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편지
9월 4일, 편지를 보내는 오늘은 저의 생일이에요.
저는 지금 제가 가장 사랑하는 도시, 베트남 나트랑에 와 있답니다. 누구랑 왔냐고요? 혼자서 왔습니다. 생일 축하 전화도 다 국제전화 비싸다는 핑계로 안 받고, 가족들과 식사도 하지 않은 채, 오롯이 혼자 보내는 거에요. 휴가로 온 건 아니고요. 출장으로 오긴 했지만, 날짜를 조율할 수 있었어요. 즉, 제가 제 생일을 일부러 끼워서 베트남 일정을 잡은 거지요. 왜 생일을 혼자 해외에서 보내냐고요? 그냥 그것이 ‘내가 가장 원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랍니다.
저는 꽤 어린 시절부터 생일에 대한 좋은 기억이 딱히 없어요. 그렇다고 악몽 같은 생일이었느냐 하면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뭐랄까. 그냥 그랬어요. 가족 중에 가장 섬세한 사람으로 산다는 것은 때론 “나는 모두의 생일을 기억하는데, 가족 모두 내 생일 잊는” 경험을 하게 되기도 하고요. 또 발이 넓은 내향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기프티콘은 수십 개가 오는데, 만나서 생일 축하해주는 친구는 한 명도 없는” 경험을 하게 되기도 합니다. 생각해 보면 생일에 은은한 씁쓸함을 느꼈던 적이 더 많았던 것 같아요. 이 나이쯤이면 배우자의 축하를 받게 될 줄 알았는데, 여전히 혼자잖아? 라고, 생각하게 되기도 하고. 내가 매번 생일에 축하를 건넸던 사람이 내 생일은 무심히 지나가 버리는 가운데 은은한 서운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또 ‘난 왜 이렇게 소심할까?’라는 생각으로 빠지기도 하죠.
그리고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어린 시절부터 생일이 즐겁지 않았던 이유도 늘 ‘인형’을 가지고 싶어 했던 제게, 남자아이니까 레고나 로봇을 사자고 진땀빼며 권하던 부모님의 표정을 보며 나는 왜 이럴까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기 때문이었어요. 어느 순간부터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을 요구하는 것이 어려워졌지요. 그때 이후로 한 번도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보낸 생일’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올해 처음 나 자신에게 물어봤어요.
구독자님이 생각하는 완벽한 하루는 어떤 모습인가요? 저는 아침 일찍 일어나 해변 산책을 하고, 전화도 카톡도 한 통 오지 않는 고요함 속에서 식사하고, 시간에 쫓기지 않은 채 수영과 피트니스를 즐긴 뒤, 마지막으로 일몰을 보면서 바닷가에서 시원한 음료 한잔을 마시는 거였어요. 그리고 내일도 늦게 일어나도 된다는 생각으로 잠드는 거! 마지막으로 이 모든 과정에서 ‘한국어’가 귀에 들리지 않는 것을 원했지요. 이유는 확실해요. 저는 상담, 강연, 워크숍같이 말하는 일, 또 칼럼, 뉴스레터, 책 원고까지 글을 쓰는 일 이렇게 반반씩 하면서 삽니다. 공통점은 ‘한국어’를 사용하는 것이 일의 핵심이라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언어에서부터 잠시 벗어나 있을 때 완전한 off를 느끼더라고요.
