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는 오스카를 탈 수 있을까?

OTT 연구소 열여덟번째 보고서 - 넷플릭스의 오스카 도전기

2021.04.18 | 조회 1.66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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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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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는 이번에 오스카를 거머쥘 수 있을까요? / 이미지 출처 : 넥스트 웹 공식 홈페이지
넷플릭스는 이번에 오스카를 거머쥘 수 있을까요? / 이미지 출처 : 넥스트 웹 공식 홈페이지

 

🙋‍♂️ OTT 연구소입니다. 한 주 잘 보내셨나요?

지난주 보고서 발송을 쉬고 2주 만에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여러가지 사정으로 한 템포 쉬었다 가는게 현명할거 같아 미리 공지드리고 쉬게 되었어요. 요즘 저는 글쓰기 강의와 기존에 하던 협업 프로젝트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개인 작업도 병행하고 있고요. 그러다보니 소위 각잡고 영화 볼 시간을 마련하는게 쉽지 않네요. 

이번 보고서에는 지난 번에 말씀드린대로 2021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작으로 오른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들을 중심으로 이야기할 예정입니다. 모든 작품을 다 다루진 않을거에요. 눈에 띄었던 영화 중심으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 Oscar in Corona

93회를 맞이하는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상' 시상식, 일명 아카데미 시상식이 현지시각으로 오는 4월 25일 일요일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진행됩니다. 평소 2월쯤에 열리는 게 관행이었는데 올해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팬데믹 사태때문에 두달 연기되었습니다. 

아카데미 공식 홈페이지
아카데미 공식 홈페이지

 

특히 지난해 팬데믹으로 인해 전세계 영화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죠. 우리나라를 비롯해 유럽, 일본, 할특히 지난해 팬데믹으로 인해 전세계 영화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죠. 우리나라를 비롯해 유럽, 일본, 세계 영화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미국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거대 극장 프랜차이즈들이 심각한 경영난에 허덕였고, 영화 프랜차이즈 가운데 가장 승승장구했던 마블과 디즈니도 영화 개봉을 1년 이상 연기하기도 했죠. 

따라서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는 OTT에서 선보인 영화들이 후보작에 오른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 어느때보다 후보작 가운데 넷플릭스 작품이 많은 해이기도 합니다.


📽 OTT와 영화계의 관계

뉴스를 보다보면 넷플릭스를 중심으로 한 OTT와 기존 영화계가 앙숙처럼 비춰집니다. 같은 파이를 두고 나눠먹으려고 하니 으르렁댈 수밖에 없는 운명인지도 모르죠. 특히 전통적인 영화 관람 시스템의 대표주자 '극장가'는 OTT에 특히 적대적입니다. 그래서 극장에서 상영하지 않는 작품을 시상식에 올리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죠. 

 

⚔ 칸 영화제와 넷플릭스의 갈등

본격적인 갈등은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해 봉준호 감독의 <옥자>와 노아 바움백 감독의 <더 마이어로위츠 스토리스>가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오르면서 넷플릭스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보도가 쏟아졌습니다. 하지만 이에 관한 반발은 바로 다음해에 나타나게 됩니다. 

프랑스극장협회(FNCF)는 두 작품이 경쟁부문에 진출한 것에 관해 반대성명을 발표했습니다. 협회 측은 ″극장 개봉을 하지 않는 넷플릭스 작품이 극장 상영을 원칙으로 하는 칸 영화제에 진출하는 것은 위법”이라고 주장했고, 2018년 경쟁부문부터 넷플릭스 영화가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프랑스 법에는 ‘영화관에서 상영된 작품은 3년간 스트리밍 서비스를 할 수 없다’는 규정이 있는데 협회는 이 조항을 들어 불법이라고 말한 것이죠.(관련 기사 링크)

 

⚖ 은연 중에 넷플릭스를 멀리하는 미국 아카데미

영화제들은 기본적으로 OTT에서 개봉한 작품에 대해 거부감 아닌 거부감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다가 2018년 큰 변화를 맞이합니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로마>가 제75회 베니스 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받게 됩니다(관련 기사). 세계 3대 영화제로 불리는 베니스 영화제에서 OTT 출신 작품에 문을 연 사실만으로도 많은 영화인들이 관심을 가졌죠.

