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과 습관🏷

[Pebbles | 4월호] 집에 있을 땐 늘 기분이 좋거든요

집순이 필수템은 바로 이것! / 연말을 복작하게

2024.04.04 | 조회 1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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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bbles

바닷가의 조약돌을 줍듯 각자의 취향을 수집해요. 우리의 취향 수집에 함께할 돌멩이들을 찾습니다.

오늘은 구독자님에게 어떤 일들이 찾아올까요?

 


Thu

온다 / 직업은 홈프로텍터
주민 / 처음으로 복작한 연말을 보내다


  • 직업은 홈프로텍터

안녕하세요. 온다입니다.

오늘은 집순이인 제가 유독 애정과 관심을 갖고 있는 것들에 대해 소개해 보려 해요. 왓츠인마이룸, 그중에서도 생활을 조금 더 포근하게 만들어주는 아이템들이랄까요.

잠옷

노란 깅엄체크, 빨간 타탄체크, 초록 스트라이프... 신호등 부럽지 않은 이 색들은 바로 제가 가지고 있는 잠옷들입니다. 여름 잠옷과 겨울 잠옷까지 합치면 거의 열 벌에 가까운 잠옷을 가지고 있어요. 이중 빨간 체크 잠옷은얼마 전 호스트가 빨래해 주신 후 하의가 없어지는 바람에 이젠 하나가 줄어들었지만요. 차라리 하의만 남는 것이 나은데 하필 상의만 남아 곤란한 상황입니다.

한번 집에 들어오면 잘 나가지 않으므로 누구보다 빠르게 잠옷으로 갈아입는 편이에요. 그래야만 정말 집에 온 것 같고요. 어느 곳 하나 조이는데 없는 편안한 옷이 마음도 편안하게 만들어줍니다. 예민한 사람들은 대부분 소화불량을 달고 살던데, 저 역시 그렇거든요. 그러나 꾸미는 걸 좋아하는터라밖에서 밥이라도 먹으면 소화제가 필수일 정도입니다. 외출복 상태로 산책해 봤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더라고요. 오직 소화제, 그리고 집에서의 편안한 차림새와 마음가짐만이 저를 구원합니다이런 기능적인 측면도 아니더라도, 원래 아래 위로 맞춰 입는 셋업을 좋아해요. 예쁜 잠옷을 입으면 기분이 좋잖아요? 한번 적응되면 벗어날 수 없다니까요. 다만 레이스나 프릴은 거추장스러울 때가 많아서, 이런 요소가 거의 없는 심플한 디자인에, 상의 혹은 하의에 주머니가 있는 실용적인 쪽을 선호합니다.

 

침구

하하 자고로 집순이에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바로 침대라고 할 수 있죠. 침대는 단순히 자는 곳이라기보단, 책도 읽고, 영화도 보는 생활의 터전 아닌가요? 많은 시간을 보내는 만큼 포근하고 예쁜 침구에도 관심이 많아요. 게다가 자는 곳이라고 하더라도, 저는 잠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놓칠 수 없는 포인트입니다.

침구의 단점이라면 아무래도 가격대가 조금 높다는 점인데요. 그래도 한번 사면 오래 쓸 수 있으니 감안하는 중입니다. 여름 홑이불보다는 봄가을, 혹은 겨울용 이불들이 더 폭닥하고, 디자인도 다양해서 좋아요. 특히 두꺼운 솜 이불의 경우 덮으면 그 무게만큼 안정감을 주어서 더욱 좋아하고요. 호텔 등에 가면 매트리스 밑으로 톱 시트가 고정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전 그것도 빼지 않고 자는 편이거든요. 몸을 고정시켜줘서 더 안정적인 수면을 취할 수 있습니다. 답답하지 않냐고 지인들에게 자주 저항을 받는데, 사실 빼지 않고 자는게 정석입니다! 그러나 이용자의 편의가 가장 중요하니 취향대로 빼더라도 상관은 없지만요.

제 최근 침구 위시리스트인 포토제니아 굿즈 / 곤히의 침구입니다. 나무를 베고, 숲을 덮고 자는 기분이란 어떨지 궁금해요. 

 

이렇다 보니, 자연스레 취향이 담긴 방을 꾸미고 싶다는 욕구가 커져가더라고요. 버지니아 울프만큼 괜찮은 작품을 써내지는 못하더라도 누구나 자기만의 방이 필요한 게 아니겠어요? 그래서 오늘의집 등에서 마음에 드는 인테리어 사진을 종종 저장해두고는 합니다. 언젠가 집 자체를 취향껏 꾸밀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라면서요.

현재 한국의 (방치되어 있을) 제 방은 이렇습니다. 그동안 제 취향을 엿봤던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깔끔한 것을 좋아해 가구를 모두 흰색으로 통일했어요. 최소한 겉으로만은 깔끔하기를 원해서 좋아하는 책들도 모두 다 안쪽으로 넣어버렸고, 창가에는 좋아하는 바다가 담긴 패브릭 포스터를 걸어주었습니다. 추워 보일 때는 포스터를 떼어내고, 색감을 바꿔주기도 하고요

영국에 도착한 제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었는데요. 하나는 짙은 갈색과 붉은톤으로 꾸며진 방, 그리고 하나는 밝은 우드와 하늘색 파스텔톤으로 꾸며진그러나 보일러 소리가 종종 나는 방이었어요. 예상하셨듯, 후자를 골랐습니다. 가끔씩 보일러 소리가 나더라도 이 방을 포기할 수가 없었어요. 글을 쓰는 지금도 보일러가 돌아가고 있지만 만족스럽습니다!