그래서 올해는 ‘타인이 주는 선물’을 잠시 뒤로하고 ‘내가 나에게 주는 선물’을 위해 이곳에 왔습니다. 사실 이 편지도 조금 미리 써서 예약발송을 걸어 둔 거예요. 항상 실시간으로 여러분께 소식을 전하려는 저이지만, 이번만큼은 살짝 저 자신을 위한 시간을 우선했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세요? 무언가 기념하고 싶은 순간에, 정말로 내가 나를 위한 축하와 선물을 하고 있나요? 그것이 생일이든, 새해이든, 졸업 기념이든, 퇴사 기념이든 무언가를 기념하는 데 있어서 ‘진짜 내가 원하는 것을 해주는 것’, 당연해 보이지만 의외로 연습이 필요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주의 추천
::시네마 천국 OST - cinema Paradiso
제가 저를 위해서 오늘은 한 곡, 선곡했어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곡, 시네마 천국의 OST, cinema Paradiso 입니다. 오늘은 미리 써 두어서인지, 저도 정말 레터를 보내는 사람이 아니라 받는 사람의 기분으로 음악을 재생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곳 나트랑은 아직 일몰이 찾아오지 않았는데요, 잠시 후 해변으로 나가 이 곡과 함께 풍미 좋은 커피 한 잔을 마셔야겠어요.
월간 마음건강 소식
새롭게 합류한 필진 3인방을 소개합니다.
오프먼트의 뉴스레터가 <오프레터>에서 <월간 마음건강>으로 버전업 됨에 따라, 다양한 소식을 들려드리는 코너를 만들게 되었어요. 오늘은 새롭게 합류한 세 분의 필진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여러분께 꼭 소개하고팠던 세 분이에요. 한 분씩 소개해 드리면, 제가 왜 필진으로 모시고 싶었는지 아마 이유를 공감하실겁니다.
먼저, <조금 느린 서른의 이야기>를 연재해주실 작은콩님은 (희귀병이라는 단어로 더 익숙한)희소병 환자로 살아가며, 느리지만 꾸준한 기록을 웹툰으로 남기고 계신 분입니다. 아픈 몸을 데리고 살아가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 보다 더 많이 나와 소통하고, 나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는 분이기도 해요. 몸의 아픔이 그녀의 일상을 조금은 느리게 만들지만, 그럼에도 고요하고 단단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모습을, 매월 둘째주 수요일 마다 그림과 글로 전해줄 거에요. 여러분께도 큰 용기가 될 겁니다.
다음으로 매월 둘째주 금요일에 연재될 <가장 충만하고도 불완전한 이야기> 에디터 민정님은 스스로를 붕괴된 가정에서 자랐다고 말합니다. 지독하게 고아가 되고 싶고, 고아와 결혼하고 싶을 만큼. 그렇지만 정반대로 충만한 사랑을 받은 사람과 부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안전한 울타리 속에서 또 다른 사랑이 필요한 존재, 반려견 '자루'와 살아갑니다. 살아온 가정은 그녀를 불완전하게 만들었지만, 선택한 가족은 그녀를 충만하게 만들어갑니다. 그 변화의 순간들을 글로 만나보세요. 분명 '삶은 선택하고 변화할 수 있는 것'이라는 희망의 증거가 될 겁니다.
마지막으로, <마음건강 큐레이션>을 진행할 에디터 안단테님은 느리지만 분명하고, 아름답게 살아가는 삶을 지향하는 사람입니다. 장래희망은 '다정한 이웃'이지요. 누구보다 아픈 시기를 건너왔기에 하루를 정성스레 돌보는 것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공간기획자이자 MD이기도 한 그녀와 저 장재열이 함께 마음건강을 위한 책, 제품, 공간을 정성스레 체험하고 수집해서 전해드립니다. 매월 셋째주 금요일을 기대해주세요.
brand story
장재열의 월간 마음건강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본 레터는 매거진, 워크숍, 컨설팅을 통해 스스로 온전히 멈출 수 있는 마음의 자생력을 기르는 브랜드 오프먼트 offment의 뉴스레터입니다. 뉴스레터에 소개된 다양한 가치를 다양한 매개체로 개발하고, 전달합니다. 더 많은 정보, 문의 사항은 아래 홈페이지를 방문해 주세요.
