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과 습관🏷

[Pebbles | 4월호] ‘나’는 나로부터 시작된다

집순이 영업비밀 공개합니다 / 마음을 비우니 꽃보다는

2024.04.11 | 조회 2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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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bbles

바닷가의 조약돌을 줍듯 각자의 취향을 수집해요. 우리의 취향 수집에 함께할 돌멩이들을 찾습니다.

구독자님이 바라면 이루어지는

행운 가득한 하루가 되시길 바라요🍀


+) 보내주시는 조약돌들은 잘 전달되고 있어요! 

다만, 어떻게 답변을 전달해야 할지 고민 중이니

조금만 기다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Thu

온다 / 직업은 홈프로텍터
주민 / 처음으로 일상을 비우다


  • 직업은 홈프로텍터

안녕하세요, 온다입니다!

한국은 완연한 봄이라던데, 영국은 여전히 흐리고, 가만히 있으면 떠밀릴 정도의 바람이 부는 중입니다. 그래서 제목처럼 열심히 집을 지키고 있어요. 여기에, 작년 12월에 다녀온 파리 여행이 마지막이었기에 떠나고 싶어 안달 난 상태입니다. 어쩌면 여행을 가고 싶다! 라기보다는 따뜻하고 날씨 좋은 곳에 가고 싶은 마음이 더 클지도 모르겠지만요.

이런 날씨 탓인지 최근엔 집에 가면 뭐 하냐는 질문을 자주 받았는데요.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 얘기해 보려고 합니다. 대체 왜 방에 콕 박혀있는지에 대한 궁극적인 답변일 수도 있겠어요. 구독자님도 집에서 어떻게 시간을 보낼지 고민 중이시라면 참고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AT, PLAY, LOVE

EAT

리스본에서 매 끼니를 직접 요리하기 시작한 이후 요리에 대한 관심이 늘었어요. 매일매일 뭘 먹어야 하는지 고민하는 게 보통 일이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의 요리 계정들을 팔로우 해놓고, 만들어보고 싶은 요리가 있으면 저장해두었다가 해먹고는 했습니다. 저는 원래 요리를 잘 하지 못했는데도, 막상 계속하다 보니 내 손으로 내가 먹을 것들을 만드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느꼈어요. 건강도 신경 쓸 수 있고, 처음 만들어보거나, 레시피와는 달리 있는 재료로만 만든 음식이 성공했을 때의 성취감이 크더라고요. 번아웃이 오거나, 무기력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자기 자신을 챙기는 일인데, 괜히 그 첫걸음이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서 본인에게 대접하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래는 제가 참고하는 계정들이에요.

Youtube 🔽 나니까 https://www.youtube.com/@nannikas2 무니키친 https://www.youtube.com/@MoonyKitchen 유지만 https://www.youtube.com/@yuziman_ Instagram 🔽 재료의 산책 https://www.instagram.com/yonayonakoh/ 테이블민 https://www.instagram.com/table_min
영국의 잎차 / 한국의 티백
영국의 잎차 / 한국의 티백

영국에서는 아침저녁으로 호스트가 만들어 주는 밥을 먹고 있는데요. 치즈가 가득한 파스타에 빵, 감자와 파이...와 같은 음식들이라 건강한 식단과는 영 거리가 멀고, 직접 요리하지 않다 보니 포르투갈에서 1년 동안 늘어온 요리 실력이 곧 사라지는 게 아닐까하는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대신 이곳에서는 차 마시기에 취미를 붙였어요. 커피를 잘 마시지 않아서 언제나 차에 더 관심이 있었거든요. 그리고 향수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높은 확률로 차도 좋아하게 되더라고요. 둘 다 향을 즐기는 취미라 그런 듯합니다. 런던 위타드에서 잉글리시 로즈, 얼그레이를 잎 차로 사 온 이후로 가끔씩 즐기고 있습니다. 원래는 얼그레이를 정말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잉글리시 로즈가 정말 향긋한 데다가, 향에 비해 맛은 약간 씁쓸한 얼그레이와는 달리 맛도 향만큼 좋아서 여기에 빠져있어요. 1파운드 정도 하는 스콘에 곁들여 먹으면 금방 행복해진답니다.

 

PLAY

많은 친구들이 그랬듯, 저 역시 어렸을 적 피아노를 배웠어요. 지금은 잘 치지 못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건반을 눌러보고는 합니다. 원래는 업라이트 피아노가 집에 있었는데 처분한 뒤로는 Garage band 앱을 이용하고 있어요. 사실 저는조금 떨어지는 절대음감-들으면 어떤 음인지 알 수는 있는데, 3개 이상이면 어렵고, 플랫이 붙으면 조금 헷갈려하는-인데요. 한쪽에는 거라지밴드 앱을, 다른 한쪽에는 유튜브 등으로 음악을 틀어놓고 음을 맞춰보는게 재미있더라고요. 그리고 피아노 이외에도 제가 실제로는 연주하지 못하는 악기들을 터치 한번으로 연주할 수 있어서, 여러 악기들을 쌓아올려 노래를 구성해보는 과정도 재미있습니다.

또 유튜브에는 TJ, 금영 노래방의 공식 계정이 존재한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혹은 노래 제목+inst로 검색하면 반주가 올라와, 아쉬운 대로 노래방을 즐길 수 있답니다! 집에 아무도 없을 때면 즐기는 취미예요.

