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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1일 뉴스레터 발송 관련

김형의 스피치 상담소

5화: 내 목소리는 왜 답답하게 '먹는 소리'일까?

이런 분들, ‘이 감각’이 남들보다 더 예민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2025.08.05 | 조회 37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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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의 스피치 상담소

여러분의 말하기 고민, 김형이 직접 듣고 명쾌한 해답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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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스피치 코치 김형입니다.

오늘 사연은 제가 참여하고 있는 커뮤니티(HOC)의 한 멤버에게 받은 실제 질문을 소개하며 이야기를 풀어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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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랑또랑한 목소리를 내고 싶은데요… 자꾸 목소리를 삼키는 것처럼 들려요."

현장에서는 실제로 이런 고민하시는 분들 정말 많이 마주합니다. 혹시 '나만 겪는 문제인가?' 생각하셨다면 오늘 뉴스레터를 꼭 읽어 보세요. 놀랍지만, 이런 발성 문제는 단순한 습관이 아니라 '뇌와 감각의 상호작용' 과도 관련이 있을 수 있습니다.


원인은 의외로 '뇌의 오작동'에 있다?

그래서 먼저 이런 질문을 드려봤습니다.

"혹시… 청각이 남들보다 조금 더 예민한 편 아니세요?"

정확히 맞혔다는 반응이 돌아왔어요. 놀랍게도 이런 '먹는 목소리'를 가진 분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바로 '청각이 예민하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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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럴까요? 과학적으로 설명해 드릴게요.

우리 뇌는 말을 할 때, 자신의 목소리가 어떻게 들릴지 미리 예측하고 대비하는 정교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요. 그런데 이 시스템에 작은 오류가 생기면 문제가 시작됩니다.

① 뇌의 예측 실패

말을 하려고 하면, 뇌는 청각 시스템(청각 피질)에 "곧 내가 말할 거니까 놀라지 마, 볼륨 좀 줄여!"라는 신호를 보냅니다. 그런데 이 예측 신호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내 목소리가 마치 외부에서 갑자기 들리는 낯선 소리처럼, 예상보다 훨씬 크고 거슬리게 들리게 됩니다.

② 예민한 청각의 증폭

특히 청각 피질이 소리의 미세한 차이를 잘 처리하도록 발달한 사람, 즉 '귀가 예민한' 사람일수록 이 왜곡된 소리를 더 불쾌하게 받아들입니다. 뇌는 이 소리를 '소음' 또는 '공격'으로 인식하게 되죠.

③ 비효율적인 방어기제 작동

이때 작동하는 대표적인 방어 반응이 바로 후두를 조이고 혀를 뒤로 당기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공명 공간이 좁아지고, 소리가 밖으로 뻗지 못하고 안에서 웅얼거리는 듯한 '먹는 소리'가 납니다

 

결론적으로 이건 자신감 부족의 문제 뿐만 아니라, 나를 보호하기 위한, 뇌와 몸의 정교하지만 잘못된 협업도 있었던 거예요.


해결법: 뇌와 몸의 감각을 재설정하는 3단계

이제, 이 잘못된 연결고리를 끊고 새로운 회로를 만들어 줄 시간입니다. 핵심은 '내 목소리는 안전하다'고 뇌와 몸을 다시 학습시키는 것입니다.

 

1단계: 하품과 한숨으로 목의 긴장부터 풀기

몸의 방어 반응을 해제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물리적으로 긴장을 이완시키는 것입니다.

  1. 입을 아주 크게 벌려 시원하게 하품을 해보세요.
  2. 그런 다음 입을 벌린 채 "하아~" 하고 길고 편안한 한숨을 소리와 함께 뱉어내세요.

이 동작은 후두(목소리 상자)를 자연스럽게 아래로 내려주고, 목소리가 나올 길을 넓혀 줍니다.

 

2단계: ‘혀’를 앞쪽에 주차하기

목소리가 안으로 먹히는 가장 큰 물리적 원인인 '뒤로 빠진 혀'를 제자리로 돌려놓아야 합니다.

  1. 혀끝을 아랫니 바로 뒤쪽 잇몸에 살짝 대고 고정해 보세요.
  2. 이 자세는 혀가 기도를 막는 것을 방지하고, 목소리가 앞으로 나아갈 통로를 확보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3단계: ‘소리’ 대신 ‘진동’으로 느끼기 (★가장 중요!)

뇌의 잘못된 경보 시스템을 초기화하는 핵심 단계입니다.

  1. 입을 가볍게 다물고 '음~~~' 하는 허밍을 해 보세요.
  2. 이때, 내 목소리를 귀로 평가하려 하지 마세요. 대신 모든 신경을 코끝, 입술, 턱 주변이 기분 좋게 울리는 '진동' 감각에 집중해 보세요.

이 부드러운 진동은 뇌에 '이건 공격적인 소음이 아니라 안전하고 편안한 자극이야'라는 새로운 정보를 입력시킵니다. 이 반복이 쌓이면, 뇌는 더 이상 내 목소리에 과민하게 반응하지 않게 되고, 몸은 자연스럽게 긴장을 풀게 됩니다.

 


오늘의 마무리

‘먹는 소리’는 예민한 나를 지키기 위한 뇌의 정교한 방어 반응이었습니다.

그 시작은 나를 이해하고, 나에게 맞는 새로운 회로를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오늘부터 단 1분이라도 ‘허밍’을 해 보세요. '내 목소리'를 듣고 판단하기보다, '내 몸이 편안하게 울리는 감각'을 느껴보는 연습. 이것이야말로 진짜 또랑또랑한 목소리를 되찾는 가장 과학적이고 따뜻한 출발점입니다.

<김형의 스피치 상담소>는 여러분의 목소리를 기다립니다.

말하기, 목소리, 전달력, 표현력 등 말과 관련된 어떤 고민이든 좋습니다.

지금 고민을 남겨 주세요.

✔️ 사연 보낼 곳: blu@pary.kr

 


참고문헌

  • Perkell, J. S., & Zandipour, M. (2002). Economy of effort in speech production is based on efficiency of performance. Journal of Phonetics, 30(4), 499–511.
  • Shergill, S. S., White, T. P., Joyce, D. W., Bays, P. M., Wolpert, D. M., & Frith, C. D. (2014). Functional magnetic resonance imaging of impaired sensory prediction in schizophrenia. JAMA Psychiatry, 71(1), 28–35.
  • Zatorre, R. J., & Belin, P. (2001). Spectral and temporal processing in human auditory cortex. Cerebral Cortex, 11(10), 946–953.

 

더 읽어보면 좋은 자료

  • Behrman, A. (2006). Facilitating vocal resonance. Journal of Voice, 20(2), 241–257.
  • Van Houtte, E., Van Lierde, K., & Claeys, S. (2011). The prevalence and characteristics of voice disorders in teachers. European Archives of Oto-Rhino-Laryngology, 268(1), 123–129.
  • Jones, J. A., & Striemer, C. L. (2019). The relationship between auditory processing, attention, and voice. In The Oxford Handbook of Voice Perception. Oxford University Press.

 

앞으로 매주 목요일 20시에 발행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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