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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짱 / 안 뛸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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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 어쩌다 좋아하게 된 신문화기술
온다 / 나의 외국어 당신의 모국어
- 어쩌다 좋아하게 된 신문화기술
좋은 아침이에요. ‘어쩌다 좋아하게 된 ㅇㅇㅇ’의 두 번째 에피소드, ‘어쩌다 좋아하게 된 신문화기술’을 가져온 주민입니다. <주토피아>를 소개해드리고 나니 제가 너무 저 좋을대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닌가 고민이 되네요. 오늘 다룰 주제는 지난 에피소드보다 조금 더 매니악한, 아이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바로 SM 엔터테인먼트의 보이그룹인 NCT인데요. 저는 어쩌다가 이들을 좋아하게 됐을까요?
처음 이들에 대해 알게 된 것은 아무래도 음악방송(이하 음방)과 뮤직비디오(이하 MV)겠죠? 아직 음원 사이트를 통한 스트리밍에 대해서 무지했던 저는 음악을 감상하는 경로가 TV와 유튜브였습니다. 대중음악의 역사를 생각해봤을 때 보통은 음악을 ’듣는‘ 경험을 먼저 하기 마련인데, 저는 음방과 MV를 통해 ’보는‘ 음악을 훨씬 먼저 경험하기 시작했어요. 그렇기 때문에 제 기억 속에 남아있지는 않지만 음악방송을 보면서 NCT를 몇 번 본적은 있을 거예요. 하지만 이때의 저는 TV만 켜면 음방을 틀어놓는 음방 중독자였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돌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
그러다가 고등학교에 올라간 뒤 제대로 음악을 찾아‘듣기’ 시작하면서 유튜브 알고리즘에 의해 한 곡을 추천 받게 됩니다. 위에 영상으로 첨부한 NCT 127의 ‘0 Mile’이라는 곡이에요. 처음 한번 듣자마자 노래가 너무 좋아서 제 초창기 유튜브 뮤직 재생목록 한켠을 오랫동안 차지했었습니다. 제가 이전 시리즈에서 한번 노래 취향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는데, 그때 트로피컬 하우스 장르를 말하면서 이 곡 역시 예시로 들었을 거예요. 하지만 이때 역시도 NCT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보통 저는 노래 한 곡이 좋으면 그 곡이 포함된 앨범 전체를 다 들어보는 편이에요. 0 Mile 앨범도 그랬을 거예요. 이 곡만 들었던 건, 그때 당시에는 앨범에서 딱 이 곡만 취향이었을 겁니다. 어쩌면 Cherry Bomb의 네오함을 감당하지 못했을 수도 있겠네요. 그래도 0 Mile은 당시 무대도 했던 수록곡이니까 유튜브에서 무대 영상도 찾아보고, 파트 분배해놓은 가사 영상도 봤을 거예요. 그렇게 이 노래를 즐겨 듣는 것만 1년을 한 것 같아요.
그러다가 제가 깨달음을 얻은 때가 옵니다. 때는 뱌아흐로 2019년 1월이 끝나갈 즈음, 여느 때외 다름없이 핸드폰만 붙들고 있는데 어쩌다보니 NCT 127의 콘서트가 성황리에 끝났다는 소식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거기에서 보고 말아요. 2019년 1월 27일 NEO CITY 서울콘 마지막날 김도영 씨가 토끼 머리띠를 하고 환하게 웃고 있는 고화질 홈마 사진을. 저는 이때 제가 활짝 웃는 게 이쁜 사람을 좋아한다는 거나 y2k 의상을 좋아한다는 걸 정말 처음 알았어요. 사진 한 장 보고 반해서 2개월 동안은 틈만 나면 인터넷에 ‘190127 도영’을 검색해서 있는 사진 없는 영상 다 보고 저장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토끼 머리띠는 리더 형이 쓰라고 가져다 줬다는 것, 이 무대는 콘서트 앵콜 마지막 곡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죠. 노래도 참 좋더라고요. 그래서 위에 첨부한 두 번째 영상은 당시 콘서트 엔딩곡인 ‘Welcome To My Playground‘라는 곡이에요.
