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구구절절 | 후쿠오카에서 무슨 문구 샀나?

문구소녀의 구구절절한 문구이야기

2023.10.28 | 조회 1.86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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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구구절절

문구덕후들을 위한 문구이야기, 문구구절절 BY 문구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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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일본 후쿠오카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이직하기 전, 연차 소진 겸 2주간의 휴가를 가졌는데요. 이때 아니면 언제 갈 수 있을까 싶어 20개월 아이와 함께 가는 첫 해외여행을 야심차게 실행했죠.

다녀온 후기요? 24개월 전에는 왜 비행기 좌석 비용을 받지 않는지, 왜 조부모님을 동반한 대가족 여행이 되는지 몸소 체험하고 왔습니다.😇

 


🛒후쿠오카에서 무슨 문구 샀나?


사실 후쿠오카는 도쿄만큼 큰 도시가 아니라서 흥미로운 문구점이 (도쿄보다) 많지 않은데다, 아이를 동반하다보니 아이의 식사 시간, 낮잠 시간, 밤잠 시간을 고려하면 하루 안에 소화할 수 있는 스케줄이 한정적이어서 문구 쇼핑은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반쯤 체념했었는데요.

남편의 적극적인 배려와 도움덕에 아이의 낮잠 시간을 공략한 짧지만 집중적인 문구 쇼핑을 할 수 있었답니다!🥹

궁금한 작은 문방구들이 많았는데, 동선상 그 문구점만을 갈 수는 없어서 하카타 역에 있는 도큐핸즈를 털어보았습니다.

지난 도쿄여행때도 느낀거지만, 도큐핸즈와 로프트는 비슷한 카테고리를 다루는 종합 쇼핑몰의 양대산맥이었는데, 어느순간부터 상품의 샘플DP라던지 VMD나 홍보 그래픽 등이 로프트에 비해 도큐핸즈의 감도가 많이 떨어졌다고 느껴졌어요.

조도때문인지, 브랜드 대표 컬러 때문인지 매장 경험이 뭔가 칙칙한 느낌이랄까요. 로프트에서는 샘플도 다 개성있게 직접 꾸며놔서 샘플 보는 재미도 있었는데, 도큐핸즈는 정말 ‘견본품’에 가까운 느낌이었어요. 

이번 하카타역 도큐핸즈도 비슷한 느낌으로, 상품 배열을 바꾸느라 그랬다는 것을 감안하면 매장 진열대가 비어보이는 곳들이 많았고 상품군의 가짓수도 조금 실망스럽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문구쇼핑은 어디서 해도, 언제나 즐겁죠. 그 안에서도 하나하나 살펴보다보니 재미있는 문구들을 많이 발견했어요.

 

 파이롯트에서 출시한 마스킹테이프

파이롯트의 주스업은 부드러운 필기감때문에 좋아하시는 사우님도 많으실텐데요. 주스업을 포함한 파이롯트 중성펜과 사용하면 찰떡인 라벨 테이프를 발견했어요.

쿠루루폰세는 파이롯트의 펜 중 흰색이나 메탈릭 라인이 잘 보이도록 어두운 색지를 사용한 노트 라인인데요. 쿠루루폰세 라인 중 하나로 이 라벨 테이프를 출시한거에요. 쿠루루폰세 노트에 사용하면 수정 테이프처럼 사용할 수 있고, 흰색 내지의 노트나 다른 곳에 사용하면 라벨 테이프처럼 사용할 수 있습니다.

© PIL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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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색감이 고급스럽고, 도톰하고 매트한 재질감인데요. 얇은 도트선이 있어서 디스펜서가 없어도 쉽게 뜯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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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왜 놀라웠냐하면, 재질감이나 전체적인 느낌은 MT에서 나온 매트라인 마스킹테이프와 다르지않아서 '뭐가 특별해?' 하면서 사용해봤는데요. 글자를 쓰고난 후 바로 손으로 쓱 문질러봤더니 차이를 알겠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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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순식간에 말라서 번짐이 조금도 없더라고요!🫢 뭔가 이 종이 재질이 잉크를 순간적으로 흡수해버리는 느낌이었어요.

