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오면 또다시 추워진다고 해요.
부디 온갖 따뜻함을 곁에 두기를 바랍니다.
Thu
온다 / 승리를 손에 꽉 잡아 말아쥐어👊🏻
주민 / 나는 돼지의 뇌를 갖고 있지는 않은가
- 승리를 손에 꽉 잡아 말아쥐어👊🏻
한 주간 잘 지내셨나요? 온다입니다!
오늘 소개할 게임은 지난번보다 더 많은 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 모바일 게임이에요. 해당 게임들은 PC 버전으로 먼저 출시되었는데요. 그동안 제게 PC방은 1년에 딱 두 번-수강신청을 위해😂-가는 곳이었기도, 또 손안에 쏙 들어오는 게임의 방식이 좋았기도 해서 PC 대신 모바일로 플레이하게 되었어요.
먼저, 새내기 시절 친구들의 소개로 먼저 접하게 된 게임, 모바일 배틀그라운드입니다. 처음엔 여기저기 들려오는 총 소리와 다가오는 발소리에 깜짝깜짝 놀라며 총도 들지 못한 채 죽기 일수였어요. 그런데 잘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반복하다 보니 감을 잡게 되었습니다.
총기와 물품을 줍고, 지형에서 숨어가며, 다른 팀과 플레이어를 내가 죽기 전에 먼저 죽이기! 간단하죠?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첫 스텝은 파밍(무기와 물품을 줍는 것)입니다. 빨리 무기를 줍지 못하면 사방에서 날아오는 총알에 반격도 못 한 채 죽게 될 수도 있어요. 일반 모드에서는 총을 두 개까지(권총 제외) 들 수 있는데요. 저의 필승조합은 바로, 재장전이 빠르고 연발이 가능한 총 하나와, 안정성이 좋은 총 하나입니다. 안정성이 좋은 총에 6배율 렌즈를 장착하면 저처럼 스나이핑을 잘하지 못하는 사람도 안정적으로 원거리에서 총을 겨눌 수 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제가 소개하고 싶은건 일반 모드가 아닌 팀데스매치, 거점점령 등을 플레이할 수 있는 아레나 모드입니다. 한번 죽으면 끝이 나버리는 일반모드와 달리 아레나 모드는 계속해서 부활할 수 있거든요. 특히 거점점령 모드는 매치에 거점점령이라는 미션이 더해져 더욱 흥미진진하게 플레이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가장 좋아했던 건 할로윈 때 진행되었던 좀비모드인데요. 인간들은 좀비를 처리하고, 좀비들은 인간을 좀비로 만들어야 하는 모드입니다. 예전에 플레이했던 ‘버블파이터’의 좀비 버전이 생각나는…아주 스릴 있는 모드입니다. 마지막 3명의 생존자가 되거나, 내가 좀비킹일 때의 짜릿함은 이루 말할 수 없어요.
올해 초, 한 달 동안 꾸준히 플레이해 결국 에이스를 달성했습니다. 이후 아무런 게임을 하지 않다, 최근 새로운 게임으로 넘어왔는데요. 그 새로운 게임이 바로, '와일드 리프트'예요!
단순히 말하자면 LOL의 모바일 버전이라고 할 수 있죠. 저, 티원의 팬이잖아요. 게임을 보는 것도 즐겁지만 플레이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어요. 확실히 직접 게임을 해보니 게임 이해도도 훨씬 올라가더라고요. 무리해서 상대를 죽이기보다는 적당한 타이밍에 빠지는 게 중요한 것도 알게 되었고, 그래서 ‘점멸’*이 중요하구나! 하는 것도 체감하게 되었어요. 또, 킬 포인트를 많이 올리거나, 바론을 처리한다고 항상 승리로 이어지는 것이 아님을 느끼기도 했고요.
*점멸: 챔피언이 즉시 지정된 방향으로 순간 이동하는 스킬
**바론: 중립 몬스터로, 처치한 팀에게 강력한 버프를 걸어 게임을 유리하게 이끌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함. 실질적 게임의 승리와 연관이 있음.
다섯개의 역할(탑,정글,미드,원딜,서포터) 중에서도 플레이하기 전엔 우직하게 탑 라인을 지키는 탑을 잘할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실제로는 이곳저곳 옮겨 다닐 수 있는 ‘정글’에 적성이 있었어요. 서포터도 괜찮았고요. 다만 조금이나마 직접 공격하는 것을 선호해 정글이 더 취향이었어요. 어째 실제 스포츠에서도 항상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고는 하는데, 온라인에서도 유사한 역할을 맡게 되어 신기했습니다. 여전히 한타*에 약하고, 난이도가 높은 챔피언들은 잘 다루지 못하지만 ‘당신은 케리아가 아니고, 당신의 팀원들은 티원이 아닙니다.’라는 케리아의 말을 오히려 위안 삼아….게임을 이어 가고 있답니다.
*한타: 승패가 걸린 대규모 싸움
어쩌면 과격해 보일 수도 있는 이 게임들의 장점은 스트레스를 풀게 해준다! 인 것 같아요. 스포츠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요. 구독자님! 스트레스 해소가 필요하다면 함께 해보시지 않으실래요?
- 나는 돼지의 뇌를 갖고 있지는 않은가
안녕하세요, 주민입니다. 한 주 잘 보내셨을까요?
