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무구 홍참빛입니다. 무덥고 습한 여름날들을 잘 보내고 계신가요?
평소에 보내드리던 글과 달리 갑작스러운 편지에 놀라셨을 수도 있겠어요. 지난 7월 무구수필과 무구픽션을 보내며 고민하다가 이렇게 편지를 써봐야겠다 결심했었는데, 그마저도 스무 날이나 지나서 이제야 보내게 되네요. 잘 지내고 계신가요?
저는 결혼을 하고 광주광역시로 내려와서 이곳에 적응하며 지내고 있어요. 새로운 동네, 새로운 관계, 새로운 만남과 장소들. 이젠 삼 개월 정도를 지나서 익숙해지고 있다고 느끼는 일들도 있는데, 한편으론 여전히 낯설고 어렵고 불편한 일들도 많네요. 무엇이든 새로운 일을 한다는 것은 그런 것 같아요. 마냥 좋은 일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싫은 것도, 어려운 것도, 힘든 것도 함께 하는 것이겠죠.
제가 주로 인스타그램을 이용해서 소식을 전하다 보니 SNS를 사용하지 않는 분들께는 알려드리지 못한 일이 있었어요. 지난 4월에 텀블벅 후원으로 제작했던 <누구나 길을 잃을 때가 있다> 책 1쇄를 모두 소진하게 되어서 이번 8월에 2쇄를 제작하게 됐어요. 일반 출판사들에서 제작하는 수량이나 수익에 비하면 아주 귀엽고 소소한 규모의 제작이지만, 같은 원고를 두 번째 인쇄하는 일 자체가 저에겐 처음이어서 무척 신나고 흥분되는 사건이었답니다.
또 독립출판 플랫폼인 '인디펍'에서 좋은 제안을 해주셔서 8월 한 달 간 영풍문고 독립출판물 기획전에 참여하게 됐어요. 종로 본점, 여의도점, 동탄 롯데점, 분당 서현점, 부산 광복 롯데점, 광주터미널점 그리고 온라인 영풍문고까지 입점되어 있으니, 혹시 집 가까운 곳에 해당 지점이 있으시다면 한번 구경하고 인증샷 보내주시면 너무 기쁠 것 같아요:)
그리고 영풍문고 입점 겸, 2쇄 출판 기념 겸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어요! 자세한 내용은 아래 이미지와 링크에서 확인해주세요:)
요즘은 어떤 글을 써야 하나, 고민하는 일이 많아졌어요. 왜 그런지는 아직 잘 모르겠어요. 한 달에 한 번, 편한 마음으로 글을 써야지 생각했던 것이 무색할 정도로 많은 고민을 하고 매 달 말 일에 저만의 마감 일을 겨우 지켜내곤 합니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자신감이 많이 사라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더 이렇게 편지를 써봐야겠다고 마음먹었던 것 같아요. 독자님들은 어떻게 제 글을 읽고 계신지, 요즘 제 글이 어떻게 읽히는지 궁금했거든요. 그러고 보니 처음으로 메일링 서비스를 할 때는 매번 피드백을 받았던 것이 떠오르네요. 그 답변들을 받아보며 저도 다시 기운을 얻곤 했어요.
아무래도 저는 잘 하고 싶은 마음은 큰데 당장 그 만큼의 결과물을 낼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아서 자꾸만 미루게 되는 완벽주의자의 게으름 상태인 것 같기도 하고요, 한동안 이런저런 일들을 정신없이 진행하며 달려오다 살짝 탈진한 것 같기도 하고요. 아직은 제가 저를 진단하지 못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것 같아요. 조금 더 찬찬히 저를 들여다볼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사실 시간은 많은데, 그만큼 하고 싶다 마음먹은 일도 많아서 또다시 잔뜩 미뤄두고 있답니다. 이럴 땐, 일단 잘 안될 것 같아도 시도해보는 게 중요하더라고요. 그래서 이렇게 조금 멋쩍은 편지를 적어봅니다. 저는 계속 글을 쓰는 사람이 되고 싶거든요. 그래서 계속 글을 쓸 수 있는 상태로 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무더운 여름이라서 더 의욕이 잘 안 생기는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광주의 여름은 생각보다 훨씬 무덥고 습하네요. 이런 무더위도 익숙해지는 날이 올까요? 곧 처서가 다가오니 금세 마법처럼 시원한 바람 부는 가을이 곧 오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독자님의 이야기도요. 저는 저의 이야기를 들어주시는 분들의 이야기가 늘 궁금하거든요. 그럼 이만 오늘의 편지를 줄여보도록 할게요.
무더운 여름, 몸과 마음 모두 건강하세요:)
추신) 혹시 저에게 답장을 하고 싶으시다면, 이 글의 비공개 댓글로 적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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