 

슬라이드 클리퍼

날클립 자주 사용하시나요? 클립을 밀어서 종이를 고정시키는 형식인데요. 클립을 밀어주는 디스펜서가 꼭 필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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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요 슬라이드 클리퍼는 손으로 쓱 밀면 날클립처럼 종이를 고정시켜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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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너 스티커

비닐 코너 스티커라고 해서 궁금해서 사봤어요. 일러스트에서 알 수 있듯이 사진 등을 고정하는 코너 스티커입니다. 400개가 들어있어서 용량이 아주 푸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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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삼각형으로 생긴 작은 코너 스티커에요. 사진같은 것들을 반듯하고 깔끔하게 붙일 수도 있고, 고정해놨다가 사진만 쏙 빼면 되니까 나중에 편리하겠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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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양을 낼 수 있는 마스킹테이프 디스펜서 립봉봉

이건 한국에도 들어와있긴한데 역시 문구란 실제로 보는 것과 인터넷 상으로 보는 것과 감흥이 다를 때가 많아요. 실제로 보니까 흥미롭더라고요. 다이소 같은 곳에서 파는 마스킹테이프에 걸어서 깔끔하게 자를 수 있는 디스펜서랑 크기나 모양, 재질은 크게 다르지 않은데요, 뜯으면서 모양을 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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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가지 모양으로 자를 수 있어요. 리본모양, 지그재그모양, 15미리 마스킹테이프를 반으로 잘라 슬림 마스킹테이프처럼 사용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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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텔 매트홉

펜텔에서 '매트홉'이라는 펜을 출시했더라고요. 플라스틱이라던지 사진과 같은 코팅된 재질에 사용해도 고발색으로 매트하게 마무리되는 펜이에요. 일본에 가기 전부터 궁금했었는데요. 우리나라에도 수입되어 들어오긴 했지만 일본에서 먼저 만나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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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ent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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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ent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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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라로이드 사진에 사용해봤어요. 도톰하게 발리면서 잉크가 선명하더라고요.😮 잉크가 도톰하게 얹어지는 대신, 마르는 시간이 조금 필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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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형태는 잉크가 얹어져서 마른 형태라서 어느정도 예상은 했지만, 긁으면 지워지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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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날을 보관할 수 있는 포켓포키

커터칼을 사용하다가 칼날이 무뎌지면 똑!하고 잘라서 사용하시잖아요? 그럼 그 자른 칼날은 어떻게 버리고 계신가요? 저는 정윤희 작가님의 <문구는 옳다> 에서 소개해주신 작은 틴 케이스에 보관했다가 틴 케이스 자체를 버리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는데요.  

아이가 생기면서 이 방법을 더 이상 지속할 수 없게 됐어요. 아이가 문구 서랍에 있는 것들을 다 꺼내서 모든 케이스의 뚜껑을 열어보기 시작하니, 이 작은 칼날들이 여기저기 흩어지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어요. 

언젠가 이 문구를 발견하고 발견하면 꼭 사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요. 드디어 발견했습니다. 

노란색 케이스에 칼날을 집어넣고 똑하고 부러트리면 작은 칼날이 통 안으로 들어가요. 통은 열 수 없는 형태로, 칼날이 어느정도 찼다싶으면 이 케이스 자체를 버리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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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탬프식 양면 테이프, 탭 테이프

종이 케이스에 담긴 이 양면테이프는 일러스트를 참고하면 알 수 있듯, 스탬프처럼 퐁! 찍으면 이미 1cm씩 잘린 테이프가 퐁하고 붙는 형태인데요. 길게 뽑아서 붙이면 길이 조절도 가능합니다. 제 3회 문구여자 어워드에서 대상을 차지했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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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볼을 녹이면 미니어처 문구가 나온다고?

