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구독자님, 안녕하세요. 오즈의 지식토킹이에요. 지난 6월 3일, 영국 경쟁시장청(CMA)[1]이 Google에 전례 없는 명령을 내렸어요. 퍼블리셔가 AI 검색 기능에서 자신의 콘텐츠가 사용되는 걸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법적으로 보장하라는 거예요. CMA 스스로 "세계 최초(world first)"라고 명명한, 구속력 있는 조치예요.
"왜 영국 규제 이야기를 한국 뉴스레터에서 다루냐고요?"
이 규제가 겨냥하는 문제는 AI가 콘텐츠를 요약해서 보여주고, 원본 클릭은 사라지는 구조가 한국의 언론사, 블로거, 콘텐츠 크리에이터도 지금 똑같이 겪고 있는 현실이거든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영국은 법으로 보호막을 세웠는데 한국엔 아직 그 보호막이 없어요.
얼마전, 뉴스레터에서 다뤘던 Google I/E 2026에서 발표된 검색 업데이트가 가져온 변화에 가장 발빠르게 대응한 것은 영국이였고 이것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 싶었어요. 참고로 국내는 네이버라는 트레픽 소스가 별도로 존재하기에 어떻게 보면 이 충격에서 다소 피해간 게 있어요.
🔍 영국이 Google에 내린 '세계 최초'의 명령
영국 CMA가 발표한 행위 요건(conduct requirements)의 핵심은 세 가지예요.
첫째, AI 검색 옵트아웃[2] 권리 보장이에요. 퍼블리셔는 자신의 콘텐츠가 AI Overviews[3], AI Mode 등 Google의 AI 검색 기능에 사용되는 걸 거부할 수 있어요. 중요한 건, 옵트아웃하더라도 일반 검색 순위에는 불이익이 없다는 점이에요. 이전까지는 AI 기능을 거부하려면 Google 검색 전체에서 빠져야 했어요. 사실상 선택지가 없었던 거죠.
둘째, AI 학습 거부권이에요. 퍼블리셔는 Google이 자사 AI 모델의 파인튜닝[4]에 콘텐츠를 사용하는 것도 막을 수 있어요. Gemini, Vertex AI 등 Google의 AI 제품군 전체가 대상이에요.
셋째, 명확한 출처 표기 의무예요. AI가 생성한 검색 결과에 원본 콘텐츠의 출처를 명확한 링크로 표시해야 해요. "어디서 가져온 정보인지"를 사용자가 바로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거예요.
이 규제의 법적 근거는 2024년 5월에 제정된 디지털시장경쟁소비자법(DMCCA)[5]이에요. 영국 내 검색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Google의 시장 지배력이 출발점이에요. 영국은 2025년 1월 Google 조사 개시, 같은 해 10월 '전략적 시장 지위(SMS)' 지정, 그리고 2026년 6월 구속력 있는 행위 요건 발령까지, 18개월 만에 세계 최초의 AI 검색 규제 프레임워크를 완성한 거예요. Google은 9개월 내에 모든 요건을 이행해야 하고, CMA는 핵심 사항은 그보다 훨씬 이른 시일 내에 완료되길 기대한다고 밝혔어요.

Google도 이미 영국 내 일부 웹사이트 소유자를 대상으로 Search Console에 새로운 토글 기능을 배포하기 시작했고, 테스트 후 글로벌 확대를 계획하고 있어요. 즉, 이 규제는 영국에서 시작되지만 전 세계 콘텐츠 생산자에게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요.
📊 숫자가 말해주는 콘텐츠의 위기
영국이 이렇게 빠르게 움직인 이유는, 숫자를 보면 바로 이해가 돼요.
Chartbeat가 전 세계 2,500개 이상의 뉴스 사이트를 추적한 결과, 2025년 한 해 동안 Google 검색에서 퍼블리셔로 유입되는 트래픽이 33% 감소했어요. 미국은 38%, 유럽은 17%가 줄었어요. CNN은 27~38%, Business Insider는 55%, Forbes와 HuffPost는 각각 약 50%의 트래픽을 잃었어요.
