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비판을
그만두고 싶은 이유는 여러 가지예요. 그 사람이 그 사람으로 존재할 자유를 제가 침해하는 느낌이기도 하고, 또 동시에 남들과는 상관없이 평온하게 존재할 제 자유를 빼앗기는 것 같기도 하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남을 판단하는 기준은 남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에요. 가장 큰 피해자는 결국 '나'니까요.
만약에
제가 뱃살이 있는 어떤 사람을 보고 '저 사람은 뱃살이 많이 나왔네. 요즘 같은 자기 계발 시대에 운동을 단 1분도 안 하나봐. 정말 게으르네.' 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해 볼게요😅. 저는 '요즘은 누구나 자기계발을 해야한다, 운동을 해야한다, 뱃살이 있으면 안 된다, 게으르면 안 된다' 등등의 기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저 사람을 부정적으로 바라봤어요. 하지만 동시에 그 기준은 저에게도 적용이 돼요. 저는 제 배에도 엄격한 기준을 들이대며,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 줄 줄 모르는 사람일 가능성이 크겠죠. 제 배가 날씬하든 뽈록하든 제 배는 항상 매서운 기준으로 판단 당할 거예요.
그렇다면 어떻게
남이든 나든 내 날카로운 판단을 피할 수 있을까요? 최근에 제가 효과를 본 방법은요, 판단은 지우고 관찰까지만 살려 보는 거예요. 아니면 관찰을 쓱 지나쳐 바로 판단으로 달려가던 과정 전체를 인지하고 관찰로 다시 돌아가 보세요. 아까 든 예시를 다시 써 보자면, '저 사람은 뱃살이 많이 나왔네'까지만 하는 거예요. 눈에 보이는 장면, 들리는 소리, 냄새, 맛, 촉각까지만 남기고 그 후의 추가적인 판단은 멈추는 거죠.
예를 들면,
'굉장히 시끄럽구나. (개념이 있어, 없어?! 지금 도대체 몇신데...)', '커피가 너무 쓰다. (이따위 커피를 마시려고 내가...)', '향수 냄새가 심하네. (보통 자신감이 없는 사람들이나 이렇게...)', '아, 가려워. (벌써 10월인데 왜 아직 모기가...)' 감이 오시나요? ㅎㅎㅎ
이렇게 할 때의 첫 번째 효과는,
내 머릿속도 잠잠해진다는 것이에요. 그리고 두 번째는 내가 세상을 보고 재는 내 기준을 알게 된다는 것이고요. 내가 '그래야 한다'라고 생각하는 것들, '당연하다'라고 여기는 것들이 뭔지 알게 되고, 나중에는 '정말로 그게 맞을까?'를 한 번 더 고민하게 해주죠.
구독자님도 나와 세상을 판단하는 것에 지치는 순간이 있으셨다면, 꼭 한 번 해보시길 권해드려요. 인지하고 한 걸음 벗어나는 것만으로도 나를 내리누르던 내 생각으로부터 아주 많이 가벼워지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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