입덕을 당했으니 다양한 컨텐츠들을 찾아보겠죠? 일단 모든 앨범을 다 돌려듣기 시작했고, 뮤직비디오를 정주행했습니다. 의외로 무대 영상은 많이 안 찾아본 것 같은데 아무래도 받아들이기 힘든 네오한 의상 때문이지 않았을까 짐작을 해봅니다. 그리고 저는 입덕 시기가 매우 훌륭했다고 스스로 생각을 해요. 서울부터 시작해서 장기적으로 해외 투어 일정이 잡혀있었기 때문에 당분간 NCT 127의 역사(?)를 훑을 여유가 충분했습니다. 또한, 서울콘서트가 끝난 직후였기 때문에 해당 콘서트는 물론 앞으로 있을 투어 관련 비하인드 영상이 심심치 않게 올라와서 가볍게 보면서 멤버들과 (일방적으로) 친해질 수 있었어요. 겨울방학의 여가시간을 모두 여기에 쏟아부었으니, 개학할 때쯤엔 시즈니가 되어있었죠.
사실 NCT가 대중들에게 꾸준히 좋은 인상을 남겼던 아이돌은 아닙니다. 거기에는 독특한 그룹 운영 방식, 이상한 무대의상, 이지리스닝은 어려운 타이틀곡, 복잡한 세계관 등 여러 요인이 있었을 거예요. 그렇지만 저는 이 그룹의 줏대가 좋았습니다. 특히 SM엔터는 오래 전부터 유달리 아이돌 그룹 브랜딩을 잘 한다고 생각해요. NCT는 아직 성장단계였지만 늘 동시대보다 앞서있는 과감한 프로듀싱과 NCT만의 독특한 세계관을 누구보다 자연스레 어우러져있는 게 선명하게 보였으니까요. 그래서 이 그룹이 앞으로 낼 음반이, 이들의 미래가 궁금해지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덕질이 시작된 거죠.
그럼 어쩌다 이렇게 좋아하게 된 건지는 알겠는데, 어쩌다 지금까지도 좋아하고 있는 걸까요? 다음 주에는 NCT의 어떤 점이, 최애의 어떤 점이 제가 NCT를 붙들고 있게 만든건지 이야기해볼게요!
- 나의 외국어, 당신의 모국어 : 스페인어 & 포르투갈어
앞서 언급했듯 저는 포르투갈어를 전공하고 있는데요. 처음부터 포어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스와힐리어를 전공할 뻔(!)했고, 관심 있어 했던 것은 스페인어였어요. 여행서적을 섭렵하던 저를 매료시키던 이야기는 항상 남미에 있었거든요. 브라질을 제외한 모든 국가가 스페인어를 사용하니 당연한 일이었죠.
대학생이 되자마자 같은 학교학생에게 스페인어 과외를 받았어요.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걸림돌을 마주했습니다. 바로 스페인어의 ‘rr’ 발음이었어요. 혀를 제대로 굴리는 이 자음은 여러번 연습을 해도 겨우 제대로 발음할까 말까라 암기로 해결될 동사 변형이나 성, 수 일치 보다 더 어려운 문제였어요. 정말 웃긴 건, 외국어 전공자가 저 하나뿐인 저희 집안에서 rr 발음을 못 하는 건 제가 유일하다는 거예요. 해당 발음과 관련해 이것저것 찾아보니 ‘뽀로로’로 연습해라, ‘아르르르’로 연습해라 등 다양한 연습 방법을 제공하는 글이 대부분이었는데, 가장 흥미로웠던 건 스페인 사람 중에서도 해당 발음을 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지 알아본 유튜브 영상이었습니다. 있더라고요. rr 발음을 어려워하는 본토 사람이요! 이에 큰 위안을 느꼈던 기억이 납니다. 다행히 이제는 세 번 중 한번은 ferrocarril(철도) 정도의 단어를 제대로 발음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과외는 개인 사정으로 몇 달 지속하지도 못하고 끝나버려 제대로 된 문장 구성도 채 하지 못했지만, ‘내가 언어에 흥미가 있구나’, ‘언어에 재능이 말짱 꽝은 아니구나’ 싶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던 순간들이었습니다.