댓글 4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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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정
오늘의 이야기를 보고 신랑 생각이 많이 났어요. 유년기 시절에 가족들에게 특별히 생일 축하받았던 기억이 없는 사람이라..막 연애를 시작했을 때 제가 챙겨주는 생일이 불편하고 미안하게 느껴진다 했었거든요. "나는 생일 같은거 별로 안 중요해~ 내 생일은 앞으로도 안 챙겨도 돼"라고 했었는데 저는 그 말이 그렇게 슬프게 들리더라고요...! 올해 생일 재열님답게, 원하는 대로 행복하게 보내셨길 바래요! 너무너무 축하드립니다 :)
장재열의 오프먼트 (1.22K)
덕분에 정말 저답게 행복하게 보냈습니다. 감사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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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디
점점 나이가 들면서 생일이라는 것이 365일 중 그저 하루인 것처럼 느껴집니다. 생일이 떠서 괜히 보는 사람에게 부담을 줄까봐 카카오톡에서 생일 표시를 지운지도 오래구요. 그럼에도불구하고 어떻게든 매년 축하해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아 이 사람들은 평생 챙겨야지 라고 다짐하게 됩니다. 이제는 선물을 주고받는 것보다는 생일 축하한다는 말을 듣는게 그 사람의 삶에 내가 함께하는구나처럼 생각되어 더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올해 저의 생일은 스스로 챙겨봐야겠어요! 오늘 이야기를 읽고나니 누군가에게 축하를 받는 것보다 스스로를 챙기는게 더 의미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혜디
아! 중요한 메시지를 깜빡했네요😆 재열님 생일 축하드려요😊
장재열의 오프먼트 (1.22K)
혜디님,정말 감사해요. 저도 이렇게 도망치듯 나온 외국에서 조차 생일을 축하해주는 소수의 사람들이 있어서 그 마음에 감동했네요! 사람의 수 보다 마음의 밀도인가봐요 혜디님의 축하도 감사히 잘 받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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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sy
비공개 댓글 입니다. (메일러와 댓글을 남긴이만 볼 수 있어요)
장재열의 오프먼트 (1.22K)
데이지 님도 저와 비슷한 마음으로 살아오셨군요. 이제는 정말 나다운 생일을 기획하고 실천하며 우리 지내보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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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는댄서
비공개 댓글 입니다. (메일러와 댓글을 남긴이만 볼 수 있어요)
장재열의 오프먼트 (1.22K)
아... 어떤 마음인지 너무 잘 와닿았어요. 저희 아버지도 추석 당일이 생신이라 늘 생일상을 못받으시곤 했대요. 하지만 결국 지금 말하는댄서님의 생일은 누구보다 좋은날...! 한번들으면 안잊겠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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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누나
갑자기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는 추억의 영화 ost 덕분에 힐링받고 친구들에게도 힐링을 나눌 수 있었네요 어릴적 부터 집에서 생일은 꼭 케익을 켜고 함께 축하해줬기에 어린시절엔 생일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친구들을 보면 이상했는데요 어떤것도 정답은 없다는 걸 알기에 이제는 조금 이해하게 됐어요~ 무엇보다 나를 들여다 보고 내가 원하는 걸 할 수 있다면 주변에 사람이 많아도 찾아오는 공허함을 이길 수 있겠죠 재열님 답게 재열님 생일을 챙기는 모습에 저 또한 마음이 따뜻해지고 충만해집니다^^ 남은 출장일정도 매일매일이 생일인 것 처럼 행복하게 마음 가득 담고 오세요! 조금 늦었지만 생일 축하드립니다☺
장재열의 오프먼트 (1.22K)
내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다면 공허함도 없다... 정말 공감해요! 남은 일정 신나게 더 즐기다 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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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민