 

그 외에도 다음과 같은 아이템들이 있습니다.

입욕제

욕조에 넣으면 몽글몽글 퍼지는 거품과 기분 좋은 향의 향연. 따뜻한 물속에 몸을 담그면 풀어지는 근육과 노곤노곤해지는 기분이 좋아요. 어렸을 땐 러쉬의 인터갈락틱처럼 색이 화려한 입욕제를 신기해하고, 좋아했는데 지금은 깔끔한 입욕제가 더 좋아요. 자주 사용하지는 않고, 오늘 정말 몸을 푹 담가놓고 싶다 할 때만 사용하는 편이에요.

 

샤워가운

습기가 가득한 욕실에 옷을 들고 가거나, 입고 나오고 싶지 않은 사람, 그리고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에게 무조건 추천합니다! 저도 추위를 많이 타는 편이라 너무 잘 쓰고 있는데색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하나 정도는 더 구비해도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호시탐탐 노리는 중입니다.

 

Q. 쉬는 날에 뭐하세요?

A. 집에 있어요.

Q. 집에서 그렇게 오랫동안 뭐하세요?

A. 다음주 레터에서 이어집니다.

 


  • 처음으로 복작한 연말을 보내다

구독자님은 연말을 여러 사람들과 보내는 편이신가요? 저는 이제껏 크리스마스나 신년이라고 해서 약속을 잡아 시간을 보내거나 한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크리스마스의 경우에는 휴일이니까 집에서 쉬는 게 대부분이었고, 신년은 아무래도 가족과 보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그러다가 지난 해의 크리스마스는 평소와는 조금 다르게 보내게 되었습니다.

최근 몇 년 새에 집에 사람들을 초대하는 경우가 조금 생겼어요. 제가 생각보다 사람들을 좋아하더라고요(?). 다같이 모여 얼굴을 본지 오래된 고향 친구들과 크리스마스 이브부터 당일까지 함께하기로 했습니다. 이브에는 저녁을 먹으면서 케이크를 꾸미고 크리스마스 당일에는 서울로 나가게 되었어요. 글로 서술하니 크게 기념하는 것 같지만 그건 아니고 조촐한 모임이었습니다.

이왕 파티 비스무리한 것을 하기도 하고, 사는 곳에서 하는 김에 저는 혼자서 메뉴 하나 정도는 만들어서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답니다. 마침 집에 방어가 크게 있었기 때문에 이걸 친구들에게 내어 놓기 위해 방어 요리를 여러 개 찾아보기 시작했는데, ‘카르파초’라는 게 있더라고요. 연말이라고 괜히 분위기를 내보고 싶은 그런 게 있잖아요. 마침 한 친구가 카프리제를 원했기 때문에 재료도 비슷해서 준비하는 건 어렵지 않았습니다. 결론적으로는 초장에 방어가 더 잘 팔리기는 했지만요. 새로운 레시피를 알아가는 재미를 얻었으니 충분히 만족스러웠어요.

25일에는 광화문을 갔어요. 해가 지면 광장에서는 플리마켓 행사가 열리고, 광화문에서는 공연이 예정되어 있었거든요. 낮에는 여러 조형물들로 꾸며진 광장을 둘러봤고 저녁이 되어서야 크리스마스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낮이고 밤이고 사람이 엄청 많았어요. 저녁이 될 때까지 기다리면서 교보문고도 들어갔었는데 다 저희랑 같은 생각이었는지 엄청 많더라고요. 그때 처음 깨달았습니다. 저는 사람이 많은 실내를 좋아하지 않는다는걸요. 몇 분 있지도 않았지만, 그 사이에 에너지를 너무 뺏겨서 표정에 나타났는지 친구들도 저를 걱정할 정도였습니다. 그냥 저녁이 되기까지 기다리지 말고 집에 가야겠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그래도 그렇게 힘들어 한 것 치고는 외부로 나와서 금방 괜찮아졌어요. 그래서 저녁까지 기다렸습니다.

광장의 플리마켓은 사람이 많았어서 구매욕이 없었던 저희는 스윽 둘러만 보고 말았습니다. 광화문 쪽으로 사람들이 가길래 저희도 가서 엄청난 사람들 무리 사이에 자리를 잡았죠. 그리고 광화문 성벽을 배경으로 한 디지털미디어 공연을 볼 수 있었어요. 정말 웅장했어요. 하루종일 피곤해했던 것도 잊고 눈으로 한참을 담다가 영상도 몇 개 찍었네요. 마지막에는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글자가 나오면서 끝나요. 이때 저 뿐만 아니라 정말 많은 사람들이 핸드폰을 들었죠. 그것마저도 정말 크리스마스 같아서, 내가 이런 것도 경험햐보는구나 새삼 느꼈습니다. 저는 나서서 이런 이벤트를 찾아다니는 사람은 아니었거든요. 아무래도 사람 많은 곳을 힘들어하기도 하고요. 한번씩은 이런 걸 경험해도 좋겠구나, 하면서 마음이 조금 바뀌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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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짱🌈
: 이 세상의 귀여운 모든 것들을 사랑합니다! 귀여움이 세상을 구한다!!
제토🧚 : 주로 갓생을 추구합니다. 밖으로 쏘다니는 외향 인간.
주민💎 : 언젠가는 모두가 알게 되겠죠, 고양이가 우주 최고입니다.
온다🫧 : 직업은 트래블러, 취미는 여유와 낭만 사이에서 유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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