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인의 말
🐮빨간 자동차가 에엥에엥🚒
집 앞에 불이 났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택시를 타고 황급히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거리엔 소방차와 매캐한 냄새가 가득했습니다. 나무와 전깃줄이 타고, 소방관 여럿은 철문을 잘랐습니다. 빌라 사람들은 1층 주차장에 모여 불 끄는 모습을 지켜봤습니다. 친구는, 빌라 만큼 높게 불길이 솟았다면서 상황을 요약해줬습니다.
불난 곳은 고물상입니다. 저희 집에서 안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곳이에요. 그곳에선 쇠와 쇠가 아닌 것을 분리하고, 쇠를 집어 트럭에 싣습니다. 낮에는 하루 종일 "깡!, 깡!" 소리와 "위이잉"하며 집게(?) 움직이는 소리가 납니다. 집을 구할 때는 잘 몰랐습니다. 집 앞에 고물상이 있다는 게 어떤 것인지. 공항 근처라 샷시가 두꺼운 게 다행이라면 다행입니다.
"챙길 것 없어?" 화재 소식을 전하며 친구가 물었습니다. "응? 음." 하나 같이 챙겨야 할 것 뿐이라 제대로 대답을 못했습니다. 컴퓨터도 있고, 건반도 있고, 기타도 있고. 근데 다들 너무 크고 무겁습니다. 차도 없는데 그걸 갖고 나와서 뭐하겠어요. 그렇다고 또 모두를 포기하는 것은 조금 패배주의적인 것 같고. 챙길 수 있는 데까지는 챙겨야 할 텐데요.
아무튼 여러분, 자나 깨나 불조심입니다.
🐮천용성
성진영 특선, 제철 일상 만화 『오마카세』 #11
😙후하 🐶성진영
지고의 느닷없는 소식 『캥거루 통신』#12
🦦기타(Guitar)
처음 기타를 잡아본 건 8살쯤이었다. 품에 안으면 기타 지판을 눈에 담기도 힘들던 아주 큰 기타였다.
‘울 밑에 선 봉선화야. 네 모양이 처량하다’ 김형준 시, 홍난파 곡의 봉선화.
아빠에게 전수받은 뽕짝이었다. 멜로디가 되게 처량했고, 아름다웠다. 그 처량함과 아름다움을 더 느끼고 싶어 줄을 막 비벼 흔들어댔다. 기타도 울고, 내 마음도 울고, 하늘도 울었다. 그게 전문용어로 비브라토인지는 성인이 돼서 알았다.
초등학교 때 다니던 소박한 시골교회는 기타 열풍이 한창이었다. 한동안 토요일 모임마다 중, 고등부 형들 한 명 한 명이 상기된 표정으로 새로 산 기타를 메고 교회에 들어오곤 했다. 어설프게나마 아주 조금 일찍 기타를 시작해 아주 조금 더 잘 치는 선배는 권위가 담긴 근엄한 표정으로 기타가 좋네, 어떻네 했던 것 같다. 그때 형들이 메고왔던 기타들은 대부분 다 비슷하게 생겼었는데, 전판은 짙은 고동색 선버스트 무늬의 나무였고, 후판은 단단한 플라스틱으로 된 기타였다. 다들 낙원상가에서 12만원, 16만원쯤 들여 샀다고 했는데, 정말 아주아주 나중에 성인이 되고도 한참 지나서 알고 보니 똑같이 생긴 기타가 엄청 고가 브랜드의 상징과도 같은 디자인이었고, 그 시절 형들의 기타는 죄다 모조품이었단 걸 알았다. 아마 그때의 형들 중 어느 한 사람도 그 사실은 몰랐을 거라고 확신에 가깝게 확신한다.
중학교 때 처음으로 일렉기타가 생겼다. PSK(국산 저가 기타 이펙터)일명 가난한 이들의 보스(BOSS) 이펙터와 함께.
그린데이 두키 앨범의 “When I Come Around” “Basket Case”
너바나 네버마인드 앨범의 “Smells Like Teen Spirit”을 열심히 치곤했다.