많은 언론에서는 이 기세로 미국 아카데미 수상식에서 오스카를 거머쥘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됐죠. <로마>는  그해 아카데미에서 작품상, 각본상, 외국어 영화상 등 10개 부문에 최다 노미네이트 됐습니다. 그리고 외국어영화상, 감독상, 촬영상을 받았죠. 하지만 최우수 작품상은 <그린북>에게 돌아갔습니다. 주제와 소재에 있어 보수적인 미국 영화계를 잘 반영한 결과였죠. 

2019년 작품을 평가한 제92회 시상식도 비슷한 상황이 이어졌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수상합니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아이리시맨>도 유력한 후보였지만, 탈락의 고배를 마셨습니다. 두 작품 중 어느 영화가 더 낫다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한 작품입니다. 다만, 심사위원들이 최우수 작품상을 고르는데 있어 기존 영화계와 OTT 작품 사이에 어떤 영화에게 수상의 영예를 돌려야 할까라는 고민이 깔려 있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한 작품씩 후보로 올라갔던 지난 시상식과 달리 제93회 시상식에서는 <맹크>와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 두 작품이 올랐습니다. 그 외 시상 분야에서도 많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이 후보에 올랐죠. 과연 얼마나 수상할 수 있을까요?


🍉 후보작 겉핥기

맹크(Mank)

<맹크>에 출연한 아만다 사이프리드와 게리 올드만 / 이하 출처 : 넷플릭스 공식 홈페이지 
<맹크>에 출연한 아만다 사이프리드와 게리 올드만 / 이하 출처 : 넷플릭스 공식 홈페이지 

 

🔎 <맹크>에 관한 소소한 관람 후기

  • 데이빗 핀처가 왜 흑백을 고집했는지 알 수 있는 작품
  • <시민 케인>을 알아도 좋고, 잘 모르고 봐도 무방함
  • '영화는 타협의 예술'이라고 말하는 감독(실제 핀처 감독은 각본을 쓰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또한, 이 작품의 시나리오는 핀처의 아버지가 생전에 유일하게 남긴 글이다) - 1930년대와 1940년대의 타협, 맹크 스스로의 타협, 맹크와 맹크의 은인들간의 타협
  • 영화 <대부>, 핀처 감독이 연출한 <소셜 네트워크>와 비슷한 구조적 특징을 보임
  • 개인적으로 게리 올드만 연기만큼 아만다 사이프리드의 연기가 눈에 띄었음
  • 누구나 양보해야 하는 부분과 타협할 수 없는 부분이 공존하죠

 

 

<트라이얼 오브 시카고 7(The Trial of the Chicago 7)>

영화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 스틸컷
영화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 스틸컷

 

🔎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에 관한 소소한 관람 후기

  •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1968년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장 '옆'에서 벌어진 시위를 중심으로 전개 - 1968년 민주당 유력 대선 후보였던 로버트 케네디가 저격으로 사망하고, 다음해 마틴 루터 킹 목사가 극우파 백인의 총격으로 사망하는 등 정치적으로 굉장히 혼란했던 시기입니다 
  • 기본적으로 재판이 영화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 베트남 전쟁을 반대하던 젊은이들이 1968년 민주당 전당대회장 주변에서 시위를 하다가 경찰과 충돌, 진압과정에서 수백명이 중상을 입고, 8명이 폭동 음모죄로 기소됩니다
  • 함께 보면 좋을 작품 - 이전 보고서에서 추천해드린 <로버트, 우리가 사랑한 케네디(Bobby Kennedy for President)>를 보면 당대 상황에 관해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겁니다
  • 검사도, 변호인도, 재판을 받는 피고인 모두 각자의 할 일을 성실히 수행합니다. 물론 판사도 열심히 일하죠. 이미 재판 결과를 상정하고서 말이죠
  • 재판 과정이 재밌습니다. 답답하지만 울림이 있는 작품이죠. 아론 소킨 감독이 영화를 참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 어떤 작품은 보는게 아니라 느끼도록, 체험하도록 만들어집니다