20대까지만 해도 생일에 많은 사람들의 축하를 받는 것에 기대하고 실망하는 혼자만의 기대치가 있었던 것 같아요. 서른이 넘어가면서 카카오톡의 생일알림도 지우고 조용히,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생일도 참 좋더라고요. 온전한 나를 위한 하루를 생일에 주는 것이 너무 당연한데도 다른 사람들에 의한 나의 생일을 기대했던 시절이 있었다는건 잘못된게 아니라 자연스러운 나이의 흐름인 것 같습니다 :-) 구체적으로 나를 위한게 어떤 것인지 오늘 재열님의 글로 알 수 있었어요. 글을 보기만 해도 제가 그 조용한 생일에 축하하는 마음으로 참석한 느낌이네요. 늦었지만 생일 축하드립니다. 한 해 중 가장 특별한 하루를 만드는 방법의 글, 너무 좋았습니다. 저도 곧 올 제 생일 계획을 세워봐야겠네요 :) 월간 마음건강의 세 필진님들의 글도 기대하겠습니다 :)
장재열의 오프먼트 (1.22K)
혼자만의 기대치 너무 공감되네요! 저의 조용하고도 안정감있는 생일에 함께 마음 보태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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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청
어릴 적 생일이면 반친구들에게 간식을 돌렸던 것이 생각나요. 처음은 부모님의 의지로 시작되었으나 시간이 갈수록 그것이 익숙해져서 스스로 생일이면 주변의 지인에게 간단한 커피라도 제가 사곤 했던 것 같아요. 몇년전부터 제 생일에는 앞뒤로 일정을 조율하여 신랑과 조금 이른 여행을 갔었는데 저에게 자유로움과 여유를 선물해주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지금 내 옆에 있는 가장 소중한 사람과 오래 기억할 행복한 추억까지도요. 생일축하해요 재열님!
장재열의 오프먼트 (1.22K)
세상에! 선물을 받는게 아니라 돌리셨군요. 하지만 이제는 나 자신에게 여행을 선물하고 계시고요! 이전의 심청님도, 지금의 심청님도 의미있는 생일을 보내며 살아오셨네요!
콩군
생일이란 단어를 마주하면 어떤 순간들이 떠올라요. 부엌에서 보글보글 끓는 미역국 냄새가 풍겨오는 아침. 엄마의 칼질 소리 위로 아빠의 나즈막한 목소리가 겹쳐져요. “콩아. 가서 누나 깨워 누나 생일 축하해. 일어나서 밥먹자” 말소리가 끝나기 무섭게 콩이의 탁탁타탁- 달려오는 귀여운 발소리. 이윽고 품을 파고 드는 자그마한 생명체의 온기에 스르륵 눈을 뜨면서 나도 모르게 튀어나왔던 한마디 “행복하다…!” 나를 위하는 다정하고 따스한 마음들이 모여 유독 반짝반짝 빛나던 그날의 아침. 벌써 10년전 생일이지만 여전히 매일을 일으키는 가장 큰 추억이에요.
콩군
생일이란 단어를 마주하면 어떤 순간들이 떠올라요. 부엌에서 보글보글 끓는 미역국 냄새가 풍겨오는 아침. 엄마의 칼질 소리 위로 아빠의 나즈막한 목소리가 겹쳐져요. “콩아. 가서 누나 깨워 누나 생일 축하해. 일어나서 밥먹자” 말소리가 끝나기 무섭게 콩이의 탁탁타탁- 달려오는 귀여운 발소리. 이윽고 품을 파고 드는 자그마한 생명체의 온기에 스르륵 눈을 뜨면서 나도 모르게 튀어나왔던 한마디 “행복하다…!” 나를 위하는 다정하고 따스한 마음들이 모여 유독 반짝반짝 빛나던 그날의 아침. 벌써 10년전 생일이지만 여전히 매일을 일으키는 가장 큰 추억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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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
추천해주신 시네마 천국 OST를 들으며 글을 읽으니 마음이 훨씬 안정되네요~ 바쁜 일상에서 잠시나마 휴식이 되는 음악, 글이었던 것 같아 감사합니다 :)
장재열의 오프먼트 (1.22K)
제가 좋아하는 것을 누군가 더불어 좋아해주실 때, 연결됨을 느껴요.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섬세한 선곡 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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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살면서 언제나 여유를 꿈꿔왔고, 언제나 마음 편할 날을 고대해왔지요. 하지만 실제 생활 속에서의 저는 늘 바쁘고 조급하였습니다. 오늘 시네마 천국의 OST, cinema Paradiso를 들으니 참 마음이 한결 여유로워지네요. 오늘은 이 음악을 들으며 일해야겠네요. 그리고 멋진 분들과 함께 하시는군요! 정말 기대가 됩니다!