에릭 클랩튼의 “Tears In Heaven”, 레드제플린의 “Stairway To Heaven” 은 전주만 치는게 당시의 국룰이었다.
고등학교 때 나에게 많은 음악적 영향을 끼쳤던 음악선생님은 나일론 기타(클래식 기타) 반주에 노래를 부르곤 했다. 다정하고 따뜻한 소리였다. 그때부터 루시드폴 음악을 많이 들었던 20대 후반까지 내 기타는 늘 나일론 기타였다.
서른이 넘어 좋은 기타를 갖게 될 뜻밖의 기회가 생겼는데(이벤트 당첨) 그때의 나는 어쿠스틱기타 병에 한참 걸려 있을 때였다. 마틴의 D-28 모델을 너무 갖고 싶었는데, 선택은 펜더의 스트라토케스터 일렉트릭 기타로 했다. 10대 때부터 로망이었던 기타였고, 그냥 불현듯 전자 기타로 공연을 하고 싶어졌다. 사실 그때 생긴 절호의 기회가 D-28을 살 수 있을 정도의 규모가 아니기도 했다.
늘 눈치껏 흉내 내고, 적당히 고민해 보고, 어설프게 배운 화성학, 코드 이론 등등을 가지고 기타를 쳐 왔지만 누구에게 제대로 배워본 적은 한 번도 없는 실력이었다. 늘 연주에 불만도 많았고, 자신감도 없었다. 여유가 되면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고 막연한 생각만 안고 살아오다가 최근에 드.디.어 기타 레슨을 받기 시작했다.
가지고 있는 실력을 유지하는데도 많은 노력이 필요한 나이가 되어 받는 기타 수업. 설레여하며 수업에 가고 어려워하며 배우고, 돌아오는 길에서 나름의 뿌듯함을 느끼며…
한편으로는 나만의 노후를 준비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기타 좀 치는 음악인으로서의 마지막 노후는 블루스 아니겠는가. 황혼의 블루스를 위한 젊은 날의 연금. 차곡차곡. 파이팅. 빠셍.
😙후하 🦦지고
이환희의 파주 정착기 『Paju! Paju!』 #6
🤓또 하나의 가족
얼마 전 나에게 가족이 생겼다. 이름은 산이, 대구에서 문산까지 먼 길을 같이 온 강아지이자 가족으로 새롭게 온 녀석이다. 품종은 동경이며 진돗개나 삽사리처럼 우리나라 천연기념물 540호인 댕견 또는 댕댕이라고 부르는 아이다.
전부터 강아지를 키우고 싶었고 지금 하는 사업이 반려동물 쪽이기에 어느 정도 시기도 맞았고 기회가 되어서 같이 살기로 했다. 같이 지낸 시기는 얼마 안 되었지만, 점점 정이 많이 쌓이고 있다. 신기한 것이 작은 생명 하나가 이렇게 큰 기쁨을 주는지 새삼 느끼게 된다. 예전에 잠깐 키워본 적은 있지만 처음부터 온전히 함께한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
원래 반려동물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가족이라는 모터로 시작되었는데 가까이서 지내다 보니 많은 생각이 든다. 반려동물이라는 것이 나보다 늦게 태어나지만 나보다도 먼저 어른이 되며 얼마 지나지 않아 빠르게 노견이 되는, 짧은 세월을 살아간다는 게 한편으로는 슬픈 생각이 든다.
지금 오일링을 쓰면서도 내 옆에 누워서 새근새근 잠을 자는 모습을 보면 행복하다는 느낌도 드는 게 사실이다. 내가 산이를 잘 케어할 수 있을까 두렵기도 하지만 마지막까지 함께 하고 싶다. 아마 오소리 가족 중에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분들이라면 공감하지 않을까 한다.
산이에게 좋은 아빠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한다.
