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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 어쩌다 좋아하게 된 신문화기술
온다 / [Loving things] 눈 감아도 느껴지는 향기
- 어쩌다 좋아하게 된 신문화기술
주민입니다. 이번 주는 ‘어쩌다 좋아하게 된 신문화기술’ 세 번째 이야기를 하는 날입니다. 저번 주에는 NCT를 좋아하기 시작했을 때의 제 마음을 끌어당긴 첫 번째 요소에 대해 살펴봤죠. 이번에는 또 어떤 요소가 제 마음을 끌어들였을까요?
NCT만의 네오한 노래에 빠지게 된 다음으로 좋아했던 것은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라오는 자체 컨텐츠(이하 자컨)였습니다. 저번 레터에서부터 제가 입덕했을 시기가 서울에서 한 첫 콘서트 일정이 끝난 뒤라고 말했었죠? 데뷔하고 약 3년만에 하게 된 첫 번째 단독 콘서트와 월드투어인 만큼 꽤나 알찬 구성의 비하인드 영상들이 순서대로 올라왔었거든요.
저는 팬들한테 줄 수 있는 자컨 중에서는 콘서트를 비롯한 다양한 활동들의 비하인드 영상만큼 재미있는 게 없다고 생각해요. 이 행사를 누가 언제부터 어떻게 기획하고 구상해왔는지, 멤버들이 이 콘서트에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해서 얼마나 열심히 준비를 했는지, 팬들의 응원이 가수들에게 어떻게 전달되는지 등을 소상하게 알 수 있거든요. 저는 이때의 비하인드 영상을 통해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은 사람들의 눈이 얼마나 반짝이는지를 알게 되었어요. 그 모습을 보고 속절없이 빠져들게 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콘서트 비하인드 영상은 당시가 콘서트 직후였기에 더 과몰입할 수 있었던 영상이었던 것 같고요. 현재의 회사는 첫 콘서트 시기 만큼 정성을 들인 영상을 만들어내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사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자컨은 회사에서 매 활동 때마다 내주는 레코딩 비하인드 영상입니다. 편집 같은 요소의 영향이 가장 적은, 오롯이 멤버들에게 집중할 수 있는 영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5년 전 NCT 2018 활동에서는 “NCT RECORDING DIARY”라는 이름으로, 3년 전부터는 영상 제목에 “Recording Behind the Scene”를 달고 멤버들의 앨범 녹음 현장을 가감없이 보여주는 영상입니다. 콘서트 비하인드 영상에서는 무대를 향한 멤버들의 열정을 엿봤다면, 레코딩 비하인드 영상에서는 멤버들이 그들의 노래에 얼마나 애정을 갖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제가 특히 재미를 느꼈던 부분은 디렉터님의 요청에 따라 달라지는 아주 약간의 디테일, 한 사람 당 최소 2개는 쌓는 화음들, 멤버들이 자연스럽게 의견을 내는 현장이나 목소리를 어떻게 낼지 고민하는 걸 보여주는 장면들이에요. 이미 스스로의 목소리에 누구보다 자신있을 사람들이 목소리를 어떻게 내야 더 듣기 좋을지 고민하는 게 너무 멋지더라고요. 동경하게 되었습니다.
아이돌은 ’우상‘이라는 뜻을 갖고 있잖아요. 이들을 동경하게 되면서 저도 ‘내가 좋아하는 일을 열정적으로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누군가가 무엇을 좋아하고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 동경하고 좋아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콘서트나 레코딩 비하인드 영상이 저에게는 아주 중요한 입덕 요인이었습니다. 여러분은 아이돌을 좋아하게 됐을 때 이런 비하인드가 영향을 미쳤는지 궁금하네요. 그럼 다음 레터 역시 이 시리즈를 이어 또 다른 입덕 계기를 가져오겠습니다 :)
- [Loving things] 눈 감아도 느껴지는 향기
안녕하세요. 온다입니다!
지난번 레터에서 언급했듯 오늘도 역시 다른 로망스어에 대해 이야기하려 했으나,
잘 쓰고 싶은 욕심이 생겨서인지 오히려 글이 잘 써지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오늘은 가벼운
주제의 다른 Loving Things를 들고 왔습니다. 오늘의
Loving Things는 바로 향수예요.
저는 향에 민감한 편이라 원체 향수를 포함한 향 제품에 관심이 많았어요. 직접 재료를 구매해 캔들이나 석고 방향제를 만든 적이 있을 정도로요. 그러나 그중에서도 향수를 제일 좋아하는 까닭은, 노트가 나누어지면서 그 향이 변화하는 과정이 흥미로웠기 때문입니다. 같은 향이더라도 얼마나, 어떻게, 어떤 노트에 사용하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의 결과가 나온다는 것도 흥미로웠어요. 그래서 한때는 조향사에 관심이 있었던 적도 있었는데요. 저는 뼛속까지 문과인 사람이라 조향을 하려면 화학을 배워야 한다는 것을 알고 낙심한 뒤 바로 마음을 접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향수를 뿌리기를 좋아하나?’ 라고 묻는다면 꼭 그렇지는 않아요. 다른 이들에게 풍길 정도로 향수를 뿌리려면 꽤 많은 양을 뿌려야 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역시 코가 민감한 관계로 머리가 아파지는 날도 있고, 또 그날의 분위기와 맞지 않으면 오히려 아쉬운 기분이 들 때도 있었거든요. 그래서 그보다는 다양한 향수를 시향하러 다니기를 좋아합니다! 현재 저는 저의 인생 향수를 찾는 과정에 있거든요. 사실 향에 대한 좋은 피드백을 받기에는 대중적인 향수만 한 것들이 없지만, 특별한 나만의 것을 찾고 싶은 게 사람 마음 아니겠어요? 그래서 주로 니치 향수들을 시향하러 다니고는 합니다.