그렇다면 포르투갈어는 왜 전공하게 되었는가 라고 한다면 사실 뚜렷한 이유가 있다기 보단 그저 소거하다 보니 포르투갈어가 남았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언어 선택 기준은 다음과 같았어요.
첫째, 알파벳을 기본 문자로 쓰는 언어일 것
여기에서 태국어, 베트남어 등 아시아의 언어들과 그리스어, 러시아어 등 동유럽어들이 제외되었어요.
둘째, 제 3세계에서 쓰이는 언어일 것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독일어, 프랑스어 등 식민 지배 경험이 있는 국가의 언어가 남았고요.
여기에 더해 세계적으로 화자가 많되 국내에서 특수성이 있는 언어라면 좋겠다 싶었는데, 이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언어가 바로 포르투갈어였습니다.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많이 쓰이는 언어이지만 국내에서는 특수외국어로 분류되는 언어이거든요. 거기에 발음부터 좌절감을 주었던 스페인어 마냥 어려운 발음 없이 비음이 살짝 섞인 둥글둥글한 소리들이 ‘이 언어 좀 괜찮다‘라고 느끼게 만들었던 것 같아요.
포르투갈어는 크게 브라질식 포르투갈어와 유럽식 포르투갈어로 나누어집니다. 쉽게 말해 영국식 영어와 미국식 영어 같은 것인데, 보다 조금 더 큰 차이를 보여요. 가장 대표적인 발음 차이로는 di / ti 발음에서 나타나는 차이가 있는데요. 유럽식 포어에서는 각각 디 / 티 에 가깝게 발음한다면 브라질식 포어에서는 구개음화로 지 / 치 에 가까운 발음을 보인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둘 중에서는 브라질식이 사용자가 더 많아 시장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요. 브라질-포르투갈어 라고 함께 표기되는 경우가 이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는 유럽식 포르투갈어를 선택하고 있어요. 포르투갈어와 유사성을 크게 보이는 언어는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인데, 특히 유럽식 포르투갈어는 프랑스어처럼 일명 ‘세련된’ 발음을 가지고 있어서 듣기에 더 매력적이었거든요.
물론 발음보다는 유창성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막상 포르투갈에 와보니, 리스본과 포르투만 해도 발음의 느낌이 조금 다르고-리스본이 비교적 부드럽고 웅얼거리는 발음, 포르투는 상대적으로 거칠고 확실한 발음- 브라질식 포어를 쓰는 사람도 꽤 많더라고요.
이러나 저러나 ‘전공어’이라는 것은 참 애증의 단어인 것 같습니다. 분명 흥미로우면서도 어렵고 복잡하고, 그러면서도 우연히 마주치면 자꾸만 눈이 가게 되는 그런 것이요. 포르투갈어에 유창하지 못해 쩔쩔매면서도 여행 뒤 리스본 공항에서 들리는 포르투갈어에 괜히 반가워지는 양가적인 감정이 공존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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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짱🌈 : 이 세상의 귀여운 모든 것들을 사랑합니다! 귀여움이 세상을 구한다!!
제토🧚 : 주로 갓생을 추구합니다. 밖으로 쏘다니는 외향 인간.
주민💎 : 언젠가는 알게 되겠죠, 고양이가 우주 최고입니다.
온다🫧 : 직업은 트래블러, 취미는 여유와 낭만 사이에서 유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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