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즈진

박찬욱 감독의 영화 <어쩔수가없다> — 웃음과 절망이 공존하는 잔혹한 현실극

2025.10.16 | 조회 8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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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 헤이즈진입니다.

얼마 전,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 수가 없다>를 관람하고 왔습니다. 박찬욱 감독이라는 이름만으로도 기대감이 컸는데, 이병헌, 손예진, 이성민, 염혜란, 박희순 등 연기파 배우들의 출연 소식에 더욱 궁금증이 커졌죠. 게다가 이 작품이 여러 국제 영화제에 초청되었다는 소식까지 들으니 기대를 안 할 수 없었습니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는 대체로 ‘친절한’ 작품이 아닙니다. 모든 것을 직접 보여주기보다 관객이 한 걸음 더 들어가 생각하도록 만드는 스타일이니까요. 이번 영화 역시 ‘해고, 경쟁, 생존’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중심에 두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필모그래피 중 가장 유머러스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관람하는 중간 중간 웃음이 터지지만, 그 뒤에는 묘한 쓸쓸함과 처연함이 남았는데요. 처음에는 왜 그런 감정이 드는지 몰랐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바로 그 웃음 뒤에 남는 공허함이야말로 박찬욱 감독이 이번 작품을 통해 전하고자 했던 감정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어쩔 수가 없다>에 대한 간단한 리뷰를 남겨보려 합니다.

 

*이 글에는 일부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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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모두가 공감할 수밖에 없는 ‘우리의 이야기’

이 영화가 주는 가장 큰 충격은 결코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영화는 중년 직장인 만수(이병헌)의 삶을 따라갑니다. 완벽한 가정, 안정된 직장, 평화로운 일상. 하지만 회사의 대규모 구조조정이 시작되면서 그의 낙원은 한순간에 무너집니다.

박찬욱 감독은 ‘노동자와 회사의 싸움’이 아니라, ‘노동자들끼리의 싸움’에 초점을 맞춥니다. 영화의 메인 카피인 “사람은 넷, 자리는 하나”는 곧 만수의 세계관을 보여주죠. 그는 회사를 상대로 싸우는 대신, 경쟁자들을 제거해 자리를 차지하려 합니다. 이 비극적 선택은 현실의 잔혹한 경쟁 구조를 그대로 드러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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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유머와 처연함이 절묘하게 공존하는 이유

흥미로운 점은, 이런 무거운 이야기가 곳곳에서 블랙 코미디로 표현된다는 겁니다. 조용필의 ‘고추잠자리’가 흘러나오는 장면, 면접 경쟁자들을 속이는 황당한 설정 등은 관객을 실소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그 웃음은 곧 가슴을 저미는 불편함으로 바뀝니다.

이 영화에서 웃음은 단순한 웃음이 아닙니다. 현실의 부조리를 조롱하는 방식이고, 그 안에는 자기 자신을 비추는 거울이 있습니다. “어쩔 수 없다”는 말이 주는 익숙한 체념이 우리 모두의 삶과 겹치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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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해피엔딩처럼 보이지만, 전혀 행복하지 않은 결말

만수는 결국 범죄를 저지르고도 완전 범죄에 성공합니다. 새 직장에 취업하고, 가족들과 다시 함께 살게 되죠. 겉보기에는 해피엔딩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영화의 마지막은 어둠 속으로 서서히 사라지는 공장 불빛으로 끝납니다. 이는 곧 만수 역시 언젠가 같은 운명을 맞을 것임을 암시합니다.

가족의 신뢰는 이미 무너졌고, 그는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 채 이전과 똑같은 방식으로 기계를 두드리고 있습니다. 결국 “어쩔 수 없다”는 말에 스스로를 가둔 채 반복되는 지옥에 남게 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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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박찬욱 감독이 던진 질문

<어쩔수가없다>는 단순한 스릴러나 사회고발 영화가 아닙니다. 웃음과 절망, 체념과 분노가 공존하는 우리 시대의 자화상입니다. 감독은 말합니다. “이건 악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구조의 문제”라고요.

 

영화가 끝난 뒤, 뭔가 많은 생각이 스쳐지나갔습니다. 그리고 제목을 곰곰이 곱씹어 보았습니다.

 

“그래… 어쩔 수 없었을지도 몰라. 하지만 정말 그럴까?”


 

도입부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이 작품은 결코 친절한 영화는 아닙니다. 믿고 보는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 덕분에 많은 이들의 기대를 모았지만, 박찬욱 감독 특유의 은유적 표현 방식과 상징성, 그리고 묵직한 주제 의식은 관객에게 다소 불친절하게 느껴질 수 있고 피로감을 줄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네이버 관람객 평점은 높은 편이 아니지만, 평론가들 사이에서는 8점대의 높은 점수를 준 것처럼 평이 극명하게 갈립니다.

그래서 편안하고 가볍게 영화를 즐기고 싶은 분들께는 추천하기 어렵지만, 감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곱씹으며 작품을 해석하는 걸 즐기는 분들에게는 충분히 매력적인 영화라고 저는! 생각해요. (감독의 다른 작품보다는 유머러스한 요소가 분명히 녹아 있어서 그런지 보는 내내 불편하진 않다는 거~) 

 

🎬 헤이즈진 한 줄 평: “웃기고 슬프고, 무섭게 현실적이다."

 

그럼 다음에도 흥미로운 영화 리뷰로 다시 찾아올게요!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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