오늘은 한국에서 다양한 니치 향수를 시향할 수 있었던 쌘스프래그런스에서의 시향기를 나눠보려고 해요.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었던 하우스인 ‘이스뜨와 드 퍼퓸(Histoires de Parfums)’의 향수들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이스뜨와 드 퍼퓸은 프랑스의 니치 향수 브랜드인데, 이름처럼 역사 속 인물, 장소, 소설 등에서 받은 영감을 향으로 표현하는 독특한 특징을 가진 하우스예요.
- 이스뜨와 드 퍼퓸 1725 카사노바
카사노바가 있다면 이런 향을 풍기지 않았을까?
카사노바는 처음 시향했을 때 "와...이름과 너무 잘 어울린다!"라고 생각했던 향수였어요. 탑 노트의 베르가못 때문인지 남성용 스킨 냄새와 비슷한 향으로 시작해 은근히 관능적인 향으로 변해 간다고 느껴졌거든요. 라벤더와 팔각이 있는 미들노트로 넘어가면서는 코 끝에 부드럽지만 약간은 화한 향이 남고, 잔향을 담당하는 베이스노트는 바닐라, 아몬드, 샌달우드처럼 따뜻한 향들로 구성되어 있어 잔향 또한 매력적인 향수였습니다.
- 이스뜨와 드 퍼퓸 1804 조르주 상드
조르주 상드는 시향과 동시에 파인애플 향이 확 끼쳐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그러나 흔히 다른 향수들에서 느껴지는 휴양지 느낌의 파인애플 향이라기 보다는 구워먹는 파인애플 마냥 달큰하고 따뜻한 향처럼 느껴졌습니다. 개인적으로 파인애플 향이 들어간 향수들을 시향하다보면 파인애플 노트는 참 곧이 곧대로 느껴지는 것 같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데, 조르주 상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다만 의문점은, 여류작가이자, 쇼팽의 연인으로 널리 알려진 그녀를 왜 파인애플 향으로 표현했을까? 였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도 답을 찾지 못했어요.
- 이스뜨와 드 퍼퓸 1828 쥘 베른
바다 냄새가 느껴지는 모험 소설의 아버지 쥘 베른의 향.
쥘 베른의 수많은 작품들 중 <해저 2만리>를 떠오르게 하는 향이었습니다. 시트러스함과 우디함의 어코드로 표현되어 있지만 왜인지 바다 냄새가 나는 굉장히 시원한 향이었어요. <해저 2만리>를 떠올린 후 노트들을 찾아보았을 때 흥미로웠던 점은 미들노트에 들어간 넛맥이 등장한다는 점이었어요. 소설 속 등장인물인 콩세유가 넛맥, 즉 육두구에 취한 극락조를 잡는 장면이 등장하거든요. 탑 노트부터 잔향까지 모두 민트, 혹은 스킨 냄새 같은 화함을 가지고 있는 향수였습니다.
- 이스뜨와 드 퍼퓸 1889 물랑루즈
틴트도, 립스틱도 아닌 루주(루즈). 립스틱을 부르던 옛 단어인 루주를 알고 계신가요? 1889 물랑루즈는 어린 시절 할머니 화장대에서 발견할 수 있었던 루주 냄새를 그대로 담고 있는 향수입니다. 이름답게 빨갛고 고전적인 립스틱 냄새가 그대로 전해져요. 화려하고 붉은 물랑루즈의 이미지를 립스틱 냄새로 표현한 것이 인상 깊은 향수입니다.
이스뜨와 드 퍼퓸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네가지 향수의 시향 후기를 남겨보았는데요. 향수는 보통 자기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 쓰이는 도구로 생각되는데, 이렇게 역사적 인물이나 장소, 예술품 같은 것들을 기억하기 위해 만들어진 브랜드도 있다는 것이 매우 흥미롭게 생각되었어요. 혹시 여러분에게도 인상 깊었던 하우스나 향수가 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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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짱🌈 : 이 세상의 귀여운 모든 것들을 사랑합니다! 귀여움이 세상을 구한다!!
제토🧚 : 주로 갓생을 추구합니다. 밖으로 쏘다니는 외향 인간.
주민💎 : 언젠가는 알게 되겠죠, 고양이가 우주 최고입니다.
온다🫧 : 직업은 트래블러, 취미는 여유와 낭만 사이에서 유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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