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 독립문예지 7호 '공백과 여백'

공백에게 보내는 편지 ep.3

이번학기 눈길의 독립문예지 7호 '공백과 여백' 6월 특집호

2025.06.25 | 조회 1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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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꽃이 겹겹이 쌓여 아름다운 눈길을 만들 듯, 눈꽃 같은 글들을 출판으로 아름답게 피워내기를 바라며

안녕하세요,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창작학회 '눈길'입니다.

눈꽃이 겹겹이 쌓여 아름다운 눈길을 만들 듯, 눈꽃 같은 글들을 출판으로 아름답게 피워내기를 바라며 매학기 독립문예지를 내고 있습니다.

 

2025 상반기 눈길의 독립문예지 7호의 주제는 '공백과 여백'입니다.

공백과 여백에 시간선을 담아 과거의 공백, 현재의 공백, 미래의 공백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나갈 예정이에요!

 

이번 뉴스레터 6월 특집호에서는 1년의 공백 뒤 자신에게 보내는 눈길 학우들의 편지를 담아냈습니다.

뉴스레터를 읽어보시고, 공백과 여백에 대해 각자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는 건 어떨까요?

 


한재원

- 1년 뒤 나에게 보내는 편지

안녕? 지금 한창 비가 오고 있어. 습하고도 섭한 6월 중순에 이렇게 편지를 써. 그동안 이런저런 글을 많이 썼는데, 정작 나에겐 작년 3월 이후로 편지를 써본 적이 없는 것 같아. 가끔 서로에게 이렇게 안부를 물으면 좋겠다.

이번 학기는 침착하게 보내고 싶었어. 차분하고 침착하게, 굳세면서도 유연하게. 사랑하는 사람의 말을 본보기 삼아 말이야. 그런데 나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아. 이런저런 일로 벅차고 감정적인 날들을 보냈어. 봄부터 여름까지 쏟은 마음이 크지 않은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던 것 같아. 나의 스물하나는 여름의 절정을 지나 겨울 끝자락에 다다르기까지 아직도 시간이 많이 남았어. 그 사이에 또 다른 마음이 찾아오고, 같은 마음이 나를 괴롭히겠지. 여태껏 그래왔듯이 나는 그 시간을 안고 계속 흘러갈 거야. 어느 시점에 이 편지를 읽을진 모르겠지만 그때 한 번 더 마음을 들여다 봐주면 좋겠어. 어떻게 변했는지, 어떻게 머물러 있는지 알려줘. 잘 지내.

 

권소은

- 1년 뒤 나에게 보내는 편지

안녕, 권소은 잘 살고 있니? 사실 지금 내가 뭐라고 안 해도 하루하루 잘 살고 있을 거라 믿어. 여전히 1년 후에도 화내면서 과제하고, 방 청소면서 오늘 저녁은 뭐 먹을지 고민하고 있겠지. '이보다 더 미래에 하고 싶은 일은 정했니?'라고 질문하고 싶으면서도 아마 못 정했을 것 같은 두려움에 질문하기가 싫어지네. (웃음 ^_^) 그래도 말이야, 너무 모든 일에 부담을 가지진 말고 살아. 실패해도 괜찮아(아마도...?). 1년 뒤에 나인 너는 지금의 나처럼 일정이 뒤틀리는 일에 스트레스받는 습관이 조금 줄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그렇다고 너무 대충 살지는 말고. 언제나 열심히 후회 없는 삶을 살아가길 바란다. 그럼 안녕 미래의 권소은. 오늘도 네가 나아가는 한 걸음 두 걸음에 행운이 가득하길.

 

김가원

- 1년 뒤 나에게 보내는 편지

안녕, 스물 넷의 가원아! 잘 지내고 있어? 호주는 잘 다녀왔고? 편지를 쓰는 지금 시점의 나는 오직 호주만을 바라보며 지내고 있어… 어떤 경험을 하고 왔을지 너무 궁금하다. 몇 주 전에 민재랑 편지쓰기를 하고 왔어서, 내용이 꽤나 겹칠 것 같네ㅎㅎ…

직업에 대한 생각은 조금 정리가 되었어? 지금보다는 조금 더 안정된 미래를 그리는 사람이 되어 있으면 좋겠네. 지금 스물 셋의 나는 무슨 직업이든 괜찮지 않나, 그런 입장을 갖고 있어. 그러니까 너무 조급해 하지 말고 차근차근 나아가면 좋겠다.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 늘 하는 말이지만, 나 자신이 무슨 선택을 하든 응원해. 늘 건강하고 행복하길 바라!

-스물 셋의 가원이가

 

김세헌

- 1년 뒤 나에게 보내는 편지

안녕, 만약에 1년 뒤에 다시 이 글을 읽게 된다면 그때도 지금처럼 덥겠구나. 또 시험 기간일 수도 있겠고. 아무튼 나는 이제 1학년 1학기의 끝자락에 서 있어. 대학생의 신분이 된 것도 또 내가 살던 곳이 아니라 타지에서 생활한다는 것도 신기하던 내가 어느새 여느 대학생의 클리셰처럼 퀭한 눈으로 시험공부를 하고 있어. 새삼 생각해 보니까 3월부터 6월까지 시간이 되게 빠르게 지나간 것 같네. 방학이 되면 읽어보려던 책들을 많이 읽어보려고 해. 뭐 나는 이렇게 모든 게 새로웠던 시간들에 점점 적응해 가고 있는 것 같아. 1년 뒤의 너는 어떨까 궁금하네. 1학년 때보다는 약간이라도 더 열심히 공부했으려나? 꼭 공부가 아니어도 뭔가 열심히, 진지하게 할만한 일을 찾았다면 좋겠다. 지금의 난 뭔가 전에 해보지 않았던 걸 하나 찾아서 열심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하거든. 그래서 1년 뒤의 네가 뭐가 되었든 열심히 새로운 걸 경험해 본 일이 하나라도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축하한다고 전해주고 싶어. 지금의 나도 그럴 수 있도록 열심히 해볼 생각이야. 나한테 편지를 쓴다고 생각하니까 잔소리스러운 말만 한 것 같네. ㅎ 뭐 어쨌든 나는 그렇게 사부작대면서 살고 있을 테니까, 이 글을 읽을 네가 그랬던 나의 모습을 다시 떠 올리면서 조금은 웃기를 바랄게.

 

박서린

- 1년 뒤 나에게 보내는 편지

안녕? 나는 지금 시험 이틀 전 국제 도서전 관람을 마친 뒤 비어버린 잔고 그리고 양손 가득한 쇼핑백과 함께 집으로 돌아가는 엠 이삼이삼 버스에 앉아 이 편지를 써. 대학 생활의 모든 즐거움과 낮은 학점을 일 학년이라는 미명 하에 펑펑 당겨쓴 채.

내 생각에, 나는 이 학년까진 채무자 신세일 것 같아. 지금 미뤄 둔 걱정과 고통이나 고민들은 삼, 사 학년의 내 몫이 되겠지.

하지만 이 학년의 서린아, 그렇게 살지 마. 조금씩 정신 좀 차리렴 제발. 부디 일 년보다 더 미래의 내가 조금이라도 덜 힘들도록 노력해 주길 바라.

이만.

 

눈길의 독립문예지가 궁금하시다면, 지금 바로 눈길 인스타(@nungil_khu)를 검색해 보세요. 더 자세한 내용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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