일본에는 입욕 문화가 발달해있어서 그런지 어딜가도 입욕제를 파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요. 저는 일본 여행을 가면 다이소 같은 곳에서 백엔짜리 입욕제를 종류별로 사서 여행 기간 내내 반신욕을 해요.

특히 이런 바스볼 형태의 것들도 많은데요. 동그란 바스볼이 다 녹으면 그 안에 있던 키링이라던지 아주 작은 장난감이 나오는데, 랜덤으로 들어있어서 어떤 장난감이 나올지 기대해보는 재미가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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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소에도 이런 형태가 많아서 다이소를 주로 이용하는데, 도큐핸즈에 무려 문방구 미니어처가 나오는 바스볼이 있지 뭐예요? 

바스볼치고 가격이 다소 높지만, 두개나 샀습니다. 그래서 뭐가 나왔게요?😙

 

이것 말고도 스티커도 사고 자잘하게 샀는데, 아쉽게도 떼샷을 찍어놓은게 날아가버렸네요🥲 제 책을 보시곤 일본 문구 여행 간다는 분들이 종종 계시던데, 여행은 어떠셨는지, 어떤 문구를 샀는지 궁금하네요! 

 


📌 올해 마지막 커뮤니티 ➰ 함께 ‘나만의 사전’을 만들어보실 분?


제 인스타그램을 보고 계신 사우님이라면 아실지도 모르지만 기록 앱 '베터'에서 지난 9월까지 약 3개월 동안 커뮤니티 리더를 했어요. 어떤 커뮤니티인가하면 제시된 단어들에 나만의 정의를 내려보는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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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영감과 인풋을 ‘나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라는 정의하는 작업을 거쳐야 비로소 나만의 영감이 될 수 있어요. 제시된 단어에 대해 정의를 내리고 나만의 사전으로 완성해보는 기록 커뮤니티입니다. 

3기도 운영합니다! 

이제 2023년도 얼마 남지 않았잖아요? 약 50일정도 남았는데요. 알차게 한 해를 마무리하고 싶으신 사우님이 계시다면 저와 함께 '나만의 사전만들기' 기록 챌린지 어떠세요?

이번에는 지난 기수와 달리 기록을 지속하신 분들에 한하여 책도 만들어드린답니다! ⭐️제 커뮤니티를 위해 베터에 단독으로 제안드렸어요. 제 노력과 시간을 들이고 베터가 재력을 후원합니다!⭐️

[ 커뮤니티 일정 ] - 11.1 커뮤니티 모집 마감 - 11.6 커뮤니티별 최종 멤버 개별 안내 - 11.10 ~ 11.12 온라인 OT - 11.10 ~ 12.30 커뮤니티별 기록 진행 - 12.30 커뮤니티별 온라인 회고

11.1 마감이라고 해요. 함께하실 분들은 아래에서 신청가능합니다!👇

'나만의 단어사전 만들기' 함께하기

 


📝 아날로그 한 페이지


제 실제 노트 한 페이지를 공유하는 코너입니다.

저는 다른 사람의 책상 위 물건들이나, 노트에 쓰인 필압을 보며 많은 영감을 받습니다. 사우님이 제 편지를 읽어주시는 것은 제가 하는 이야기나 저의 문구 취향이 사우님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제가 영감받는 포인트도 비슷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나온 코너에요.

그리고 온라인에 문구에 대한 글을 쓰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제가 잘 할 수 있는 것은 제가 평소에 하는 아날로그 기록을 온라인으로 담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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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집중하고 있는 것들에 대한 기록이에요.

'성취를 인정하는 연습'을 하고 있어요. 뭔가를 분명히 매일 하고있고, 해내고 있는데 저는 그걸 끝냈다는 안도감과 성취감보다는 아직도 쌓여있는 무언가를 더 먼저 생각하더라고요. 예를 들어 작은 것도 '아 그래도 끝냈다!'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그걸 끝낸건 다행인데, '또 이게 남았으니 집중할 것들이 아직도 산더미야'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성취감도 못 느끼고 남은 TO DO LIST는 계속해서 쌓여만가고 늘 초조하고 여유가 없더라고요.