장재열의 오프먼트 (1.22K)
정말 마음의 조금은 느슨해지는 사운드지요? 이 음악처럼 더 느슨하고도 평온한 글을 세분과 함께 잘 전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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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
생일이라는 단어는 뭔가 사람들과 함께하는 이미지가 늘 강렬했었는데, 글을 읽으면서 이렇게 생일에 off하는 것도 나를 위한 하나의 좋은 방법이 될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추천해주신 음악과 함께 진심이 가득한 글을 읽다보니 제 마음이 몽글몽글해지고, 위로받는 기분이 느껴져 너무 좋습니다. 새로 합류하신 필진 3인 분들의 이야기는 앞으로 많은 따뜻함을 안겨주실 것 같아 더욱 기대가 됩니다. 늘 따뜻한 위로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장재열의 오프먼트 (1.22K)
세분도 저와 결이 비슷한 분이세요. 제가 참 좋아하고 독자로서도 세분의 글을 기대하곤 한답니다. 제 마음을 그대로 여러분께 글로 전할 수 있어 무척 기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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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onguri
우선 재열님 생일 축하드려요! 저도 인형보다는 변신 로봇을 좋아해서 '유난 맞다'라는 소리를 줄곧 들었던 기집애였던지라, 인형을 가지고 싶어 했던 어린 날의 재열님이 낯설지 않네요. '내가 나에게 주는 선물'을 충분히 즐기고 계신 것 같아 흐뭇하게 읽어가면서도, 물음표마다 '따끔'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어떤 것으로 채워진 나의 하루가 좋은지, 어떤 모습의 내 생일이 좋았었는지, 나를 위해 무엇을 해주었는지. 굳이 '이기'와 '이타'를 놓고 나누자면 '이기'에 가까운 사람이고, 자기중심적인 사람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고 살았었는데, 막상 '나, 나의 것'을 주체로 끼워 넣고 나니 쉽사리 대답을 할 수가 없다는 사실에 기분이 묘해지네요. 서프라이즈를 좋아해서 누군가를 위한 것들만 고민해 봤지, 제 것에 대해서는 그렇게 많은 시간을 들여 고민해 본 적은 없는 것 같아요. 말미에 쓰신 것처럼,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을 찾는 연습이 저에게는 정말 필요한 것 같습니다. 새로운 필진님들이 들려주실 이야기도 기대가 됩니다. 업그레이드된 월간 마음건강을 응원합니다 :)
장재열의 오프먼트 (1.22K)
윤구리님은 저와 꼭 반대셨군요! 그럼에도 나다움을 다시금 찾아가는 이 성인기의 경험들이 참 소중합니다. 건강한 이기를 더욱 찾아가는 윤구리님이길 저도 진심으로 기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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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하는 프로도
요즘들어 생일날 나를 챙겨주는 이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는 것도 좋지만 계속해서 인사만 하다가 하루가 가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왠지 잠수타면 미안해서 그러지도 못했네요. 사실 가장 원하는 건 푹쉬는 일인데 말이에요. 이참에 저를 위한 휴식의 시간을 꼭 만들어봐야겠어요 :)
장재열의 오프먼트 (1.22K)
인사하는 프로도님도 꼭한번 해보세요.생일축하메시지에 감사 답장하는거, 하루쯤 늦어도 아무도 서운해 하지 않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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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재열님이 말씀하신 생일 보내기, 너무 좋은데요? 딱 제가 원하는 하루인 것 같아요. 저는 생일에 혼자 있고 싶습니다. 가족들을 사랑하는데, 혼자만의 시간 너무 절실히 원해요. 혼자 고요히 깨끗하게 청소된 집에서 뒹굴거리다가 전신 마사지를 받으러 가고 싶어요. 묵직한 돌을 따끈하게 데워서 오일 위로 온몸을 문지르는 핫스톤 마사지요. 그리고는 노을을 보면서 바닷가에서 잠시 앉았다가, 오랫동안 읽지 못한 시집을 가져가서 읽어도 좋겠네요. 그리고는 아껴둔 팟캐스트를 깔깔깔하며 듣고 싶어요. 그다음에 집에 와서 아들 한번 꼭 안고 싶습니다. 그게 제가 원하는 생일의 하루. 원하는 하루를 스스로 만들어낸 재열님, 너무 멋지네요. 그런 하루들이 쌓여가기를요. 생일 지났지만 축하드립니다 :)
