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제 79주년 광복절입니다!
누군가의 소중한 희생을 기려보아요.
Thu
온다 / 따라가 도레미
주민 / 다시 정주행한 애니메이션, 네 번째
- 따라가 도레미
안녕하세요, 온다입니다!
드디어 한국에 들어왔어요. 542일만입니다. 공항 자동문이 열리자마자 저를 맞이하는 후덥지근하고 축축한 공기에 ‘아…다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이 잠깐 머리를 스쳤지만, 한국의 편리함을 마음껏 누리며 여름을 보내고 있습니다. 여덟 시만 되면 어두워지는 하늘(유럽은 열 시까지 밝았습니다), 따로 추가하지 않아도 세 가지 이상은 기본으로 펼쳐지는 식당의 반찬과 언제든 리필 가능한 물, 새벽에 주문해도 당일 저녁에 도착하는 택배 같은 것들에 새삼스럽게 감탄하면서요.
그렇다면 집에 도착한 제가 가장 먼저 달려간 곳은 어디였을까요? 바로! 집 앞 코인 노래방이었답니다. 하하 조금 웃기죠? 몇 시간의 비행 끝에 달려간 곳이 누군가를 만나러 간 것도, 한식을 먹으러 간 것도 아닌 고작 노래방이라니. 심지어 혼자서 말이에요. 하지만 저는 정말 그리웠거든요! 유럽엔 코인 노래방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고, 그나마 있는 가라오케마저 값이 아주 비쌌어요. 천원으로 최대 30분, 적어도 4곡은 부를 수 있는 나라에서 온 사람으로선 용납할 수 없는 시설과 가격대였다고요!
혼자 가는 코인 노래방, 줄여서 '혼코노'를 이렇게나 그리워했던 이유는 가장 큰 스트레스 해소구였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는 술 담배 같은 유흥을 즐기거나, 물건을 한가득 사거나, 또는 친구들을 자주 만나 스트레스를 풀기도 하던데. 셋 다 즐기지 않는 대신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고, 또 노래하는 것을 좋아하는 제게는 아주 딱 맞는 해소 방법이었거든요. 특히 성인이 되기 전엔 입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선택지가 적어서 더욱 소중했어요. 시간도 돈도 부족한 데다 큰 일탈은 즐기지 않았던 고등학생에게 숨통이 트이는 유일한 구멍이었을 거예요.
혼자 가게 되면 잘 모르는 노래라도 부끄러움 없이 마냥 불러볼 수 있어서 좋아요. 음악을 듣다 보면 불러보고 싶은 노래가 종종 생기기 마련인데, 적어두었다가 불러보는 거죠. 처음 불러도 내 것인 양 착 감기는 노래가 있는가 하면, 음색과 맞지 않다든가 생각보다 부르기가 어렵다든가 하는 노래들도 많거든요. 그런 경우엔 두 키를 내렸다, 한 키를 올리기도 했다가 하며 맞는 음정도 찾아보고요. 그래도 아니다 싶으면 히…하는 멎쩍은 웃음과 함께 ‘안되겠다’ 하며 미련 없이 보내줍니다. 이건 비밀 아닌 비밀이지만 혼코노를 즐길 때면 녹음해서 들어볼 때가 많아요. 들었을 때 자체 기준에서 합격점을 받은 노래들은 동아리 공연 후보곡에 올리거나, 다같이 함께 노래방에 갈 때 주로 선곡하고는 합니다. 추려진 노래들의 결을 보며 ‘나랑은 어떤 노래가 잘 어울리는구나’ 알아가게 되는 것도 재미있어요. 게다가 저는 혼자서도 기본 한 시간씩은 꽉꽉 채워 부르는 사람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혼자 가는 것을 선호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혼자서는 채워지지 않는, 함께 가는 것만의 매력이 있지만요!
그리고 이건 진짜 비밀인데… 혼자 즐길 때면, 옆 방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듣고 선곡할 때가 가끔 있습니다. “아 이건 내가 더 잘 부르겠다.” 따위의 허세일 때도, 정말 선곡할 곡이 없어서 고민하던 중에 고르게 될 때도 있어요. 조금 부끄러우니 구독자님만 알고 계셨으면 좋겠네요.
최근 2주 동안엔 그동안의 한을 풀 듯 못해도 다섯 번은 간 것 같아요. 그동안 자주 불렀던 노래들을 알려드리며 물러가도록 하겠습니다! 구독자님께서도 저처럼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 있으시다면 알려주세요~!