원인은 분명해요. Google이 검색 결과 최상단에 AI 생성 요약(AI Overviews)을 배치하면서, 사용자가 원본 기사를 클릭할 이유가 사라진 거예요. Ahrefs가 2026년 2월에 30만 개 키워드를 분석한 결과, AI Overviews가 표시된 키워드에서 1위 페이지의 클릭률(CTR)[6]은 58% 감소했어요. 2025년 4월에 측정한 34.5% 감소에서 불과 10개월 만에 거의 두 배로 악화된 거예요. Pew Research의 조사는 더 직접적인데요. AI Overview가 뜨는 검색에서 링크를 클릭하는 사용자는 8%에 불과했어요. AI Overview가 없을 때(15%)와 비교하면 거의 절반이에요.
이건 뉴스 산업만의 문제가 아니에요. 교육 플랫폼 Chegg는 AI Overviews가 학습 질문에 직접 답하기 시작하면서, 비가입자 트래픽이 2024년 1월부터 2025년 1월 사이에 49% 감소했어요. 영국의 한 라이프스타일 퍼블리셔는 '벌레 퇴치법'이라는 인기 검색어에서 CTR이 5.1%에서 0.6%로 떨어졌다고 보고했어요. 검색 순위는 그대로인데 클릭만 사라진 거예요. 이래서 Google이 자발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길 기대하기 어려웠어요. 실제로 Google은 이전에 퍼블리셔 옵트아웃 기능을 거부한 적이 있어요. AI 검색이 "수익화를 위한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이유였어요.
여기서 퍼블리셔들이 직면하는 딜레마가 있어요. 옵트인하면 콘텐츠가 AI 요약의 재료로 무료 소비되면서 클릭은 줄어들어요. 옵트아웃하면 AI 검색에서 완전히 사라져 노출 자체가 0이 돼요. 어느 쪽을 선택해도 손해인 구조예요. 이걸 '홉슨의 선택'[7]이라고 불러요. 실질적으로 선택지가 하나뿐인 상황이에요.
영국 CMA가 한 일은 이 이중 구속을 깨는 세 번째 선택지를 만든 거예요. "AI 검색에서는 빠지되, 일반 검색 순위는 유지한다." 이 한 줄이 퍼블리셔에게 처음으로 실질적인 협상력을 만들어줬어요.
그런데 여기엔 더 큰 구조적 아이러니가 있어요. Google의 검색 광고 매출은 2026년 1분기에만 500억 달러를 넘겼어요. 이 매출의 원천은 사용자가 검색하고, 웹사이트를 방문하고, 광고를 보는 순환 구조예요. 그런데 AI Overviews는 이 순환의 핵심인 '웹사이트 방문'을 체계적으로 줄이고 있어요. 자기 사업의 원료를 자기가 고갈시키는 셈이에요.
🇰🇷 한국은 지금 어디에 서 있나
그렇다면 한국은 어떨까요?
한국도 같은 구조적 충격 안에 있어요. 오픈서베이의 'AI 검색 트렌드 리포트 2026'에 따르면, 네이버 이용률은 85.3%에서 81.6%로 하락했고, ChatGPT 이용 경험률은 54.5%로 처음 과반을 넘겼어요. 구글 Gemini도 9.5%에서 28.9%로 약 3배 성장했고요.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는 AI 요약으로 인한 언론사 트래픽 감소가 최대 40%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어요. 한국 검색 시장에서도 '검색'에서 '답변'으로의 전환이 이미 시작된 거예요.
한국 정부도 손을 놓고 있는 건 아니에요. 2026년 1월 AI 기본법이 시행됐고, 2월에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저작권위원회가 '생성형 AI의 저작물 학습에 대한 공정이용 안내서'를 발간했어요. "AI가 뉴스 기사 전체를 학습해서 요약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 원칙적으로 공정이용이 아니다"라는 해석을 내놓은 거예요. 한국신문협회도 네이버가 하이퍼클로바에 뉴스를 무단 활용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한 상태예요. 움직임은 있어요. 문제는 속도와 구속력이에요.
하지만 영국의 조치와 비교하면, 결정적인 차이가 보여요.
