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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bbles | 10월호] 들어본 적 있을거야

NCT가 누구야? 대단한 사람들이지 / 로망스어;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

2023.10.12 | 조회 4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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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bbles

바닷가의 조약돌을 줍듯 각자의 취향을 수집해요. 우리의 취향 수집에 함께할 돌멩이들을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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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짱 / 안 뛸 거야?
제토 / 프랑스 특파원의 전국 방방곡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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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  어쩌다 좋아하게 된 신문화기술(2)
온다 / 나의 외국어 당신의 모국어


  • 어쩌다 좋아하게 된 신문화기술(2)

주민입니다. 한 주 잘 보내셨나요? 이번 주는 ‘어쩌다 좋아하게 된 신문화기술’ 그 두 번째 이야기를 하는 날입니다. 저번 주에는 어떻게 NCT를 좋아하게 됐는지 알았으니 이제는 입덕 이후 어떻게 좋아하는 마음을 유지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NCT의 무엇이 제가 계속 좋아할 수 있게 만들었는지, 제가 덕질을 시작하며 거쳐온 발자취를 따라 하나하나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무래도 덕질을 유지할 수 있었던 가장 컸던 요인은 노래를 듣는 즐거움이었던 것 같아요. 아이돌의 노래는 타이틀만 듣거나 무대 영상만 봐왔어서 앨범 전체를 듣는 건 NCT를 좋아하면서부터 들이기 시작한 습관이었습니다. 일단 K-POP을 들어온 분들은 이미 잘 아시는 사실이지만, 대부분의 아이돌 앨범은 타이틀이 앨범의 주제를 담으면서 팀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곡으로 선정됩니다. 수록곡은 앨범의 분위기를 벗어나지는 않는 선에서 그룹이 표현할 수 있는 또 다른 장르곡들을 다양하게 선보이죠. NCT의 곡들도 그 특징이 확실합니다.

제가 입덕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 NCT의 앨범들을 들으며 가장 좋아했던 것은 타이틀에 그룹의 정체성이 그득그득 담겨있는 점이었습니다. 앨범에 수록된 곡들 중 특히 타이틀곡은 Inst.만 들어도 음악이 꽉 차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요. 굳이 보컬을 넣지 않아도 될만큼 각각의 소스들이 완벽하게 어우러지고 있더라고요. 사실 NCT의 곡을 비롯해서 SM 엔터테인먼트 소속 그룹들의 곡들은 팬들 사이에서 항상 ‘자본이 느껴지는 비트’, ‘돈 냄새나는 노래’라는 평을 들어오고 있어요. 때문에 저를 포함해 SM의 자본주의 비트를 좋아하는 사람들만 따로 부르는 이름이 있을 정도입니다. NCT가 이처럼 A&R에 힘을 많이 쓰는 엔터테인먼트 소속 그룹인 만큼 곡의 퀄리티만큼은 보장되어 있기 때문에 여기에 한번 귀가 익숙해지기 시작하면 벗어나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NCT의 곡 중 돈 바른 비트의 대명사로 불리는 게 바로 데뷔곡인 ‘일곱 번째 감각’(이하 칠감)인데요.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데뷔 이후에 나온 어떤 곡도 칠감을 뛰어넘을 수는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서 아이돌 앨범의 구성에 대해 간단히 언급했죠. NCT는 그 점에 있어서 수록된 곡 전체를 즐기기가 좋은 앨범을 많이 갖고 있었습니다. 제 최애가 속해있는 NCT 127은 타이틀이 대체로 이지리스닝이 안 되는… 그러니까 처음 들었을 때 ’이게 뭐야?‘ 싶은 내용의 힙합 기반 댄스곡인 경우가 많고, 3번째 정규앨범인 “Sticker”가 나오기 전까지는 ‘사랑’을 주제로 하지 않는 타이틀만 고집한다는 특징을 갖고 있었습니다. 대신 타이틀에서는 볼 수 없는 보컬 멤버들의 발라드/R&B, 랩 멤버들의 힙합곡과 같은 유닛곡, 사랑을 주제로 한 노래, 이지리스닝이 가능한 곡 등이 수록곡의 자리를 차지했어요. 아무래도 타이틀이 힙합 기반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보컬 멤버들을 활용하는 면에서 보기에는 아쉬운 면이 있을 때가 있었습니다. 수록된 발라드, R&B 등의 다양한 트랙들이 이런 점을 적절히 해소시켜주기도 하죠. 이번에는 제 최애가 NCT 127의 메인보컬인 관계로 메인보컬인 태일, 도영, 해찬 셋이서 부른 ”Regulate” 앨범의 수록곡 ‘나의 모든 순간’을 추천드릴게요.

