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상황 속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방법 (후편)

범용적이며 빠른 아이디에이션 비법

2022.06.08 | 조회 7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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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위 스타트업 전용 공략집

이 뉴스레터는 상위 1% 스타트업을 위한 공략집을 지향합니다. 창업 경험이 전혀 없으시거나 기본적인 내용을 찾는 창업자보다 어느정도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계신 대표님께 적합한 내용을 담습니다. 실용적인 내용을 전달하는데 집중하며, 뻔하거나 두루뭉술한 이야기는 하지 않습니다.

 

참고 도서: 스프린트, Continuous Discovery Habits, 린 스타트업, Amp It Up, 제로투원, 타이탄의 도구들

혹시 질문이나 더 읽고 싶은 주제가 있으시면 언제든지 댓글에 남겨주세요. 추후 시리즈로 다뤄보겠습니다! (전편 링크)

 

전편에서 다룬 제 1원칙 기반의 사고법으로 문제 영역부터 검토를 마치셨다면, 이제는 다양한 솔루션을 아이디에이션할 때입니다. 다만 본격적인 아이디에이션으로 넘어가기 전에 꼭 문제에 대한 고찰에 충분한 시간을 쏟으시길 바랍니다.

아인슈타인은 자신에게 1시간이 주어진다면 55분을 문제에 대해 생각하는데 활용하고 5분을 해결책에 대해 생각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어려운 문제일수록 더 많은 비중의 시간을 문제 자체에 대해 고민하는데 할애하시기를 바랍니다.

전편에서 다룬 것처럼 해결책 자체가 너무나도 명확히 정해진 상황이라고 해도, 아래의 과정을 그대로 적용해 실행 방안을 추릴 수 있습니다. 결국 해결책의 큰 방향성과 실행 방안 사이의 차이는 그 내용이 얼마나 디테일한지의 차이일 뿐입니다. 즉, 아래의 과정을 통해 해결책의 큰 방향 자체를 다시 논의하면 자연스레 상세한 내용을 논의할 수 밖에 없게 됩니다. 따라서, 아무리 해결책이 명확해 보여도 아래의 3단계는 꼭 따라주세요.

그리고 무엇보다 이전에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아이디어들과 병합되며 잠정적인 해결책이 한층 개선되거나 실행방안에 대한 디테일이 보강될 수도 있습니다.

 

1.  다다익선: 발산적 사고

아이디에이션의 첫 단계는 발산적 사고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이는 사고에 대한 제약 없이 최대한 많은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단계입니다. 이 과정을 자세히 설명하는 스프린트와 같은 다양한 책들이 있지만, 사실 대부분의 경우에는 각자에게 딱 맞는 방식을 직접 찾아내야 합니다. 따라서, 너무 디테일한 방법을 강조드리지는 않지만 발산적 사고 단계 자체는 절대 건너뛰면 안되는 필수적인 단계라는 점은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발산적 사고 단계는 팀과 이야기를 하거나 스스로 고민할 때 반드시 거쳐주세요.

먼저, 참여한 사람 한 명 당 20가지 이상의 아이디어를 떠올리면 됩니다. 이 때는 중복되는 내용이나 비현실적인 아이디어라는 이유로 지우시지 마시고 그냥 떠오르는 대로 적어주세요. 마찬가지로 각 해결책에 대한 디테일의 정도 차이에 대해서도 고민할 필요 없이 일단 떠오르는 만큼만 적으시면 됩니다.

혹시 20개의 아이디어를 떠올리는게 너무 어렵다면, 40개의 아이디어를 도출하겠다는 생각으로 해보세요. 아주 신기하게도 40개의 아이디어를 떠올리겠다는 생각으로 필터링 없이 아이디에이션을 하다보면 20개의 아이디어가 훨씬 더 쉽게 채워집니다. 핵심은 최대한 많이, 필터링 없이 떠올리는 것입니다.

