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영은 퇴근 시간만을 기다렸다. 아니, 퇴근 시간이 다가오질 않길 바라기도 했다. 얼른 업무를 끝내고 후련해지고 싶었지만 동시에 퇴근 이후의 약속 시간이 다가오는 것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P에게 연락이 온 것은 일주일 전이었다. 고등학교 동창 한 명의 결혼식이 지난주 토요일에 있었는데 별생각 없이 그곳에 갔다가 운이 나쁘게도 P와 같은 테이블에서 식사하게 되었다. P는 특유의 친화력과 장악력으로 같은 테이블에서 밥을 먹은 사람들의 근황을 하나하나 물었고, 식사 이후의 2차 자리까지 주도했다. 세영은 보다못해 한마디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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