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OTT 연구소입니다.
이 뉴스레터를 보시는 분들이 별로 궁금해하지 않을 개인 근황을 가끔 올리는데요. 저는 올해 초까지 로컬에서 일하다가 지방생활을 정리하고 다시 서울로 올라오게 되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로컬의 영화 사업과 문화, 현황에 대해서도 올려보도록 할게요.
기왕 비정기적으로 뉴스레터를 보내기로 했기에 가장 좋은 주제로 보고서를 전달해 드리고 싶어졌습니다. 최근에 가장 눈에 띈 부분이 있다면 단연 '디즈니'가 아닐까 싶어요. 주변에 디즈니 주식을 가진 지인이 많은데 하나같이 주가가 떨어졌다고 한숨을 쉬더라고요. 저 역시 최근 디즈니 작품이 아쉽기도 하고, 특히, 디즈니 플러스는 관심 갈 만한 콘텐츠가 줄어들어 구독을 취소했습니다.
그들은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요? 디즈니는 반등할 수 있을까요? '지금이 저점이야. 디즈니 주식을 사야 한다니까'라고 말하던 제 친구는 웃을 수 있을까요?
🧨 디즈니의 현재 상황
디즈니는 장기 투자자,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에게 가장 안정적인 유량주로 구분됩니다. 그런데 지난해 실적은 너무나 처참했죠.
디즈니의 현재 주가는 2021년 4분기 실적인 15억 8,700만 달러(약 2조 1,428억 원)와 비슷한 15억 9,700만 달러(약 2조 1,291억 원)를 기록했습니다. 코로나로 인한 팬데믹 전과 후의 실적이 비슷하니까 선방한 게 아니냐고 하실 수도 있지만 바로 전 분기인 2022년 3분기 실적 35억 6,700만 달러(약 4조 7,854억 원)와 비교하면 말 그대로 반토막이 난 상황입니다. 2023년 1분기 실적이 반등하긴 했지만, OTT 적자는 계속 이어지고 있고, 믿었던 오리지널 콘텐츠들 역시 기대했던 실적에 못 미치고 있어 어두운 전망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디즈니랜드, 마블, 스타워즈, 디즈니 애니메이션이라는 독보적인 콘텐츠와 함께 2019년 20세기 폭스사까지 인수한 콘텐츠의 괴물, 시청률의 제왕은 어떻게 하다가 반값 후려치기를 당한 걸까요?
📉 원인 Ⅰ. OTT 시장의 적자
디즈니의 실적 하락에 가장 큰 원인을 꼽는다면 그들이 운영 중인 OTT의 저조한 실적을 들 수 있습니다.
디즈니는 디즈니 엔터테인먼트, 월트 디즈니 컴퍼니를 활용해 디즈니 플러스, 훌루(Hulu)의 모회사로 스트리밍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최악의 시즌이었던 2022년 4분기의 경우 스트리밍 서비스의 적자 폭이 그 어느 때보다 컸고 이것이 디즈니 전체 매출에도 영향을 끼쳤습니다. 디즈니가 운영하는 OTT의 지난 4분기 매출 적자는 약 14억 7400만 달러(약 1조 9764억 원)에 달합니다. 2조 원이나 되는 돈이 OTT 운영에서 날아간 셈이죠.
사실 이는 예정된 손실이었습니다. 2005년부터 디즈니를 이끌었던 CEO 밥 아이거는 2019년 넷플릭스와의 콘텐츠 거래를 중단하고 자체 플랫폼을 런칭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는 "스트리밍 서비스가 성공하지 못한다면, (현재) 디즈니가 인수한 여러 콘텐츠는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결국, 2006년 픽사 인수를 시작으로 마블, 루카스 필름, 20세기 폭스까지 연이은 인수를 추진한 까닭이 자체 OTT를 런칭하기 위한 전 단계였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는 이런 말을 더 남깁니다.
"(스트리밍 서비스를 런칭하는 것은) 디즈니 역사상 가장 위험한 베팅이 될 것이다. 디즈니 플러스는 매년 수십억달러의 적자를 가져올 것이다."
이후 거듭된 적자에 다시 복귀한 밥 아이거는 얼마 전 "마블, 픽사, 스타워즈에 대한 독점적 권한은 유지될 것이다. 다만, 다른 작품에 관해서는 경우에 따라 제3자에게 라이센스를 부여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과거 넷플릭스에게 라이센스를 제공하면서 비용을 받던 관계를 회복할 수도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적자 폭이 크다는 말이기도 하죠.
