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마음건강 베이직

내게 상처가 된 말에서 자유로워 지는 법

8월 28일 :: 스물두번째

2024.08.28 | 조회 5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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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열의 오프먼트

나를 위한 일상 속 잠시 멈춤, 월간 마음건강 매거진

오늘의 편지

구독자님은 삶에서 들었던, 잊고 싶지만, 상처가 되어 깊이 박혀버린 말이 있나요? 저는 이 문제로 최근 상담을 하다가 말할 수 없을 만큼 화가 나서, 잠시 멈추고 담배를 피울 뻔한 적이 있어요. 금연 1년이 다 되어가는데, 거의 라이터에 불을 붙일 뻔 했어요. 위기였다니까요 위기. 무엇에 그리 화났느냐고요? 상담을 온 내담자 청년에게 화가 난 건 당연히 아닌데, 그 청년을 가스라이팅한 그의 어머니에게 머리끝까지 화가 났어요.

 

너는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다.
너만 없었어도 내가 이 꼴로 살지 않았다.

 

알코올중독과 도박중독으로 집을 나가버린 떠나버린 아버지, 그 후 혼자된 청년의 어머니는 재혼하고 싶은 남자가 있었대요. 하지만 자식이 딸려서 재혼까진 무리겠다고 그 남자가 떠나가 버리자, 애꿎은 중학생 아들에게 원한을 품고, 평생을 저렇게 폭언했다지 뭐예요. 청년은 “나는 쓸모없는 사람이 아니야”라고 믿고 싶고, 그것을 증명해 내기 위해서 끝없이 노력하면서도 (제 눈엔 거의 초인적일 정도로요), 조금만 삐끗하면 “나는 진짜 쓸모없는 인간인가?” “존재하지 말아야 했나”로 아주 쉽게 생각이 빠져버리곤 했어요. 10번을 넘게 상담을 하면서 그가 이제 조금 스스로가 의미 있는 존재임을 받아들이는 걸까? 싶을 때쯤, 아주 작은 실수 하나에도 “역시 전 쓰레긴가 봐요”라고 물거품처럼 흩어지는 그의 자존감을 보며 저는 참담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지요. 그 각인된 말의 힘이 이토록 강하다는 걸, 저도 잘 알고 있거든요.

 

구독자님은 어떠세요? 그런 각인된 말이 있나요? 아주 오래전 일이든, 최근이든 상관없어요. 사례자 청년처럼 아주 심각한 말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평범한 문장으로도 얼마든 깊게 상처 입을 수 있어요. 책 종잇장에 베어도 상처는 깊게 아릴 수 있잖아요. 그것이 무기가 아님에도 말이죠. 저의 경우는 너는 끈기가 없어 너는 이기적이야.” 였어요. 전자는 부모님의 말씀이었고, 후자는 옛 연인이 헤어지면서 던진 말이었지요. 이 언어들이 아주 오랫동안 제 가슴에 남아, 스스로를 할퀴었어요. 예를 들어, 20대 후반 정말 말도 안 되게 갑질을 하는 직장, 월급이 제때 나오지 않는 직장에서도 그만두질 못했어요. “내가 조금 힘들다고 피하려고 하는 건가?”라는 생각 때문에요. 그리고 30대 내내 누군가와 호감을 느끼거나 연애하다 헤어지면 “내가 이기적인 사람인가? 그래서 내가 여전히 혼자인 건가?” 계속 내가 문제라는 생각으로 빠지곤 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그 생각의 족쇄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답니다. 꾸준히, 반년이 넘게 지우개 테라피를 해 왔거든요. 지우개 테라피는 저와 옛 상담가 동료들이 함께 만든 기법이었는데요, 나쁜 기억은 지우기보다 덮는 것이 훨씬 빠르게 잊는 방법이라는 심리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시각적으로 구현한 기법이었지요. 방법은 간단해요. 나쁜 기억은 지우기보다 덮는 것이 훨씬 빠르게 잊는 방법이라는 심리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시각적으로 구현한 기법이었지요. 방법은 간단해요.

 

1. 종이와 연필, 지우개, 볼펜을 준비합니다. 2. 종이에 ‘연필’로 나에게 상처가 되었던 타인의 말을 써 내려갑니다. 3. 그 말들을 지우개로 천천히, 깨끗이 지우면서 입으로 소리 내 말합니다 ‘이 말들은 사실이 아니야, 당신들은 나를 규정할 권리가 없어, 나는 내가 규정해’라고요. 4. 다 지워진 종이 위에 볼펜으로 ‘내가 규정하는 나’를 적어봅니다.

 

저는 이 과정을 꽤 오랫동안 꾸준히 반복했어요. “너는 끈기가 없어라는 말을 지우고, “나는 내게 딱 맞는 일이 나타날 때까지, 계속 새로 찾아다닌 탐색의 끈기가 있는 사람이야라고 썼고요. “너는 이기적인 사람이야라는 문장을 빡빡 지우고 나는 나를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야. 누구나 그렇듯이.”라고 적어 내려갔지요. 몇 주, 몇 달을 꾸준히 해 나가면서 머릿속에서는 작은 반대 목소리가 생겼어요. 내면에서 너무 쉽게 나를 질타하려고 할 때, “아니야!”라고 외쳐줄 수 있는 또 다른 내가 생겨난 거지요. 그렇게 조금씩 내가 나의 언어로 나를 규정할 수 있을 때, 우리는 비로소 독립된 존재가 되는 게 아닐까 합니다.

아마 오늘 사연 속 청년과는 꽤 긴 시간 함께 연습해야 할 거예요. 하지만 저는 분명히 믿습니다. 어머니도 타인이고, 타인은 그 누구도 나를 규정할 수 없으며, 애당초 틀려먹은 말에 그 청년은 절대 지지 않을거라는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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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밴드

    0
    about 2 months 전

    각인된 아픔에서 벗어나기는 참 쉽지 않죠ㅜㅜ 종이, 연필, 지우개, 볼펜을 활용한 방법이 참 인상 깊네요! 아픈 생각의 족쇄해서 벗어나 해방감을 느끼는 모습을 상상하니 꿈만 같군요! 많은 사람들이 이 좋은 방법을 알아서, 잘 극복하길 바랍니다!

    ㄴ 답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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