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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bro Puentes 8월 모임 후기

"나무에게 말을 걸던 아이, 그리고 우리 안의 제재"

2026.09.03 | 조회 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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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Panama

"나무에게 말을 걸던 아이, 그리고 우리 안의 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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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마시티의 8월 마지막 토요일, Libro Puentes는 처음으로 카페와 와인바를 벗어나 도시 속을 함께 걸었습니다. 한-파 우정의 탑 앞에서 두 나라의 인연을 되새기고, Bio Museo의 색색깔 지붕 아래에서 이 땅의 자연과 역사를 눈에 담은 뒤, 식당에 둘러앉아 이번 달의 책을 펼쳤습니다.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참가자 대부분에게 이 책은 학창 시절 필독서 목록 어딘가에 꽂혀 있던 희미한 기억이었습니다. 동화 같았던 이야기, 나무와 대화하는 귀여운 소년 정도의 인상. 그런데 수십 년 만에 다시 펼친 페이지 위에는 전혀 다른 풍경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제제에게 쏟아지는 폭력은 충격적이었습니다. 훈계도 체벌도 아닌, 어른이 아이에게 가하는 날것의 폭력. 어릴 때 읽었을 때는 그저 "불쌍한 아이"로 스쳐 지나갔던 장면들이, 이제는 아이를 키워본 어른의 눈으로, 혹은 누군가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는 눈으로 읽히니 숨이 막혔습니다. 그 폭력 속에서 제제가 선택한 위로의 방법이 바로 라임 오렌지나무 "밍기뉴"와의 대화였습니다. 아무도 자신을 이해해주지 않는 세계에서, 말 못 하는 나무 한 그루가 가장 솔직한 친구가 되어주었던 것입니다. 어쩌면 어설프게 공감하려 애쓰는 사람보다, 조용히 곁에 있어주는 존재가 더 깊은 위로가 될 수 있다는 걸 제제는 이미 알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포르투가를 만납니다. 현실 세계에서 처음으로 제제를 진심으로 들어주고, 함께 시간을 보내주고, "친구"가 되어준 어른. 제제가 나무에게만 열던 마음을 사람에게 열기 시작한 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다리는 너무 짧았습니다. 포르투가는 철도 건널목 사고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고, 제제는 화해도, 제대로 된 작별 인사도 하지 못한 채 혼자 남겨집니다. 이 상실 이후 제제는 심하게 앓아눕고, 밍기뉴와도 더 이상 대화하지 않습니다. 기차가 그저 기차로, 나무가 그저 나무로 보이기 시작하면서 동심이 사라지는 그 장면 — 그것이 "철이 든다"는 것의 진짜 의미였을까요.

깊이 있는 토론까지 이어가지는 못했지만, 참가자들 사이에 조용한 공감이 흘렀습니다. 누구나 마음속에 섬세하고 외로운 아이 하나쯤은 품고 살고 있지 않을까. 그리고 그 아이에게 말을 걸어주는 나무 한 그루, 혹은 포르투가 같은 누군가가 필요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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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애님의 독후감

나의 라임 오랜지 나무는 청소년기에 학교에서 선정한 필독도서여서 한번 읽어본 적이 있다. 세월이 참 사람을 많이 바뀌게 하는 것 같다. 예전 읽을 때는 미처 알아채지 못했던 부분들이 눈에 띄었다. 무엇보다도 브라질에서의 오랜 이민생활이 이 책의 배경이 된 브라질의 문화를 잘 이해하게 되면서 이 책이 참 새롭게, 한번도 읽어본 적이 없었던 것처럼 다가왔다.

요즘 세대에는 절대로 이해할 수 없고 받아들일 수 없는, 범죄가 되는 아동학대.. 그저 훈계나 체벌을 넘어선 무시무시한 손찌검. 불행하게도 브라질 빈민층에서는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다. 아버지는 무직, 어머니가 공장에 다니면서 아이 5을 키우는 이런 가족형태는 브라질에서 쉽게 볼 수 있다. 큰 아이가 둘째를, 둘째가 셋째를..

제제는 무척이나 영특하고 섬세한 아이, 노란머리와 흰 피부를 가진 아이이니 거의 대부분이 까무잡잡한(포르투칼어로는 moreno, cafe com leite-라떼 라고 부른다) 그 가족안에서, 그 동네에서 얼마나 달랐을까.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는 그 어린세계를 맘껏 펼치고싶어 선택한 방법이 나무 한 그루와의 대화.