 

 

<힐빌리의 노래(Hillbilly Elegy)>

영화 <힐빌리의 노래> 스틸컷
영화 <힐빌리의 노래> 스틸컷

 

🔎 <힐빌리의 노래>에 관한 소소한 관람 후기

  • 한 세대의 삶은 그 세대에만 국한된걸까? 아니면 이어지는 것일까에 대한 론 하워드 감독의 대답
  • 동명의 원작 회고록 저자인 J.D 밴스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
  • 원작 소설 제목 <힐빌리의 노래 - 위기에 처한 가족과 문화에 대한 회고록(Hillbilly Elegy: A Memoir of a Family and Culture in Crisis)>
  • 과거 영광의 시기, 미국을 대표했지만 이제는 낙후된 '러스트 벨트' 출신의 이야기. 2016년 원작 책이 출시될 당시 러스트 벨트 백인 유권자들을 자극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 인해 관련된 이 책 역시 인기를 끌었습니다
  • 에이미 아담스와 글렌 클로스의 모습에서 우리네 어머니의 모습이 떠오르는 건 우연은 아니겠지요
  • 누군가의 영광은 또다른 누군가의 상처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게 하는 작품

 


🥗 후보작에 오른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들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작에 오른 넷플릭스 작품들 / 출처 : 넷플릭스 공식 홈페이지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작에 오른 넷플릭스 작품들 / 출처 : 넷플릭스 공식 홈페이지

 

(왼쪽 상단부터 순서대로)

<뉴스 오브 더 월드>,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화이트 타이거>, <오버 더 문>

<Da 5 블러드>, <유로비전 콘테스트 : 파이어 사가 스토리>, <자기 앞의 생>, <미드나이트 스카이>

<혹시 내게 무슨 일이 생기면>, <크립 캠프 : 장애는 없다>, <엠마>, <러브송 포 라타샤>

 

그리고 <나의 문어 선생님

일전에 2020년 추천 작품에서 소개했던 <나의 문어 선생님>도 장편 다큐 영화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영화 <나의 문어 선생님> 스틸컷
영화 <나의 문어 선생님> 스틸컷

🥇<미나리>는 상을 받을 수 있을까?

데이빗과 할머니가 미나리를 심는 장면 / 출처 : 영화 <미나리>
데이빗과 할머니가 미나리를 심는 장면 / 출처 : 영화 <미나리>

 

개봉하고 한참이 지나서야 극장에서 <미나리>를 봤습니다. 이동진 평론가가 말했던 「미나리라는 단어가 흡사 간절한 기도문처럼 들린다」라는 부분이 와닿았습니다. 

'이민자의 삶', '치열하게 살아가는 가족 영화'라는 인상과 달리 감독의 이름만큼이나 철학적, 종교적 의미를 담은 작품이라고 느껴졌습니다. 순자 역할을 맡았던 윤여정 배우의 연기는 마치 가정을 지키는 삼신자의 삶', '치열하게 살아가는 가족 영화'라는 인상과 달리 감독의 이름만큼이나 철학적, 종교적 의미를 담은 작품이라고 느껴졌습니다. 순자 역할을 맡았던 윤여정 배우의 연기는 마치 가정을 지키는 삼신할미나 조왕신을 보는 듯한 느낌을, 폴을 연기한 윌 패튼은 기독교를 기반으로 한 아칸소의 수호령과 같이 보였습니다.

개인적인 감상평은 이쯤 해두고 영화 <미나리>가 지난해 <기생충>처럼 오스카를 거머질 수 있을까요? 최우수 작품상은 모르겠지만, 미국 배우 조합상과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윤여정 배우는 아카데미에서도 상을 받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측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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