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멤논을 한 사람의 악취 나는 성격으로 설명하려는 충동은 이해한다. 인간은 언제나 죄를 개인에게 묻는 쪽이 편하다. 그래야 세계가 단순해지고, 우리는 도덕적 우위를 확보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호메로스가 보여주는 건 훨씬 더 불쾌한 진실이다. 왕은 개인이 아니라 장치다. 아가멤논은 “나쁜 사람”이라기보다 “나쁜 시스템이 선택한 사람”이다. 그리고 당신의 사무실에서 무능한 상사가 윗선에서 오래 버티는 것도, 대체로 같은 종류의 장치가 작동하기 때문이다.
이제 질문을 바꾸자. “왜 저 사람은 저렇게 무능한데도 자리를 지키지?” 이 질문은 대개 분노에서 나온다. 하지만 전략은 분노에서 시작하고, 분석에서 완성된다. 감정의 열을 빼고 보면, 답은 섬뜩하게 규칙적이다.
카카오페이, 신용카드로 간편결제를 지원합니다.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