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고시(금)

8월 3주 차 고양이들

이번 주 표어 : 하루에 착한 일 하나씩 하기

2024.08.16 | 조회 107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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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묘한 고양이들의 시선

매주 금요일 고양이들의 시선이 담깁니다.🐈‍⬛

<대장 고양이의 편지>

 

To. 구독자

 

일주일이 금방 지나간다!
다들 잘 지냈지?
너무 보고 싶었어!

 

from. 대장 Q가

 


 

고친소; 새로운 고양이 친구들을 소개합니다

오늘은 새로 도착한 친구가 없어!

 

 


 

<시쓰는 고양이 Q의 시>

 

첫 번째 시, 나를 묻으세요

나를 묻으세요, Q 시계 초침 소리가 커진다 적막은 유지되고 있다 누군가 우는 소리와 함께 당신과의 이별은 최초의 유서였다 배경과 어울리는 작중 주인공의 슬픔 두 눈을 땅에 묻고 울고 있었다 흘러내리는 것을 보고만 있었다 바람이 철문을 두들겨 천둥이 치는 것이 비 오지 않는 장마를 그리워하는 것 같은데 이거 보렴 내가 가진 장마야 습하고 어둡고 축축하지 아주 어울리는 것은 아니지만 오늘은 밝은 초록색 스커트를 입었단다 그리고 당신과 이별했지 당신과의 이별은 최후의 유언이었다 적막 속의 일말의 순간 당신과 나의 이별 천둥이 치는 날의 이별은 습하고 어둡고 축축하다 나는 우비를 입고 나간다 보이지 않는 어둠 속을 더듬으며 이거 보렴 나의 무덤이야 파묻힌 눈과 입을 파헤쳐 다시 붙인다 흙탕물이 흙이 쓸려 내려온다 산사태처럼 밀려온다 나를 전부 묻는다 산 중턱의 일부가 된다 나는 죽어 가고 있다 시계 초침 소리가 멈춘다 고장 난 시계가 적막을 깬다 잠결에 당신을 부르는 소리와 함께

 

누군가의 이름을 부르면서 일어난 적 있니? — Q의 기록

 

시쓰는 고양이 Q 인스타그램 @j0kecat

 

。.。:+* ゜ ゜゜ *+:。.。.。:+* ゜ ゜゜

 

<시쓰는 고양이 우의 시>

 

두 번째 시, Summer night and 

Summer night and, 우 삶은 역설이다 누군가가 빛나는 걸 믿을 수가 없어서 아무도 포진하지 않는 밤 난 mushroom처럼 생각만으로 두텁다 삶이 차고 기울기 시작한다 여름의 감정은 무르익는다 농익을 때가 되면 입에서 터지는 풋의 감각 웃기 시작한다 네 지난 사랑은 청귤의 맛이 나 나는 그 기억들로 청이나 담궈마셨다 여러 번 마셨다 입은 가렸다 얼음을 띄우면 부력으로 기억이 떠다닌다 그리울 새도 없이 시작된다 입을 담그고 씻는다 지난 키스를 나눴던 기억도 나눠 마시는 중이다 역시나 너는 여름에 태어나서 가장 달다 잘 지내 청귤 언젠가 넌 청귤이었어 그것들은 때마다 철마다 말한다 오해하지 마세요 히아신스가 두근거린다 지나간 것들을 그리 원망하진 않았지 그리움과 기류 속에서 햇살이 가득 엉기었다 피어나고 사그라드는 절기처럼 우리는 연이어 사라졌다 때를 기다렸다 태어날 때를 기다리고 싶었다 사람이 너무 외로운 것을 사람을 통해 발견한다 사람을 너무 사랑하는 것도 사람을 통해 발견하듯이 그만 태어나자 할 때마다 기포가 터진다 너는 가고 침묵이 온다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는 것처럼 거대한 침묵이 온다

 

...  — 우의 기록

 

시쓰는 고양이 우 인스타그램 @oneyoursin

 

。.。:+* ゜ ゜゜ *+:。.。.。:+* ゜ ゜゜

 

<시쓰는 고양이 미지의 시>

 

세 번째 시, 여름 단락

여름 단락, 채미지 너는 오타를 강박적으로 내쫓는다 등허리에 자리잡은 오기誤記를 위해 한 문장을 모두 지워 버리는 사람 지우고 다시 쓰는 사람 결국 쓰는 사람 양산과 우산 사이에서 망설이는 계절 절망이 음침하게 운다 웃는지도 모르는 소리로 테두리가 정돈되지 않은 거울 속 얼굴이 완전해지는 시간 길게 늘어진 그림자와 나프탈렌 냄새 장마와 열대야의 필압을 고스란히 감각하면서 나는 뼈대만 남은 등을 밀기로 결심한다 다시 들여 쓰는 꿈 너의 정확한 묘사가 깃든 곳에서 뜨는 눈

 

... — 미지의 기록

 

시쓰는 고양이 채미지 인스타그램 @stay.blooming

 


 

<고양이들의 한 마디>

  • Q의 이번 주에 할 일 : 다음주 표어 생각하기

゚+*:ꔫ:*+゚

  • 우의 한 마디 : 잘 부탁드려요!

゚+*:ꔫ:*+゚

  • 미지의 이번 주에 할 일 : 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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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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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uu

    0
    2 months 전

    이번주 시들이 굉장히 인상적입니다. 꿈 혹은 불면이 주제인 걸까요? 감각적인 글들 즐겁게 보고갑니다. 응원해요!

    ㄴ 답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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