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엔 에겐력을 높이는 멜로영화를 보세요

🙋‍♂️안녕하세요. OTT 연구소입니다.

거의 두 달 만에 인사를 드리네요. 저는 그사이 이직을 했습니다. 지방 거점도시에 살면서 조금 더 작은 소도시로 출퇴근하는 삶을 살고 있어요. 거리도 멀고 조금 더 힘든 감이 있지만, 사람 스트레스를 덜 받으면서 일하니 즐겁네요. 자연과 가까운 곳에서 일하니 계절의 변화를 더 빨리 느끼게 됩니다. 올해는 가을이 왔다는 사실도 어느 때보다 빠르게 느꼈죠. 여러분은 가을이 되면 무얼 하시나요? 단풍 구경? 등산? 나들이? 저는 멜로 영화를 꼭 챙겨봅니다. 가을이니까요.

OTT에서 볼 수 있는 가을 멜로 영화와 함께 최근 논란이 있었던 밥 아이거 디즈니 CEO와 지미 키멜, 트럼프 대통령 이야기도 짧게 풀어볼게요.

영화 <냉정과 열정사이> / 이하 출처 : 네이버 영화

🍂 가을과 멜로

누군가는 봄에, 누군가는 겨울에 멜로 영화를 보지만, 저는 가을과 장르 영화의 감성이 맞닿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련함과 애절함, 무언가를 떠나보내는 계절적 현상과 심리 상태가 잘 어울리기 때문이죠.

Ⅰ. <헤어질 결심>

영화 <헤어질 결심>

감독 : 박찬욱
주연 : 박해일, 탕웨이
추천 이유 : 지독하다, 처연히 떨어지는 가을 낙엽과 11월의 찬 파도가 만나 '안개'가 된 작품. 지독한 로맨스를 원한다면 이 작품을 보시길 추천합니다. 오늘 개봉한 영화 <어쩔수가 없다>를 찍은 박찬욱 감독의 전작이기도 합니다. 걸작을 꼽자면 이 작품은 무조건 넣고 있습니다.
사소한 정보들 :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나오는 주제가 '안개'가 인상적입니다. 이 영화를 위해 이 곡을 다시 녹음하려고 한 박찬욱 감독과 '나이든 내 목소리를 팬들이 실망스러워 할거다.'라며 거절한 정훈희 씨, 결국 2년간 기다리며 그녀를 설득했고, 영화에 실리게 됩니다.

📑 시네마 시선 2022년 8월호 - 6인이 풀어쓴 '헤어질 결심'

볼 수 있는 OTT :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 티빙, 애플TV, 쿠팡플레이 (모두 단품 구매)

Ⅱ. <만추(1982)>

감독 : 김수용
주연 : 김혜자, 정동환
추천 이유 : 1966년 이만희 감독의 <만추>와 2011년 김태용 감독의 <만추> 모두 매력 있는 작품이지만(전 1966년 만추는 자료를 구할 수 없어 보지 못했습니다). 1982년 김수용 감독이 연출한 <만추>를 좋아합니다. 짙은 가을 냄새가 난다고 할까요?
사소한 정보들 : 영화는 속초에서 촬영되었습니다. 설악산 초입과 청초호에서 작품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장소들이 많습니다. 영화 속 호텔로 등장하는 '설악 파크 호텔'은 '소락 호텔'이라는 이름으로 폐쇄된 채 남아 있지만, 청초호는 갯배 대신 둔치와 조깅로가 설치된 모습입니다.

📑 시네마 시선 영화 촬영지 기행문 <생의 마지막 사랑이 지는 곳 – 영화 ‘만추’와 이별의 장소들>

볼 수 있는 OTT : 티빙, 왓챠, 웨이브(정기권 관람 가능), 쿠팡플레이(단품 구매)

영화 <만추(1982)>

※ 영화 <만추(2011)>는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 티빙, 쿠팡플레이에서 관람할 수 있습니다(정기권 관람).

Ⅲ. <비포 선셋>

영화 <비포 선셋>

감독 : 리처드 링클레이터
주연 : 에단 호크, 줄리 델피
추천 이유 : 봄과 여름이 젊음의 사랑을 상징한다면, 가을은 성숙한 사랑을 드러내는 계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해가 지는 석양과 황금빛 들녁은 무언가를 얻을 수 있는, 동시에 수확하고 나서는 모든 것을 잃어버리게 되는 가을이라는 잔인한 계절을 대신 보여주는 느낌입니다. 이 시리즈를 무척이나 좋아하기도 하고, 촬영지도 가봤기에 가을마다 돌려보는 작품 중 하나입니다.
사소한 정보들 : 영화는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15일간 촬영했습니다. 극 중에서 주인공 셀린느(줄리 델피)가 노래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녀는 'A Waltz for a night'를 포함해 세 곡을 작사하고 직접 불렀습니다.