영국 CMA의 규제는 구속력 있는 법적 의무예요. Google이 이행하지 않으면 제재가 따라요. 반면 한국의 공정이용 안내서는 참고자료예요. 유권해석도 아니고, 법적 강제력도 없어요. AI 기본법도 AI 투명성 확보와 고영향 AI 관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 AI 검색이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요약해서 소비하는 구조 자체에 대한 규제는 담고 있지 않아요.
규모를 가늠해보면 이래요. 2025년 10월 국회 세미나에서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생성형 AI가 지상파 3사 뉴스 콘텐츠 학습에 지불해야 할 저작권 가치가 연간 877억 원으로 추산됐어요. 이건 지상파 3사만 계산한 숫자예요. 종합일간지, 경제지, 전문매체, 그리고 개인 크리에이터까지 포함하면 규모는 훨씬 커져요.
그리고 이 문제는 대형 언론사만의 이야기가 아니에요. 블로그 운영자, 유튜브 크리에이터, 뉴스레터 발행자 등... 검색 유입에 의존하는 모든 콘텐츠 생산자가 영향권에 있어요. 영국은 이들 전체를 보호 대상에 포함시켰어요. 한국에선 아직 대형 언론사와 플랫폼 사이의 분쟁으로만 프레이밍되고 있는 게 아쉬운 지점이에요.
정리하면 이런 그림이에요. 영국은 "콘텐츠 제공자가 AI 검색에서 자기 콘텐츠의 사용 여부를 결정할 권리"를 법으로 보장했어요. 한국에서 그런 권리는 아직 법적으로 존재하지 않아요. 안내서와 제소는 시작이지만,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을 실질적으로 보호하는 구속력 있는 장치는 공백인 상태예요.
오스왈드의 시선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이 규제의 본질이 '보호'가 아니라 '콘텐츠에 가격표를 붙이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고 봐요. GTM 전략을 수립하면서 반복적으로 관찰한 패턴이 있어요. 플랫폼이 공급자의 콘텐츠를 무료로 소비하는 구조가 고착되면, 공급자의 협상력은 0에 수렴해요. 나중에 유료로 전환하는 건, 처음부터 유료 구조를 만드는 것보다 몇 배 더 어려워요.
CMA가 만든 옵트아웃 버튼은, 그 자체로는 보호막이 아니에요. 옵트아웃하면 AI 검색 트래픽이 0이 되니까요. 하지만 이 버튼의 진짜 기능은 협상 테이블을 만드는 것이에요. "옵트아웃할 수 있다"는 선택지가 존재하는 순간, 퍼블리셔는 "콘텐츠를 쓰려면 조건을 이야기하자"고 말할 수 있게 돼요. 실제로 CMA도 이 규제의 목적을 "퍼블리셔가 콘텐츠 거래를 협상할 수 있는 더 강한 위치에 서게 하는 것"이라고 명시했어요.
한국 콘텐츠 생산자들에게 지금 필요한 건, 안내서가 아니라 이런 구조적 협상력이에요. 영국이 18개월 만에 구속력 있는 프레임워크를 완성한 속도를 보면, 한국 정부의 대응이 이 속도를 따라잡지 못할수록 한국의 콘텐츠 생산자들은 협상 카드 없이 플랫폼의 조건을 그대로 수용해야 하는 시간이 길어져요.
한국은 현재 네이버가 선제적으로 네이버 메이트라는 자체적인 자생방안을 내놓았어요. 인공지능 검색결과에 인용이 될 수록 돈으로 보상을 해주겠다는 거에요. 이것도 세계적으로 보면 엄청나게 빠르고 혁신적인 결정이에요. 왜 주목 못 받는지 의아할 정도.
물론 옵트아웃 권리만으로 모든 게 해결되진 않아요. AI가 콘텐츠를 패러프레이징해서 사용하면 원본 추적이 어렵고, 규제의 실효성은 감시 체계에 달려 있어요. CMA도 이번 조치를 "시작"이라고 표현했고요. 하지만 시작이라도 한 나라와 시작조차 못 한 나라의 차이는, 시간이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어요.
마치며
정리해볼게요.