장재열의 오프먼트 (1.22K)
준님의 그 마음 너무 잘 알거 같아요. 아. 핫스톤 마사지 참 좋죠. 남은 일정동안 준님이 말씀하신 바로 그대로 하루라도 보내볼게요! 그 에너지가 준님께 전해지길 바라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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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
[내가 축하해줬으니 나한테도 축하해주겠지?], [나는 얼마짜리 기프티콘 줬는데 얘는 (더 저렴한) 기프티콘 주네], [나는 진심 담아 결혼/생일/졸업 축하해줬는데, 내 생일/졸업에는 아무 연락도 없네] 이런 식으로 기대하고 실망하고 가슴 아파한 경험이 하루 이틀이 아니었습니다. [N원으로 사람 걸렀다] 이런 생각을 하고, 이런 말을 내뱉기도 했었지요. 나는 축하해주었지만, 나는 축하를 받지 못한 것이 여전히 유쾌한 기억은 아닙니다. 생일이 뭘까, 마음이 뭘까, 기프티콘이 뭘까, 카톡이 뭘까 정말 여러 생각을 했었고 지금도 종종 생각하지만, 두 손, 두 발, 두 눈, 심장 모두 튼튼하게 잘 살아가고 있는 현재에 감사합니다. 생일이 지나간 분도, 생일을 맞이할 분도 다 축하축하드립니다.
장재열의 오프먼트 (1.22K)
현재에 감사하는 날들이 모이고 쌓이면, 펄님께도 어떤 것들도 마음을 흔들지 못하는 단단함이 생길거라 믿어요!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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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ho
제 경험은 아니지만 가장 소중한 이에게 생일 관련된 비슷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서 꼭 제 기억처럼 와닿았습니다 오로지 나만을 위한 날이 적어도 한 해에 한 번씩 있다니...! 어릴때와 달리 퇴색된 생일의 의미를 다시금 새로이 하고 싶어졌어요 비록 그게 다 같은 의미는 아닐지라도요 늦었지만 생일 축하드려요 늘 고맙습니다
장재열의 오프먼트 (1.22K)
ㅎㅎㅎ 맞아요 각기 다른 의미인 것 또한 의미가 있는것 같아요. 축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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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르파티
비공개 댓글 입니다. (메일러와 댓글을 남긴이만 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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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르파티
재열님! 늦었지만 생일 축하드립니다 🎂 하지만 글을 읽자마자 마음 속으로 축하를 했습니다! 🤗 제가 생각하는 '완벽한 하루'란..영화 퍼펙트데이즈와 이상순의 완벽한 하루 노래가 떠올라요 늘 반복되는 잔잔한 일상... 완벽한 하루는 굉장한 이벤트가 있거나 일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작고 소중한 행복들을 발견하고.. 이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저는 문득 올려다 본 하늘이 마치 그림을 그린 듯 파랗고 예쁠 때! 요즘처럼 시원한 바람이 불어올 때 행복감을 느껴요~ 큰 이벤트는 아니지만.. 일상에 이런 소확행이 있는 하루가 완벽한하루가 아닐까요? 재열님은 내가 원하던 완벽한 생일을 보내셨는지 문득 궁금해지네요 ㅎ 재열님의 글을 읽으며 첫 직장을 그만두고 떠난 유럽배낭여행이 떠올라요 나에게 주는 보상이라 생각하며 떠난 한달 간의 여행...그 속에서 '진짜 나'를 발견 했다고나 할까요?한달 간 낯선 여행지 에서의 저는.. 그 누구의 시선도 생각도 영향을 받지않고 오롯이 나에게만 집중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거든요~ 그렇게 한달을 보내며 나에 대해 더 알아가 볼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이었어요~ 재열님의 글을 보니 그때가 그립기도 하면서... 올해 생일은 그냥 흘러보내지 않고.. 재열님처럼 소중한 나를 위한 뜻깊은 시간을 보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며! 행복해졌어요 ㅎ 감사합니다.