습관같은 건데요. 완벽주의 성향이 그런 생각 프로세스를 더 가속시키는 것 같기도 하고요. 

그래서 '성취'를 '인정'해보려합니다. 

 


📬 편지 속의 편지


조용히 구독하는 독자입니다. 이번편 MT 자모양 마스킹 테이프는 정말 꿀팁이네요! 가지고 있었던건데 진짜 자(?)로 쓸수있을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저도 핸드폰 뒤에 잘 붙이고 다녀야겠네요 ㅎㅎ 이번에 문구구절절을 읽으면서 문득 저의 고민(?)에 대해서 다른분들은 어떻게 대처하고 계신지 궁금해서 글을 쓰네요. 이사를 준비하면서 짐 정리를 하다보니 예전에 썼던 일기장, 노트들이 2박스가..넘어가더라구요 작은집으로 이사를 하게 되면서 다 가지고 갈수가 없어서 무심코 버리려고 했더니 소중한 기록들이라 아깝기도 하고..쉽게 버리지 못하겠더라구요. 다 쓴 노트, 다이어리와 아름답게 이별하는 방법에 대해서 언제 한번 써주시면 좋을 것 같아서 의견 남겨봅니다. 그럼 추워진 날씨에 감기 조심하시고 늘 조용히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From. 익명의 사우님

↪︎ 오! 저도 이번에 이사를 앞두고 짐을 정리했어요. 제가 쓴 노트가 한 가득, 남편의 본가에서 책장을 정리하면서 남편의 일기장도 한가득! 나왔는데요. 말씀하신 것처럼 이런 기록들은 나만의 것, 어디서도 다시 구할 수 없는 것들이라 사소한 낙서가 그려진 종이 한 장도 버리기 아깝더라고요. 기록이 된 그 시간들 동안의 나와 영영 이별하는 기분도 들고요.(네, 저 F 맞습니다.)

지난 레터에 한 번 다뤘던 적이 있는데, 영수증 등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날아가버리는 기록들을 기록해두기 위해 '디지털 아카이빙'을 해둔다고 했는데요. 디지털 아카이빙도 물리적인 공간을 줄일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일 수 있겠지만, 기록물의 양이 많으면 이것도 조금 귀찮죠?

제가 요즘 쓰는 방법은 디지털 아카이빙을 하는 '동기부여'를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저의 독립출판물 <일본 도쿄 문방구 여행>도 그렇지만, 여행기로만 적어두면 다시 보지 않을테고 디지털 아카이브해놓는 것도 귀찮아서 해당 노트를 책으로 만든다는 동기부여를 스스로 했습니다. 단, 방법은 가장 단순하게 한다는 게 목표였어요. 방법이 번거롭고 어려울 수록 스스로 부여한 동기부여조차 결국엔 심리적 압박감으로 느껴지더라고요. 그러면 하기 싫은 고통스러운 일이 되어버리고요. 그래서 제 노트를 그냥 스캔해서 출판했어요. 만들다보니 하고 싶은 얘기가 계속 생겨서 스캔본 외에도 뒤에 이야기를 덧붙이기도 했어요. 

'이런 개인적인 기록물이 책이 될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요. 사람들은 타인의 스토리에 관심이 많답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잘 지내고 있는지 뭐 그런 것들이 저는 궁금하던데요?

또 말로 하는 것과 기록으로 타인을 접하는 경험은 확연히 달라서, 글이나 필적으로 경험하는 타인의 스토리는 훨씬 매력적이라고 생각하기도 하고요. 그런 의미에서 모든 일기는 모두 한 권의 책이라고 생각해요. 

사우님도 기록물들을 이야기로 만들어보시는 건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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