그렇지.. 어쩔 땐 괜한 어줍잖게 동감해주려 애쓰는 말할 줄 아는 사람친구보다 아무말 못하는 미생물과의 대화가 나를 더 솔직하게 내보일 수도 있겠다..

그러다가 만난 포르투가..이 단어 Portuga는 브라질사람들 사이에서 친한 친구들 사이에서 장난할 때만 쓰는 말이다. 공식적으로는 안 쓰는 게 좋다. 어른이지만 유일하게 제제를 이해했던 친구..

한국에서는 어려운 일이겠지만 브라질에서는 어른과 아이, 노년과 소년이 '친구amigo' 또는 이름을 부르면서 친구가 될 수 있다. 나에게도 70이 넘은 친한 할머니친구가 있다. 절대로 할머니 대접 안 해 준다 ㅎㅎ

달리는 자동차뒤에 매달리는 장난도 실제로 있는 일이고 고속도로를 가로질러 건너는 일도 쉽게 볼 수 있고 어린아이들이 아무 뜻도 모르면서 선정적인 노래나 춤을 추는 것도 흔한 일이다. 음.. 브라질 생활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이 책을 얼마만큼 이해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책이 우리의 견식을 넓혀준다는 말에 의문을 품게됬다. 얼마나 주관적으로 작가의 의도를 독자는 이해하고 또 왜곡할까. 타인의 말을 나는 얼마만큼 잘 이해할까. 결국 이해라는 것은 내가 알고 있는 한도내에서만 이루어지니까.. 파나마가 일년내내 30도를 윗도는 여름이라고 말해도 아직 나에게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다. 언제 추워요? 이해를 못하는 거지.. 이러한 나도 영하20도라는 말이 춥겠다.. 라고만 생각하는거지 그게 어떤 추위인지는 체감을 못하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이곳저곳을 여행하면서 다른 세계를 직접 경험하는 것이 나와의 다름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요소임을 깨닫게 됬다.

그런 관점에서 포르투카는 제제와 비슷한 성향의 사람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평범하지 않았고 그래서 외로웠던 제제를 포르투카는 이해했던 것이다.

친구를 잃으면서 제제도 철이 든다. 이별을 심하게 앓고 하지만 그 아픔을 아무에게도 털어놓지 못한다. 악마가 시키는 장난도 안 하게되고 그렇게 성숙해지는거겠지. 기차가 기차로 나무가 나무로 보이면서 동심이 없어지는건가?

제제를 둘러싼 아빠, 엄마, 누나, 형, 동생.. 참 나는 너무 실질적으로 그 인물들이 눈에 보이고 느껴졌다. 그리고 제제같은 아이, 누구나 마음속에 섬세하고 외로운 아이 하나쯤은 품고 살지 않을까, .. 라는 생각을 한다

9월, 또 하나의 조용한 저항 — 한강 《채식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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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제는 나무에게 말을 걸었고, 포르투가의 죽음 앞에서 침묵했습니다. 9월에 만날 영혜는 어느 날 고기를 거부하는 것으로 자신의 언어를 시작합니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설명이 아닌 거부로, 세상에 조용히 질문을 던지는 사람. 방식은 다르지만 제제와 영혜 사이에는 묘한 공명이 있습니다. 사회가 요구하는 모습대로 살지 않겠다는 선택, 그리고 그 선택이 가족과 주변을 흔들어놓는 파장.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가 "이해받지 못하는 아이"의 이야기였다면, 《채식주의자》는 "이해받지 못하는 어른"의 이야기입니다. 2024년 노벨문학상, 인터내셔널 부커상 수상작인 이 소설을 통해 한강 특유의 아름답고 불편한 문체를 함께 경험해 봅시다.

 

  • 일시: 2026년 9월 11일 (금) 저녁 7시 
  • 선정 도서: 한강 《채식주의자》 / La vegetariana 
  • 구매 안내: 한국어 전자책 — 교보문고, YES24, 리디북스 / 스페인어 전자책 — Amazon Kindle España, Casa del Libro, Kobo 
  • 장소: 추후 공지 
  • 참가 문의: WhatsApp 6104‑1004

다 읽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한 챕터만 읽어도, 한 문장만 마음에 남아도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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