각자 20개 이상의 아이디어를 떠올렸다면, 각 아이디어가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는지에 대한 핵심 매커니즘을 하나씩만 적어주세요. 예를 들어, 로켓 제작 방법을 효율적으로 찾기 위한 해결책으로 "오픈 소스 참여 유도"를 떠올리셨다면 이 아이디어가 어떻게 전편에서 이야기한 "비용효율적으로 로켓 제작 방법 찾기"라는 문제를 해결하는지 간결히 적어주세요. 이 경우에는 "비용 없이 열정 있는 사람들의 지식을 활용하기 때문"이라는 해결 매커니즘을 적어주시면 됩니다. 20개의 아이디어마다 각각 여기까지만 적어주세요. 

이 과정에 여러 사람이 참여한다면 서로 간의 소통 없이 진행해주세요. 하루 정도 여유를 두고 각자 집이나 자유 시간에 고민할 수 있도록 시간적 여유를 주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2. 집단 지성 활용하기

발산적으로 뻗어나가는 사고 후에는 아이디어를 추려내는 수렴적 사고가 필요한 시점이 됩니다. 이 때는 집단 지성을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발산적 사고에 참여한 대상이 여러 명이면 당사자들끼리 모여서 진행할 수도 있고, 혼자라면 주변의 다양한 사람들과 의견을 나누는 방식으로도 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경험 상 상세한 진행 절차와 시간 배분은 크게 중요하지 않지만, 집단 지성을 활용해 수많은 아이디어를 몇 개로 추리는 과정 자체는 필수적입니다.

이 과정은 보통 4단계로 이루어집니다.

 

(1) 설명과 질의응답

각자 준비한 아이디어와 해결 매커니즘을 돌아가며 발표해주세요. 참여자가 여러 명인 경우 겹치는 아이디어가 있더라도 일단은 빠짐없이 발표해주세요. 공유되는 아이디어들은 칠판이나 모두가 볼 수 있는 노트에 적어주세요. 

각자 자신의 아이디어를 설명하되, 듣는 사람은 질문 사항이 있다면 자유롭게 질의하시면 됩니다. 이 단계의 핵심은 각 아이디어를 모두가 오해의 여지 없이 이해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디테일이 자세하게 표현되기 때문에 이미 해결책이 명확히 보이더라도, 프로세스 전반이 가치 있게 됩니다.

 

(2) 병합

모든 아이디어를 다 설명하고 충분한 질의응답을 거쳤다면 비슷한 아이디어끼리 묶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결이 비슷한 아이디어들을 묶어 병합해주세요. 이 과정은 특별한 절차 없이 자유로이 모두가 들을 수 있게 비슷한 아이디어들이 보이는대로 다같이 짚어내면 됩니다.

그 과정에서 형식 없이 토의해 병합할 만큼 비슷하거나 연결된 하위 개념인지를 결정해주세요. 병합하기로 결정했다면, 두 군데에 적혀있는 중복된 아이디어 중 하나를 지우고 나머지 하나의 설명을 보강해주세요. 만약 누군가 병합에 강력하게 반대한다면 일단은 병합하지 마시고 놔둬주세요. 

 

(3) 점 투표

필요한 병합을 마쳤다면 점 투표를 진행할 시간입니다. 점 투표는 각자 여러개의 투표권을 가진 상태로 투표하는 방식입니다. 이 때 투표권이 있는 개인은 강력히 동의하는 하나의 아이디어에 모든 표를 던질 수도 있고, 아니면 여러개의 아이디어에 분산 투표할 수도 있습니다. 각 구성원 또는 의견을 제공하는 외부인에게 인 당 5개 정도의 투표권을 주는 것이 적당합니다.

핵심은 투표할 때 의견 조율 과정 없이 각자 먼저 선택을 내린 뒤 돌아가면서 투표 결과만 공유하는 방식을 지키는 것입니다. 즉, 누군가의 결정이 다른 사람의 결정에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미리 각자 결정을 내린 뒤, 내린 결정을 공유만하는 형태가 이상적입니다.