장재열의 오프먼트 (1.22K)
정말 아름다운 하루 보냈답니다 ㅎㅎ아모르 파티님이 일상에서 느끼는 순간들, 여행의 기억들 모두 참 빛나는 순간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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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군
생일이란 단어를 마주하면 어떤 순간들이 떠올라요. 부엌에서 보글보글 끓는 미역국 냄새가 풍겨오는 아침. 엄마의 칼질 소리 위로 아빠의 나즈막한 목소리가 겹쳐져요. “콩돌아. 가서 누나 깨워, 누나 생일 축하해. 일어나서 밥먹자” 말소리가 끝나기 무섭게 콩이의 탁탁타탁- 달려오는 귀여운 발소리. 이윽고 품을 파고 드는 자그마한 생명체의 온기에 스르륵 눈을 뜨며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 한마디 “행복하다…!” 나를 위하는 다정하고 따스한 마음들이 모여 유독 반짝반짝 빛나던 그날의 아침. 벌써 10년전 생일이지만 여전히 매일을 일으키는 가장 큰 추억이에요.
장재열의 오프먼트 (1.22K)
정말 자연스레 상상되는 아름다운 생일 아침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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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시
재열님의 글을 음악과 함께 들으며 보니 저도 나트랑에 있는 듯한 기분이 드네요. 저는 다른 사람에게 기쁨을 주는게 저에게도 기쁨이 되는 일입니다. 그러다보니 언젠가부터는 나를 위한 선물은 과연 무엇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는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하고 좋아하는 사람이지? 싶었습니다. 저도 재열님과 비슷한데요. 조용한 곳에서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여 멍도 때리고, 잠도 실컷 자는게 저의 소망이고 바람입니다. 요즘 바쁜 일상들로 인해 더욱 잠을 못자서 잠에 대한 니즈가 더 높아진 것 같습니다. 재열님께서 늘상 말씀주신 것처럼 번아웃이 오지 않으려면 나중에 쉬려고 하지 말고 틈틈이 쉬어줘야 하는데 말이죠. 그래도 항상 재열님의 말씀을 떠올리며 일상 속의 행복과 쉼을 가지려고 노력'은' 하고 있습니다. 하핫 늦었지만 생일 축하드립니다. 생일날 만큼은 재열님을 위한 행복한 날 되셨기를 바랍니다. 이렇게 좋은 편지 매번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어쩌면 재열님의 편지를 읽는 시간이 저에게 힐링이고 쉼이 될 수도 있겠네요. 항상 감사드려요!
장재열의 오프먼트 (1.22K)
노력하고 있는 그 자체만으로 점차 도로시님의 일상엔 숨쉴틈이 넓어질거에요. 이 편지들도 작으나마 그 역할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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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캔두잇
누구나 한 번쯤은 생일에 이런 감정을 느껴봤을거라 생각하는 사람이라서 그런지 공감가는 주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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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
저도 그래요... 생일이 나이가 먹으면 먹을수록 씁쓸해지더라고요.... 어렸을 땐 그저 마냥 좋았는데 30대가 되니 생일에 생일 파티할 친구가 없어요 생일이 그렇게 기다려졌었는데 지금은... ㅎㅎ 재열님의 재열님만을 위한 생일 축하의 방식 너무 고유하고 멋집니다! 늦었지만 생일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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