오늘 소개해드릴 영화는 <괴물>입니다. 작년 11월 29일에 국내 개봉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예요. 지난 11월 7일에 개봉 1주년을 기념하여 재개봉했습니다. 현재 관람 가능해요.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혹시 몰라 첫 문단에서 바로 말씀드립니다. 이 작품은 영화의 사건, 주인공, 연출, 편집 등을 정말 아무것도 모른 채로 보는 게 좋은 작품이에요. 혹시 아직 안 보셨는데 관람을 예정하고 있다면 오늘 저의 글은 나중에 다시 찾아와 주세요. 그리고 함께 나눠요.
당일에 영화를 보고 일기를 쓰면서 남겼던 짧은 후기를 캡처했습니다. 날짜를 찾아보니 올해 1월 7일에 친구와 함께 관람했었더라고요. 친구가 이건 꼭 봐야 한다고 저를 데리고 가줬어요. 지금 생각해보니 개봉하고 나서 한참 시간이 지난 뒤에 영화를 봤었네요. 국내에서만 50만 명이 관람했더라고요. 성적이 좋았던 작품이라 8주 뒤에도 관람이 가능했었던 것 같습니다. 이미 영화를 본 사람들이 모두 반드시 스포 없이 봐야 하는 영화라고 후기를 남겼길래 예고편조차 보지 않고 친구 따라 영화관에 갔습니다. '대체 무슨 내용이길래'라고 생각을 하면서요.
<괴물>은 제가 처음 본 예술 영화이자 미스터리 장르 영화예요. 그 전까지 예술 영화는 어쩌면 평생 따라잡지 못할 동경의 대상이었고, 미스터리 장르는 예고편이 참 사람 궁금하게 만든다는 감상 정도만 있었습니다. 장르조차 모르고 본 탓에 <괴물>은 관람 중이나 후나 충격이 꽤 컸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저는 '그래서 이거 언제 어떻게 끝나는거야?'라는 생각을 꽤 했습니다. 하나의 사건에 대해 총 3개의 시점으로 보여주고 있는 게 가장 큰 특징이죠. 시점마다 모든 걸 보여주지 않아요. 딱 그 시점의 주인이 보고 들은 것들만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 모든 시점들은 순행적 구성으로 흘러갑니다. 미나토의 엄마의 시점에서 이미 다 나온 사건을 담임 선생님과 미나토의 관점으로도 봐야 했어요. 그게 정말 답답했어요. 질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는데, 질문에 대한 단서가 굉장히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었어요. 힌트가 없는 퍼즐 같았습니다.
게다가 저는 지나간 장면에서 궁금했던 점을 잘 기억하지 못 하거든요. 그 와중에 성격도 급해서 시점이 바뀔 때마다 되감기를 하는 것 같아 정말 많이 답답해 했습니다. 빨리 생각해둔 의문과 연결되는 단서를 알려줬으면 좋겠는데, 사건의 시작부터 다시 봐야 하는 거예요. 그러면 의문만 안은 채 단서는 잊고, 또 다른 단서에 놀라고... 이런 답답함을 예술 영화의 특징이라고 해야 할까요, 미스터리 장르의 특징이라고 해야 할까요. (아니면 저의 부족함일까요.) '당최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 없다'는 면에서는 둘 모두의 특징이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사실 <괴물>이 미스터리 장르의 예술 영화였기 때문에 그 특징을 아주 효과적으로 연출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덕분에 저는 시점이 바뀌며 진실이 드러날 때마다 충격을 금치 않을 수 없었죠.
힘들었어요. 영화를 보면서 힘든 적은 없었는데요. 재미가 없거나 어려워서 힘든 거라면 그냥 자면 되거든요. 그런데 저는 분한 거예요. 미나토의 어머니의 시점에서 아주 온 마음을 다해 어머니에게 공감해서 화를 내고 다른 등장인물들을 미워했는데, 선생님과 미나토의 관점에서 그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알려주거든요. 그것도 단단히 틀렸다는 것을요. 영화를 보는 내내 의문과 더불어 후회가 가득했습니다.
저는 쉬운 영화만 봤어서 누가 봐도 악당 같은 사람을 미워하고, 누가 봐도 선역인 것 같은 사람을 좋아해왔습니다. 의심했던 사람도 결국 악역이었어서 미워하기 쉬웠어요. 그런데 이 영화는 그런 게 정해져 있지 않아요. 선역도 악역도 없습니다. 그게 정말 현실적이었어요. 사람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해서는 안 되고, 다면적인 구석이 모두에게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걸 저는 아직 잘 못 하거든요. '나름의 사정이 있겠지'와 같은 생각이 쉽지 않은, 그런 부끄러운 삶을 살아왔다는 걸 영화를 통해 정면으로 지적 당했으니까요. 인물들에게 미안했고, 부끄러웠습니다. 인물을 쉽게 좋아하고 쉽게 싫어했어요. 왜 그런 말과 행동을 하는지 알려고 하지 않았죠.
그래서 <괴물>은 저에게 천적 같습니다. 여러모로 저의 약점을 꿰뚫렸으니까요. 의문도, 충격도, 후회도 많이 만들어주는 작품이었습니다. 다시 보면 그때만큼의 충격은 없겠지만 이제는 단서와 단서를 쉽게 연결하면서 또 재미있게 볼 수 있겠지요. 울지도 않을 거고요. 울면서 친구한테 ‘나 왜 우냐?’라고 했던 게 기억이 나네요. 그러고보니 제가 어느 지점에서 울었을까요? 구독자님은 저와 같은 지점에서 울컥하셨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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