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군가의 플리를 듣는다는 것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마포구비둘기🕊️입니다. 2월의 끝을 마무리하며 지난 뉴스레터를 썼던 것 같은데 3월도 벌써 끝이 보이고 있네요. 요즘 본가에 내려갈 일들이 생겨서 기차를 자주 탔는데 그 때마다 보이는 창밖 풍경이 확실히 봄이 온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서울에만 있었다면 지금처럼 봄이 가져오는 변화의 시간들을 만끽할 수 있었을까?'하는 생각도 들어요.

하지만 맞은 편에서는 산불 피해로 고통받고 있는 분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영 편치는 않습니다. 가뜩 좋지 않은 뉴스만 가득한 요즘 하루 빨리 산불이 사그라들어야 할텐데 말이죠. 이제 2025년도 3개월이나 지난만큼 액땜은 이제 그만하고 좋은 일만 가득했으면 좋겠습니다.

요즘 아침이면 플레이리스트를 찾아 듣는 루틴을 만들고 있다. 물론 다른 작업을 하면서 듣다 보면 그저 배경음악처럼 깔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바쁜 머리속에 음악 하나 들어갈 틈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니까. 그러다가도 간혹 귀를 간지럽히는 음악들이 있다. 그럴 때면 그 음악은 무엇인지 들춰보곤 한다. 그럴 때면 속으로 플레이리스트 제작자의 음악적 견해에 박수를 보낸다.

플레이리스트는 만든 사람의 취향뿐 아니라 생각과 감정이 가득 담긴 집약체다. 사실 생각해보면 음악 자체가 그렇다. 멜로디에 취향을 담고 가사에 생각을 담는다. 그리고 악기와 목소리에는 감정이 담긴다. 마치 다양한 재료를 꾹꾹 눌러 담은 김밥같다. 플레이리스트는 이 김밥들 중에서도 또 한 번 취향을 담고 생각과 감정을 담아 꾹꾹 눌러 담아낸 콘텐츠다.

🎤 우린 노래가 될까? - 너드커넥션

“서로가 각자의 기억 속 어딘가에 자리할 때

그 때 기억은 노래가 된다”

보통 플레이리스트는 어느 한 순간에 제작자가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곡들로 채워진다. 지금 막 생각나는 건 ‘아침에 듣기 좋은 플리’, ‘비가 오면 생각나는 팝’ 등이 생각난다. 그래서 그런 제목의 플레이리스트를 듣다 보면 이 사람이 아침에는 어떤 분위기를 좋아하는지, 비 오는 날에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은근히 엿보는 재미가 있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평소 자주 안 듣던 장르의 플레이리스트로 들어보려 한다. 나와 다른 취향과 생각을 이해하고 경험이 확장되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음악을 폭넓게 듣고 있다고 자부하지만 평소 손이 잘 가지 않는 곡들이 있다. 재즈 연주곡들과 EDM이 대표적이다. 이렇게 낯선 음악들 속에서 귀를 반짝이게 하는 곡을 발견하면 짜릿함이 있다. 특히 내 경우에는 재즈 연주곡 중에서 그런 경우가 많다. 오늘 소개할 <Shinjuku Twilight>도 그렇게 발견한 소중한 곡이다.

🌃 Shinjuku Twilight - Eddie Higgins

요즘 나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플레이리스트를 즐기는 것 같다. 내심 이런 트렌드가 반갑기만 하다. 실존하는지도 모를 ‘정답’만 좇다가, 어느새 나와 다른 사람의 감정과 생각은 더이상 중요하지 않게 되어버린 시대. 그런 시대에 타인의 플레이리스트에 공감하고 위로받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의미 있다. 음악은 서로 다른 마음들을 이해하기 위한 가장 감각적인 방법일지도 모르겠다.

🥁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을 이해해야 하는 이 세상에서 - 안희수

“이렇게 이상한 미로에 갇힌 날에는

네 목소릴 들으면 또다시 길을 찾아내”

구독자님, 오늘의 큐레이션은 어떠셨나요?

오늘의 큐레이션이 어떠셨는지 아래 버튼을 통해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