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고래, 52 블루

방탄소년단도 노래한 52Hz 고래에 대해 알아봅니다

2023.08.12 | 조회 7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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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노트

당신의 삶에 양념 같은 지식을! '그런 건 어떻게 알았어?' 할 때 '그런 것'들을 전해 드립니다.

인간은 주로 음성 언어와 몸짓, 글자를 통해 의사소통을 합니다. '말 못하는 짐승'이라고들 하지만 동물들도 나름의 의사소통을 합니다. 예를 들어 개미를 비롯한 곤충들은 페로몬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꿀벌의 경우 춤을 통해 꿀의 위치나 위험을 알리기도 합니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속 고래 사진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속 고래 사진

고래의 경우 인간처럼 음성을 이용합니다. 어마어마한 크기의 몸통에서 나오는 울림과, 공기가 아니라 물을 매질로 전달한다는 특성 때문에 그 소리는 몽환적으로 느껴집니다. 고래의 언어는 인간의 언어와도 비슷한 점이 있습니다. 같은 종의 고래라도 서로 다른 지역에서 살다 보면 울음소리의 구조가 달라집니다. 사투리가 생겨나는 것입니다. 반대로 서로 다른 지역에서 살던 고래 무리가 뒤섞여 생활하다 보면 서로의 울음소리에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거리가 많이 멀어지면 사투리를 넘어 외국어가 되는지 서로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그리고 바로 그런 이유로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고래'라고 불리는 고래가 있습니다. 이른바 '52Hz 고래' 또는 '52 블루'입니다.

고래는 대개 12~25Hz의 음역대에서 웁니다. 대왕고래의 울음소리는 주로 10~39Hz, 참고래의 울음소리는 주로 20Hz 언저리라고 합니다. 그런데 1980년대 후반부터 여러 지역의 바다에서 52Hz의 고래 울음소리가 감지되었습니다. 52Hz는 지금까지 인간이 알아낸 다른 고래들의 울음소리에 비해 지나치게 높습니다. 사실 소리만 잡혔을 뿐 고래 자체는 한 번도 목격된 적이 없기 때문에 고래 울음소리가 아닐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만약 이것이 고래 울음소리가 맞다면, 다른 어떤 고래들과도 다른 언어를 쓰는 고래인 셈입니다. 조금 더 낭만적으로 표현한다면 한 고래 노래의 유일한 전승자이자 마지막 고래 소프라노인 셈입니다. 이것이 이 고래가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고래라 불리는 이유입니다.

이 링크는 52Hz 고래의 울음소리로 연결됩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10배속 되어 있어 520Hz로 피치가 올라가 있는 상태라고 합니다.

이 고래 울음소리는 매년 8~12월에 태평양에서 감지되기 시작하여 1~2월이면 탐지 범위를 벗어납니다. 북쪽으로는 알래스카에 있는 코디악 군도, 남쪽으로는 캘리포니아 해안까지 매일 30~70km를 헤엄친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이동 경로는 다른 고래들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위키피디아에 실린 52헤르츠 고래의 대략적인 이동 범위
위키피디아에 실린 52헤르츠 고래의 대략적인 이동 범위

이 낭만적인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준 모양입니다. 그 중 우리에게 제일 익숙한 예술가로는 방탄소년단이 있습니다. 방탄소년단은 2015년, 'Whalien 52'라는 곡에서 52헤르츠 고래에 외로운 마음을 투영했습니다.

방탄소년단의 Whalien 52 라이브 영상

그래도 이 외로운 고래에게 다행인 소식이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과학자들이 아마도 이 고래가 건강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또 하나는 2010년, 52헤르츠로 노래하는 고래가 한 마리가 아닐 수 있다는 정황이 포착되었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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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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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복하게 살자

    2
    9 months 전

    의외로 52Hz 노래소리가 인간으로 따지면 대대로 내려온 장인의 기술과 같이 특정고래 사이에서만 계승되고 있는것일수도? 라는 생각이 문듯 드네요

    ㄴ 답글 (1)
  • Mia

    1
    9 months 전

    BBC Earth부터 방탄소년단까지. 참고자료들 출처가 다양하고 서로 전혀 연관이 없어 보이는 분야•영역이라 더 좋아요.

    ㄴ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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