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Question at Work

WORK7. 결핍은 약점인가, 지도인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서 92년생 여성이 $80M 피트니스앱 제국을 세우다

2026.02.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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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Good Question

평범함을 넘어 탁월함(Arete)으로—질문을 통해 Best Self를 형성해 갑니다.

무지를 전략으로 바꾼 BetterMe 창업자

1992년생, 올해 34세인 빅토리아 레파(Victoria Repa)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의 작은 마을에서 자라 어린 시절 컴퓨터를 만져본 적이 없었습니다. IT 창업가라는 개념 자체가 그녀의 세계 안에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부모님은 농업에 종사했고, 온 가족이 몸을 혹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당장 먹고 사는 문제가 시급했던 상황에서 당연히 건강은 우선순위가 아니었습니다. 2014년 돈바스 전쟁이 터지자 그녀는 피란길에 올랐고, 키이우 경제대학의 전액 장학금으로 겨우겨우 삶을 이어갔습니다. 졸업 후에는 P&G에서 소비재 마케팅을 배웠고, 이후 미디어 퍼블리싱 회사 Genesis로 옮겨 콘텐츠의 바이럴 패턴을 익혔습니다.

Victoria Repa, BetterMe Founder (November 14, 1992– )
Victoria Repa, BetterMe Founder (November 14, 1992– )

창업 전 빅토리아는 피트니스 전문 지식도, 코딩 능력도, 충분한 자본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단 하나의 자산이 있었습니다. 바로 개인적인 고통입니다. "우리 가족은 모두 과체중이었어요. 어머니는 '이건 유전이야, 넌 절대 살을 못 뺄 거야'라고 장담을 했죠." 90-60-90이라는 미의 기준에서, 그녀의 몸은 그 기준에 전혀 미치지 못했습니다. 건강하지 못한 다이어트로 고통받으며 자신의 몸과 싸우던 그 처절한 경험들, 살을 빼고 싶어도 도대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그 막막함을 누구보다 깊이 알았습니다. 이 고통스러운 경험이 바로 시장의 블루오션이었습니다. 전문가의 지식 없이도 수백만 명의 마음을 정확히 꿰뚫는 연결고리.

 

Genesis에서 근무했을 당시, 데이터를 분석하던 빅토리아는 어느 날 중요한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구글에서 '체중 감량'이 네 번째로 많이 검색되는 키워드라는 것. 수요는 분명했지만, 그 수요를 제대로 채우는 콘텐츠는 없었습니다. 그렇게 2016년 BeautyHub를, 2017년 BetterMe를 만들었습니다.

그녀의 전략은 너무나 단순했습니다. 서비스를 만들기 전에 페이스북에 100개가 넘는 게시물을 먼저 올렸습니다. 게시물 중에 '완벽한 몸매'가 아닌 '실생활의 작은 변화'를 이야기하는 메시지가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습니다. 어떤 솔루션을 만들지 결정하기 전에, 어떤 고통이 공명하는지를 먼저 확인한 겁니다. 그 과정에서 그녀가 배운 것은 하나였습니다.

I noticed that in social media, we only have between one and three seconds to catch users' attention as they scroll through their news feeds. We need to pack this message but at the same time, make it as simple as possible for the customers' brains to absorb it. I was surprised by how analytical and technical content creation might be. People might think it's all about creativity, but create what people want, not what you want.  소셜미디어에서 스크롤 중인 사용자의 시선을 잡으려면 1~3초가 전부예요. 메시지는 압축하면서도 고객 뇌가 쉽게 흡수할 수 있게 단순화해야 하죠. 콘텐츠 제작이 이렇게 분석적이고 기술적일 줄은 몰랐어요. 다들 창의력만이 전부인 줄 알지만, 사람들이 원하는 걸 만들어야지, 내가 원하는 걸 만드는 게 아니에요. — Victoria Repa, Rocketship HQ 팟캐스트 (December 2022)

 

재미있게도, 이 방식은 우크라이나의 빅토리아 레파만이 쓴 전략이 아닙니다. 비바리퍼블리카(Viva Republica) 이승건 대표도, 여러 번의 실패 끝에 2014년 초, 서비스도 없이 먼저 질문만 페이스북에 던졌습니다. 이 대표도 8번 실패할 때는 자기 생각을 고집했습니다. 9번째에 "질문"을 던질 수 있었던 건 내 생각이 틀릴 수 있음을 인정했기 때문입니다. '가짜 문(Fake Door)' 테스트를 진행한 거예요. "공인인증서 없는 송금"이라는 광고 문구를 올리고, 사람들이 클릭하면 "준비 중입니다. 출시 알림을 받으시겠습니까?"라는 페이지로 연결했습니다. 결과는? 수천 명의 사람들이 이 알림을 신청했습니다. 개발 코드를 한 줄도 짜지 않고 '이 서비스는 반드시 된다'는 데이터를 먼저 손에 쥔 것입니다. 이 폭발적인 대중의 반응을 보고 2014년 4월 토스의 베타 버전이 출시되었고, 2015년 금융당국의 규제를 풀고 토스의 공식 서비스가 나왔습니다. 그 결과, 2025년 기준 누적 가입자 3,000만 명을 돌파하며 대한민국 인구의 58%가 사용하는 국민 앱이 되었고, 특히 트렌드에 민감한 2030세대의 이용률은 무려 91%에 달합니다. 단순 송금 앱으로 시작해 2024년 3분기 누적 매출 1조 9,248억 원을 달성하며 '수퍼앱'으로서의 저력을 증명했지요. 이 모든 경이로운 숫자의 출발점은 거창한 비즈니스 모델이 아니라, '왜 전화번호만으로 돈을 보낼 수 없을까?'라는 지극히 개인적이고도 처절한 불편함, 그리고 대중들에게 던전 ‘질문’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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