누가 어디에 투표를 했는지 자체는 비밀이 아닌 공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이는 추후 토의 과정에서 특정 아이디어에 투표한 당사자에게 관련 아이디어를 지지하는 이유에 대해 물어보기 수월하기 때문입니다.

 

(4) 후 토의

점 투표 결과가 나왔다면 이를 바탕으로 자유로운 토의를 진행하시면 됩니다. 기본적으로는 표를 하나도 받지 못한 아이디어들을 지우기 위한 절차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따라서, 표를 하나도 받지 못한 아이디어를 하나씩 지우며 혹시 이의는 없는지 논의하시면 됩니다.

점 투표는 완전한 결정을 내리기 위한 투표가 아니라 의견을 모으기 위한 과정이기 때문에, 표를 하나도 받지 못한 아이디어더라도 강력히 재고를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면 꼭 다시 한번 토의를 통해 일단은 살려둘지 그대로 삭제할지 논의해주세요.

남은 아이디어들 중에 다시 한번 중복된 내용은 없는지 (2)의 과정으로 돌아가서 병합 여부를 논의해주세요. 혹시 그 과정에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올랐다면 누구나 자유롭게 발표 및 추가할 수 있게 해주세요.

그 후에는 남은 아이디어들에 대해 투표를 한 사람들이 각자 투표한 이유를 공유해주세요. 이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은 질의 응답을 자유롭게 하시면 됩니다.

만약 끝에 남은 아이디어가 6개 이상이라면 이번에는 인 당 투표권을 3개로 제한해 한번 더 점 투표를 진행주세요. 가장 최적의 아이디어가 5개 정도 남을 때 까지 (3) 점 투표와 (4) 후 토의 과정을 반복해주시면 됩니다.  

 

3. 결정 방법

결정할 때는 만장일치에 가까운 동의가 있다면 일이 쉽게 진행됩니다. 그렇지만 의견의 불일치가 있을 때는 결국 한 사람이 결정하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다수의 의견이 정답일 확률은 생각보다 높지 않고, 아무리 다수의 동의에 의해 정해졌더라도 추후 결정권자가 이를 뒤집을 경우 오히려 시간만 낭비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최종 선택은 결정권자(책임자)가 내려주세요. 이 과정에서 책임자는 선택에 필요한 정보를 토의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자유롭게 물어볼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결정권자가 최종 선택을 내리게 되지만, 간혹 결정권자가 아닌 다른 사람이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당근 마켓의 "팀 내 무당" 방식이 있습니다. 과거의 소비자나 시장 또는 분야에 대한 의견이 높은 정답률을 기록했던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팀 내 무당"으로써 결정을 내리는 구조입니다. 

직감이 뛰어난 사람이나 특정 분야에 대한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 보통 이런 역할을 수행합니다. 유의사항은 단순히 전문성이나 경험을 기반으로 이런 역할이 주어지면 안된다는 점입니다. 과거의 선택과 예측이 정말 잘 들어맞았다는 확실한 실적이 있을 때만 이런 역할을 부여해야 됩니다.

이 경우에 책임자는 권한을 확실히 "팀 내 무당"에게 이양하고 지지해야 합니다. 중간에 결정을 뒤집거나 하는 일은 지양하시고, 확실한 서포트를 주세요. 그게 아니라면 최종 결정권자는 책임자로 고정하시고, 예측이 정확한 편인 팀원의 의견을 참고만 해서 결정은 직접 내려주세요. 

결정을 내렸다면 이 결정의 이유를 참여자들에게 명확히 전달하는 것으로 마무리됩니다.

 

오늘은 아이디에이션을 혼자 또는 팀 내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진행하는 방법에 대해 다뤄봤습니다. 아주 자세한 진행 절차나 시간 배분에 대한 내용보다는 이상적인 아이디에이션을 위해 꼭 빠뜨리지 말아야 할 최소한의 체크 포인트와 원칙들을 위주로 설명해드렸습니다.

물론 이렇게 도출된 아이디어를 실제로 조직에서 잘 실행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그렇지만 위의 방법을 적용하시는 것만으로도 아이디에이션 자체는 만족스럽게 진행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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