 

LOVE

마지막으로사부작 거리기인데요. Love에 들어가게 된 이유는 이렇게 시도해 본 것들 중에서 괜찮았던 것들은 결국 좋아하는 취미가 되기 때문입니다. 어느 날엔 컬러링북을 색칠하고, 그림을 그리고, 다른 날에는 동대문에서 사온 재료들로 드림캐처를 만들고, 또 다른 날엔 비즈 세트로 비즈 반지를 만들거나 퍼즐을 맞추는 등 다양한 것들을 시도해 보고 있어요. 어떤 취미가 좋아질지 모르기 때문에 무엇이든 해보는 게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요즘엔 모루 인형 만들기, 식물 세밀화 그리기, 뜨개질하기, 그리고 지점토 공예에 관심을 갖고 있어요. 한국에 돌아가면 다 한 번씩 해볼 생각이에요. ! 그리고 런던에만 파는 레고가 있다길래 하나쯤 사서 돌아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동안 뭘 할지에 대한 고민은 없겠어요. 이런 취미들은 주로 유튜브를 통해서 찾거나, 혹은 인터넷에 취미 목록 따위를 검색해서 스크랩해 두고 하나하나 시도해 보는 편입니다.

이 밖에도 책 읽기, 글쓰기, 영화/ 드라마/ 유튜브 보기, 게임, 자기개발, 관심사 디깅 등 정말 다양한 일들을 즐기다 보니, 집에만 하루 종일 있어도 당연히 심심하지 않을 수 밖에요.

 

앞서 말한 것들을 즐기며 시간을 보내다 보면, 집은 확실한 장소라는 생각을 합니다. 마르크 오제는 장소 그리고 이와 대비되는 비장소라는 개념을 제시했는데요. 장소는 개인의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는 곳, 비장소는 일시적이고 임시적인 곳이자 개인의 정체성이 사라지는 곳을 뜻해요. 즉 집처럼 개인의 공간은 장소, 지하철, 공항, 마트 등의 비장소는 타자의 공간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죠. 한곳에서 오래 머물렀던 이도, 저처럼 자주 이사를 다녔던 이도 있겠지만, 물리적으로 쌓인 시간과는 관계없이 집을 ‘집’이라고 느끼게 만들어주는건 ‘가장 나다운 내’가 그곳에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리의 정체성이 시작되는 곳이니까요.

역시결코 제가 집순이여서가 아니라, 비장소를 전전하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집은 꼭 필요한 장소가 맞는 것 같다니까요? 😎

 


  • 처음으로 일상을 비우다

여러분, 벚꽃은 잘 즐기셨나요? 저도 오랜 친구들과 함께 동네 산책로에 핀 벚꽃을 보러 갔었어요. 그런데 이 친구들이랑 대화하는 게 훨씬 즐거워서 그런가 꽃에 별 감흥은 생기지 않더라고요. 저나 친구들이나 ‘오, 다 폈네‘ 정도의 감상이 전부였답니다. 떠들다가 사진도 하나 안 찍고 헤어질 뻔 했지 뭐예요.

마을 산책로에서.
마을 산책로에서.

사실 벚꽃의 꽃말은 중간고사잖아요. 수업 듣느라 지친 것에 대한 보상 심리로 벚꽃놀이에 대한 열망이 강해지는 것 같지 않나요? 수업 다 듣고 나가면서 캠퍼스 안의 꽃나무만 봐도 마음이 조금 풀어지더라고요. 날이 좋으면 ‘아, 이런 날에 꽃놀이 하러 가야 하는데‘라고 생각도 많이 들었고요. 그래서 지난 3년 간에는 빼놓지 않고 꽃을 보러 갔었습니다.

서울숲에서.
서울숲에서.

시기 상 저는 벚꽃이 마냥 좋지는 않았어요. 나는 언제쯤 마음 편하게 봄을 내내 즐길 수 있을까 싶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시간이 많아지니 꽃을 반드시 보러 가야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더라고요. 여태까지 여기저기에서 잘 즐겨왔던 탓도 있겠고, 지치지 않는 일상을 보내니까 보상심리가 안 생긴다고 해야 할까요? 그래서 올해의 벚꽃을 동네에서 지나가듯이 보내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아쉽지는 않더라고요. 꽃은 어디서나 피니까요.

앞서 말했듯 저는 지금 여유로운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일상에 지치지도 않고, 감정적으로 힘들지도 않은 채 평화로움을 즐기고 있어요. 빠르게 돌아가는 일상에 복잡했던 머릿속도 조금 정돈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돌아보는 일이 조금 즐겁네요. 지난 해들의 벚꽃사진을 보면서도 ‘이때 이렇게 놀았지, 이래서 즐거웠지’라고 먼저 떠올리더라고요. 그러면서 함께하는 사람들이 더 중요하구나, 또 깨닫게 되었답니다. 여러분 각자 모두 다른 시기를 보내고 계시겠지만, 부디 레터를 읽는 시간만큼은 힘들거나 부정적인 것들은 비우고 긍정적인 것들로 새로 채우는 시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p.s. 사실 저는 꽃 중에는 동백을 제일 좋아합니다. 언젠가 동백을 기가 막히게 즐기게 되면 또 이야기를 갖고 오겠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꽃을 제일 좋아하시나요?


 

➡큐리어스

페블스와 이야기해요 💬

 

➡구글폼

여러분의 조약돌을 기다리고 있어요 💌

 


민짱🌈
: 이 세상의 귀여운 모든 것들을 사랑합니다! 귀여움이 세상을 구한다!!
제토🧚 : 주로 갓생을 추구합니다. 밖으로 쏘다니는 외향 인간.
주민💎 : 언젠가는 모두가 알게 되겠죠, 고양이가 우주 최고입니다.
온다🫧 : 직업은 트래블러, 취미는 여유와 낭만 사이에서 유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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