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투자자를 만난 뒤 실제 클로징까지

첫 VC 미팅 이후 실제 투자금 입금까지의 미스테리

2022.11.21 | 조회 3.42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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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위 스타트업 전용 공략집

이 뉴스레터는 상위 1% 스타트업을 위한 공략집을 지향합니다. 창업 경험이 전혀 없으시거나 기본적인 내용을 찾는 창업자보다 어느정도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계신 대표님께 적합한 내용을 담습니다. 실용적인 내용을 전달하는데 집중하며, 뻔하거나 두루뭉술한 이야기는 하지 않습니다.

참고 도서: Secrets of Sand Hill Road, 스타트업 투자유치 전략, Venture Deals, Fundraising

 

많은 창업자분들이 VC의 연락, 행사, 또는 누군가의 소개를 통해 벤처캐피털의 심사역을 만나본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이런 만남을 주선할 때의 각종 유의사항이상적인 투자유치 라운드를 진행하는 방법들은 이전 아티클들에서 다뤘습니다.

오늘은 여러분이 VC를 만난 뒤부터 실제로 발생할 일들과 최종 계약까지 가는 과정을 창업자의 입장에서 생생하게 설명 드리겠습니다.

저는 항상 다른 분들이 투자유치 프로세스에 대해 다룰 때, 창업자가 궁금해하는 지점이나 창업자에게 도움 되는 정보보다는 무미건조하게 투자 과정을 나열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아왔습니다. 

이 아티클에서는 좀 더 창업자의 관점에서 투자유치 과정이 현실적으로 어떻게 보일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위주로 다루겠습니다.

 

1. 벤처캐피털 심사역과의 첫 만남

VC 심사역과의 첫 만남이 부정적이었거나 애매했다면 높은 확률로 투자 프로세스는 더 진행되지 않습니다. 이번 아티클의 내용은 심사역과의 미팅이 긍정적인 경우에만 의미가 있습니다.

첫 미팅이 긍정적이었는지 잘 모르겠다면 쉽게 알 수 있는 방법이 두 가지 있습니다.

첫 번째는 바로, 어땠는지 잘 모르겠다면 대게는 긍정적이지 않다는 것입니다. 누구나 중요한 미팅일수록 결과가 긍정적이기를 바라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창업자들은 VC와의 만남을 실제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첫 미팅이 긍정적이었는지 아닌지 잘 모르겠다면 이는 긍정적이지 않았을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긍정적이면 당연히 창업자 본인도 알게 됩니다.

두 번째는 확정적으로 알 수 있는 방법으로, 일주일 이내에 팔로업 연락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간혹 경험이 많은 VC들은 기업을 긍정적으로 보더라도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는 등의 목적이 있어서 의도적으로 속내를 감추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확실한 것은 추후 진행의사가 있다면 무조건 일주일 내로 (대게는 하루 이틀 내로) 다음 미팅을 스케줄링하거나 추후 진행을 위한 자료를 요청하는 등 팔로업 연락을 합니다.

물론 며칠이 지나도 연락이 없을 경우 대표자가 먼저 확인 차 연락을 해볼 수 있겠지만, 사실상 거절의 의미로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뉘앙스의 이야기를 하거나 답변을 회피할 확률이 높습니다.

따라서 미팅을 가진 후 며칠 내 추후 진행을 위한 팔로업 연락이 없다면 해당 VC에게는 미팅이 긍정적이지 않았고 추후 진행의사가 희박하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2. 2차 미팅 또는 자료 요청

첫 번째 미팅이 긍정적으로 끝났다면 VC가 2차 미팅 또는 자료를 요청하게 됩니다. 보통 이메일이나 카카오톡으로 연락을 받게 되며, VC가 요청하는 자료를 준비해서 전달해주시면 됩니다. 

이 때 투자자가 요청하는 자료를 전부 당장 보내지는 않아도 괜찮습니다. 간혹 투자자가 요청한 자료나 질문에 대한 답변이 준비되어있지 않아 조급해하는 대표님들을 보는데, 너무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대표님이 준비되셨을 때 자료를 잘 취합해서 보내시면 됩니다.

특히, 희망하는 밸류에이션 같이 협상의 주요 대상이 되는 정보를 처음부터 모두 말씀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밸류에이션과 같은 질문에는 상대의 의견을 먼저 여쭤보시거나 '아직 확정된 것은 없으나 NN억에서 NN억 사이를 생각합니다'라는 식의 범위를 제시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핵심은 심사역이 요청했다고해서 모든 결정을 즉석에서 내려 바로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없다는 점입니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판단을 내려주세요.

뿐만 아니라 혹시 요청한 자료 중 잘 모르는 내용이 있을 경우 심사역에게 물어보세요. 심사역은 기업이 괜찮다고 판단했기에 굳이 추가적인 수고를 들여 내부에 보고하거나 시간을 내어 미팅을 진행하는 것입니다. 즉, 심사역이 기업을 긍정적으로 본 이상 대표자는 딜을 책임질 심사역과 같은 편에 서야 합니다.