📑 영화잡지 <시선일삼> 2호 <비포 선라이즈·비포 선셋 영화 촬영지 기행문>

※ 구하기 쉽지 않겠지만, <시선일삼> 2호에는 좋은 글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가장 많은 분량을 제가 쓴 여행기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볼 수 있는 OTT : 쿠팡플레이, 웨이브, 애플 TV(모두 단품 구매)

Ⅳ. <시월애>

영화 <시월애>

감독 : 이현승
주연 : 이정재, 전지현
추천 이유 : 이 작품을 걸작이나 수작이냐고 묻는다면 '글쎄?'하고 고민하겠지만, 가을 영화 중에 어떤 작품을 가장 좋아하느냐는 질문엔 이 영화를 말하곤 합니다. 한자는 다르지만(제목 시월애는 '時越愛' 시간을 초월한 사랑이라는 뜻이다). 그냥 저는 매년 10월이 되면 이 작품을 봅니다. 좋거든요.
사소한 정보들 : 영화를 볼까말까 고민 중이라면 주제가 김현철 씨의 'Must Say Goodbye'를 꼭 들어보시길 추천합니다.
볼 수 있는 OTT : 넷플릭스, 티빙(정기권으로 관람 가능)

Ⅴ. <원스(Once)>

영화 <원스(Once)>

감독 : 존 카니
주연 : 글렌 한사드, 마르게타 이글로바
추천 이유 : 요즘은 가을이 짧아져 가을을 느낄 새도 없이 지나가는 모습을 봐야 하지만, 몇 해 전 만해도 초가을과 늦가을 분위기가 크게 달라 다른 계절의 감성을 느끼곤 했습니다. 앞서 설명했던 많은 작품이 9월과 10월을 지나는 가을 느낌이라면 이 작품은 11월, 늦가을의 느낌입니다. 할로윈이 끝난 11월, 더블린의 가을도 우울함과 싸늘함, 외로움의 감정이 교차하는 이정표와 같죠. 12월 연말로 가기 전, 보기 좋은 작품입니다.
사소한 정보들 : 2017년 9월에 방영한 음악 예능 <비긴 어게인> 시즌 1에서 윤도현 씨와 유희열 씨가 이 악기점에서 노래를 부르기도 했죠. 더블린 중심에 있는 조지 스트리트 아케이드 근처에 이자카야에서 일하면서 영화가 촬영된 월튼 뮤직샵을 지나가곤 했었는데, 그곳에서 촬영되었습니다. 현재는 가게가 없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 시네마 시선 2022년 9월호 - 각자의 바다 中 '아일랜드의 바다와 존 카니'

볼 수 있는 OTT : 쿠팡플레이(정기권), 웨이브, 애플 TV(단품 구매)

소개하지 못한 아쉬운 작품들

: 스위트 노벰버(Sweet November·2001), 미술관 옆 동물원(1998), 노팅힐(Notting hill·1999), 가을날의 동화(1989), 냉정과 열정사이(2001)

⚔ 트럼프 - 찰리 커크 - 디즈니 - 지미 키멜

🔎 이번 사태의 짧은 타임라인

극우 정치 운동가 찰리 커크, 지난 9월 10일 유타 밸리 대학교에서 총격으로 사망
9월 15일 방송에서 지미 키멜이 찰리 커크와 관련한 친트럼프 성향 지지자들(MAGA)을 비판하는 발언을 함

("주말 동안 MAGA 지지자들이 찰리 커크를 살해한 범인을 자신들과는 다른 인물로 규정하려 애썼다. 이를 통해 정치적 이득을 취하려고 온갖 수단을 다한다"라고 발언)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우리나라로 치면 방송통신위원회와 과학기술부가 합쳐진 형태) 의장 브렌든 카가 ABC의 방송 사업 취소 등을 언급하며 압박

9월 17일 지미 키멜 라이브를 방송 중인 ABC 방송국은 그의 쇼를 무기한 중단할 것이라고 선언
ABC는 디즈니의 자회사
ABC의 조치 뒤, 수많은 토크쇼 진행자와 코미디언, 할리우드 배우 등이 그에 대한 지지 선언(친 공화당 연예인으로 분류되는 이들도 키멜 지지)
9월 18일 이후, 디즈니의 OTT 플랫폼인 디즈니 플러스, 훌루, ESPN+ 등의 시가 총액 38억 달러(약 4조원)이 증발했고, 디즈니 플러스는 구독 취소 행렬이 이어지자
9월 22일, 디즈니 CEO 밥 아이거나 방송을 재개하도록 하겠다고 언급
밥 아이거는 팬데믹 시기까지만 해도 디즈니 역사상 가장 훌륭한 경영자로 불렸지만, 후계자 양성 실패, 복귀 후 헛발질로 인해 명성에 금이 가고 있었다. 이번 조치로 인해 우스운 상황에 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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