하나, 영국 CMA가 Google에 AI 검색 콘텐츠 옵트아웃을 법적으로 의무화한 건 세계 최초의 구속력 있는 조치예요. 둘, AI Overviews로 글로벌 퍼블리셔 트래픽이 33% 감소한 건 저작권 분쟁이 아니라 콘텐츠 생태계의 생존 구조 문제예요. 셋, 한국은 첫 발은 뗐지만, 구속력 있는 보호 장치는 아직 공백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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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더 읽기
핵심 출처
- UK Competition and Markets Authority, "CMA secures fairer deal for publishers and improves Google Search services in UK", 2026.6.3. : 오늘 뉴스레터의 핵심 근거예요. 규제의 세 가지 축을 직접 확인할 수 있어요.
- Google, "New controls for website owners", 2026.6.3. : Google이 Search Console에 도입한 옵트아웃 토글의 구체적 내용을 다루고 있어요.
- Ahrefs, "AI Overviews CTR Impact Study", 2026.2. : AI Overviews가 1위 페이지 CTR을 58% 감소시켰다는 30만 개 키워드 분석 연구예요. 수치의 원출처가 궁금하면 여기서 확인하세요.
- Press Gazette & Chartbeat, "Global publisher Google traffic dropped by a third in 2025", 2026.1. : 2,500개 뉴스 사이트 기준 Google 검색 유입 33% 감소 데이터의 원출처예요.
배경 지식
- Kluwer Competition Law Blog, "AI Overviews Are Harming Competition, Letting Publishers Opt-out Won't Help", 2026.4.
- 문화체육관광부·한국저작권위원회, "생성형 인공지능의 저작물 학습에 대한 저작권법상 공정이용 안내서", 2026.2. : 한국 정부의 현재 입장을 확인할 수 있어요. 구속력은 없지만, 향후 판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문서예요.
- 오픈서베이, "AI 검색 트렌드 리포트 2026", 2026.1. : 한국 검색 시장의 AI 전환 데이터예요. 네이버 하락과 ChatGPT 부상을 숫자로 확인할 수 있어요.
각주
- [1] CMA (Competition and Markets Authority): 영국의 경쟁시장청이에요. 한국의 공정거래위원회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데, 2025년부터 디지털 시장의 대형 기술 기업을 직접 규제할 수 있는 새로운 권한을 갖게 됐어요.
- [2] 옵트아웃(Opt-out): 특정 서비스나 기능에서 자신의 콘텐츠나 데이터를 제외해달라고 요청하는 행위예요. 반대로 참여를 선택하는 건 옵트인(Opt-in)이라고 해요.
- [3] AI Overviews: Google이 2024년부터 검색 결과 최상단에 표시하는 AI 생성 요약이에요. 사용자의 질문에 대한 답을 AI가 여러 웹 콘텐츠를 종합해서 직접 보여주는 기능이에요.
- [4] 파인튜닝(Fine-tuning): 이미 학습된 AI 모델에 특정 분야의 데이터를 추가로 학습시키는 과정이에요. 범용 모델을 특정 용도에 맞게 정밀 조정하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돼요.
- [5] DMCCA (Digital Markets, Competition and Consumers Act 2024): 영국의 디지털시장경쟁소비자법이에요. 대형 기술 기업에 '전략적 시장 지위(SMS)'를 지정하고, 맞춤형 행위 규제를 부과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제공해요. EU의 디지털시장법(DMA)에 대응하는 영국판 규제 법률이에요.
- [6] CTR (Click-Through Rate): 검색 결과가 노출된 횟수 대비 실제로 클릭된 비율이에요. CTR이 낮다는 건, 검색 결과가 보이긴 하지만 사람들이 실제로 클릭하지 않는다는 뜻이에요.
- [7] 홉슨의 선택(Hobson's Choice): "이것을 가져가든지, 아무것도 가져가지 말든지"처럼 실질적으로 선택지가 하나뿐인 상황을 뜻하는 표현이에요. 17세기 영국의 마구간 주인 토마스 홉슨이 손님에게 문 앞의 말만 빌려주겠다고 한 데서 유래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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