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TT 연구소입니다. 한동안 보고서를 못 보내드렸네요.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서 3주 정도 메일링을 하지 못한 점 먼저 사과드립니다. OTT연구소 일이 너무 중요하지만 먹고 사는 일에 치이다보니 미처 신경을 쓰지 못했습니다.
최근에 삶에 있어 즐거움이 어떤 영향을 주는지 생각해봤습니다. 즐거움에는 말초적인 쾌락도 있을거고 자아실현을 달성한 사람이 느끼는 성취감도 있을겁니다. 다양한 형태의 즐거움은 콘텐츠에서도 드러납니다. 수많은 이들이 책이나 영화, 드라마, 음악 등 다양한 볼거리에서 간접 체험을 하고 그 안에서 즐거움을 찾기도 합니다.
불과 10년 전만해도 우리는 좀 더 깊은 수준의 스탠딩 코미디, 삶에서 무언가를 성찰할 수 있는 코미디 드라마나 시트콤을 자주 봤지만 어느샌가 코미디의 흐름도 바뀌었고 시트콤이나 코미디가 주를 이루는 드라마는 사라졌습니다.
우리 삶의 모습과 코미디의 흐름을 OTT 콘텐츠로 분석해봤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니 다른 분들의 생각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 시트콤에 대한 기억
태어나서 처음 본 시트콤을 떠올려 봤습니다. <LA아리랑>을 봤었는데잘 기억이 나진 않네요. 그래도 <순풍산부인과>,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거침없이 하이킥>, <지붕뚫고 하이킥> 등이 생각나네요. 적고 보니 다 김병욱 감독의 작품입니다. 얼마전 유튜브에서 많은 조회수를 기록한 <감자별>도 그의 작품입니다. 김 감독은 <감자별>이후에 시트콤 작업을 하지 않고 있네요.
최근에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내일 지구가 망해 버렸으면 좋겠어>를 시청했습니다. 간단히 말씀드리면 볼만했어요. <남자 셋 여자 셋>이나 <논스톱> 시리즈를 재밌게 보셨던 구독자라면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요소가 많을겁니다.
'청춘+로맨틱+코미디+시트콤'의 조합은 언제나 평균 이상을 하니까요. 재밌게 봤지만 개인적으로 좀 이상한 부분이 있었어요. 평소 같으면 왁자지껄 웃었을 텐데 너무 냉정하게, 비판적으로 작품을 보는 제 모습에 놀랐습니다. 제가 변한 걸까요? 우리가 변한걸까요? 아니면 시트콤이 한물 간걸까요?
💨 사라진 한국의 시트콤
사실상 우리나라 방송국에서 시트콤은 2014년 이후 사라졌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시청률이 안 나오기 때문이겠죠. 어느 순간 사람들은 시트콤에서 풍기는 즐거움과 재미를 더이상 느끼지 못했습니다.
원초적인 재미는 공개코미디로 대체하는 시청자가 늘었고 시트콤의 억지스러움에 질려버린 사람도 생겼습니다. 한 때 인기 있었던 김병욱식 시트콤의 가장 큰 특징이자 호불호가 갈리는 지점이 '새드엔딩'이었습니다. 가뜩이나 힘든 세상에 위로를 받기 위해 리모컨을 들었는데 주인공이 죽는다니... 보는 이에 따라 끔찍한 결말일 수도 있죠.
TV·영상 콘텐츠에 이어 웹툰, 영화 등 수많은 콘텐츠에서 재미를 추구하면서 사람들은 시트콤 특유의 재미를 다른 곳에서 느끼기 시작합니다.
시트콤이 주춤했지만 코미디의 요소를 강화하고 거기에 연기가 더해져 시트콤과 유사한 코미디 드라마가 등잡합니다. tvN에서 방송한 <롤러코스터 - 남녀 탐구생활>이나 <SNL코리아>에 나온 많은 코너들이 이에 해당하겠죠. 사람들은 시트콤을 싫어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시대에 맞는 이야기와 교훈, 유머코드를 장착한 시트콤을 원했을 뿐입니다.
2017년 SNL코리아가 종영한 이후 방송사에서는 이렇다할 시트콤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대신 지난해부터 그 명맥을 유튜브가 가져갔다고 생각합니다. 코미디 공개방송이 폐지되면서 유튜브로 진출한 코미디언들의 콘텐츠였죠.