😙후하 🤓이환희
🔥특보🔥
😙후하의 세계관에 🐶댕댕이가 추가되었다
3인조 인디팝 밴드로 알려져있던 😙후하가 실은 4인조였던 것으로 밝혀져 네티즌들이 경악하고 있다. 경주지역에서 주로 길러진 품종으로 무려 천연기념물 540호에 빛나는 토종 혈통의 동경이 🐶산이가 그 주인공. 지난 대구 꼬뮨에서 밴드 🐚전복들, 🍂검은잎들과 함께 우정의 무대에 선 직후, 🤓이환희가 분양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산이는 아직 견생 3개월차인 약관의 나이임에도 불구, 최근 홍대앞 인근에 😙후하가 새로 구한 작업실(주: 작업실 구한 건 별로 중요한 소식이 아님)에 방문, 밴드의 새로운 마스코트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레코딩에 있어 주요한 의사결정이 있을 때마다 다양한 방식으로 의견을 피력한 것. 실제 작업현장을 촬영한 상단의 푸티지 비디오에서도 알 수 있듯, 논의가 루즈해지고 진행이 막힐 때마다 분위기를 쇄신코자 한 몸 바쳐 작업에 개입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산이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진 후, 😙후하의 🐶성진영은 "만천하가 알고 있듯 😙후하의 마스코트는 프론트인 나, 🐶성진영이다. 하늘 아래 두 마스코트가 있을 수 없는 법이다. 심지어 강아지 이모지는 나의 것인데 새로 치고 들어온 젊은 놈이 이모지를 뺏어가려 하다니 기가 차고 웃음도 안 나온다. 기회를 틈타 다시 한 번 마스코트 자리를 뺏어올 것."이라는 격양된 반응을 전했다. 한편 프로듀서 🍔단편선은 🐶산이라는 이름이 너무 소프트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멋대로 파블로 산체스Pablo Sanchez라고 부르고 있는 등, 갖은 만행을 저지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견생 3개월차 천연기념물 540호 동경이 품종 산이의 운명은 과연 어디로
🍔단편선 특파원
🔥특보🔥
BTN라디오 걷다 보니 여기, 김목인입니다가 종방을 알렸다
흔치 않은 음악전문방송으로써 사랑받아온 BTN라디오 『걷다 보니 여기, 김목인입니다』(이하 김목인입니다)가 종방을 알려 네티즌들의 아쉬움을 사고 있다. DJ인 김목인이 7월 5일(오일링 발행일 오늘) 5년 만의 정규 앨범 《저장된 풍경》을 발표함에 맞춰 DJ가 교체되게 된 것. 후속 DJ로는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팝 밴드 데이브레이크의 이원석이 출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목인입니다』에는 오소리웍스와 함께 작업해온 뮤지션들도 종종 출연했다. 이제는 전성기가 지나 아무도 관심없는 프로듀서 🍔단편선을 포함, 🐮천용성, 쇼케이스도 채 하기 전의 🦋보일 등이 출연, 특히 🪐선과영의 경우 2021년 복태와 한군으로도 출연해 유일하게 2회 출연한 아티스트로 기록되기도 한다.
『김목인입니다』는 종방했으나 BTN라디오의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다시보기를 제공할 계획임을 알렸다. 오소리웍스와 함께 작업한 뮤지션들의 방송은 다음의 링크에서 체크할 수 있다. (총 2시간의 방송 중 아티스트 초대석은 2부에서 진행된다.)
🍔단편선 특파원
📺오소리뉴스📺
🐚전복들 @cosmicabalone
[공연] 7. 6(수), 18:00, 엑스코, '국제음악학술대회'
[공연] 7. 17(일), 18:00, '인디053 스크린어택' *온라인
[공연] 7. 23(토), 클럽 헤비, '음악에는성별이없다'
🐤전유동 @jeonyoodong
[공연] 7. 16(토), 16:00, 공상온도, '싱얼롱쇼 꿈과 희망의 전유동 록스'
⚡소음발광 @soumbalgwang_official
[공연] 7. 9(토), 20:00, 공상온도, 'Youth from Firework'
[공연] 7. 16(토), 20:00, 광안HQ, 'Busan Weekender'
[공연] 7. 17(일), 17:00, 오방가르드, 'Youth from Firework'
🪐선과영 @boktea @haha_hangun
[음반] 7. 14(목), 12:00, 선과영 싱글 《난 그냥 걸었어(feat. 계피)》 발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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