대표님이 모든 것을 알아서 준비해야한다는 생각은 접어두시고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전혀 모르는 내용은 심사역에게 솔직히 물어보시면서 준비해주세요.

만약 2차 미팅을 진행한다면, 심사역 이외에 고참이나 파트너 급 VC가 동석할 확률이 높습니다. 단독으로 투자 건을 진행할 수 있는 직급의 VC라면 추가적인 미팅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심사역의 직급이 낮다면 내부에서 기업을 지지해줄 임원 급 VC와 한번 더 만남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새로 동석한 VC에게 다시금 회사를 간략하게 소개한 뒤 Q&A가 이뤄질 확률이 높습니다. 새로 동석한 VC는 앞서 미팅한 심사역 보다 경력이 길기 때문에 현란한 말솜씨로 현혹하기보다는 담담하게 회사의 강점을 어필해주시고,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솔직히 대답해주세요. 시장과 인간적 호감을 어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런 번거로운 과정을 피하기 위해서는 애초부터 내부에 입지가 탄탄한 심사역이나 임원을 만나는 것이 좋습니다. (참조)

 

3. IR

스타트업 씬에서 'IR 한다'는 표현을 자주 보실텐데, 사실 VC입장에서 정식 IR이란 대표자가 투자사에 방문해 주요한 결정권자들 앞에서 발표하는 일을 뜻합니다.

따라서, VC 심사역이 IR 일정을 잡기 위해 연락한다면 1,2차 미팅이나 자료를 통해 드러난 기업에 대한 비공식 내부 평가가 긍정적이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왜냐하면 임원급 VC들의 시간을 써야하는 만큼 애초에 가망이 없는 경우 IR까지 잘 진행되지 않거든요. 대게는 심사역이 먼저 내부를 비공식적으로라도 설득한 상태로 IR 일정을 잡습니다.

IR은 대표자가 투자사의 결정권자들 앞에서 직접 어필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입니다.

약 1-2시간 정도 소요되며, 대표자가 30-40분 정도 발표와 시연을 하고, 참석자들이 질문을 하게 됩니다. 이 단계부터 누가 담당자인지가 중요해집니다. 실제 IR 자리에 참석해보시면 어떤 사람은 오히려 대표자를 변호해주거나 기업에 대해 어필하기 좋은 질문들을 골라서 던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내부의 변호인을 만들어두는 과정이 굉장히 중요한데, 딜 담당자의 직위가 높을수록 그 발언에 무게가 실리고 다른 참석자들도 기업을 너무 강하게 공격하기에는 눈치가 보입니다.

그래서 이전 아티클에도 첫 미팅 대상자가 고위직일수록 좋다는 말씀을 드린 것입니다. 

실제 발표를 하실 대표님께 드리고 싶은 조언은 IR 때 너무 방어적으로 나가지 마시라는 점입니다. 타당한 지적이 왔을 때는 이를 적당히 인정하거나 수용하시면서, '저희도 상당히 고민을 많이 하는 부분이고 쉽게 해결되지는 않았지만, 향후에 이러이러한 방법으로 대처할 계획입니다'라는 식의 부드러운 화법으로 대처해주세요.

대표자 스스로는 본인이 논리적이었다고 느끼지만 실제로 타인이 보기에는 너무 방어적이라 결정권자들에게 일하기 힘든 대표라는 인식을 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부정적인 인식을 피해야하기 때문에 질의응답 시간에 너무 방어적으로 반응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그리고, IR 발표에서 중요한 내용이나 시연은 발표 앞쪽에서 이야기해주세요. 투자사 내 주요 결정권자들은 나이대가 높은 경우가 많아, 뒤로 갈수록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졸기도 합니다. 따라서 집중력이 가장 좋은 발표 초기에 꼭 어필해야하는 내용들을 먼저 보여주세요.

 

4. 예비 투자 심의 위원회 (예투)

예비 투자 심의 위원회(예투)는 투자사에 따라 있는 경우도 있고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만약 예투가 있다면 공식 IR 발표를 진행하기 이전에 하는 경우도 있고, 아니면 IR 직후에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마 IR과 투자심의위원회의 상관 관계에 대해 헷갈리기 시작하실텐데요.

쉽게 말해 IR은 VC내 결정권자들 앞에서 대표가 직접 발표하는 자리이고, 예투나 본투심은 대표 없이 VC끼리 결정을 내리는 자리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IR은 마치 법정에서의 최종 변론이나 진술이고, 투심위는 판사들끼리 방에서 결정을 내리는 과정인 것이죠. 

그러면 예투를 추가해 투심위를 두번이나 할까요? 바로 모두의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 위함입니다. 본투자심의위원회는 대부분의 관련자들이 참석해 시간을 보내야 하며, IR발표 또한 다수의 인원이 되는 시간을 스케줄링하고 모여서 대표자의 발표를 들어야합니다. 

따라서, 모두의 시간이 많이 소모되는 본투심이나 IR이전에 어차피 통과하기 어려운 딜을 걸러내기 위해 예투를 진행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예투는 본투심이나 IR에 비해 소규모로 진행되는 특성이 있고, 투자사 내에서 미리 관계자들의 반응을 떠보는 자리처럼 작동합니다.

