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나드는 이야기

있는 것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

그걸로 끝.

2024.04.03 | 조회 18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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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명상을 넘나들

명상하며 일상, 일상 살며 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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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위빠사나(위빳사나)vipassana' 명상이라고 들어보셨어요? '분리해서vi 바라보다passana'라는 뜻으로,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로부터 한 걸음 떨어져 지켜보는 연습을 하는 수행법이에요. 외부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이리저리 휘둘리지 않고, 적절한 거리를 두며 관조하는 이 방법을 통해 부처님은 해탈에 이르렀고, 사람들도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도록 남은 평생 이 수행법을 가르치셨다고 해요. 당시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이 수행을 해서 깨달음을 얻은 사람이 수없이 많다고 하죠.

 

왜 갑자기

위빠사나 명상을 설명했느냐 하면, 명상 지도자 과정의 교수님께서 이 명상법을 설명하시면서 '있는 것을 있는 그대로 통찰하는 것'이라고 강조해서 말씀하셨거든요. 이 문장은 사실 그렇게 특별한 것 같지는 않아요. 삶을 꿰뚫는 진리라기엔 너무 당연하게 들리기도 하죠. 어려워 보이지도 않고요. 저도 그랬어요. 제 오래된 습관과, 그에 대한 유일하고 완전한 해결책이라는 것을 깨닫기 전까지는요.

 

부끄럽지만, 

구독자님께만 살짝 고백하자면, 저는 남을 쉽게 판단하는 사람이에요. 보통은 속으로만 생각하고 말로 꺼내는 일은 드물긴 하지만 어쨌거나 머릿속에선 늘 바쁘게 남을 판단해요. '이렇게 바쁜 시간에 길에서 저렇게 천천히 걸으면 안 되지', '설명을 저따위로 하고서 어떻게 이해하라는 거지?', '돈을 받고 하는 일인데 이렇게 허술하게 한다고?' 등등... (써놓고 보니 더 부끄럽네요🫣 ㅎㅎㅎ)

 

그런데

눈치채셨어요? '천천히 걸으면서 남을 방해하면 안 돼', '남들이 이해를 잘 하도록 명확하게 말해야 해', '돈을 받고 하는 일은 무조건 완벽하게 해내야지'... 이런 생각의 주어(=피해자)가, 늘 다른 사람인 건 아니라는 것을요. 이건 내가 나 스스로에게 하는 판단과 강박이기도 하다는 것을요. 이런 생각이 옳은지 그른지를 잠시 떠나서, 이런 생각이 우리의 본성과 자유를 얼마나 억압하는지를 생각해 봤어요. 내가 언제부터, 왜 이렇게 스스로에게 강요해 왔는지도요. 나는 본래 느리고, 불분명하고, 허술한 모습도 있는 사람인데, 왜 그런 내 일부분을 거부하고 용납하지 않았을까요? 왜 내 부족함을 용서해 주고 사랑해 주지 못했을까요? 왜 늘 나를 야단치고 나와 비슷한 그 사람들도 받아들이지 못했을까요?

 

"있는 것을 있는 그대로"

다시 떠오른 이 문장이 마음 속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느낌이었어요.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판단이라는 마음의 동요 없이 있는 것을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아까 제가 말씀드렸죠. 2천5백 년 전, 한 자비심 넘치는 수행자가 알려준 방법이요. 이러니저러니 내가 판단하지 않고, 그냥 한 발 떨어져 받아들이는 거예요.

 

예를 들자면,

이전엔 지각하는 사람을 보면, '아휴, 한심하게 지각을 하다니...😒'라고 판단을 했고, 그 바닥에는 분명 예전에 지각을 밥 먹듯 하던 나 자신에 대한 미움이 있었어요. 하지만 차마 그걸 마주하진 못하고, '(지금의) 나처럼 일찍 일찍 다녀야지😚!'하는 생각을 해버렸어요. 그리고는 또 바로 '앗, 안 되지!! 명상하는 사람이 이런 나쁜 생각을 하다니! 음... 사정이 있었을테니 이해해야지😌!'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이 모든 단계 후에 하나가 더 생겼어요. '엇... 내가 지각하는 사람을 한심하다고 판단했고, 그다음에는 내 마음에 그러면 안 된다는 마음이 일어났고, 그래서 이해해야 한다고 나 자신을 억눌렀구나.' 하면서 그 모든 과정을 한발 물러서서 그대로 바라보게 됐죠.

 

우리 마음 속에 떠다니는

모든 생각과 감정들을, 좋든 싫든 억누르거나 회피하지 않고 그대로 바라보는 거죠. 요즘 이 방법을 쓰면서, 내가 얼마나 많은 감정과 생각들을 수용하지 않고 없애려고만 했었나 깨닫는 중이에요. 이걸로 남과 나를 옭아매던 '판단'을 완전히 멈출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요. 일단 습관적으로 판단을 한 다음에 그 과정을 그저 바라보기만 하는 거니까요.

 

하지만 확실한 건

'내가 판단하고 비난했다는 걸 인식한 후에는 그럼 어떻게 해야 하지? 비난을 억누르는 것이 안 좋다고 하니까 더 비난해야 하나?'하는 바보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은 찾았다는 거예요. 그냥 아무것도 안 하는 것. 있는 것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면 거기서 더 할 일이 없다는 것! 거기까지가 진짜 내가 해야할 일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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