NCT 덕질에서 또 재밌었던 점은 앨범이 잘 조직되어 있다는 점이에요. NCT 앨범의 높은 완성도를 가장 잘 보여주는 건 2018년도에 나온 앨범들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NCT 127의 첫 번째 정규앨범인 “Regular-Irregular”부터 NCT라는 브랜드를 처음 선보이는 앨범이었던 ”NCT 2018 EMPATHY”까지 버릴 곡 하나 없는 앨범들이었는데요. 특히 위 앨범들에는 Intro, Interlude, Outro 트랙을 수록해서 앞선 트랙에서 뒷 순서의 트랙으로 넘어갈 때의 분위기를 전환하는 역할을 부여했습니다. 이런 트랙 활용을 통해 앨범 전체를 트랙이 배치된 순서대로 감상했을 때 감상자가 앨범에 서사를 부여하며 들을 수 있게끔 만들었어요. 아래는 “NCT 2018 Empathy” 앨범의 Intro입니다.

2019년 초에 입덕했을 때부터의 제 발자취를 따르다보니 2018년도까지의 곡들만 추천을 하게 되었어요. 아무래도 덕질의 시작은 복습이니까요. 정체성을 뚜렷하게 드러내는 타이틀, 멤버들의 숨은 실력들을 보여주는 다양한 장르의 수록곡, 인터루드 등을 활용해 물 흐르듯 구성한 앨범 트랙리스트가 입덕 초반 저를 더 깊이 빠지도록 만든 주 원인이었습니다. 복습을 끝낸 뒤의 저는 NCT의 어떤 매력으로 또 덕질을 이어나갈 수 있었던 걸까요? 다음 레터에서 뵙겠습니다 😊


  • 나의 외국어 당신의 모국어

한국인이 외국어를 배우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 유럽인들이 비교적 쉽게 다개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이유. 이러한 이유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바로 '언어의 유전적 연결성'이라고 생각합니다. 화자의 모국어와 비슷한 언어일수록 배우기 쉽다는 것이 자명하니까요. 독일어와 영어처럼 말이죠.

한국어와 일본어처럼 문법적인 부분이 유사하기만 해도 언어학습의 난도가 많이 내려갑니다. 한국어의 경우 한 때 몽골어나 튀르키예어와 함께 알타이어족으로 묶이기도 했으나, 현재에는 친척 언어가 없는 ‘고립어’로 여겨지고 있어요. 때문에 문법적으로 유사한 언어는 존재하더라도 단어나 그 어원까지 유사한 언어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즉 쉽게 배울 수 있는 외국어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죠. 그러나 유럽의 경우 다수의 국가에서 하나의 뿌리에서 나온 언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같은 알파벳을 사용하고, 유사한 문법구조를 가지며, 단어의 어원까지 공유하는 것이죠. 저는 해당 언어를 모국어로 사용하고 있지 않으니 감조차 오지 않지만, 언어 학습의 장벽이 매우 낮으리라는 것만은 느낄 수 있습니다. 오늘 이야기할 ‘로망스어’ 이야기예요.

