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팀 뮤직데이터입니다.
지난 글에서는 사람들은 주로 언제 음악을 듣는지 살펴보았으니, 이번엔 어떤 음악을 즐겨 듣는지로 사용자를 나누어봅니다.
‘어떤 음악’을 정의를 할 방법으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장르입니다. 사람들은 어떤 장르의 음악을 들을까요? 2020 음악산업백서에 따르면 한국인이 가장 즐겨 듣는 음악 장르는 발라드입니다. 2019년과 비교하면 R&B/Soul, 힙합, 트로트 장르의 응답이 늘어난 부분도 눈에 띕니다.
그러나 설문 조사라 한계도 있습니다. 답변과 실제 행동이 다를 수 있으며, 중복 응답을 허용하여 장르 별 실제 청취 규모를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아래 표의 장르별 선호도를 다 더하면 100%가 넘으니 직관적으로 와 닿지 않습니다.
- 음악 장르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이 글에서는 다루지 않겠습니다. 음악 장르는 힙합, 일렉트로닉, 록 등 스타일에 대한 정보 뿐 아니라 인디, OST, 자장가 등 어떤 방식으로 고객에게 다다르는지에 대한 채널 정보가 담기기도 합니다. 스포티파이는 이것만 하는 회사를 따로 사들여서 1,700여개가 넘는 장르를 파악하고 있을 정도라서 이 이야기는 다른 글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설문으로 알 수 없었던 고객의 장르 별 청취 비중을 FLO의 고객 데이터로 확인해보았습니다. 국내 댄스/일렉, 국내 발라드, 국내 힙합이 TOP3 장르이며, 월별로 크게 달라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위의 표로도 부족합니다. 장르의 규모만 파악할 수 있을 뿐, 개개인이 어떤 생활 패턴으로 어떤 장르를 듣는지 세밀하게 그려지지 않습니다. 출근 길에 차트의 인기곡을 듣는 사람도 있고, 드라마 수록곡을 잘 정리한 플레이리스트를 듣는 사람도 있습니다. 좀 더 글로벌 트렌드에 민감한 사람들은 해외 소셜 네트워크에서 인기 있는 노래를 찾아 듣습니다. 이처럼 사람마다 다른 청취 패턴에 장르 데이터를 반영해서 살펴보면 어떨까요?
이전 글에서 청취 시간에 따라 사용자의 패턴을 크게 네 가지로 분류해보았습니다. 이번에는 장르 점유율을 고려해서 조금 더 세부적으로 청취 패턴을 분석해보겠습니다. 이번에도 K-means clustering을 사용했습니다.
gowork-gohome은 전체의 70~80%를 차지할 정도로 사용자 층이 두터운 만큼 총 5개의 세부 그룹으로 나눠집니다.
gowork-gohome & young-hip
- 국내 발라드 + 국내 힙합의 점유율이 50%에 가깝습니다. gowork-gohome 그룹 내에서 일 평균 청취 횟수가 가장 많으며, 발매 2년 내의 음악을 즐겨 듣습니다.
- 특히, 20대의 비중이 높아 young-hip이라고 이름을 붙여주었습니다. FLO 전체 사용자의 약 20% 정도를 차지합니다.
gowork-gohome & mainly on chart
- 국내발라드, 국내 댄스/일렉, OST/BGM을 다 더하면 전체 청취 횟수의 60~70%를 차지하는 그룹입니다. 그 중에서도 올해 나온 신곡을 많이 듣습니다.
- 이들은 차트를 통해서 음악을 듣고, FLO 전체 사용자의 약 15~17%를 차지합니다.
gowork-gohome & americano
- 해외 팝을 즐겨 듣는 그룹입니다. 그 외의 장르는 점유율이 낮습니다.
- 이들은 차트가 아닌 나만의 리스트를 만들어서 음악을 듣습니다. FLO 사용자의 약 10%가 americano 그룹입니다.
gowork-gohome & latte-soul
- 발라드를 가장 즐겨 들으며, 댄스/일렉과 팝/어쿠스틱도 즐겨 듣습니다.
- 얼핏 mainly on chart 그룹과 유사하게 느껴지지만 즐겨 듣는 노래의 발매 시기가 다릅니다, 2000년대에 발매된 음악을 들으며 약 15~16% 정도의 청취자가 이 그룹에 속합니다.
gowork-gohome & k-dance
- 국내 댄스/일렉을 주로 듣습니다. 다른 그룹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발라드는 잘 듣지 않습니다.
- gowork-gohome에 속한 다섯 그룹 중에서 최신 발매 음악에 가장 민감한 그룹입니다. FLO에서는 약 13~14%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day-time active & pororo
- 낮에 꾸준히 음악을 듣는 day-time active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뽀로로 그룹입니다.
- 키즈, 유아, 태교를 위한 음악을 즐겨 듣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노래를 틀어야 하니 발라드나 댄스/일렉이 파고들 여지가 없습니다. 본인의 본래 취향이 아니라 양육 장면에서 필요한 노래 선정을 한다는 점에서 이질적인 집단입니다. 약 3~4%의 청취자가 뽀로로 그룹에 속합니다.
late-night vs. owl-dawn
밤에 음악을 듣는 late-night과 새벽에 음악을 듣는 owl-dawn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놀랍게도) 즐겨 듣는 장르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발라드와 댄스 / 일렉 그리고 OST/BGM을 주로 듣습니다. 특정 발매 시기의 노래를 즐겨 듣는 것도 아니며 연령대도 20~40대가 고루 분포되어 있습니다.
다만, owl-dawn이 late-night에 비해 평균적으로 두 배 이상의 청취 횟수를 보여줍니다. owl-dawn은 하루 평균 1시간 반 ~ 2시간 이상을 연속적으로 음악을 듣는데, 새벽에 이동을 하거나 일을 해야 하는 직업을 가진 분들로 추정됩니다.
어릴 때 MP3 플레이어를 참 가지고 싶었습니다. 알바비 모아 아이팟 최신 세대 제품을 산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 앞 세대에는 워크맨이라 불리는 휴대용 카세트 플레이어가 있었습니다. 이어폰을 귀에 꽂고 이동하면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시대가 탄생했습니다. 그 전에는 집에서 TV/라디오나 공연장 등 실내에서만 음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먼 옛날로 거슬러 올라가면 음악은 악단을 거느린 귀족들이 누릴 수 있었던 사치품이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마음만 먹으면 어디에서나 원하는 음악을 들을 수 있습니다. 출근할 때는 스마트 폰으로 듣고 사무실에서 일 할 때는 컴퓨터로 들으며 먼 거리를 이동할 때는 자동차로 듣습니다. 장소가 바뀌고 기기가 바뀌어도 자신만의 플레이리스트와 함께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누군가는 아침에 출근을 하고 누군가는 새벽을 밝히며 일을 하지만, 모두의 곁에 음악이 머무릅니다. 그런 점을 각각의 그룹 마다 선명하게 볼 수 있어서 흥미로운 작업이었습니다.
작업후기 및 다음편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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