사실 상 기업이 예투를 위해 준비할 수 있는 부분은 많지는 않고, 딜 담당자가 요구하는 자료를 잘 대응해 보내주며, 확실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담당자가 투자사 내부에 기업의 매력도를 잘 설명할 수 있도록 이해시키는 일 정도입니다.

이 과정에서도 딜을 발굴한 사람의 직위가 높거나 스타 심사역일 경우 내부를 설득하기 용이해지기 때문에 똑같은 투자사라도 누구를 통해 진행되는지가 중요합니다.

 

5. 본 투자심의 위원회 (본투심) 

본 투자심의 위원회는 회사에 대한 투자 결정이 내려지는 마지막 관문입니다. 투자사에 따라 예투 없이 바로 본투심으로 진행되기도 합니다.

본 투심도 위의 예투처럼 대표님 없이 투자사의 인원끼리 취합된 정보를 바탕으로 해당 기업에 대한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자리입니다.

보통 투심위가 열린다는 말은 VC 내부에서 해당 업체를 위해 참석자들의 시간과 투심 보고서를 작성하는데 필요한 노력을 감수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는 의미입니다. 즉, 비공식적으로 투자사 내 일부 구성원들 사이에서 기업에 투자하겠다는 의사가 어느 정도 협의 되어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투자사에 따라 미리 어느정도 협의를 하기보다 투심위를 열어 끝까지 토론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변수가 있지만, 그래도 딜 담당자를 통해 분위기를 미리 전해들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투심 날짜가 잡히면, 딜 담당자에게 분위기가 어떨 것 같냐고 미리 물어봐주세요. 딜 담당자가 자신 있다면 대부분 잘 끝날 확률이 높습니다.

투심 준비를 위해 딜 담당자와 필요한 정보를 미리 잘 주고 받으시면서 준비해주세요. 딜 담당자는 투심위에서 여러분의 변호사 같은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 때도 여러분의 딜 담당자가 회사 내 입지가 탄탄한 사람일수록 유리해집니다. 흔히 법정에서 검사나 판사 출신의 전관 변호사가 여러분을 변호하는 게 유리한 것과 비슷한 이치입니다. 

그래서 이전 아티클에서도 초급 심사역 보다는 경험이 있는 임원이나 스타 심사역을 소개 받으시라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6. 실사 (DD)

실사(DD라고도 부릅니다)는 회계법인이나 VC가 회사의 재무제표와 데이터 등 여러 공식 자료를 받아 문제가 있는지, 혹은 이야기된 사실과 다른 점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대표님이 거짓말하지 않으셨고, 잘못된 자금의 운용 등 심각한 문제가 없다면 대게는 괜찮습니다. 그러니 절대 기업에 대한 설명 과정에서 거짓말은 하지 마세요. 큰 거짓말은 실사 과정에서 까보면 다 드러나게 되어있습니다.

참고로 여러 투자사가 동시에 투자를 하는 경우, 실사를 여러번 받기 보다는 리드 투자사의 실사 결과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라운드를 리딩하는 투자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실사를 하더라도 간략하게 하거나 거의 안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7. 계약서 검토 및 네고

만약 실사까지 끝난 상태라면 계약서를 통해 최종 조건을 받으시게 됩니다. 계약서에는 여러 내용이 있지만 협상의 대상이 되는 주요한 조건들은 텀 시트 뽀개기 아티클에서 다뤘기 때문에 참고하시면 됩니다.

대부분의 조항들은 VC들과 원활히 협상이 가능하지만, 일부 투자사들은 협상이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계약 조건 협상 과정에는 스타트업 투자 계약 관련 업무 경험이 많은 로펌의 도움을 꼭 받으시기 바랍니다. 경험이 많은 로펌일수록 단순히 합법성이나 법률적 리스크가 아닌, 업계의 보편적인 관례와 실제 문제가 많이 발생하는 지점들을 알고 있기 때문에 더 현실적인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아예 상대방을 설득하기 위한 잘 통하는 논리도 제공해주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꼭 스타트업 투자 계약 경험이 풍부한 변호사를 쓰세요.

 

 

다음 아티클 Preview

이번 아티클에서는 투자유치 과정을 순서대로 창업자 입장에서 다뤄봤습니다. 다음 아티클에서는 위의 단계들을 통과하도록 밀어붙이는 클로징 꼼수들효과적인 계약서 협상법을 다루겠습니다.

(다음 시리즈에서는 윤리와 무관하게 실제 사용되고 존재하는 효율적인 방법론을 모두 적나라하게 다룰 예정입니다. 전부 따라하시라고 권하는 것도 아니고, 결과에 대해 책임지지 않으니 가급적이면 안전한 방법론들만 따라해 주세요.

저도 다음 아티클에서 다룰 위험한 방법론들을 직접 진행해본 적은 없습니다. 그저 보고 들은 내용과 생각한 내용들을 솔직히 말씀드릴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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