이와 함께
- 디즈니랜드가 팬데믹으로 3년 간 제대로 운영되지 못한 점
- 20세기 폭스 인수에 무리하게 나선 점
- 케이블 TV의 수익 하락
등 다른 요인도 그들의 영업 실적을 둔화시킨 요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 관련 기사
2023년 4월 20일 포춘의 '디즈니의 행보와 밥 아이거의 실패'에 관한 기사
2023년 4월 3일 데드라인의 '디즈니 스트리밍 서비스' 적자에 관한 밥 아이거 CEO의 견해 기사
2023년 3월 29일 매일경제 디즈니 주가 폭락에 관한 기사
📉 원인 Ⅱ. 애니메이션, 마블, 스타워즈 등 오리지널 콘텐츠의 흥행 실패
OTT가 돈 먹는 하마라는 사실을 알고 시작했음에도 적자를 줄이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요? 개인적으로는 그들이 가진 콘텐츠를 잘 활용하지 못하는 데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스트리밍 서비스는 개봉한 날짜부터 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 영화와 달리 언제든지 볼 수 있는 구조입니다. 구독자들의 관람 형태가 다양하다는 뜻이죠. 어떤 이는 몰아보고, 어떤 사람은 꾸준히 콘텐츠를 소비합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게 있다면 바로 쉼 없이 볼거리를 제공해야 한다는 점이죠.
이를 예상하고 스타워즈의 루카스 필름, 픽사와 마블, 20세기 폭스까지 인수했지만 부족한 모양새입니다.
'디즈니 플러스는 어느 순간 볼 게 없어.'
다른 OTT도 마찬가지이지만, 디즈니는 기대했던 콘텐츠도 약하다는 평이 나오고 있고, 볼거리도 한정적이라는 게 큰 약점으로 꼽힙니다.
이를 상쇄하기 위해 디즈니 플러스에 마블과 스타워즈 드라마 시리즈를 계속 런칭하고 있지만, 낮은 완성도와 스토리의 개연성 부족, 높아진 진입 장벽 등이 새로운 구독자와 관객을 끌어들이는 데 장애가 되고 있습니다.
이전 보고서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작품으로만 봐도 재미가 없습니다. 히어로 장르를 좋아하는 마니아들 역시 이전 인피니트 사가와 멀티버스 사가의 가장 큰 차이점으로 '개연성 부족'을 꼽고 있죠. 마블 드라마는 스타워즈 드라마도 콘텐츠를 양산 해야하는 점 때문에 안 그래도 높은 진입장벽이 더 거대하게 세워지고 있죠. 디즈니를 대표하는 장편 애니메이션의 성적도 처참합니다. <인어공주>, <알라딘>, <라이언킹>, <포카혼타스>를 내던 르네상스 시기는 아니라고 해도 <겨울왕국>, <주토피아>, <모아나> 등을 내며 나름의 성적을 이어가고 있던 장편 애니메이션은 픽사의 <소울> 이후, 월트 디즈니 장편은 물론, 픽사 장편 애니메이션까지 흥행에 실패했습니다. <루카>, <엔칸토:마법의 세계>, <메이의 새빨간 비밀>, <버즈 라이트이어> 모두 망했죠.
최근에는 실사 영화에 힘을 쏟고 있는데 <알라딘>과 <크루엘라>, <말레피센트> 외에는 힘을 쓰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2020년 개봉한<뮬란>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인어공주>는 PC(Political correctness·정치적 올바름)논쟁, 신장 위구르 문제 등 다양한 논란거리가 이어지면서 가뜩이나 말 많던 작품에 찬물을 끼얹었습니다. 논쟁 자체가 문제라기보다 이러한 논란이 작품 흥행에 영향을 끼치고 디즈니 전체의 실적과 연관되는 것이 큰 위험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디즈니의 여러 콘텐츠를 소비하는 기존 팬들이 이탈하는 상황까지 벌어지면서 악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현재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와 큰 갈등을 겪으며 미국 공화당 VS 디즈니의 싸움으로 번지는 점 역시 위험 요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2023년 3월 24일 모트리 풀에 게재된 닐 파텔의 칼럼
2023년 4월 27일 지디넷코리아의 디즈니 론 디샌티스 지사 고소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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