- 나도 모르게 10초 전을 누르게 되었다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지난 주에 소개해드렸던 송태섭 친구의 이야기는 어떠셨나요? 원래는 조명되지 않았던 꼬맹이의 이야기에 마음이 동하셨을까요? 시간이 되신다면 영화를 한 번 꼭 봐주세요.
이번에 소개할 작품에서는 제가 주인공을 참 좋아합니다. 로맨스 장르인데요. 보통 이런 장르는 주인공 주변에 매력적인 인물들에 대해 관심을 갖기 마련이죠. 하지만 이 작품은 보면 볼수록 주인공에게 마음을 주게 되어요. 그 작품은 바로 <오란고교 사교클럽>입니다.
오란고교 사교클럽은 일본의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고, 애니메이션으로도 연재가 되었던 작품입니다. 저는 아쉽게도 아직 만화책으로는 읽어보지 못했고 애니메이션만 많이 봤어요. 평범한 서민인 주인공은 어떠한 기회로 부자들만 다니는 학교인 오란 학원에 입학하는데요. 조용하게 공부를 할 수 있는 공간을 찾아 넓은 교내를 헤매다가 아무도 사용하지 않을 것 같은 교실에 들어갑니다. 그렇게 사교클럽 친구들과 만나게 되고, 어떤 일로 인해 클럽원이 된 뒤 다양한 사교활동(?)에 참여하게 됩니다.
이 작품을 여러분께 알려드리고 싶었던 건 이전의 작품들과는 이유가 조금 달라요. 전까지는 제가 좋아하는 등장인물과 그 이유에 대해 말했었죠. 이번 애니메이션도 역시 주인공의 성장을 다루고 있지만, 장르가 장르이니만큼 풀어내는 방식이 다릅니다. 하지만 여타 학원 로맨스와도 굉장히 다르다고 할 수 있는데요. 작품의 연출이 굉장히 특별하거든요. 제가 아무리 돌려봐도 질리지 않는 이유에 가장 큰 파이를 차지하죠.
첫 번째, 은유와 비유의 활용
주인공이 워낙 겉모습이나 말투가 수더분해서 그런가 클럽원들은 약간의 착오를 가집니다. 여자인 줄 모르는거죠. 1화에서 한명 한명이 그 사실을 알아챌 때 보여주는 연출이 재미있어요. 등장인물들은 모두 주인공이 여자냐, 남자냐를 직접 따지지 않습니다. 여자임을 알아차릴 만한 상황에 자연스럽게 한 명씩 알아차려요. 보통 무언가가 떠올랐을 때 전등이 켜지는 연출을 사용하고는 하죠. 여기서는 주인공이 여자임을 알아차릴 때마다 나란히 늘여진 5개의 전구가 하나씩 밝혀집니다. 메타포가 잘 쓰인 연출이라고 생각했어요.
그 밖에도 장미꽃, 잠긴 문, 호박, 캔버스 등 인물들의 성격이나 감정에 대해 사물에 빗대어 연출할 것이 정말 많습니다. 집중해서 보면서 하나씩 찾아보는 것도 이 작품을 보는 재미입니다.
두 번째, 미장센
건물 자체가 이쁜 것도 있지만 그런 건물에서 나오는 클리셰적인 이쁜 장면들을 잘 연출해줍니다. 이 건물의 이런 곳에서는 이런 각도로 사진을 찍을 법 하다 싶은 곳을 장면으로 보여주더라고요. 때로는 주인공들의 배경이 되기도 하고요. 그리고 어쩔 때는 이쁜 장소 그대로를 1초 정도 길게 보여주기도 한답니다.
1화에서 연못에 빠진 지갑을 찾는 장면, 14화에서 주인공이 지나가는 건물 통로를 멀리서 보여주는 장면이 지금 기억이 나네요. 미장센 때문에도 작품을 볼 때 한 장면 한 장면 집중해서 볼 수 밖에 없더라고요.
아름다운 장면과 다양한 메타포들이 이 작품을 감상할 때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을 합니다. 주인공이 다섯 명의 클럽부원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어가는지, 그 과정에서 어떤 식으로 장면들이 연출되는지 유심히 관찰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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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짱🌈 : 이 세상의 귀여운 모든 것들을 사랑합니다! 귀여움이 세상을 구한다!!
제토🧚 : 주로 갓생을 추구합니다. 밖으로 쏘다니는 외향 인간.
주민💎 : 언젠가는 모두가 알게 되겠죠, 고양이가 우주 최고입니다.
온다🫧 : 직업은 트래블러, 취미는 여유와 낭만 사이에서 유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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