 친근한 태도로 개인적인 관계를 만들어 온 사장님에게 사시겠나요? 사람은 사회적인 동물입니다. 유대감이 깊어질수록 그 사람이 나를 선택할 확률도 높아질거예요.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미약한 출발이지만 이 작은 커뮤니티를 최선을 다해 꾸려나간다면 또 어떤 기회가 찾아올지 모르죠. 저를 선택해주신 한 분 한 분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득 담아 나머지 3주차의 모임을 만들어갈 생각이에요. 13명의 멤버들에게 깊은 대화와 함께하는 시간이 얼마나 멋진 경험인지를 꼭 알려드리고 싶어요. 앞으로의 여정에서 얻는 깨달음도 먼데이 라이터스를 통해 전달해드리겠습니다.
많은 기대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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