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마음건강 베이직

끝을 볼 때까지 일에서 손을 못 떼는 당신에게

7월 3일 :: 열네번째

2024.07.03 | 조회 6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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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열의 오프먼트

나를 위한 일상 속 잠시 멈춤, 월간 마음건강 매거진

이번주의 편지

"휴식을 거부한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오늘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넷플릭스 드라마 이야기를 해볼까 해요. 저는 초기 히트작 중 하나인 <더 크라운>이라는 작품을 아주 좋아하는데요. 영국 엘리자베스 2세의 일대기를 다룬 시즌제 드라마입니다. 여왕 외에도 아들 찰스 왕세자(현 찰스 3세), 여동생 마거릿 공주 등 여왕에 가려져 주목받지 못했던 다른 왕실 구성원의 심리묘사까지 탁월하게 그려낸 점이, 심리를 연구하는 제 직업에는 큰 흥미로 다가왔습니다.

제가 큰 감명을 받은 장면은요. 제가 태어나지도 않았던 1970년대, 마거릿 대처 총리의 재임 시절을 다루는 시즌 4입니다. 마거릿 대처에 대해서는 영국 최초의 여성 총리다? 닉네임이 철의 여인이다. 굉장히 기가 센 사람이었다.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요. 드라마를 보면 엄청난 워커홀릭입니다. 그녀와 관련된 아주 인상적인 에피소드가 시즌4 2화에 나옵니다.

전통적으로 영국 총리는 영국 왕실의 여름휴가에 한 번씩 초청을 받아서 함께 보내는 경험을 한대요. 대처 총리도 취임 후 첫 휴가를 왕실에서 함께 보냈지요. 참석자들이 다 함께 사냥 등 야외 활동을 나간 자리에서, 혼자만 옷을 갈아입겠다며 몰래 들어와서 급한 결재 서류를 처리하고 있는 대처 총리. 그 모습을 본 여왕의 여동생 마거릿 공주가 묻습니다.

마거릿 로즈 역의 헬레나 본햄 카터
마거릿 로즈 역의 헬레나 본햄 카터

마거릿 공주 : “오늘이 공휴일인 건 알고 계시는 거죠?”

하지만 워커홀릭인 대처 총리는 당연한 듯 말하지요.

대처 총리 : “네 국가 정세가 지금 같은 시기에는 휴가를 즐기기 어려워서요.”

마거릿 공주 : “하지만 국가 정세는 전에도 그랬고, 틀림없이 또 그럴 거예요. 경험이 쌓이다 보면 알게 되죠. 때로는 휴식을 취하는 게 가장 현명한 처사라는걸.

대처 총리 : “전 휴식하고는 거리가 멉니다. 전혀 즐겁지 않죠.”

총리의 얼굴을 한참 빤히 쳐다보던 공주는 딱 한 마디를 남기고 떠나갑니다.

마거릿 공주 : “그보다 중요한 걸 얻을지도 몰라요. 관점(perspective)

입헌군주제가 아닌 우리나라에선 잘 와닿지 않을 수 있습니다만 왕은 평생 근무하고, 총리는 3~4년에 한 번씩 바뀝니다. 공주의 입장에서는 대처 총리가 7번째 만난 총리였고, 모든 총리는 “지금 사안이 너무 시급해서”라고 말해왔다는 거지요. 하지만 그 시급한 사안 중에도 모든 총리가 대처처럼 몰래 궁으로 들어와 결재할 정도로 쉴 틈 없이 살지는 않았다는 겁니다. 마거릿 공주는 당장의 결재 서류를 바라보기보다, 오히려 쉬고 생각을 전환하는 순간에 위기의 국면을 타개할 해결책이 떠오를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넌지시 건넨 거지요.

철의 여인, 워커홀릭 마가릿 대처 총리
철의 여인, 워커홀릭 마가릿 대처 총리

마거릿 공주의 조언이 무색하게도, 몇 년 뒤 마거릿 총리는 ‘대화의 여지가 없다.’ ‘다른 관점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평과 함께 자신이 속한 당에서도 지지 표를 받지 못한 채 실각하게 됩니다. 결국 공주가 말했던 대처 총리에게 진짜 중요한 것, “관점”을 갖는 데에는 마지막까지 실패한 것이 아닐지 생각됩니다.

여러분은 어떠세요? 눈앞에 너무 많은 생각거리가 쌓여있을 때. 당장 먹어야 할 밥, 챙겨야 할 잠도 미룬 채, 아주 기본적인 것들도 미룬 채 ‘끝장을 볼 때까지’ 골몰하게 되지는 않나요?

하지만 생각해 볼 지점입니다. 마거릿 공주와 마거릿 대처, 두 마거릿의 일을 바라보는 관점 중에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이번주의 추천

::  하루 세 번, 여백을 위한 '휴식 알람'

매일 바쁜 일상 속에서도 우리는 잠시 멈추어 숨을 고르고 싶은 순간을 필요로 합니다. 저번 주 레터에서 여쭤봤던 여러분의 '하루의 여백'에 대한 답변 중 오늘은 @바다토끼님의 이야기를 공유하려고 해요. 바다토끼님은 하루 중 세 번—오후 12시, 3시, 6시에 휴식 알람을 맞춰 둔다고 해요.

'휴식'이라는 이름표가 붙은 이 알람이 울리면 잠시 일상의 소음은 멈추고, 고요와 평화의 순간이 찾아와요. 스트레칭을 하거나 자리에서 일어나 잠깐 서성이며 보내는 이 짧은 시간이 정신을 맑게 하고,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해 줍니다.

'해야 할 일'을 위한 알람 대신 '휴식을 위한' 알람을 설정해 보세요. 이 간단한 변화가 바쁜 일상 속에서 짧지만 달콤한 여유를 선사하며, 여러분의 하루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입니다.


 

 

지난 off 레터 답변

지난 주 질문은 "당신의 하루에는 몇분 정도의 여백이 있나요? 주로 어느 시간대 인가요?" 였습니다. off레터 구독자 분들의 답변을 공유드려요:)

@여유찾기_최근에는 이른 아침 6시,, 아이들도 자고 있고 우리집에서 아무도 일어나지 않고 혼자만 일어나 조용히 책을 보고 있는 그 시간이 그나마 저에게 주어진 가장 여유로운 시간대인거 같습니다. @유캔두우잇_저는 저녁 시간 하루 10분씩 명상을 하면서 조용히 시간을 보냅니다 :) 가이드가 있을 때도 있고 없을 때도 있지만 하루 10분 온전히 저에게만 집중할 수 있어서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예요! @뚜기언니_보통 하루를 마무리하기 전 (잠자기 전) 10분 정도 여백이 있는 것 같아요. @김예은_여백을 갖기가 어려운 것 같아요 ㅠㅠ 아직 애기 엄마로써 41개월, 21개월 아이들을 키우고 있어서 여백을 누리고 나면 그동안 쌓이는 나의 일들이 더 부담스럽게 느껴진달까? 그래서 여백을 누려야 한다는 걸 머리로는 알지만 실천이 잘 되지 않는 것 같아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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