처음 접한 포르투갈어와 날고기는 동기들 사이에서 허덕이던 새내기 시절, 교양 강의를 하나 듣게 되었으니 바로 <로망스어의 이해>라는 수업이었습니다. 언어 공부에 지쳐가던 저에게 학문적으로 언어에 대한 관심을 심어주었던 수업이었어요. 특이하게도 교수님께서는 로망스어에 속하지 않은 러시아어 전공의 교수님이셨음에도 로망스어군의 언어들을 꽤나 유창하게 하시고, 가르칠 정도의 열의까지 가지셨던 분이라 매우 존경스러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해당 수업에서는 로망스어에 속하는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포르투갈어, 루마니아어, 까탈루냐어뿐 아니라 라틴어와 그리스어까지 폭넓은 언어들을 다루었는데요. 비슷한 점이 많으면서도 각자의 특징이 뚜렷한 언어들의 역사와 특성을 배우는 것이 꽤나 흥미로웠던 수업이었습니다.

로망스어는 대부분의 어휘가 라틴어에서 파생되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인지 발음상으로는 알아듣지 못하더라도 글로 쓰인 것들을 보면 대강 뜻을 유추할 수 있는 것들이 많습니다. 포르투갈어 초보자인 제 수준에서도 어느 정도 유추가 가능할 정도이니까요. 특히 스페인어는 포르투갈어와 문법적으로도, 어휘적으로도 유사한 단어가 매우 많아 둘 중 하나를 모어로 사용하는 화자라면 서로의 언어를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여행자들이 가장 사랑하는 스페인어 문장이라던 ‘Una cerveza por favor. (맥주 한 잔 부탁합니다.)’나, 역시 자주 쓰이는 ‘La quenta por favor(영수증 주세요.)’ 같은 문장을 포르투갈어로 변환하면 각각 'Uma cerveja por favor / A conta por favor'이 됩니다. 이것만 보아도 아마 그 유사성을 짐작하실 수 있으실 거예요. 이런 유사성 때문인지 하나의 언어를 배우다 보면 다른 언어도 배울 수 있겠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과, 배우고 싶다는 욕심이 스멀스멀 생기게 됩니다.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의 유사성을 다룬 영상

그러나 비슷할수록 더욱 헷갈리는 법! 오히려 서로의 언어에 언어간섭이 일어나는 경우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mas’는 포르투갈어에서 ‘그러나’를 뜻하지만, 스페인에서는 ‘더’, ‘보다 많은’이라는 정반대의 의미를 가지고 있어 잘못 사용하면 정반대의 의미를 전달할 수 있고, 포르투갈어로 dez(데즈)라고 읽어야 하는 숫자 10을 diez(디에즈)로 읽는 등 발음 면에서도 실수하기가 쉽거든요.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사람과 음식, 문화가 비슷하게 느껴지면서도 참 다르듯이 언어 또한 그런 것 같아요. 포르투갈어는 비음이 많이 섞이게, 스페인어는 조금 더 확실하게 발음하지만, 두 언어 모두 어딘가 열정적이라는 부분에서도 상당히 비슷한 점을 갖는 것 같습니다. 항상 언어가 사람을 닮는건지, 사람이 언어를 닮아가는건지 잘 모르겠어요. 

분명 로망스어에 대해 이야기하겠다고 해놓고는 포어와 서어만을 비교하게 되었네요. 나머지 언어들의 흥미로웠던 점은 다음 편에 이어서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Até ma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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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짱🌈
: 이 세상의 귀여운 모든 것들을 사랑합니다! 귀여움이 세상을 구한다!!
제토🧚 : 주로 갓생을 추구합니다. 밖으로 쏘다니는 외향 인간.
주민💎 : 언젠가는 알게 되겠죠, 고양이가 우주 최고입니다.
온다🫧 : 직업은 트래블러, 취미는 여유와 낭만 사이에서 유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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