연기와 기획이 되는 코미디언들은 유튜브에서 물만난 물고기처럼 좋은 코너들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너무나 유명해진 <피식대학>과 <빵송국>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들은 하나의 캐릭터와 세계관을 구축했고 코너를 통한 단편적인 일회성 개그를 넘어 시리즈물로 이어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습니다. 이는 예전 방송사의 시트콤처럼 연재가 가능해졌다는 이야기가 됐죠. <05학번 이즈 백>, <B대면 데이트>, <한사랑 산악회>, <매드 몬스터>, <김갑생할머니> 등 끊임없이 스토리를 이어가는 시트콤에 준하는 콘텐츠가 탄생합니다.
한동안 시트콤에 목말랐던 사람들은 여기에 열광하고 있고요.
🛫 해외 시트콤의 생존
해외의 시트콤은 어땠을까요? 북미 시청자들은 예전부터 시트콤을 좋아했습니다. 지역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북미지역 시청자들은 원초적인 '슬랩스틱 코미디'와 연기와 개그가 더해진 '시트콤', 소위 입으로 터는 '스탠딩 코미디'나 '토크쇼'를 구분해서 봅니다. 본질적인 재미라는 면에서는 모두 같지만 성향에 따라 보는 콘텐츠가 조금씩 달랐고 자신의 위치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각 영역끼리 경쟁이 되면서 새로운 재미를 주기 위해 노력했고요. 북미나 유럽 지역의 시트콤 역시 우리나라처럼 방송사가 중심이 되어 콘텐츠를 이끌어갔습니다. 과거 <프렌즈>나 <빅뱅이론>처럼 전설이 된 시트콤을 비롯해 <내가 그녀를 만났을 때(How I met your mother)>, <아이티 클라우드(IT Cloud)>는 모두 방송국에서 제작한 드라마였죠. 우리가 아는 전형적인 시트콤입니다. 물론 지금도 <모던패밀리>같이 TV를 통해 방송되는 경우도 있지만 이마저도 OTT에서 동시에 볼 수 있게 됐습니다.
OTT가 발전하면서 방송사에서 나오던 시트콤은 OTT플랫폼으로 옮겨 그들의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넷플릭스의 <굿 플레이스>, <데리 걸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의 <업로드>와 같은 오리지널 드라마가 대표적인 OTT시트콤이라고 할 수 있을겁니다. 최근 넷플릭스에는 캐나다CBS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김씨네 편의점>의 판권을 매입해 상영하고 있죠.
☺ OTT와 시트콤
그렇다면 시트콤, 코미디 드라마는 어떻게 변할까요? 저는 OTT, 유튜브와 같은 플랫폼과 만나 새로운 계기를 마련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코미디만큼 문화와 사람의 취향을 타는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방송사가 예전처럼 모든 이의 취향과 생각을 다 맞춘 작품을 내는건 쉽지 않을겁니다. 대신 박리다매식으로 찍어낼 수 있는 OTT의 경우 취향에 맞는 작품을 골라볼 수 있으니 당장의 시청률에 목매기보다 작품 자체에 몰두할 수 있게되죠.
국내외 OTT들은 얼마전부터 이미 검증된 과거 시트콤 콘텐츠를 구매해 자사 플랫폼에서 상영하고 있습니다. 이는 국적을 불문하고 이뤄지고 있지요. 앞서 언급한 <프렌즈>, <아이티 클라우드>, <김씨네 편의점>, <빅뱅이론> 같은 작품을 이미 OTT에서 관람할 수 있고 국내 작품들 중에서도 <순풍산부인과>,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거침없이 하이킥> 등 많은 작품이 올라와 있습니다.
🧪 OTT 연구소는 넷플릭스, 왓챠, 아마존 프라임의 드라마, 영화 오리지널 시리즈를 추천해드리는 큐레이션 메일링입니다. 매주 한 개의 시리즈를 추천해드립니다. 뭘 볼지 모르겠다면 구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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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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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어
소장님 왠지 웨이브에 있는 'Parks and Recreation'도 이미 보셨을 것 같지만~ 아직 안 보셨다면 강강 추추 입니다! 🥳
OTT 연구소 (154)
아직 안본 작품이에요ㅋ 추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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